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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진달래

이창식 주필

진달래꽃 철이 됐다. 진달래의 고어는 ‘ 욋꽃’이다. 고려 가요 ‘동동(動動)’에 나온다. 진달래를 참꽃이라 하고, 철쭉을 개꽃이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진달래를 참꽃이라 하고 철쭉을 진달래라고 하는 곳도 있다. 철쭉은 꽃냄새가 좋지 않은데다 독성이 있어서 먹을 수 없지만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다.

진달래는 ‘두견화’ 또는 ‘산척촉’이라고도 부른다. 옛날 촉나라 임금 두우(杜宇)가 억울하게 죽어, 그 넋이 두견이가 되었고, 두견이가 울면서 토한 피가 두견화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진달래꽃은 우리나라 야산에 불붙듯이 피는 꽃이므로 우리와 가장 친숙한 꽃이다. 혹독한 겨울을 이기고 살아남은 거듭살이의 힘은 박해에 굴하지 않는 불멸의 힘을 상징한다. 일제하에서는 항일, 민주화운동 때는 젊은 피의 상징이 된 이유다. 고려의 개국 공신 복지겸이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충남 당진에서 요양하였다. 17세 된 그의 딸이 꿈을 꾸고 꿈 속의 신선이 가르쳐 준 대로 진달래 꽃잎을 섞어 술을 빚었다. 이 술을 먹고 복지겸이 나았다고 한다. 이 술을 ‘두견주’ 또는 ‘면천주’라고 하는데 오늘날 중요 무형 문화재 제86호로 지정되어 있다.

진달래가 봄의 전령으로 상징되기는 우리나라나 서양이 다르지 않다. 진달래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리 민족에게 시정(詩情)과 불굴의 정신을 나타내는 의미 있는 꽃이다. 누가 돌보는 일없어도 자력으로 꽃을 피우고 그 꽃은 인간에게 눈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특히 봄물이 오르면 얼마 안가서 산허리와 기슭을 온통 뒤덮다시피 피는 진달래꽃의 무더기는 환희 그 자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진달래하면 떠올리게 되는 것이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북한에서는 한 때 진달래를 나라꽃으로 한 적이 있었으니 지금은 백목련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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