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규칙 논란에서 시작된 인천 보수교육감 후보 단일화의 균열이 가시화되고 있다.
탈정치·탈이념을 표방하지만, 교육계 보수 인사들로 구성된 단체가 꾸려져 새롭게 보수교육감 단일화 작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인천미래교육연대는 15일 인천시청 앞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현재 인천의 교육을 '표류하는 난파선'에 비유하며 목표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대는 "인천의 교육지표는 참담하다. 우수학생 유출도 인천 발전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며 "인천 교육을 걱정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안을 찾기로 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탈정치·탈이념·탈구태를 표방하기도 했다. 연대는 "교육정책이 보수와 진보 등 정치색으로 오염되면 안 된다"며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고, 과거의 학습환경을 더이상 대물림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인사들이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총체적으로 연대해 미래지향적인 인천교육의 발전방안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했다. 탈정치·탈이념을 말하지만, 사실상 또 하나의 보수교육감 단일화 기구를 만들겠단 선언이다.
구성원들을 보면 더 그렇다. 공동대표는 모두 6명이다. 지난 선거에서 보수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던 이재희 전 경인교대 총장과 보수성향 예술인 단체인 인천예총의 이종관 회장,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을 지낸 허회숙 전 인일여고 교장까지 적게 봐도 절반이 보수 성향이다.
또 보수성향으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안경수 인천대 전 총장과 최순자 전 인하대 총장이 고문으로 참여했다.
올해 초부터 인천의 보수교육감 단일화를 위해 활동한 올바른교육사랑실천운동본부(올교실)는 인천미래교육연대 존재를 애써 부정하고 있다. 올교실 관계자는 "보수교육감 단일화가 아닌 대선을 위한 외곽조직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교실 기대와 달리 보수진영 교육감 후보들은 연대 출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올교실 단일화 기구에 참여한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는 "연대가 옳은 생각을 가졌다면 함께할 수 있다. 연락이 온다면 만나볼 의향도 있다"며 "올교실엔 아직 후보로 등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함께 올교실에 참여한 박승란 숭의초 교장은 "이대로라면 보수는 다시 분열하고 만다"며 "보수교육감 단일화를 위한 두 단체의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교실 불참을 선언했으나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이배영 인천사회복지사협회장도 "탈정치와 탈이념, 교육 목표의 재정립은 나의 기치와도 맞다"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경선 규칙이 보장된다면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