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통폐합을 둘러싸고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공식적으로 우려 입장을 표했다. 인천시민단체총연합회와 인천경실련,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18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논의는 효율화가 아닌 지방공항 정책 실패 부담을 인천공항에 떠넘기는 졸속 행정”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흑자를 유지하며 글로벌 허브공항으로 자리 잡은 인천공항이 지방공항 적자와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까지 떠안는 구조는 비합리적”이라며 “인천공항 재정 건전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통합이 현실화되면 인천공항의 투자 여력이 분산돼 허브 기능이 약화되고 공항 인프라 확장 지연과 서비스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이들은 “공항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인천의 항공·물류·관광 산업이 위축되고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해양산업 약화에 이어 공항산업까지 흔들릴 경우 인천 경제 기반이 심각하게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항산업 전반의 동반 부실 가능성도 제기됐다. 각 공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단순 통합만 추진하면 부담만 확대돼 공공서비스 질 저하와 국민 불편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 논의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유 시장은 “공항관리 공공기관 개편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현재 거론되는 통합 방식은 기준 없는 졸속 구조개편”이라며 “인천공항이 지방공항 운영 부담과 10조 원 규모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비용까지 떠안는 구조는 결코 합리적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는 인천공항의 자산 건전성을 훼손하고 세계적 허브공항으로 쌓아온 경쟁력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4단계, 5단계 확장 등 필수 인프라 투자 재원이 타 지역으로 전용될 가능성도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유 시장은 “인천시와 시민들은 이번 통합 논의를 경제적 실익보다 정치적 논리가 앞선 정책으로 보고 있다”며 “인천공항의 수익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시민들의 분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천의 권익을 훼손하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향후 부처 협의와 국회 입법 과정에서 인천시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모든 행정적·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하민호 기자 ]
755억 원이 투입된 38번 국도의 안성시 통과 구간이 완공과 동시에 ‘보행자 외면 도로’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8년 가까운 공사 끝에 개통된 신설 도로임에도, 가장 기본적인 보행 안전과 교통약자 배려가 빠져 있어 사고와 시민 불편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38번 국도는 충청남도 태안군에서 시작해 강원도 동해시까지 한반도의 중심부를 횡축으로 관통하는 도로다. 이번에 새로 완공된 구간은 안성 공도읍 만정리에서 대덕면 신형리까지의 3.7㎞다. 2017년 5월 착공해 기존 4차로에서 2차로를 늘려 왕복 6차로로 조성됐다. 3.7km 구간을 8년이나 걸려 공사하면서 늦장 공사로도 비판을 받았던 사업이다. 단순 계산하면 1년에 약 450m, 하루에 약 1m 씩 늘린 도로공사로 악명 높았다. 시공사의 자금 부족과 하도급 분쟁 등으로 공사 지연이 반복됐던 논란의 도로이기도 하다. 공사가 장기화 되면서 서울과 인근 출퇴근 차량들을 정체 속에 가두며 선거 때마다 공기 단축과 완공이 공약으로 등장할 정도의 안성 지역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그런데 지난 2025년 8월 5일 요란한 개통식까지 열며 임시 개통됐던 도로는 '혹시나'가 '역시나'로 확인되며 졸속 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지역민이 완공만을 바라던 공사가 결국 무리한 공기 단축으로 졸속으로 마무리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해 8월 5일의 개통식 명칭도 '임시' 개통식으로 붙일 정도로 정도로 '완공'의 의미를 그대로 충족시키진 못하는 상황이다. 차도는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춰 자동차 운행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운전자 입장에선 도로 포장과 신호 체계만 제대로 돼 있다면 3.7km는 문제점을 알아차리기엔 짧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짧은 구간에 새로 만들어진 인도를 천천히 걷다보면 보행자 입장에선 여러 문제가 눈에 띈다. 16일 경기신문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인도는 대부분의 구간이 보도블록이 아닌 자동차나 자전거 전용도로에 주로 쓰이는 아스콘으로 포장돼 있다.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를 고려한 설계라기보다 자전거 중심 시공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 모습이다. 보행 환경이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보행자가 적은 구간에선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도 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보행자의 안전을 우선 고려한다면 보행자 중심의 안전한 공간 확보를 원칙으로 설치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자전거 이용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에도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의 폭은 충분히 확보해 보행자 안전을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돼 있다. 또한 자전거와 보행자는 되도록 분리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겸용도로로 시공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완공된 3.7km의 짧은 신설 국도 구간에서 보행로와 자전거도로가 구분되지 않고 겸용으로 만들어졌단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공기가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컸던 차도만 우선으로 하고, 보행로는 뒷전으로 밀려난 게 아닌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겸용도로 안내 표지판 조차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가 서로 우선권을 주장하며 싸우게 되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 간혹 속도를 내던 자전거와 천천히 휴대폰을 보며 걷던 보행자가 충돌 위험에 빠지는 아찔한 경우도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교통약자 배려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도 설치되지 않은 구간이 확인된다. 일부 구간에는 무신경한 시공탓인지 설계문제인지 턱이 그대로 남아 있다. 휠체어 이용자는 아예 이동이 불가능하고 자전거 이용자도 내려서 이동해야 한다. 육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의 보행로엔 턱이 있어 정작 엘리베이터 주이용자가 될 휠체어 이용자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어렵게 돼 있다. 형식적 시설은 갖춰졌지만 접근성과 이용 편의가 떨어져 장애인이 실제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무장애 환경’이 기본으로 자리 잡은 현 시점 기준으론 신설 도로에서 이런 요소가 빠졌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개통한 지 이미 8개월이나 지났는데도 보행 신호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도 있다. 차량 통행이 이미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호 체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은 늦장 공사 수준을 넘어 사고 위험을 방치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해당 국도의 관리 주체는 국토부 산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다. 시청 단위의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란 점에서 지역민에겐 장기적인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각한 도로 정체를 참아가며 8년 공사를 기다려 준 안성 시민들의 보행 안전을 위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 경기신문 = 정성우 기자 ]
정부가 18일 오후 3시부로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격상했다. 이날 산업통상부는 "중동 정세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국가자원안보 확보를 위한 고시'가 규정하는 '주의' 단계 발령 기준이 충족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운용된다.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하고 있다. 위기경보를 2단계로 격상한 이유에 대해 정부는 "현 상황이 단순히 위기가 예상되는 '관심' 단계를 넘어 실제로 수급 불안이 가시화하는 '주의' 단계 기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관심' 단계가 산유국 등의 정세 불안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나 수송로 차질이 '우려'되는 수준이었다면 이날 발령된 '주의' 단계는 실제적인 위협이 발생한 상태를 의미한다. 위기경보를 2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정부는 공급 확대와 수요 관리 방안을 대폭 강화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공조해 풀기로 한 2246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 계획을 이번 주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제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 해외 생산분 도입 등을 적극 추진한다. 수요 관리 차원에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조해 공공 분야에 대한 '의무적 에너지 절약대책'을 시행한다. 민간 분야는 자발적 캠페인을 독려하되 필요시 의무적인 수요 감축 조치를 도입해 석유 소비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필요시 차량 5부제 혹은 10부제 시행을 검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의 안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범부처 합동점검단과 석유관리원 오일콜센터(☎ 1588-5166)를 통해 가짜 석유 판매, 불공정거래 매점매석, 탈세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엄정히 단속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8일 “전세계적인 원유 수급 비상 상황 속에서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에 최우선적으로 원유를 공급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특사로 UAE를 방문하고 돌아온 강 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강 실장은 “‘한국보다 먼저 원유를 공급받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한국은 원유 공급에서 최우선(No.1 Priority)’이라고 분명하게 약속해줬다”며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UAE를 통해 원유를 긴급 구매하도록 합의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공급선을 통해 총 1800만 배럴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UAE 국적 선박 3척으로 600만 배럴을 공급하고 한국 국적 선박 6척으로 1200만 배럴을 공급할 계획으로, 앞서 공급받은 600만 배럴을 더하면 UAE로부터 총 2400만 배럴을 긴급 도입하게 됐다. 우리나라 하루 원유 사용량은 약 200~300만 배럴로 약 10일치 원유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추가로 플라스틱과 합성수지, 합성섬유 등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적재한 선박 한 척도 현재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이번 에너지 분야 합의는 석유 수급 위기 상황을 안정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강 실장은 “양국 간 원유수급 대체 공급경로 모색 등의 내용이 담긴 ‘원유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고,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유 공급에 있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며 “적어도 대한민국에 원유가 공급되기 어려운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실장은 이번 방문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예방해 최근 중동 상황에 대한 우려 및 UAE 국민들에 대한 각별한 위로와 연대의 뜻이 담긴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UAE 측의 신속한 지원을 통해 현지에 단기 체류 중이던 3500여명의 한국인 가운데 약 3000명이 무사 귀환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과 UAE 양국이 어려울 때 서로를 돕는 진정한 친구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또 “UAE의 회복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중동 상황이 정상화되면 양국 관계가 이전보다 더 발전할 것이라는 데 양국이 깊이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5월 총파업을 예고하며 2년 만에 다시 파업 국면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 단위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반등 기회를 잡은 삼성전자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지부·전국삼성전자노조·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개 노조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부터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3.1%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재적 조합원 8만9874명 중 6만6019명이 투표에 참여(투표율 73.5%)했으며, 이 중 6만1456명이 찬성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이번 투표로 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오는 4월 23일 대규모 집회를 시작으로 5월 총파업까지 투쟁 강도를 높일 방침이다. 핵심 요구는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7% 인상이다. 지난해 11월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3개월간 사측과 협상했으나 입장 차이로 결렬됐다. 사측은 OPI(초과이익성과급) 재원을 EVA 20% 또는 영업이익 10% 중 선택 가능하게 하고, 임금 6.2% 인상·자사주 20주 지급·샐러리캡 상향·장기근속 휴가 확대 등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OPI 상한 폐지와 기본급 인상 요구를 유지하며 타협하지 않았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2024년 7월 25일간 총파업 이후 약 2년 만에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이 된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18일간 파업 시 영업이익 손실이 최소 5조원, 최대 9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70~80%가 DS(반도체) 부문 소속으로, DS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전사 영업이익 20조원 중 16.4조원을 차지할 만큼 실적 핵심이다. 파업 참여가 DS 중심으로 확대되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2년 부진을 털고 HBM4 세계 최초 양산 성공으로 AI 메모리 주도권 회복에 나섰다. 지난해 매출 334조원·영업이익 44조원(역대 4위)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00조원 영업이익이라는 ‘꿈의 목표’를 세웠으나, 이번 사태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중동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원자재 급등, 반도체 장비·소재 수급 불안 등 외부 리스크도 겹쳤다. DX(세트) 부문은 고강도 비용 절감에 나서 부임원들에게 단기 출장 시 이코노미석 이용을 지시하는 등 긴축 모드에 돌입했다. 노조는 “사측 제시안이 ‘인재제일’ 경영 원칙에 부합하지 않음을 노동자들이 분명히 선언한 것”이라며 “4월 집회와 5월 총파업으로 단계적으로 사측을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 선언은 이날 정기 주총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주총에서 주주 격려를 받은 전영현 DS부문장 겸 대표이사는 “다시는 작년 같은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총파업 방침이 발표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6년 임금협상을 원만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최화철 기자 ]
일란(日蘭) 김혜중(75)은 민화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작가이자 전시기획자로, 1997년 뉴욕 한국문화원 초대전을 시작으로 일본 오사카 한국문화원, 뉴욕 SPACE WORLD GALLERY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주요 작품은 워싱턴, 뉴욕, 베를린, 모스크바, 오사카 문화원과 국제즉흥음악협회(ISIM), 미주세계일보, 이화여대 음악대학 등에 소장돼 있으며, 현재는 한국전통문화원 한국민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약력) 16일 따스한 낮 청담동에 위치한 한국 전통문화 연구원 더갤러리, 작업실 겸 전시장에서 만난 김 관장은 전시 준비로 한창이었다. 그는 한국 전통미술인 민화와 생활도자 분야에서 활동해 온 작가이자 전시 기획자로, 영감이 되는 그림들을 그리고 있다. 민화가 대중적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 관장은 "지금은 알리는 단계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민화는 궁중에서 시작해 민간으로 확장된 생활 미술"이라며 "과거 화공들이 궁중 그림뿐 아니라 단오 그림과 같은 민간의 삶과 밀접한 그림까지 그리며 이어온 역사 자체가 민화의 뿌리"라고 설명했다. 김 관장이 민화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된 계기는 1997년 뉴욕 맨해튼 초대전이었다. 당시만 해도 민화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전시 이후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상황이 달라졌다. 그는 "당시 현지 언론과 관람객들이 '마음이 움직이는 그림', '어머니 품 같다'는 표현을 썼다"며 "우리 문화가 타인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해외 전시와 교육을 병행하며 민화의 외연을 넓혀온 그는 이제 방향을 '인재 양성'으로 전환하고 있다. 김 관장은 "민화의 인기는 이미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진짜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작품을 생산하고 계승할 사람을 키우고,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단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 역시 단순한 작품 발표를 넘어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기획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는 호랑이, 십장생도, 오봉산일월도, 문자도 등 전통 소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도자와의 결합을 통해 생활문화로 확장된 형태를 띤다. 그는 "도는 도자의 중심지인 만큼 이천·광주·여주와의 연계가 중요하다”며 “도자 위에 다양한 색과 문양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일부 지역에서 시도가 있었지만 음악이나 연출이 조화를 이루지 못해 한계가 있었다"며 "전통미술, 음악, 공간이 함께 어우러질 때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연구원이 위치한 청담동과 같은 접근성이 높은 공간에서의 전시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관장의 작업에는 국악과의 접점도 깊게 자리한다. 국악인이었던 남편의 활동을 지켜보며 전통예술의 기반을 체감했고, 열악했던 국악 환경을 보완하기 위해 의상과 병풍 등을 직접 제작했던 경험이 민화 작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국악은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흐름을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민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화의 본질적 매력에 대해서는 '이야기'와 '정서'를 핵심으로 꼽았다. 김 관장은 "민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이라며 "기본적으로 타인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 부정적인 서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을 앞둔 이에게 화조도를 선물하는 것처럼 좋은 기운을 전하는 것이 민화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민화가 지닌 정서적 힘에 주목했다. "한국인의 정과 한이 동시에 담겨 있어 우울함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며 "결국에는 행복으로 향하는 그림이라는 점에서 다른 나라와 차별화된다"고 분석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과 더불어 민화의 인기도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김 관장은 한계를 짚었다. 김 관장은 "전통을 깊이 알지 못한 시각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민화에는 호랑이뿐 아니라 연화도, 기록화, 다양한 꽃 그림 등 훨씬 폭넓은 세계가 있는데, 이러한 장르가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 역시 이러한 맥락과 맞닿아 있다. 십장생도와 오봉산일월도, 까치와 호랑이 같은 전통적 상징에 더해 모란을 적극 활용한다. 그는 "모란은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꽃으로, 그릇이나 생활도자에 적용했을 때 의미와 미감이 동시에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도 구체적이다. 김 관장은 올해부터 매달 전시를 이어가며 내년으로 예정된 해외 초대전 30주년을 준비하고 있다. 더 나아가 학교와의 연계를 통해 민화 교육 기반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박물관 형태의 연구원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제자들이 민화를 배우고 행복하다고 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 남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일수록 우리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며 "젊은 세대가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우리나라는 문화가 나가야 한다"는 김구 선생의 말을 되새기며, 오늘도 후손에게 전해질 문화적 자산을 쌓고 선조들의 숨결을 이어가고 있다. 김 관장은 “후손들에게 전해질 힘을 남기는 것이 지금 해야 할 역할”이라며 “그 기반을 만드는 데 계속해서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민화와 전통 문화가 해외를 넘어 국내에서도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세대와 장르를 잇는 살아 있는 문화로 자리 잡을 때까지 김 관장의 붓질은 멈추지 않는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수원 지역 의원 5명이 18일 ‘경기국제공항 최종후보지 조속 선정’을 공동 건의하고 나섰다. 김승원(수원갑) 도당위원장과 백혜련(수원을)·김영진(수원병)·김준혁(수원정)·염태영(수원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국제공항 건설’ 즉각 추진을 위해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내 최종 후보지를 포함한 건설 계획 반영을 경기도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회견에서 “경기도는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전담 조직(경기국제공항추진단)을 구성했으나, 후보지 선정과 실행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아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은 결정적 분기점”이라며 “반드시 5월까지 최종 후보지가 특정돼야 계획 반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국제공항은 경기남부를 넘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전략 인프라”라며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기회는 미뤄진다. 이 시기를 놓친다면 5년의 시간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의원들은 이에 경기도에 오는 5월까지 경기국제공항 최종 후보지 조속 선정 및 의견 개진을 촉구하고,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반영을 위한 적극적인 정부 협의 추진을 촉구했다. 염 의원은 “군공항 이전과 경기국제공항 추진은 교통, 주거환경, 개발제한 문제를 생활속에서 체감하고 있는 시민들을 위한 해결과제이자 수원시의 장기적인 발전방안과 연계된 사안으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과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경기도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지방도 318호선’ 모델을 전체 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서다. 18일 도에 따르면 김동연 도지사의 특별 지시로 ‘경기도 공공건설사업 총사업비 관리 지침’을 개정 발령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1월 29일 도로정책과와 건설안전기술과 등 관련 부서와 함께 긴급회의를 열고 이 같은 지침 개정을 지시했다. 개정된 지침은 18일자 경기도보에 게재됐다. 핵심 내용은 도로 등 공공건설사업을 추진할 경우, `계획 단계` 부터 전력이나 용수 등 지하 매설 시설물 담당 기관(한국전력, 수자원공사 등)과 공동 건설 협의를 의무화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세부적 협의 시기는 도로건설계획 등 법정계획을 수립하는 경우 ‘계획 고시’ 전, 500억 원 이상 공공건설사업의 경우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타당성조사 평가’ 의뢰 전까지 협의하도록 규정했다. 이번 제도화의 모델이 된 ‘지방도 318호선(용인·이천 구간 27.02km)’은 신설 도로 건설과 지중화 전력망 구축을 동시에 진행하는 국내 최초의 방식이다. 한편 도는 행정절차 간소화 및 중복공사 최소화로 공기를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총사업비 약 30% 절감 및 비용편익 비율(B/C)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송전탑 건설로 인한 주민 갈등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은철 경기도 건설안전기술과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행정 분야에서 협업 가능한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도민 생활에 실질적인 플러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윤상연 기자 ]
화성특례시가 서울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중증 질환 치료가 가능한 ‘지역 내 의료 완결 시대’를 선언했다. 시는 18일 동탄구청 대회의실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고려대학교 의료원, 컨소시엄 대표사인 리즈인터내셔날·우미건설·미래에셋증권과 함께 ‘(가칭) 고려대학교 동탄병원 건립 지원 및 성공적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시는 고려대학교 의료원과 ‘지역완결형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하고,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서남부권의 접근성을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특히 응급·필수 의료 기능을 강화해 시민들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가칭)고려대학교 동탄병원은 700병상 규모에 26개 진료과목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병원에는 인공지능(AI) 시스템과 초연결 디지털 기술이 도입된 ‘미래형 의료복합 플랫폼’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회복기 재활병원과 노인복지주택 등을 포함한 ‘전 생애주기 복합케어 단지’도 조성될 예정이어서 지역 복지 수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향후 수도권 남부와 연계한 초광역 의료 협력체계를 구축해 중증 질환, 감염병, 산업재해 대응 등 국가 전략적 필수의료 거점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이번 협약은 시민들이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의료 안심 도시’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며 “병원 건립을 넘어 시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의료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활병원과 노인복지시설이 결합된 복합단지를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화성형 의료복지 모델’을 완성하겠다”며 “동탄병원이 적기에 완공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고려대 의료원의 역량과 화성특례시의 성장성이 결합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동탄병원을 안암·구로·안산병원의 의료 역량을 집약한 수도권 남부 의료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LH와 컨소시엄 측도 “각 기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동탄병원이 국내 의료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관계 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 경기신문 = 최순철 기자 ]
하남시는 그동안 주거 위주의 공간이던 원도심을 산업과 교육, 문화가 어우러진 ‘직주락(職住樂) 도시’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수도권 도시 경쟁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는 원도심 고유의 역사성과 생활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시민 체감형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는 전략을 통해 도시의 질적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보행 환경 개선이다. 시는 약 1000억 원 규모의 전선 지중화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일 신장전통시장 일대 전주 철거가 시작되면서 원도심 골목의 시야를 가로막던 장애물이 제거돼 도시 미관과 안전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 이달 말 가공선로 철거까지 마무리되면 보행 편의성과 상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장시장과 신평로 일대에는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하수도 악취 저감 장치가 올해 말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활환경까지 관리 범위를 확장한 점은 기존 도시정비 사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교통 인프라도 원도심 중심으로 재편된다. 지하철 3호선 연장 구간에 신설될 예정인 가칭 신덕풍역은 당초 계획보다 약 340m 북측으로 이전이 확정됐다. 이는 만남의 광장 환승센터와의 연계를 고려한 조정으로, 원도심 주민의 접근성과 환승 편의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는 단순한 노선 연장을 넘어 생활권 중심의 교통 설계가 반영된 사례로 평가된다. 지역 경제의 근간인 전통시장과 생활 인프라도 개선된다. 신장시장과 수산물시장, 석바대 상권에는 커뮤니티센터와 고객지원시설이 잇따라 조성된다. 시장 기능은 단순 소비 공간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 거점으로 확대되고 있다. 덕풍스포츠문화센터와 하남시종합복지타운 등 복지·문화 시설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하남 최초의 종합병원인 연세하남병원이 2027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면서 지역 내 응급의료 체계 역시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교육 분야의 변화도 주목된다. 남한고등학교가 ‘자율형 공립고 2.0’으로 지정되면서 향후 5년간 약 15억 원의 재정 지원이 집중 투입된다. 이는 지역 내 교육 인프라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6학년도 주요 대학 및 의·약학 계열 합격자 수는 4년 전보다 약 3배 증가한 387명을 기록하며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하남교육지원청 단독 신설 추진과 학생 전용 통학 순환버스 도입 역시 교육 접근성과 복지 향상을 동시에 견인하는 정책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하남 원도심은 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어 도시 기능 전반을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교통, 교육, 산업, 복지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면서 단일 사업 중심의 개발을 넘어선 ‘통합형 도시재생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원도심은 하남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핵심 자산”이라며 “환경 개선을 넘어 산업과 교육,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고품격 직주락 도시로 발전시켜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남지역 이번 원도심 혁신이 물리적 정비를 넘어 지속 가능한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