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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에게 길을묻다] 탤런트 양택조

자치단체장 치적쌓기식 외향에만 치중 소프트웨어 지원 ‘미미’
자체적 공연 기획·연극 예산지원 확대로 시민 문화욕구 해소를

공연시설 증설 경쟁보다 인적자원 활용 우선돼야

중견 탤런트 양택조씨(70) 하면 얼마전 ‘간암’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난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삶에 대한 애착과 함께 연기에 대한 남다른 사랑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특히 수술 직후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를 시작으로 최근에도 방송과 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 후배 연기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도 수많은 후배 연기자들과 함께 각종 문화예술단체를 이끌어 왔으며 최근에는 공연기획 분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이를 잊은 중견 연기자가 바라보는 연기 세계와 후배 연기자들에 대한 조언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대담 = 박대준 정치부장

 

선배 연기자로서 방송·연예계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드라마 제작의 핵심 인력들의 연공서열식 인사제도가 개선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젊은 PD들이 다양한 연출경험을 쌓아 자신의 능력을 꽃을 피울 나이가 되면 승진해 현장을 떠나기 일쑤다. 이때문에 또다시 경험이 부족한 PD들이 제작현장에 투입돼 작품의 질이 좀처럼 향상되지 않는다.

물론 경륜의 연기자들이 매 작품마다 혼신의 노력을 다 하고 있지만 노련한 경험의 제작자들이 데스크가 아닌 스튜디오에 많이 남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국내 공연 인프라는 어떤 수준인가?

불만이다. 현재 살고 있는 고양시만 해도 고양 어울림누리와 아람누리 등 대규모 공연장이 2곳이나 된다. 그러나 이중 한곳(어울림누리)는 준공 초기부터 음향시설에 문제가 발생해 연극공연시 무대 연기자들의 대사전달조차 애를 먹곤 했다.

이는 건립 단계에서 무대 전문가들의 의견이 배제된 것이 문제다.

사실 대부분의 공연시설이 건립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예술인들이 기피하는 공연장에서 훌륭한 작품이 나오기 힘들다고 본다.

얼마전 큰 수술을 받은 이후 오히려 더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는데?

고양시로 이사를 와 터전을 잡은지도 벌써 15년이 흘렀다. 일산지역의 경우 방송·연극인만 수백명에 달한다. 이만한 문화적 자원은 전국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자체에서는 이런 풍부한 인적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대부분의 지자체가 마치 단체장의 치적쌓기처럼 공연시설은 앞다퉈 지으면서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은 미미한 실정이다.

대규모 공연장이 있지만 자체 공연을 기획한다던가 연극인들을 위한 예산 지원이 아쉬운 실정이다. 대학로 등에서 인기를 끄는 공연들을 판권을 사다가 지역에서 무대에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이 수억의 예산을 쏟아부으며 외국과 서울에서 공연을 사오는 방법밖에 없겠는가. 지역에 있는 문화예술인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주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몇년전 고양시와 함께 ‘안중근과 이등박문’이라는 대규모 연극을 기획해 무대에 올린바 있다. 지역에서 호응도 뜨거웠다.

지금도 ‘장희빈전’이라는 타이틀로 기존의 마당놀이와는 다른 공연을 준비중이다.

후배 연기자들에게 아쉬운 점이라면?.

요즘 젊은 연기자들은 너무 인내심이 없다. 짧은 기간에 결과를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기다릴 줄 모른다. 몇몇 연기자들이 실력과는 상관없이 프로그램을 잘 잡고 운이 좋아서 자신이 성공한 줄 알고 있다. 그러나 자기 계발이 없는 성공은 금방 사라지기 마련이다. 자신에 대한 훈련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연극무대에 서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배고프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다.

또 한가지, 연기자들도 많은 문학작품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특히 역사소설을 읽기를 권한다. 역사의 흐름은 인생의 흐름과 비슷하다. 책을 읽음으로서 인격이 형성되고 특히 연기자들에게는 ‘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솔직히 요즘 방송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못들어 줄 지경이다. 직업을 연기자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정확한 어휘구사도 못하고 발음도 부정확한 현실이 안타깝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요즘 세상은 미디어의 홍수속에 파묻혀 있는것 같다. 특히 방송은 즉흥적이고 전달이 쉽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24시간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방송이 제공하는 오락프로로 울고 웃고, 또 이곳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바이블’인냥 착각하며 산다. 방송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는 스스로의 무한한 잠재력에 족쇄를 채울수도 있다.

세상을 알아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신문도 많이 읽도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서로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공유해 보라.

양택조 약력
△1939년생
△대표작 : ‘그대 그리고 나’(MBC 주말 드라마) 등
△수상 : 1998년 MBC 연기대상 남자우수상
△주요 활동사항
-고양시 예총 회장
-연극협회 고양지부장
-연극 ‘안중근과 이등박문’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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