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감염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심리 상담까지 찾는 이들이 많다. 전국 각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는 확진 환자와 자가 격리자 또는 일반인들이 ‘코로나19’와 관련 정신적 스트레스 및 심리적 문제로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확정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해 집단 패닉 현상이 일어나 계속 생각하고 상상하면 불안, 공포, 사람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최근 필자가 만난 고객분들은 “집에만 있으면 좋을 줄 알았는데, 너무 우울하기만 해요.”라고 답답하여 상담을 요청했다. “일상이 다 멈춰버려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공포감이 압도되어 불면증이 심해요”라는 등 힘들다는 하소연을 이야기한다. 최근 방송에서는 온 국민이 이른바 ‘코로나 블루(blue)’를 겪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사람들이 자신도 언제 감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무기력과 불안, 우울감
팬데믹 선언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낙폭을 키우며 휘청이는 등 국내외 금융시장에도 메가톤급 충격을 주고 있다. WHO가 전염병 최고 경보단계인 팬데믹을 선언한 것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대유행 이후 11년 만이다. WHO의 이번 결정은 총확진자 수가 110여개국에서 12만명에 이르고 사망자가 4천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WHO는 이전의 대유행과 달리 이번엔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공식적인 팬데믹 선포로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번 팬데믹 선언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로 74개국에서 확진자 3만명이 나왔을 때 선언한 전례와 비교하면 상당히 늦은 결정이다. 많은 전문가가 일찍이 감염 확산세가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WHO는 1월 30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지난달 28일 글로벌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을 뿐 팬데믹 선언은 주저해 미온적인 대처라는 쓴소리를 들은 바 있다. 물론 WHO의 위상이 유발하는 국제적인 파장 효과, 특히 과도한 공포감 조성과 혼란 등을 우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해 무료급식소와 복지회관 등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노숙인과 홀몸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아동 등 사회 취약계층은 어느 때보다 춥고 배고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월 하순부터 대부분의 무료급식소들이 운영을 중단하는 바람에 따듯한 한 끼를 이곳에서 구했던 노숙인과 홀몸노인들은 갈 곳을 잃었다. 이들은 하루 한 끼만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봄이 왔다고는 하지만 밤과 새벽에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요즘, 결식이 계속된다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다. 이에 몇몇 무료급식시설은 빵이나 떡, 라면, 우유 등을 나눠주고 있지만 모든 노숙인이나 홀몸노인의 건강을 챙기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다. 현재 도내 각 시·군은 자원봉사자를 통해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집으로 도시락을 배달해주고 있다.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도 이어지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수원역 매산지구대 옆 정나눔터에서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게 아침, 저녁으로 무료급식을 해 왔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중단됐다. 대신 하루 두 번 노숙인에게 김밥과 도시락 등 대체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칭찬해주고 싶은 곳은 천주교 수원교구 성남 ‘안나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속도의 충돌>을 언급하고 있다. 기업이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마일로 질주하고 있을 때 시민단체가 90마일로 뒤따르고, 그 뒤를 가족이 60마일, 노동조합이 30마일, 정부 관료조직이 25마일, 학교가 10마일, 정치조직이 3마일로 주행하고 있다고 설정하고 있다. 기업이 가장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비해 다른 분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속도의 충돌을 야기함으로써 경제발전의 저해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속도의 충돌>이 아니라 <사고의 충돌>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사고의 충돌>이야말로 <속도의 충돌>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로서 우리 사회 전반의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념대립을 예 들어보자. 우파로 대별되는 보수주의자 대 좌파로 대별되는 진보주의자 간의 갈등이 도를 넘고 있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분파와 갈등은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처럼 극심한 대립 속에서 극한으로 치닫는 경우는 흔치않다. 사색당쟁의 뿌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반들이 모이기만 하면 남인, 북인, 노론, 소론 등 사색당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 말은 2천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최초로 정의한 금언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당시 그리스 지역에서 사람들이 도시국가(polis)를 이루고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하고 인간은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로빈슨 크루소와 척 놀랜드 (영화 ‘캐스트어웨이’ 주인공)가 각각 28년과 4년 동안 무인도에서 살 수 있었던 것도 난파된 배와 항공기에 있었던, 사회가 만든 물품과 식료품, 그리고 사회에서 터득한 삶의 지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공동체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게 ‘인간의 운명’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가 멈춰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우선적 생활준칙이 되었기 때문이다. 본래 이 말은 ‘전염병의 확산을 막거나 늦추기 위해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는 감염 통제 조치 혹은 캠페인’을 말한다. 하지만 이 현상이 장기간 지속하다 보니, 사람들 간 마음의 거리도 멀어져 공동체 소멸 위기국면으로 치달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등, 생활공간에서 사람 간의 거리가 좁아지면 인사말을 건네는 것은커녕 눈길을 맞추는 것조차 금기시되고 있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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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에는 10가지 재앙 중에서 8번째 재앙으로 메뚜기떼가 등장한다. 그러면서 성경 곳곳에서 식량을 먹어치우고 사람을 괴롭히는 곤충으로 기록돼 있다. 히브리어로만 메뚜기를 부르는 이름이 9개에 이를 정도니 당시 위협과 두려움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간다. 실제 출애굽기에는 “메뚜기가 애굽의 온 땅을 뒤덮고 날아오르니 하늘이 어둡게 되었고 밭의 채소와 나무 열매를 다 먹어 푸른 것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구절도 등장 한다. 사막에서의 메뚜기는 엄청난 공포의 존재다. 가뜩이나 먹을 것이 부족한 곳에서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살인적 식성 때문이다. 잡식성인 사막 메뚜기는 쌀은 물론, 귀리와 옥수수, 바나나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치운다. 사막 메뚜기 떼가 지나가면서 먹는 농작물은 대략 3만 5천명분의 하루치 식량과 맞먹는다는 기록도 있다.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2배에 해당하는 작물을 먹어 치워서다. 이러한 사막 메뚜기는 이집트 등 아프리카에서 주로 서식하며 1㎢당 최대 1억5천만 마리씩 떼를 지어 날아다닌다. 비행거리도 바람을 타고 하루 최대 200㎞까지 가능하다. 따라서 ‘바람의 이빨’이라는 별칭도 붙어 있다. 사막 메뚜기 떼가 하늘을 날 때는 거대한 구름 형
자작나무 숲 /박찬선 마음이 자작자작 여며지거든 자작나무 숲으로 가요. 다 재워버리고 하얀 몸으로 바꾼 자작나무 숲으로 가요. 초록빛 이파리 같은 초록빛 옷을 입고 자작나무 숲으로 가요. 팔 벌여 서 있는 나무들 사이에 서면 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요. 하늘 높이 치솟는 나무가 되어요. 서로 기대어서 이뤄진 움막에는 전설 같은 옛 이야기가 솟아나요. 어디선가 흰 엽서를 보낸 사람이 올 것 같은 하얀 숲의 궁전 나무들이 흔들리며 노래 불러요. 우리 생각이 넘치는 유월에는 자작나무 숲으로 가요. 숲에 사는 새들의 꿈을 꾸어요. ■ 박찬선 1940년 경북 상주 출생. 197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시집으로 『돌담 쌓기』 『상주』 『세상이 날 옷을 먹게 한다』 『도남 가는 길』 『우리도 사람입니다』와 평론집 『환상의 현실적 탐구』시극 『때가 되면 다 된다』 설화집 『상주이야기』 1-2외. 흙의 문학상을 남겼다. 경상북도 문화상(문학) 제1회 상주시문화상. 대한민국향토문학상. 이은상문학상. 펜경북문학상을 수상했다.한국문인협회경북지회장, 국제펜클럽경북지역위원회장, 한국문인협회부이사장 역임했고 한국시인협회원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전날 같은 시간보다 367명 증가한 7천134명, 확진환자 격리해제 130명, 사망자 50명, 검사진행 1만9천37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확진 환자 중 5천667명(79.4%)은 집단 내 접촉자를 통해 감염된 사례이며, 이 중에 신천지 관련 발생 사례는 4천482명(62.8%), 나머지 1천185명은 산발적 집단감염 사례이다. 문제는 집단감염 사례가 전국적으로 흩어져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집단감염의 주요 온상으로 지적되고 있는 곳은 다중이용시설로 방역당국에서도 신경쓰면서 집중관리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 교사, 학부모 들은 스스로 방역 주체가 되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집단이나 모임 등에 참석하지 말아야 되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 현재, 교사들은 교육부, 교육청의 복무지침에 따라 23일까지 재택근무, 2~3일에 1회 이상 출근 지침을 받아서 진행 중인데, 문제는 교사들의 근무일에 집단 출근해 각종 회의나 업무수행으로 인해 혹시나 모를 집단감염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전국민에게 마스크 공
“집을 옮겨 남쪽으로 내려가/끼니라도 챙겨드리고 싶으나/한 해가 저물도록 병이 깊어져/이내 박한 운명 어쩌리까/이 애절한 그리움을/천리 밖에서 알아주실는지.” 다산 정약용의 부인인 홍혜완이 1807년 겨울 강진의 다산에게 보낸 시다. 홍화보의 외동딸인 혜완은 한양의 남산골에서 나서 곱게 자란 서울 아가씨였다. 요즘으로 치면 대통령 비서실의 비서관이라 할 수 있는 동부승지 집안였던 반면 다산의 집안은 다산의 5대조부터는 남인에 대한 박대로 3대째 벼슬을 하지 못한 몰락한 양반가다. 다산의 유배시절 부인은 애절한 사랑의 증표로 신혼시절 붉은 치마를 보내준다. 다산은 가위와 다리미를 구해 치마를 작은 책자를 만들기에 알맞은 크기로 재단해서 자르고, 반듯하게 다림질을 했다. 이어 치마 조각을 한지에 붙이고는 틈틈이 아들들에게 주는 글을 비단에 적었다. 그 대표적인 글이 근검이라는 두 글자였고 “경직의방(敬直義方·공경으로 마음을 바로잡고, 의로써 행동을 반듯하게 하라)”이라는 말이었다. 다산은 이를 하피첩이라 이름 지었다. 자녀들을 위한 글과 시를 썼지만 부인의 치마를 정성스레 가위질하고 책으로 재현해낸 뜻에는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담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