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에 손예진, 라미란, 박해일 등 유명배우가 출연한 영화 ‘덕혜옹주’가 개봉했다. 남양주시 공무원들이 덕혜옹주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덕혜옹주의 묘가 남양주에 있기 때문이었다. 영친왕의 부인인 이방자 여사와 덕혜옹주는 1989년 같은 해에 별세했다. 덕혜옹주는 4월 21일, 이방자 여사는 4월 30일에 별세해 남양주 금곡에 영면했다. 남양주시 공무원들은 영화 ‘덕혜옹주’를 관람한 뒤 소감문을 모아 자료집을 내고 이를 영화사와 문화단체 등에 배포했다. “슬프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우리 역사인 만큼 덕혜옹주를 기억하고 덕혜옹주의 묘가 남양주에 있는 것을 알리고자” 자료집을 만들어 배포하고 영화사와 출연 배우들에게도 보냈던 것이다. 영화상영 이후 남양주시는 덕혜옹주 묘역 진입로에 홍보물을 세웠다. 문화재청 왕릉관리사무소는 덕혜옹주묘역~영친왕 묘역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에 조선 27대 왕릉 사진과 연혁이 적힌 판넬을 전시했다. 시 공보실에서는 이후에도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이어갔다. 언론의 보도를 보고 수도권에서 청소년, 어른할 것 없이 관광객들이 찾아왔다. 왕릉관리사무소에서 별도의 문화해설사를 배치해 주었다. 1년이 지난 2017년 5월에 문화재관리
“배고픈 사람이 빵집을 지나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보고 먹고 싶은데, 돈이 없으면 먹을 수가 없다. 그러면 그 사람에게 무슨 자유가 있겠나.”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지난 3일 한 말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독일에서 공부한 경제학자다. 김종인 위원장이 언급한 자유의 개념은 독일의 사회철학자 로렌츠 폰 슈타인(Lorenz von Stein)의 철학과 그 맥이 닿아있다. 슈타인은 칼 맑스와 함께 헤겔 철학을 성공적으로 발전시킨 학자다. 맑스는 사회주의의 길로, 슈타인은 독일의 사회국가(Sozialstaat)의 기초를 완성한 길로 각각 나아갔지만, 둘의 뿌리는 헤겔 철학에 두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점은, 독일의 사회국가란 사회주의가 아니라는 점이다. 독일의 사회국가는 시장경제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두고 진보니, 좌파 노선이니 하는 주장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의 이런 발언과 기본소득제를 연결시키는 주장이 점점 늘고 있다. 기본소득제란 재산이나 소득의 유무, 노동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정기적으로 국가 혹은 주정부가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를…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았다는 평가는 그 자신 삶의 보람과 성공도 있지만 세상을 떠나는 시점에 배우자나 자녀들이 물질적 어려움 없이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잘 마련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본다. 부동산으로만 100억 원 넘는 부자라도 갑자기 사망하면 40% 넘게 상속세를 내고, 급매과정에서의 손실을 감안 한다면 상속인들에게 혜택은 커녕 부담만 지울 수도 있게 된다. 따라서 생전에 재산을 잘 분산하여 상속세를 최소화하고, 어렵게 모은 재산을 남은 가족들에게 잘 넘겨 걱정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산 관리가 자녀 교육을 잘 시키는 일 만큼 이나 중요하다. 배우자에 대한 증여재산 공제액이 6억 원까지 된다는 점을 활용하여, 생전에 부동산을 구입할 때 배우자 명의로 구입하고 이를 10년 단위로 한다면 상속세 과세 가액을 많이 낮출 수 있다. 상속개시일 전 10년이 넘는 기간에 증여된 재산은 상속재산에 가산되지 않는다. 수익형 부동산이라면 2차·3차 자산 구입 때는 임대료수입을 자금출처로 활용할 수 있다. 자녀의 경우에도 미성년일 때는 10년 단위로 2천만 원, 성년일 때는 5천만 원을 공제해주기 때문에 자녀에게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사전 증여
『독립정신』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이 쓴 책으로 융희사년(1910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동신서관에서 펴냈다. 이에 앞서 이승만은 조선의 정치제도에 대하여 왕정제를 없애고 공화정으로 바꿀 것 등을 주창하다가 1899년 박영효 등과 반역죄로 한성감옥에 수감되었는데 이때 옥중에서 쓴 저술이다. 그는 서문에서 ‘한성감옥에 투옥되어 있을 때 거적자리와 착고(죄인에게 씌우는 형틀)밑에 감춰가며 원고를 썼고 석방된 뒤 감시의 눈을 피해 1905년에 다른 사람의 트렁크 밑에 감춰서 태평양을 건너 미국이라는 자유 세계에서 책을 간행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출간된 지 110년이 지났으나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저자인 이승만은 외교사적으로 뛰어난 독립운동가면서 대한민국을 건국한 초대 대통령이지만 정권에 따라 공과(功過)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는 3·1 독립선언서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15년 전 뿌리인 『독립정신』을 외면해 온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근대 독립국가 건설의 큰 비전을 담고 있는 큰 저술이며 역사적 텍스트이기에 더욱 그러하
돈암서원의 이름은 현재의 위치로 옮겨 오기 전이었을 때 서원 근처에 ‘돈암’이라는 큰 바위가 있어서 돈암 서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전해온다. 돈암서원에는 ‘돈암’이라는 이름과 어울리는 건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응도당이다. 응도당은 돈암서원의 강당이다. 양성당이 형식적인 강당이라면 응도당은 실질적인 강당이다. 응도당은 크고 웅장한 건물이다. 보통의 서원 건축물들은 아담한 사이즈인데 반해 이곳은 좀처럼 보기 드문 사이즈다.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모두 15칸짜리 건물이다. 원기둥 밑에 초석을 기둥과 한 몸처럼 맞춤으로 잘 다듬어 세운 뒤 원기둥을 올렸다. 기둥마다 주련이 걸려있다. 가운데 칸에 ‘凝道堂(응도당)’ 편액 글씨가 힘찬 것이 건물과 잘 어울어진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면 응도당 편액 아래로 ‘遯巖書院(돈암서원)’이라는 편액이 나란히 시야에 들어온다. 역시 글씨가 응도당처럼 힘차다. 돈암서원 편액은 마루 안쪽에 걸려 있다. 응도당으로 올라서면 모두 마루로 이루어져 있다. 가운데 3칸은 하나의 대청마루로 좌우 한 칸은 바닥은 구분은 되어 있지만 문이 없어 역시 전체적으로 확 트인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제일 뒤 칸 좌우에는 벽을 만들어 마루
더불어민주당의 ‘뒤끝 작렬’ 행태가 깊은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금태섭 전 의원에게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 본회의 표결 당시 기권표를 던진 것을 문제 삼아 ‘경고’ 징계 처분을 내린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문제를 놓고 당 내외에서 논란이 일자 이해찬 대표는 또 한 번 ‘금언령’을 내렸다. 금 의원에 대한 징계 처분은 이 나라 ‘정당 민주주의’가 위태롭다는 심각한 반증으로 읽힌다.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조 전 장관을 비호하는 당의 분위기와는 달리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공수처법 논란 때도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여기는 민주당이 또다시 두 권한을 다 갖는 공수처를 만드는 것은 논리상 모순”이라면서 반대한다는 견해를 줄기차게 표명했다. 금 전 의원은 나아가 작년 12월 공수처 안건의 본회의 표결에서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기권표를 던졌다. 당사자인 금 전 의원부터 당의 징계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금 의원은 당에 재심신청서를 제출하면
수원(을)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불법적인 다단계 영업 등 유사수신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내용은 유사수신행위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가중처벌, 5억 원 이상~50억 원 미만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사실상 사형폐지국가이므로 무기징역형은 법정 최고형인 셈이다. 불법 다단계 영업 등 유사수신행위에 대한 처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관대했다. 현행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최고 형량은 ‘인가·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아니하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유사수신행위를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사기죄 가중처벌 규정 적용이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유사수신행위 자체에는 기망행위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재의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유사수신 행위의 주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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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 /송진 치어를 살려주는 로제타 숭어를 먹지 못하는 로제타 우물 같은 배꼽을 지나가는 헤어드라이기 차가운 물속에 잠긴 한 알의 계란 무거운 가스통은 로제타 휴대 물통을 닮았어 로제타 물통은 배꼽을 닮았지 엄마의 젖꼭지를 닮았지 무언가 호스 같은 줄이 탯줄 같은 줄이 연결이 되어있어 물고기처럼 연분홍 아가미로 숨을 쉬어 LPG 가스처럼 연초록으로 타올라 누군가의 등에 기대어 낡은 소음의 오토바이를 타고 박자 틀린 드럼 소리에 맞춰 어색한 첫 춤을 추고 나는 혼자가 아냐 나는 친구가 생겼어 나는 평범한 삶을 살 거야 나는 버터에 잘 구워진 토스트에 설탕을 바르고 친구와 함께 음악을 들으며 맥주를 마실 거야 그렇게 살 거야 그렇게 살 거야 나는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을 거야 잘 자 잘 자 너, 로제타 나, 로제타** * 영화 ‘로제타(Rosetta)’를 시(詩)로 재구성함. 장 피에르 다르젠, 뤽 다르젠 감독 ** 로제타의 독백 ■ 송진 1962년 부산 출생. 1999년 <다층> 제 1회 신인상으로 등단해 시집 『지옥에 다녀오다』, 『나만 몰랐나봐』, 『시체 분류법』, 『미장센』이 있다. 계간 <사이펀> 책임편집인이자 한국시인협회 회
1991년 20세기 위대한 뮤지션인 마이클 잭슨은 제8집 앨범 <Dangerous>에 ‘Heal The World’란 제목의 팝송을 발표했다. “세상을 치유해요. 당신과 나 그리고 인류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요, 나라(nations)가 바뀌는 것을 보세요. 그들의 칼이 보습(plowshares)으로 바뀌는 모습을” 이라고 외쳤다. 기아와 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주제로 연대를 통한 더 나은 세상으로 나가자는 진보를 노래한 것이다. 2009년 경기도가 야심차게 기획한 제1회 DMZ다큐멘터리국제영화제가 파주에서 개최되었다. 전야제는 DMZ 내 대성동 마을에서 전재덕의 하모니카 연주와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의 북소리로 시작되었고, 개막식에서 윤도현 밴드의 축하공연은 참가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분단된 한반도가 세계를 향해 평화와 통일의 메시지를 전달한 뜻 깊은 행사였다. 폐막식이 끝나고 영화제 참가자들을 위한 뒷풀이 행사가 파주 지지향 호텔에서 열렸다. 즉석 노래방이 꾸며졌는데, 누군가가 보니엠 그룹의 ‘바빌론 강가에서’를 불렀다. 노래가사에 ‘시오니즘’을 강조하는 내용이 있어, 아랍권 언론인 알자지라(Aljazira) 기자가 강하게 항의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