“당신의 죽음 헛되지 않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살해된 고(故) 배형규 목사의 장례식이 8일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에서 진행되는 동안 1천500여명의 교인이 모인 장내는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배 목사의 살해소식 뒤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피랍가족들을 도왔던 배 목사의 부인 김희연(36)씨와 아버지 배호중(72)씨 등 유족들은 배 목사의 죽음이 실감나는 듯 영정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특히 배 목사의 딸 지혜(9)양이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 아버지의 장례를 지켜봐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샘안양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유경식(55)씨를 비롯한 생환 피랍자 21명도 귀국 후 처음으로 외출해 장례식에 참석했고 배 목사와 함께 아프간에서 살해된 고 심성민씨의 아버지 심진표(62)씨 등 피랍자 가족 50여명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배 목사의 장례식에서 교회는 배 목사의 죽음을 처음으로 ‘순교’라고 표현했다.
‘순교자 고 배형규 목사 천국환송예배’라는 명칭으로 진행된 이날 장례식에서 추모예배를 집도한 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는 “죽음을 하나님께 부름 받는 것으로 생각한 배 목사의 생전 소신에 따라 (예배명을) 천국환송예배로 했다”며 “이 귀한 죽음을 우리가 하나님 앞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