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청문회에서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박대준·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 핵심 증인의 불출석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3명의 증인이 불출석하고,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신임 CEO, 브랫 매티스 쿠팡 CISO(정보보호 최고책임자),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이사, 민병기 쿠팡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 조용우 쿠팡 국회·정부 담당 부사장 등 5명의 증인만 출석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최고경영자의 불출석은 국회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존중하지 않고,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며 “법과 절차에 따라 끝까지 책임을 묻는 한편 필요하면 법을 만들어서라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김 의장이 5번에 걸쳐 국회 출석을 거부했다”며 “아무리 190개 나라를 다니면서 세일즈(영업)를 한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이 분노하고 용서하지 않으면 그 기업은 온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최형두 의원도 “김 의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글로벌 CEO(최고경영자)라는 이유로 참석 못 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언어도단”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김 의장은 한국 사람으로서 모국에서 자신이 꿈꾼 쿠팡의 혁신에 대해 당당하게 제대로 설명하고 이런 일이 생겨서 송구하다, 더 혁신해서 보답하겠다는 얘기를 모국어로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며 “한국어도 못하는 외국인 CEO를 앞장세워 회피하려는 태도는 더더욱 비겁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쿠팡 매출의 90%가 한국 시장에서 이뤄지는데도 쿠팡의 존폐가 걸린 청문회에 김 의장이 출석하지 않는 건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포기했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이 호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는 김 의장이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내가 대표로서 책임지겠다”고 영어로 답했다. 청문회에서는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 9월 박대준 당시 쿠팡 대표와 만나 고가의 식사를 했다는 언론 보도를 놓고 여야 의원들의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17일 국회 증언·감정 법률 위반(불출석) 혐의로 김 의장을 고발키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김범석 증인은 우리 위원회의 국감에 정당한 이유 없이 10월 14일과 28일 두 차례 불출석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같은 당 강민국 의원은 “김범석 증인은 주권자인 국민이 부여한 국회 기능을 무력화했다”고 질타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미온적 대응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쿠팡의 영업 정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한 쿠팡 영업 정지 여부에 대한 논의를 공정거래위원회와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배 부총리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쿠팡 영업 정지에 관한 논의 상황에 대한 질의에 "주무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에(입장을) 전달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단 민관 합동 조사를 빨리 마무리 짓고 발표하는 것이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전제하며 "공정위도 조사 결과를 갖고 판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박 의원이 "국민 불안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영업 정지를 좀 더 적극적으로 논의할 생각이 없나"라는 질의에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 공정위와 현장 조사를 나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배 부총리는 또 "국가정보원이 과기정통부가 민관 합동 조사단 참여를 거부했다고 답변했다"는 박 의원의 질문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한편 "국정원을 포함한 관계 기관과 협의 중으로 곧 (국정원에) 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17일 더불어민주당 인사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규명에 대한 ‘통일교 게이트’ 특별검사(특검)법을 추진하기 위해 첫 회동했다. 양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통일교 특검에 공감하며 뜻을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송 원내대표는 “통일교 문제는 일부 여권 인사의 개인적인 일탈이 아니라 이재명 정권 핵심부를 관통하는 구조적·고질적인 문제”라며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일교 게이트 특검을 조속히 출범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의 이해관계가 걸린 사건에서 경찰도 독립적으로 수사하기가 어려우리라는 것을 국민 누구나 알고 있다”며 “이재명 정권 핵심부가 얽혀있는 통일교 게이트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히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강제수사권을 가진 특검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 국민의힘에서는 특검법의 세부 내용에 대해 열린 자세로 전향적으로 개혁신당과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추천권 관련해서 원내·외를 떠나 국회 정당이 정치적으로 관여하기보다는 법률 전문가인 대법원이나 대한변협에 추천권을 맡기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혁신당과 국민의힘 간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세부적인 실무 사항에 대해서는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 짓고, 특검법을 발의해 민주당이 이 법을 꼭 통과시킬 수 있도록 힘을 합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천 원내대표는 송 원내대표의 발언에 공감을 하면서도 특검 추천권을 두고서는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천 원내대표는 “통일교 사건은 특정 종교와 정치권이 금전·향응 제공 등으로 위법하게 유착된 사건”이라며 “정치와 종교의 유착은 국정 운영의 공정성과 민주주의의 근간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어 여야를 가리지 않는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재명 정부와 여야를 가리지 않는 엄정한 수사를 위해서는 통일교 관련 의혹이 없는 야당이 특검을 추천해야 한다”며 “통일교 측의 어떠한 거론도 없는, 통일교로부터 자유로운 원내 야당은 개혁신당이 유일하다”고 어필했다. 이어 “민주당의 거부명분을 없애기 위해 국민의힘도 개혁신당이 특검을 추천할 수 있도록 대승적으로 결단해 주길 바란다”며 자당 추천권을 강조했다. 천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협상을 통해 80% 정도는 이야기 됐다고 본다”며 “이번 주 중 추가로 만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한주희 기자 ]
인천시교육청의 특수학급 신·증설 연수 계획에 지역 특수교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인천 특수교사 사망 진상규명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성명서를 내고 “이번 연수는 면피성 졸속 연수”라며 “시교육청 특수교육팀은 책임 회피용 연수 추진을 중단하고 교사들에게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연수를 진행한다는 취지는 공감면서도 연수 대상과 프로그램 추진 당사자가 특수교사 사망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 등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주장이다. 비대위는 우선 연수 대상이 특수교사여야 한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특수교사 사망 사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수교육 여건 개선 TF팀을 운영한 점과 지난 7월 시교육청이 '인천시교육청 특수학급 설치 및 지원조례'를 일부 개정한 사실 등에 비춰보았을 때, 연수 대상이 특수교사가 아닌 학교 관리자여야 한다는 점이다. 책임 있는 반성과 사과가 선행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앞서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특수교사 사망 사건 당시 과밀학급 운영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과밀학급으로 왜 운영됐는지, 95명에 달하는 한시적 기간제 교사 예산이 있었음에도 일선 학교 현장에 배정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사과조차 없었다고 비대위는 설명했다. 연수 담당자가 진상조사 결과보고서에 책임자로 명시된 인물 중 한 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비대위는 관련 책임자가 담당자로서 공문을 발송하는 것에 현장 교사들의 항의가 지속돼 왔음에도 시교육청이 이를 무시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시교육청이 정작 특수교육 여건 개선에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책임자 업무 중단과 면피성 연수 강행을 중단하고, 책임자에 대한 중징계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
3선 국회의원 출신인 박기춘 전 의원이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하 경상원) 이사장에 임명됐다. 17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의원은 지난 12일 경기도청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경상원 이사장 임명장을 수여받았다. 박 신임 이사장은 임명장을 받은 날로부터 오는 2027년 12월 11일까지 약 2년 동안 이사장직을 맡는다. 박 신임 이사장은 남양주 출신으로 남양주지역에서만 재선 도의원을 역임한 데 이어 3선 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초선 도의원 당선 시 민주자유당 소속이었던 그는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해 조정무 한나라당 의원을 꺾고 의원 배지를 달았다. 박 신임 이사장은 이날 경기신문과 통화에서 “국회의원과 도의원 경험을 살려 지역상권 활성화에 힘쓰고자 한다. 먼저 현장에서 상인들의 목소리를 청취한 뒤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에 나서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신임 이사장은 “과거 저는 민생 입법을 많이 하는 의원이었다. 이제는 경상원 이사장으로서 상권을 살리기 위한, 상인 지원을 위한 정책 발굴, 입법 연계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 임직원들과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박승원 광명시장이 반복되는 중대 안전사고와 환경오염으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 포스코이앤씨에 손해배상 소송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7일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이앤씨에 ▲신안산선 붕괴 사고 현장 인근 통로박스·수로암거 전면 재시공 ▲신안산선 붕괴 사고 피해 주민에게 설 명절 전까지 보상 ▲신안산선 공사 재개 과정에서 시민 동의·참여 보장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박 시장은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모든 재정적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 앞에서는 단 한 치의 타협도 없다”고 경고했다. 광명시는 책임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통로박스·수로암거 재시공 비용과 오리로 전면 통행금지로 발생한 행정 대응 비용, 사고 수습 비용 등 모든 재정적 비용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안산선 붕괴 사고가 발생한 오리로 인근 통로박스(도로 하부에 설치된 직사각형 통로 구조물)는 현재까지 이용이 중단된 상태이며, 지반 침하로 인근 수로암거(도로에 고이는 물이 빠지도록 땅속에 관 모양으로 설치한 배수로)의 내구성 역시 크게 저하돼 추가 파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 시장은 “통로박스·수로암거에 대한 보수·보강만으로는 사고로 약화한 하부 지반의 안전을 확보하지 못한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포스코이앤씨는 전면 재시공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고 발생 이후 오리로 통행이 금지되면서 광명시 시내버스 2개 노선이 우회 운행하며 임시정류소 설치 등 추가적인 행정 비용이 발생했고, 장기간 우회 운행으로 인한 시민 불편도 컸다. 우회 운행은 4월 11일부터 임시도로 개통 전인 9월 29일까지 약 5개월간 이뤄졌다. 또한 준공영제 노선의 운행 거리가 늘어나면서 유류비 등 제반 운송비용이 증가했고, 우회 운행에 따른 이용객 감소로 운송 수입이 줄어드는 등 시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발생했다. 박 시장은 “지난 4월 사고 이후 12월 현재까지도 사고 현장 인근 구석말 주민과 상인에 대한 피해 보상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포스코이앤씨는 ‘법적 기준’을 이야기하지만, 피해 주민들은 ‘삶의 기준’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신안산선 공사 재개와 관련해 “광명시민의 동의와 참여는 필수 조건”이라며, 주민·포스코이앤씨·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안전 대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원규 기자 ]
화성특례시의회가 동탄 유통3부지 개발을 둘러싼 집행부의 행정 절차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8명 의원으로 구성된 동탄 유통3부지 개발 갈등조정 특별위원회는 17일 "해당 개발과 직결된 주요 안건이 위원회와의 사전 설명이나 협의 없이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제출됐다"며 "의회의 견제와 조정 기능을 무시한 부적절한 행정 처리"라고 지적했다. 동탄 유통3부지 개발 갈등조정 특별위원회는 개발을 둘러싼 주민 갈등과 정책 조정을 위해 시의회가 공식적으로 구성한 기구다. 그러나 특위는 집행부가 특위 활동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관련 안건을 일방적으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상정했다고 밝혔다. 특위는 이를 단순한 절차상 누락이 아니라, 의회와의 협치를 전제로 한 특별위원회 구성 취지를 훼손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 갈등 조정을 위한 공식적인 논의 구조를 형식적으로만 존치한 채, 실제 행정 판단에서는 배제했다는 것이다. 특위 관계자는 “유통3부지 개발은 지역 주민의 생활 환경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이런 핵심 안건이 의회와 아무런 사전 논의 없이 추진된 것은 협치원칙을 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특위는 집행부를 향해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안건 제출 경위에 대한 즉각적이고 공식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또한 유통3부지와 관련된 모든 인허가와 주요 행정 절차에 대해, 향후에는 반드시 특별위원회에 사전 보고하고 협의를 거쳐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집행부가 의회를 단순한 추인 기구로 인식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갈등 조정을 위한 특별위원회의 활동을 존중하는 책임 있는 협치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탄 유통3부지 개발을 둘러싼 논의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의회와의 협의 없이 행정 절차가 선행될 경우, 개발 과정 전반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경기신문 = 최순철 기자 ]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하기 위해 수능 사회탐구 영역에 응시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진학사가 2025·2026학년도 서울 일부 대학의 정시모집 모의지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연계열에 지원한 수능 사회탐구(사탐) 응시자 비율은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반면, 인문계열에 지원한 과학탐구(과탐) 응시자 비율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탐 응시자를 인정하는 자연계열 모집 대학 중 13개교를 분석한 결과, 자연계열 지원자 중에서 사탐 2과목 응시자 비율은 2025학년도 3.7%에서 2026학년도 15.9%로 12.2%p 늘었다. 사탐과 과탐을 함께 응시한 수험생까지 포함하면 전년도 9.6%에서 올해 40.3%까지 급증했다. 특히 사탐 2과목 응시자의 경우 홍익대가 0%에서 26.4%로, 서울시립대가 1.5%에서 20.5%로 급증해, 올해부터 자연계열 모집에 사탐 응시자를 인정한 대학에 지원자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자연계열 모집단위를 선택한 '교차지원'이라기보다는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탐구 선택 전략을 바꾼 '우회적 회귀'에 가깝다고 진학사는 분석했다. 반면 과탐을 1과목 이상 응시하고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전통적 교차지원 비율은 15개 대학 기준 30.8%에서 20.5%로 10.3%p 감소했다. 다만 이 수치는 '사탐런' 후 인문계열로 지원한 자연계열 성향 학생을 포함하지 않은 결과다. 이과생의 인문계열 지원 자체가 줄어들기보다는 지원 형태만 '과탐→인문'에서 '사탐→인문'으로 전환됐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자연계 성향 학생들의 인문계열 지원 감소폭은 통계상 수치보다 작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분석은 교차지원 방식이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과탐을 응시한 자연계열 학생이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현상이 주를 이뤘다면, 2026학년도에는 사탐을 선택한 자연계 성향 수험생이 사탐 인정 자연계열 모집단위로 이동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탐구 과목 선택이 단순한 시험 전략을 넘어, 지원 가능한 계열과 대학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시 지원에서는 계열 구분보다 탐구 허용 구조와 대학별 반영 방식을 함께 고려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한국이 식량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되기까지의 여정이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펼쳐진다. 국립농업박물관의 ‘탄수화물 연대기’는 다사다난한 근현대사를 거쳐 먹거리가 풍족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변화를 곡물을 통해 조명하는 전시다. 전시는 우리의 주식과 식문화가 변화해 온 흐름을 따라 구성된다. '탄수화물 연대기'는 생존과 직결되는 필수 영양소인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대표적인 방식인 곡물 중심의 식사에서 출발해, 보리·밀·옥수수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과 우리 고유의 식문화를 기록한 자료들을 소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농사직설', '산림경제', '중보문헌비고' 등 시대별 농업·농촌 기록물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가운데 '농사직설'은 조선 세종 명에 따라 1429년에 편찬된 우리나라 최초의 농업 지침서로, 보리와 밀, 벼 등 주요 곡물의 파종 시기와 밭갈이, 저장 방법 등이 자세히 담겨 있다. 또 ‘식미방’, ‘조선요리학’, ‘요리백과’ 등 기록물에는 밥을 비롯해 국수와 떡 등 곡물을 활용한 요리가 빠짐없이 등장하며, 이는 우리 식문화를 기록해 후대에 전하고자 한 노력을 보여준다. 1990년대 이후에는 근대 인쇄 기술의 도입으로 요리 관련 서적이 다양하게 출간되며 동서양의 새로운 요리법과 영양학 개념이 등장한다. 전시는 오랜 세월 우리의 밥상을 지켜온 보리·밀·옥수수의 역사적 기록을 통해 오늘날과는 사뭇 달랐던 곡물의 위상과 당시의 삶의 모습을 비춘다. 전시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도시화와 산업화를 거치며 변화한 식문화와 ‘보리’,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변천사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수탈로 쌀이 부족해지며 보리와 잡곡이 주식이 됐고, 광복 이후에는 미국의 식량 원조 정책에 따라 밀과 옥수수가 대량 유입되며 새로운 먹거리와 요리법이 등장했다. 1970년대 후반 보리는 통일벼 보급과 쌀 자급 달성으로 소비가 급감했으나, 1990년대 이후 웰빙 문화 확산과 함께 건강 곡물로 다시 주목받았다. 또 다른 주식인 밀은 고려시대에는 귀한 곡물이었지만, 광복 이후 식량 원조로 소비가 급증하며 쌀과 보리의 대체재로 자리 잡았다. 이후 혼분식 장려운동과 해외 문화 교류 확산으로 밀가루 가공식품이 늘어나며 우리의 입맛 또한 변화를 맞았다. 전시장에 진열된 ‘밀·보리 재배법’, ‘분식 장려 리플릿’, ‘건빵’, ‘라면’ 등은 식문화와 입맛이 달라지던 시기를 보여주며, 벽면을 가득 채운 밀가루 포대는 당시 밀 소비 규모와 제분업계의 성장을 생생하게 전한다. 또 '뻥튀기 기계', '빵틀', '옥수수 알 빼는 도구', '밀대' 등 당시 사용된 조리 기구를 통해 달라진 요리법에 따라 기계와 도구 역시 발전하고 변화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전시 공간에서는 식량 자급을 이룬 1970년대 이후의 모습이 펼쳐진다. 이 시기에는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식문화가 자리 잡으며, 우리의 밥상은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문화 요소로 확장됐다. ‘영양과 식품 도해’를 비롯한 자료들은 영양학의 발전과 국내 도입 과정을 쉽게 풀어내며, '식생활 개선 책자'와 '식생활 교육 교재'를 통해 식문화가 건강을 고려하는 단계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주요 곡물들의 변화 연대기를 담은 이번 전시는 2026년 3월 8일까지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16일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고양병 당협위원장)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헌·당규 및 윤리규칙 위반 혐의로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를 당 윤리위에 권고키로 하자 친한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여당의 2차 종합특검과 내란재판부법 등에 한목소리로 맞서야 하는 상황에 또다시 내홍에 휩싸일 우려를 낳고 있다.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김 당협위원장은 올해 9월부터 10월 사이 다수 언론 매체에 출연해 당을 극단적 체제에 비유하고, 당원에 대해 모욕적인 표현을 했다”면서 “김 위원장의 답변서를 받고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며 조치 이유를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김 위원장은 종교 차별적 발언을 하고, 당론 불복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무감사위의 이번 결정은 당무감사위원 7명 중 5명이 출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최종 결정은 당무감사위 조사를 토대로 당 윤리위가 하게 된다. 이에 김 전 최고위원은 SNS에 “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손에 王자 쓰고 나온 거 지적한 게 대통령 종교활동 비하여서 징계대상이라면 전직 당대표를 고름 어쩌구 하는 패륜적 발언은 괜찮은 거냐”고 반발했다. 또 “주호영 국회부의장께서 윤석열이 폭정을 했고 김건희 때문에 계엄했다고 지적한 건 왜 가만히 계시나요. 윤한홍 의원이 똥 묻은 개 운운하며 장동혁 대표를 모욕한 건 어떻구요”라며 “당무감사위의 기준은 없고 모든 건 엿장수 맘대로이냐”고 비난했다. 친한계 한지아 의원은 “김 전 최고위원의 당원권 정지는 당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불편한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의도로, 표현의 자유를 당의 기준에 맞춰 선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위험한 신호”라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이어 “오늘의 결정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정당이 정작 자유로운 생각과 의견의 표현을 징계로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며 “이는 민주주의 정당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니며,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당무감사위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를 돌로 쳐 죽일 수 없다”고 썼다. 이는 이 위원장이 전날 개인 블로그에 “(소를) 단속하지 않아 남녀를 막론하고 받아 죽이면 그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고 임자도 죽일 것”이라고 말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여겨진다. 박정하 의원 등 다른 친한계 의원들은 한 전 대표의 SNS 글을 공유하며 공감을 표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