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전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말만이 사람들의 귀에 들리게 마련이다. (소로) 진리를 말하는 것은 바느질을 잘하고 능숙하게 풀을 베고 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것과 그 이치는 똑같다. 그것은 바느질을 많이 하고 풀을 많이 배고 글씨를 많이 써본 사람에게만 가능하다. 아무리 애써도, 수없이 해보지 않은 일은 잘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진실을 말하고 싶으면 그 일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 일에 익숙해지려면 아무리 사소한 일에 대해서라도 오로지 진실만을 말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남들 앞에서 자기 자신을 위장하는 것이 완전히 습관이 되어버려서, 종종 자기 자신에게조차 자신을 위장하기 쉽다. (라 로슈푸코) 실질적으로는 자신의 내부에 뿌리내린 사상에만 진리와 생명이 있고,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
오는 26일부터 국내에서 처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예정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대한의사협회(의협)이 또다시 불협화음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중대 범죄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의사의 면허를 제한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한 게 불씨가 되고 있다. 의협이 이번에도 습관처럼 ‘파업’을 으르고 나왔는데, 아무리 보아도 자충수다. 이미 여론전에서 KO패를 당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논쟁거리가 된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측의 명분은 이렇다. 국가 면허가 있어야 하는 다른 직군은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자격이 박탈되거나 일정 기간 정지되는데 의사들은 그렇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면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법무사 같은 전문가들이 그렇다는 얘기다. 국회의원도 의원직을 상실한 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는 왜 이성이 아니라 폭력을 사용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달콤한 유혹으로 노동자들이 서로 경쟁하도록 부축이고, 최대한의 노동력을 끌어모아 쓸모도 없는 물건을 생산하고는 이용가치가 사라지면 굶어 죽든 말든 마음대로 해고해도 되는, 그런 사회체제를 원하고 있다. 흙과 햇빛, 동식물계, 광석층을 비롯한 자연 안에는 무진장한 부(富)가 있어서, 모두의 물질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자연 속에는 빈곤을 초래할 원인이 없다. 불구자와 노동자가 가난에 빠질 이유도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이므로 사람들이 만성적인 가난으로 짐승처럼 타락하지 않는 한, 가정적인 애정과 사회적 동정이 스스로 자신을 부양할 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을 조달할 것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는 글로벌 이동 마비와 사회균열 심화, 국가감시의 강화 및 프라이버시 침해 만연 등 국내외적으로 혁명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음은 모두가 목도하고 있는 사실이다.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따로 놀면서,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되는 날이 오길 고대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간다. 다른 한편으로 주요 강대국들은 코로나 국면을 패권 장악의 마당으로 삼고 다양한 측면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의 한심한 코로나 대처로 야기된 미국의 국제 리더십의 공백을 파고들어 중국 중심으로 국제질서의 판을 짜려고 부심 중이다. 지정학적 리더십 장악을 둘러싼 각축이 첫 번째 전선이다. 코로나 발생 전부터 중국은 많은 자원을 신흥시장에 퍼부은 결과, 미국의 대안 세력으로 컸으며 신흥국가들에게는 매력적인 파트너로 부상했다. 전..
작년 5월 어느 날이었다. 다른 선생님과 복도를 걸으며 아이들이 없는 상황에서 학교라는 공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배움이 일어나야 할 곳에 배움의 주체가 없으니 특별한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대화가 길어지며 아이들이 학교에 안 올 때의 장점은 뭐가 있을지까지 이어졌다. 내가 다른 건 모르겠고 학교 폭력이 없어져서 좋다고 해맑게 말했다. 옆에서 걷던 선생님이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학교 폭력이 없어진 대신에 가정 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에게 아동학대를 당하다 시설에서 보호 받게 된 아이의 이야기를 들었다. A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동학대 신고로 시설 보호 기관에 갔었다. 어린 A에게 시설에서 지켜야 할 수많은 규칙들은 너무 엄격했고, 함께 지내는 아이들에게 적응하는 것도 어려웠다. 접견하..
문재인 촛불정부의 시대적 과제는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민주화와 민생안정을 구축하고 남북한 화해와 협력을 통해 민족경제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은 강력한 카르텔을 통해 민주화 과정에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거기에 남북 화해를 외면하는 외세도 이 과정에 한몫을 한다. 우리 민주주의가 안팎의 도전과 방해를 받아온 것은 물론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따라서 특권의 온존을 위해 총궐기하는 극우 분단세력의 반발을 어떻게 통제하는가가 선결과제이다. 그들의 저항은 집요하고 결사적이다. 예컨대 ‘조선일보’를 비롯한 극우 매체들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자신들이 내뱉었던 북한 원전건설 주장을 뒤집으면서까지 문재인 정부의 ‘있지도 않은’ 정책을 공격하는 것이 그 대표적 가짜뉴스 사례이다. 지난 2006년 북한의 최초 핵실험..
최근 자수성가해 거부를 이룬 재계 인사들이 잇따라 ‘통큰’ 기부를 밝혔다. 국내 최대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을 창업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한국인 최초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이 설립한 기부 클럽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기부 서약)에 5천억 이상의 기부를 약속했다. 이에앞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재산의 절반(5조원 추정)을 기부하기로 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극점의 양극화,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민들의 경제적·정신적 피로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기업발 훈풍이 우리 사회 전반에 나눔 문화의 확산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 환원의 대상은 꼭 재산만 있는 게 아니다. 재능이나 일반적인 봉사도 소중한 기부다. 그러나 이 보다도 더욱 나눔 문화가 절실하고 파급력 있..
통일부 재직 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7-8년간 소위 ‘종북좌파’라고 불리던 분들이 북한의 대남사업파트에서 일하는 분들과 나누는 대화를 엿들을 기회가 수차례 있었다. 필자도 반공을 국시로 삼던 시대에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여서 북한에 대한 궁금증과 적대감정이 혼재된 상황에서 직업상 남북간 화해와 협력이란 과제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조금은 조심스럽게 남북만남의 현장에서 일한 기억을 갖고 있다. 역시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느꼈다. 그들 ‘종북좌파’로 낙인된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리는 결론은 북한은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주장이나 행태는 북한체제, 정권에 대한 추종이나 동경이 아니라 분단극복을 위해서는 북한을 감싸 안아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논리에 지나지 않았다. 일부 극히 편향된 몽상..
알고리즘을 간단히 말하면, 내가 검색했던 주제를 로봇알고리즘이 분석 한 뒤 비슷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방식을 말한다고 보면 된다. 인터넷을 통해 궁금하거나 관심 있는 주제를 검색하는 일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유저에게는 숨을 쉬는 일과 같다. 검색 주제는 시사, 영화, 드라마, 노래를 비롯하여 무궁무진하게 다양한데 이러한 알고리즘 방식은 나에게도 매우 유용하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영화 장르나 음악 취향을 자동으로 분석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나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기 위한 시간을 절약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 속에는 나와 로봇알고리즘과의 끈질긴 감정싸움이 존재하기도 한다. 로봇과 감정적 싸움을 해봐야 승자는 불을 보듯 뻔한 결과로 귀결됨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경제적 상황과, 반드시..
신에 대해 어떤 말을 들어도, 또 신에 대해 어떤 말을 해도, 우리의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다. 우리가 신에 대해 이해할 수는 있지만 표현할 수는 없다는 사실. 이것이 바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생각이며, 또 이런 생각이 모든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것이다. (실레지우스) 진정한 길은 흔히 길이라고 불리고 있는 그런 길이 아니다. 진정한 이름은 흔히 그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그런 이름이 아니다. (노자) 자신의 내부에 만물을 포용하는 것, 그것 없이는 하늘도 땅도 있을 수 없는 존재가 있다. 이 존재는 평안하고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다. 그 작용을 가리켜 이성이라 부르고 사랑이라 부르지만, 그 존재 자체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것은 가장 높고 먼 존재인 동시에 가장 가까운 존재이다. (노자) 신, 그것은 우리에게 정의를 요구하는 무한한 존재를 뜻한다. (매슈 아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