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8일 민생경제 현장투어 마지막 일정으로 구리시의 4.5일제 참여기업을 찾아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그 성과를 격려했다. 이날 김 지사는 주 4.5일제 시범사업 기업인 ㈜3에스컴퍼니를 찾아 “주 4.5일제가 나비효과처럼 우리 사회가 바뀌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경기도가 4.5일제를 작년부터 시범 도입했고 국민주권정부에서 경기도를 벤치마킹해 전국으로 확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3에스컴퍼니는 인테리어 철거 공사 및 제반서비스 수행 기업으로 전체 직원 24명 중 38%가 20~30대 청년층이고 54%가 여성이다. 이 기업은 지난해 6월부터 경기도 주 4.5일제 시범사업 기업으로 선정돼 격주 주 4일제와 일부 직원 대상 주 32~35시간제를 혼합 운영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직원들이 느끼는 삶의 질과 생산성이 함께 올라가는 성과를 보여줘야 사회가 학습될 것 같다”며 “경기도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 4.5일제 도입 이후 채용 지원자 수는 기존 17명에서 182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고 더불어 우수 인재 유입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직원 설문조사에서도 직무 몰입도(100점 만점에 87→91점), 일·생활 균형(67→69),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56→60) 등이 각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기철 ㈜3에스컴퍼니 대표는 “직원들의 처우 개선은 물론 다치지 않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준을 평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주4.5일제를 지속할 수 있게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끝으로 김 지사는 “경기도정을 하면서 중점을 둔 건 사람으로, 노동하시는 분들이 애사심이 있고 스스로 행복해야 생산성도 올라가고 나라가 발전한다”며 “4.5일제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 및 남녀 평등과 가사 분담 효과 등이 확산돼 우리 사회가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지봉근·나규항 기자 ]
여야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습적인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관련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관세 인상 언급의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입법 미비를 지적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비준’을 주장하며 설전을 펼쳤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송언석 의원은 이날 외통위 현안 질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김민석 국무총리가 최근 미국을 방문해 JD 밴스 부통령과 만난 것을 지적했다. 송 의원은 “김 총리는 ‘관세 협상 후속 조치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밴스 부통령과 핫라인 구축했다’고 홍보했다”며 “그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해 뒤통수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1년에 200억 달러 상당씩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는 건 외환시장 구조상 쉬운 일이 아니기에 비준 동의를 받으라고 했는데 정부·여당이 반대했다”며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자료에 보면 ‘왜 국회가 비준 동의를 안 했느냐’는 취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김 총리의 ‘핫라인 구축’ 발언을 겨냥해 “핫라인이 아니라 핫바지 라인이 됐다”고 비꼬며 “국민 부담이 엄청 커지는데 왜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반면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의 특수성을 부인하시는 분들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의 변주곡에 대응하기 위해선 외교부만이 아닌 여야가 깊은 고민을 통해 큰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또 한미가 지난해 11월 체결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대해 “MOU 방식으로 체결한 나라가 우리나라만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관세 협상 관련해서 비준 절차를 진행한 나라도 없다. ‘대미투자특별법’을 심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같은 당 홍기원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외교 관행에서 벗어난 조치를 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가 문제가 있는 것인 양 하는 건 굉장히 잘못”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국회 비준 동의’ 주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 비준 동의가 없어서 그러한 입장을 밝힌 것은 분명히 아니다”며 “우리가 입장을 바꾸지 않았는데 ‘한국 정부와 원만히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냈을 리가 없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 시각) 자신의 SNS에 “한국 입법부가 미국과 한국의 무역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해 관세 인상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김건희 여사가 1심에서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며 징역 1년 8개월을 받은 것에 대해 “해괴한 판결”, “납득할 수 없는 판단”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특검은 김 여사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했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권력형 비리의 종합판’ 김건희씨에게 징역 1년 8월의 형량이 선고돼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법적 처벌을 받은 사례가 됐다”며 “하지만 내란으로 민주주의를 흔들고, 사익으로 국정을 망친 죗값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브이 제로(V0)’라 불리며 국정을 좌우한 김 씨의 위상이 훼손될까 걱정될 정도의 형량”이라면서 “(통일교 지원 청탁 금품 중) 하나의 명품 가방은 알선 명목수수가 아니고 또 다른 명품 가방은 알선 명목수수라는 해괴한 판례를 역사에 남기게 됐다”고 비판하며 특검의 즉각 항소를 촉구했다. 장윤미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알선수재 관련 샤넬백 하나는 무죄, 다른 하나는 유죄라는 결론도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은 각각의 가방을 줄 당시에 구체적 청탁이 없었다면 무죄라는 식으로 매우 기계적인 판단을 했다”며 “납득할 수 없는 법원의 판단으로 오늘 김건희는 사실상 선처받았다”고 비판했다. 강득구(안양만안) 최고위원은 SNS에 “통일교 금품 수수에만 징역 1년 8개월, 주가조작과 정치자금법은 무죄라니요?”라며 “이는 법리적으로 명백한 모순이자, 국민 상식을 무시한 편파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통일교 샤넬백·목걸이에만 징역 1년 8개월만 선고해 8000만 원대 금품으로 8억 주가조작과 2억 여론조사를 ‘무죄’로 덮는 게 정의냐 상식이냐, 판사가 김건희 변호사이냐”며 “이런 비상식적 판결이 자꾸 나오니 사법개혁 요구가 거세지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 분노한다”고 했다. 문정복(시흥갑) 최고위원도 “사법부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김건희 비리 3종 세트’에 대해 징역 1년 8개월형을 선고했다”며 “수많은 범죄 의혹 가운데 유죄로 인정된 것은 통일교 관련 명품 수수 일부에 그쳤다. 권력형 비리의 본질은 지워지고, 사건은 과도하게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문 최고위원은 이어 “이 판결은 실형의 탈을 쓴 사실상의 면죄부”라며 “사법 정의가 이대로 멈춰선 안 된다. 특검은 즉시 항소해야 한다. 비리의 실체가 완전히 드러나고,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인천시가 동물보호 정책 강화를 구상하고도 전담 부서 소속국을 ‘농수산식품국’으로 배정해 논란이다.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 보호를 병행하면서도 동물 식품 사업을 주된 업무로 맡는 국으로 배정한 이유다. 28일 시에 따르면 지난 9일 농업과 수산, 식품산업과 함께 동물보호 정책을 관리하는 농수산식품국 동물보호담당을 새롭게 출범했다. 이 팀은 반려동물 증가와 유기동물 문제, 반려동물 영업 관리 강화 등 다양한 동물 관련 현안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동물보호담당은 동물보호 안전망을 강화하고, 동물복지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 또 반려문화 확산을 위해 각종 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반려동물 영업과 관리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팀의 전신인 농수산식품국의 주된 업무는 농·축·수산물을 통한 먹거리 지원 사업이다. 해당 국은 농축산과와 수산과, 식품산업과로 나눠져 소와 돼지, 가축전염병을 비롯해 각종 수산물을 통한 식품 산업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동물보호팀은 소를 도살해 식품류로 가공하거나 가축 전염병 등에 따른 살처분 등을 전담하는 부서들과 함꼐 배정돼 심리적인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동물 보호를 강조하면서도 식품 등을 전담으로 하는 농수산식품국에 배정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동물을 보호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동물 보호에 대한 진정성은 가깝게 와닿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 반려동물 업계 관계자는 “동물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농수산식품국만 들으면 선뜻 거부감이 느껴진다”며 “해당 팀을 만들 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을텐데 꼭 식품관련 부서에 배정했어야 했는 지 아쉽다”고 말했다. 동물병원 관계자도 “서비스 업종이면 대부분 알겠지만 상대방을 대할 때 중요한 건 첫인상이다”며 “다른 지자체에서 볼 때 식품국에 해당한 동물보호팀에게서 진정성이 느껼질지 의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명칭에 따른 논란은 전국에서 자주 일어나는 문제 중 하나다. 크게는 광역단체 등이 서로 통합해 생겨나는 명칭에서부터 개인 사업장 명칭까지 다양하다. 인천에서도 ‘제3연륙교’ 명칭을 두고 지역간 갈등이 심화했으며, 서구의 ‘서해구’ 명칭 변경 역시도 서해 섬 지역이 대부분인 옹진군을 비롯한 여러 주체로부터 많은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총괄 국이 식품국이다보니 다소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우리는 동물보호를 전담으로 하기 때문에 전혀 관련이 없다”며 “시민께서 편하게 동물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개통된 이후 파주의 인구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파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2월 28일 GTX-A노선 운정중앙∼서울역 구간 운행을 시작하면서 출퇴근 시간은 물론 이동 시간을 대폭 단축시키며 도시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GTX로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이동시간은 약 22분이 걸리는데, 기존 경의·중앙선 운정∼서울역 간 이동시간이 46분, 버스로 1시간 넘게 소요됐던 것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준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파주시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주민등록상 거주자 기준 파주시 인구는 2023년 49만 7753명에서 2024년 51만 1308명으로 50만 명대에 올라섰으며 지난해 말에는 52만 6005명까지 늘었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규제지역 지정 확대와 대출·거래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낮은 수도권 비규제 지역으로 실수요 관심이 이동한 영향도 반영됐다. 특히 운정신도시는 경의·중앙선과 자유로 이용이 가능하고, GTX-A 운정중앙역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된 데다 서해선 파주 연장 사업 확정 등 교통 호재가 인구 유입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운정신도시(운정1∼6동) 인구는 2023년 27만 696명에서 2024년 29만 151명으로 오르다 지난해 말 30만 6578명으로 증가했다. 파주시는 GTX-A를 기반으로 추가 철도망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를 찾아 ▲지하철 3호선 파주 연장(대화∼금릉) ▲통일로선(지축∼금촌) 지하철 신설 ▲KTX 파주 연장(고양 행신∼문산) ▲GTX-H 노선(위례∼문산) 등 4개 사업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수립(2026∼2035년) 했다. 시는 그동안 해당노선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파주시민 10만명의 서명을 받은 서명부를 전달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GTX-A 개통으로 파주 운정중앙역이 명실상부한 수도권 교통 요충지이자 관광-문화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더욱 빠르고 촘촘한 교통망을 구축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철도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지봉근 기자 ]
손주가 조금씩 건넨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둔 할머니의 소중한 쌈짓돈을 경찰이 찾아 돌려주며 김포 지역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28일 김포시에 따르면 최근 사우동 일원의 한 농협을 찾았던 82세 할머니는 예금을 하러 가던 길에 현금 100만 원을 분실했다. 이 돈은 손주가 준 용돈을 아끼고 모아 마련한 것으로, 할머니는 이를 양말 속에 넣어 보관하고 있었다. 분실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할머니는 집과 농협을 오가는 약 2km 구간을 여러 차례 왕복하며 돈을 찾아 나섰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해 큰 상심에 빠졌다. 결국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근 사우지구대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접수한 사우지구대 정현조 경위는 즉시 주변 CCTV(폐쇄회로화면)를 확인하고 탐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추운 날씨 속에서 고령의 할머니를 순찰차에 모시고 이동 경로를 함께 따라가며 확인한 끝에, 할머니의 집과 농협 중간 지점 도로에서 낡은 금색 봉투를 발견해 무사히 돌려줬다. 쌈짓돈을 되찾은 할머니는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조 경위는 “어르신의 일상과 생활이 걸린 문제라고 판단해 신속히 대응했다”며 “앞으로도 시민 한 분 한 분의 사연에 귀 기울이며 믿음직한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천용남 기자 ]
제107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23회 연속 종합우승에 도전하는 경기도가 출전 선수단 규모를 확정했다. 도체육회는 "제107회 대회에 출전하는 경기도 선수단의 참가 신청을 모두 완료하고, 참가 규모를 확정했다"라고 28일 밝혔다. 도는 이번 대회 아이스하키, 스키, 컬링, 바이애슬론 등 8개 종목에 835명(선수 646명, 임원 189명)을 파견한다. 이는 제107회 대회에 참가하는 시·도 중 가장 큰 규모다. 도의 목표는 종합우승이다. 도체육회는 그동안 도 대표 선수단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 지원과 종목별 맞춤형 경기력 강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번 대회를 통해 그 성과를 다시 한번 입증하겠다는 각오다. 이미 도는 사전경기로 치러진 빙상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둬 종목우승을 확정지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도 선수단을 이끄는 이원성 선수단장(경기도체육회장)은 "이번 대회는 동계종목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성과를 확인하는 중요한 무대"라며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경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행정·현장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전국동계체전 23연패 달성을 위한 경기도 선수단의 도전에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107회 대회는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 일원에서 열린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난 누구인가요. 기계인가요, 아니면 그냥 한 사람인가요.” 한 나라를 구한 영웅이었지만,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외로움과 편견에 맞서 싸워야 했던 한 천재가 남긴 고뇌의 외침이다. 현대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이자 인공지능 개념을 정립한 앨런 튜링의 삶을 무대 위로 옮긴 연극 ‘튜링머신’이 지난 8일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이승주와 이상윤이 ‘앨런 튜링’ 역에 합류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승주는 ‘튜링머신’ 초연 당시 ‘미카엘 로스’ 역을 맡아 깊이 있는 해석과 연기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시즌에는 ‘앨런 튜링’ 역으로 참여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캐릭터에 녹여내며 관객을 튜링의 삶 한가운데로 이끈다. 이상윤은 지적이고 단단한 이미지 뒤에 숨겨진 어린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세밀한 연기는 관객의 눈시울을 붉힌다. 여기에 ‘미카엘 로스’, ‘알렉산더 휴’, ‘아놀드 머레이’ 등 1인 다역을 소화한 이휘종, 최정우, 문유강은 각기 다른 색깔의 연기로 무대를 채우며 극의 긴장감을 완성한다. 공연은 ‘앨런 튜링’ 역의 이상윤(또는 이승주)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1952년 튜링의 집에 도둑이 들면서 시작된 경찰 조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무대는 두 인물의 대화로 채워지는 2인극 형식으로 진행된다. 끊임없이 오가는 대사와 호흡은 2인극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암호 ‘에니그마(Enigma)’를 해독해 1400만 명의 생명을 구한 영웅이었던 튜링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된다. 작품은 경찰 조사 과정 속 그의 서사를 통해 위대한 업적과 숨겨진 비밀,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백설공주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는 튜링은 엉뚱하고 때로는 답답하지만 순수한 모습으로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 동시에 외로운 싸움을 이어올 수밖에 없었던 그의 아픈 과거와 상처는 깊은 감동과 안타까움을 더한다. 무대는 거대한 라운드 테이블을 중심으로 상징성을 지닌 소품들이 배치된 구조로 구성된다. 사방으로 둘러싼 객석은 극 중 법정 장면에서 배심원석으로 활용되며 현장감을 더한다. 2인극이라는 형식에 맞춘 절제된 무대 위로 쏟아지는 푸른 조명과 몰입감을 높이는 사운드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도록 유도한다. 관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구조는 배우와 관객의 거리를 좁히며 시청각적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무대 위 전자보드와 튜링의 외투, 배경음의 변화는 시점 전환을 자연스럽게 이끌며 1952년을 배경으로 한 의상 역시 빈티지한 분위기를 더해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또 튜링의 혼란이 극에 달했을 때, 라운드 테이블 위로 펼쳐지는 빠르게 회전하는 미디어 영상과 급박하고 빠른 템포의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인물의 심리와 서사를 극대화한다. 법정으로 변한 객석을 향해 두 인물이 최종 변론을 펼치는 장면에서는 어두운 무대 위로 하얀 조명이 집중되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자신을 “영웅이지만 10년 동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영웅”이라고 외친 앨런 튜링이 청산가리를 묻힌 사과를 베어 무는 장면을 끝으로 공연은 막을 내리며 긴 여운을 남긴다. 천재의 머릿속을 직접 들여다보는 듯한 이번 공연은 오는 3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 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언제부턴가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이 급변하고 있다. ‘워라밸’을 당연시 생각하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안착하면서 삶의 기준점으로 자리잡히는 양상이다. 인천문화재단은 일과 여가가 공존하는 행동 패턴에 문화·예술을 접목시켜 인천의 문화예술진흥을 도모하고, 시민의 자율적인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청년예술지원 사업을 강화하고, 문화예술교육 기반 마련과 다양한 지역 밀착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인천을 ‘문화도시’로 알리는 데 큰 성과를 냈다. 재단이 강화한 청년예술지원 분야는 청년예술활동지원 사업과 청년예술창업지원(새싹창업지원 씨앗), 청년예술인력지원·네트워크 사업으로 나눠진다. 청년예술활동지원 사업은 청년 예술인이나 단체에 창작 및 기획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시각과 공연(음악·연극·무용·전통), 기획 프로젝트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 활동을 지원한다. 청년예술창업지원은 청년들의 예술 기반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술과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창업 아이디어의 사업성 강화·창업역량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예술창업 전문 교육과 멘토링 및 실무 워크숍, 창업 아이디어 고도화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청년예술인력지원·네트워크는 청년 예술인력의 직접적인 고용과 역량 강화 그리고 청년 인재가 예술 단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지원금 지원을 넘어서 청년의 실무 경험과 문화예술 기획·운영능력 향상을 돕는 중요한 청년문화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고, 예술적 감수성과 창의성을 확산시키기 위해 재단이 추진 중인 문화예술교육 기반 사업 역시도 지역의 문화예술진흥을 견인했다는 평을 받는다. 지역 시민·단체·교육자가 문화예술교육을 기획·운영해 주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이 사업은 지난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도하거나 역량을 강화하려는 모임과 단체를 많이 발굴해 냈다. 재단이 기획한 다양한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 역시도 시민의 삶과 문화예술을 단단히 결합했다는 평이다. 이 사업은 전통적인 문화예술 행사 뿐 아닌 동네 곳곳에서 체험·교육·참여형 콘텐츠를 추진해 시민과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예가 ‘요기조기데이: 오늘도 공연중’이다. 요기조기 음악회로도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시민들의 일상으로 찾아가는 문화 공연 사업이다. 인천 주요 광장이나 도서관, 공원 등 일상생활과 가까운 곳에서 소규모 음악 공연을 주기적으로 열면서 많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 송도 트라이보울 재즈 페스티벌도 지역민들이 뽑는 재단의 대표 공연 중 하나다. 송도의 가을을 대표하는 음악 축제로, 재즈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져 매번 공연 때마다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이외에도 재단은 예술인 간담회와 2025 고잉 온 캠페인 희망여행, 이얍(IAP)! 함께하는 놀이터, 제4회 인천문화정책 포럼 등 다양한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며 지역 전반에 문화·예술 사업이 성장하는데 힘을 보탰다. 재단은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올 한 해 더욱 역동적인 사업을 펼쳐나가겠다는 각오다. 청년예술활동지원 사업을 꾸준히 펼쳐나가는 한편, 예술창작지원사업과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예술창작 집중 지원 사업 등을 실천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이외에도 도는 3월까지 여러 지역에 포진해 있는 협력 단체들과 소통해 지역 문화·예술 향상에 필요한 많은 사업들의 기본 윤곽을 세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인천시민이 보다 더 가까이 문화·예술을 접하며 쉼이 있는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나아가 지역의 문화·예술 역시 한 걸음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들도 발굴해 이끌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고(故)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면서 정치권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 총리의 시신을 실은 항공기는 이날 오전 7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에서는 유족을 비롯해 김민석 국무총리,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고인을 맞았다. 이후 운구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에는 유가족의 분향을 시작으로 김 총리와 우 의장, 정 대표가 차례로 조문했다. 조문을 하면서 김 총리와 우 의장은 눈물을 보였고, 정 대표도 눈시울을 붉혔다. 공식 조문은 12시 30분 부터 시작됐고, 여당 정치권 인사들은 줄을 이어 빈소를 찾았다. 정 대표와 조정식 대통령 정무특보는 함께 사실상 ‘상주’ 역할을 맡아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조문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 전용기(화성정) 원내소통수석, 한준호(고양을) 의원을 비롯해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정치·사회 각계 인사들이 잇따라 방문했다. 조문을 마친 후 김 지사는 “정치에 입문해 멘토 같은 분이 셨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앞으로도 하실 일이 많으셨는데, 이렇게 창졸 간에 먼저 가셔서 정말 비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의 장례 방식은 사회장·기관장으로 치러지며,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5일장으로 진행된다. [ 경기신문 = 한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