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본 문부성은 고등학교 2학년 이상이 배울 14종의 검인정 교과서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이번에도 어김없이 우리의 인내심을 포기하게 하는 내용이다. 강제로 동원된 한국인들은 그저 돈을 벌러 동원된 노동자일 뿐이고,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간 종군위안부를 스스로 찾아온 위안부였다고 표현하였다.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일본의 국경선을 긋고 독도는 한국이 불법 점유한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주장도 변함이 없었다. 일본 극우 언론인 산케이신문은 아직도 (일본)정부의 검인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있는 교과서가 5종이나 된다며 분개하고 있다. 도대체 미래세대에게 무엇을 남겨주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긴 기시다 정부도 작년 말에 한국에 고통을 주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있으니 더 무슨 기대감이 있겠는가. 정책을 통해서 이웃 나라를 고통을 주겠다는 공공연하게 말하는 나라가 일본 말고 또 있는지 모르겠다. 그 첫 정책이 더욱 강화된 역사왜곡인 것이다. 발전적인 한일관계는 과거를 묻지도 기억하지도 말고 일본이 하라는 대로 하라는 식이다. 이러면서도 북핵 위기를 핑계 삼아 한미일 동맹을 강조한다. 스스로 말하기 뭣하니까 미국을 통해서 압력을 행사하는 모양새이다. 작년…
경기도가 ‘찾아가는 불법 사금융 피해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불법 사금융 피해 우려 지역인 전통시장과 상점가를 찾아가 피해 상담·신고·구제 절차 등을 안내하고 있다. 오늘(4일) 안산 시민시장을 시작으로 22일까지 부천원미시장, 안양중앙인정시장, 용인중앙시장, 양평물맑은시장, 부천상동시장, 구리전통시장, 시화공구상가, 성남중앙지하상가 등 9곳에서 ‘찾아가는 불법사금융 피해상담소’를 운영한다. 도가 찾아가는 피해상담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0년부터다.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노출을 부담스러워하며 불법 사금융업자들의 보복을 두려워한다. 생업에 바쁜 나머지 수사기관 방문을 힘겨워한다. 이에 도가 직접 현장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통시장·상점가, 대학교, 산업단지 등에 불법 사금융 전담 수사관들이 임시 상담 창구를 마련해 직접 피해 상담하거나 접수했고 신고·구제 절차 등을 안내했다. 경기도 서민금융지원센터를 통한 ‘극저신용대출’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서민과 취약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을 상대로 한 불법 금융행위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지난 2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우크라이나는 전화에 휩쓸리게 되었다. 이 전쟁의 원인은 무엇이며,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이 전쟁에 대해 우리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고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미국과 영국의 편향된 언론 보도를 복사해 붙이느라 여념이 없다. 러시아 전함과 탱크의 피격 등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예외적인 사실들, 또는 러시아군이 자국 항공기를 격추하는 등 군사반란에 직면했다는 따위의 사실 확인이 안 되는 프로파간다 차원의 기사들을 선택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진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영향으로 우리 국민들은 피해를 당하고 있는 우크라니아 국민들에게 감정 이입이 되어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 러시아를 비난하게 된다. 러시아의 1차 목표는 백인 우월주의의 극우 나치 민병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아조프 부대를 섬멸하고 마리우폴을 점령하는 것으로 보인다. 도네츠크 공화국과 루한스크 공화국 사이에 있는 마리우폴을 점령함으로써 돈바스 지역을 평정하려는 것이다. 나아가서 우크라이나를 중립국으로 만들고 나토 가입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은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 후 북대서양
언어는 은유(隱喩 메타포)의 바다다. 김동명의 시 구절 ‘내 마음은 호수요.’는 비유법 중 은유를 잘 보여준다. 은유는 ‘~과(도) 같다’는 설명을 숨기는(隱) 비유다. 시적(詩的) 표현에만 쓰이는 개념이 아니다. 언어와 사물(일과 물건)의 관계는 대개 은유로 연결돼 있다. 서양 논리학에서 온 말이되, 언어의 작동 원리가 원래 은유적이니 동서양 구분이 필요하지 않겠다. ‘내 마음은 호수와(도) 같다.’가 은유의 상대 개념인 직유(直喩 시밀리)적 표현이겠다. 같은 뜻이되 맛이 다르지 않는가. 예문들의 그 ‘마음’ 즉 ‘마음속 생각’은 한자어로 흉금(胸襟)이 되겠다. 한자어는 한자가 바탕인 외래어다. ‘오픈’이나 ‘클릭’은 영어가 바탕인 외래어다. ‘아침’ ‘무지개’ 같은 토박이말과 함께 외래어는 한국어를 구성하는 요소다. 장제원 당선자비서실장이 최근 대통령과 당선자의 회동 후 “(두 사람이) 흉금 없이...대화를 나눴다.“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혹 회동에서 대통령이나 당선자 중 한 사람이 ‘흉금 없이’라고 했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참 솔직한 표현이군.’하며 어떤 이들은 쓴 웃음을 지었으리라. 장제원 비서실장(의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156분간 마음에
4월 5일은 청명(寒食)으로 고향 북쪽에서는 공휴일이다. 산에 산에 꽃이 피는 시기이다. 남쪽에서는 벚꽃이 한창이다. 이 시기 북쪽 고향에서는 조상의 묘부터 살핀다. 묘소 주변을 정돈하거나 혹은 묏자리가 좋지 않거나 먼 거리 오가기가 불편하면 청명날에 맞추어 이장(移葬)을 한다. 떡이며 부침이며 과일 같은 구하기 힘든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서 산으로 오른다. 이러한 제례의식에 참여 못하는 사람들은 산에 갈 이유가 없는, 조상의 묘가 없는 사람들이다. 북쪽 고향집도 조상묘가 없어 청명날이면 아이들을 대동하고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아주 가끔씩 제상을 차려놓고 집안에서 제사를 한다. 할아버지는 중국 장춘 어디에 묻혔고, 기일(忌日)도 모르는 장손인 아버지는 막연하게 비슷한 날을 추정했다. 생전에 좋아했다는 담배를 상위에 놓으면 신기하게도 사람이 흡인하는 것처럼 반짝이며 타들어갔다. 어머니는 제상 차리는 것을 거들면서도 못마땅해했다. 사진도 없는 제상에서 부모님들은 눈물을 보였다. 나에게는 고향이지만 부모님에게는 타향이고 두만강 건너 정든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 인지도 모른다. 삶과 죽음이 그렇게 슬픈 것도 딱히 기쁜 것도 몰랐던 청명(寒食
진정한 삶이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정신력으로 육체를 극복하고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은 우리에게 기쁨을 준다. 습관은 좋은 것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습관이라도 그렇다. 좋은 행위도 습관이 되어버리면 이미 덕행이라고 할 수 없다. 오로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만이 덕이다. (칸트) 눈에 띄지 않는 일상의 업무를 겸허한 마음과 높은 도덕심으로 쉬지 않고 실천하면, 그 사람의 성격을 공고히 하여, 어지러운 세상 속에 있든, 단두대 위에 있든, 의연하고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에머슨) 성장은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이지 폭발하듯 갑자기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하나의 학문 체계를 한 순간의 폭발적인 사색으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듯, 순간적인 회개를 통해 죄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적 완성의 진정한 수단은 냉철한 판단력에 의한 부단하고 끈기 있는 노력뿐이다. (채닝) 정신적인 노력과 인생을 아는 기쁨은 육체노동과 휴식의 기쁨처럼 서로 번갈아 찾아드는 것이다. 육체적인 노동 없이 휴식의 기쁨은 없고, 정신적인 노력 없이 인생을 아는 기쁨은 없다. 자신
- 쥘리앵의 총격 “쥘리앵에게 그녀의 모습이 그리 선명하게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부인을 향해 권총 한 발을 발사했다. 빗나갔다. 그러자 그는 두 번째로 또 발사했다. 부인이 쓰러졌다.” 저격 사건이었다. 그것도 신성한 교회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표적이 명확하게 들어오지도 않았고 첫발은 빗나갔다. 설사 동기가 아무리 옳다해도 의도치 않은 희생자가 생길 수 있는 위험천만한 격발(擊發)이었다. 놀랍게도 그 표적은 자신을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 레날 부인이었다. 두 번째 발사라는 대목은 살해 의지가 매우 강했음을 말해준다. 돌이킬 수 없는 결행이다. 스탕달의 『적과 흑(Le Rouge et le Noir)』, 그 종반(終盤)대목이다. 1830년, 프랑스 혁명이 좌절당한 채 왕정복고가 이루어진 시대에 미남에 총명하고 야망에 찬 한 젊은이 쥘리앵 소렐의 출세기로 알려진 작품이다. 다시 사건 현장으로 돌아가보자. 통상적으로 생각해보면 총을 쏜 자는 재빨리 현장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쥘리앵은 그러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뒤 잡혀가기로 마음먹은 것이 아니면 이럴 수 없었다. 쥘리앵은 총명하고 계산이 빠르며 출세의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이런 상
검찰, 언론, 정치부문 사회개혁은 ‘미완’된 채, 버라이어티 쇼는 끝났다. 승자가 된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자는 국민 앞에 낮은 자세로 임할 때다. 패자가 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고문은 새로운 환경에 응전해야 할 때다. 환호와 절망은 잠시, 시나브로 지방선거는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지사 선거에 예비 후보들의 출사표가 몰리고 있다. 정치권은 “대선주자급이 나와야 한다”라는 ‘도그마’에서 목하 고민 중이다. ‘대선 시즌2’라는 얘기도 들린다. 게다가 포스트 이재명은 누가 될 것인가? 유승민과 김동연의 매치는 성사될 것인가? 경기도에서 윤 당선자(45.62%)보다 높게 얻은 이 고문의 대선 득표율(50.94%)은 지선에서 그대로 적용될 것인가에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과방위·예결위·산자위·정책위의장을 두루 거친 5선의 조정식 의원, 교육 전문가인 5선의 중진 안민석 의원, 3선 경력 염태영 전 수원시장의 3파전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가세하는 모양새다. 열기가 후끈하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이재명 마케팅’ 중이다. 백낙청 교수가 “이재명은 김대중 대통령 이후 최고의 정치 지도자”라고 한 말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