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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 ‘재난 예비비’ 추경 받아 여유자금용으로 비축

추경예산 25% 증가할 때 재난 예비비 2.7배 증가
재난 예비비 지출률 2021년 43.1%→2022년 28.7%로 감소
당초예산 미편성한 재난 예비비 추경 때 편성…지출은 0원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가 심각해지며 재난·재해 예비비가 요긴하게 쓰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지방자치단체들이 재난 예비비를 여유자금 비축 용도로 사용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243개 지자체 재난·재해 예비비 현황’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4일 밝혔다.

 

지자체들은 추경예산 편성 시 재난 예비비를 당초예산 때보다 2.7배 큰 폭 증액하지만 지출액은 30~4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액 0원’ 지자체도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9개, 25개로 나타났다.

 

일반 예비비가 예산총액 대비 1% 이내 제한 규정을 두는 것과 달리 재난 예비비 편성 비율은 지자체 재량에 속한다.

 

2021년 전국 214개 지자체의 일반회계 예산총액은 246조 원에서 306조 원으로 24.7% 증가했다. 하지만 재난 예비비는 예산 증가율을 훨씬 상회해 1.27조 원에서 2.72조 원으로 166% 증가했다.

 

막상 결산서를 통해 확인된 재난 예비비 지출액은 1조 1700억 원으로 최종 재난 예비비의 43.1%에 불과했다.

 

추경예산 편성 시 재난 예비비를 대폭 증액했다는 것은 이미 재난재해가 발생했거나 발생 가능성을 높게 판단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지출액은 추경 편성 때 증액된 1조 7000억 원에 훨씬 못 미친 것이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에 더 심각해졌다. 추경 예산이 23.8% 증가할 때 재난·재해 예비비는 165% 증가했는데, 지출률은 28.7%로 전년 대비 대폭 떨어졌다.

 

지출액은 9700억 원으로 추경 때 증액된 재난 예비비 2조 1000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재난 예비비 지출액이 0원인 지자체가 수두룩한 사실도 지자체가 재난 예비비를 여유자금 비축용으로 사용한다는 의심을 뒷받침한다.

 

2021년 최종예산 기준으로 재난 예비비가 편성돼 있는 214개 지자체 중 34개 지자체가 지출율이 10% 미만이었다. 이 가운데 지출액이 0원인 지자체도 19개로 나왔다. 2022년에는 지출율 10% 미만 지자체가 70개, 지출액 0원인 지자체는 25개로 증가했다.

 

당초예산에서는 재난재해 예비비를 편성하지 않다가 추경 때 편성하고 지출액은 0원인 지자체도 다수였다.

 

2021년에는 서울 동대문구, 동작구, 부산 본청, 대구 달서구, 경기 광명, 구리, 양평 7개 지자체가 당초예산에서 재난 예비비를 미편성한 뒤, 추경에서 편성하고도 한 푼도 지출하지 않았다.

 

2022년에는 그런 지자체가 서울 동작구, 경기 군포, 부산 영도구, 북구, 대구 달서구, 인천 중구, 남동구, 대전 본청, 경기 구리, 강원 인제, 충북 증평, 경북 성주, 칠곡 13개 지자체로 늘어났다.

 

재난 예비비는 돌발 상황에 대비한 것이기 때문에 지출률이 낮다는 것만으로 목적에 위배되게 편성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용 의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올해 심각한 세수 결손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이번 국정감사에서 재난 예비비가 제 역할을 하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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