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컷오프 후 정계은퇴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7일 당내 후보 단일화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은 나라도 망치고 이제 당도 망치고 있다”며 쓴소리를 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SNS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문수 후보의 단일화 진행과정을 지켜보다 “아무래도 내가 겪은 경선 과정은 밝히고 떠나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소신발언했다. 홍 전 시장은 “처음 경선에 돌입해 국회의원 48명, 원외당협위원장 70여 명 지지를 확보했을 때 국민여론에도 앞섰기 때문에 2차에서 무난히 과반수를 할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을 때 나는 설마 대선 패배가 불 보듯 뻔한 그런 짓을 자행하겠느냐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나 그게 현실화 되면서 김문수는 김덕수라고 자칭 하고 다녔고 용산과 당지도부도 김문수는 만만하니 김문수를 밀어 한덕수의 장애가 되는 홍준표는 떨어트리자는 공작을 꾸미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나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김문수 지지로 돌아섰고 한순간 김문수가 당원 지지 1위로 올라섰다”며 “그건 2차경선 나흘 전에 알았다. 김문수로서는 이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 했고 그때부터 나는 이 더러운 판에 더 이상 있기 싫어졌다”고 정계 은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그런데 왜 김문수를 비난하나. 무상열차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 않나. 김문수는 너희들(국민의힘)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하면 안 되나. 너희들이 한 짓은 정당한가. 나라를 망쳐놓고 이제 당도 망치려 하냐”고 쏘아댔다. 홍 전 시장은 “지더라도 명분있게 져야 한다. 그래야 다시 일어설 명분이 생긴다. 니들은 이념집단이 아닌 이익집단에 불과하고, 영국 토리당이 그래서 소멸된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윤석열은 나라 망치고 이제 당도 망치고 있다. 용병하나 잘못 들여 나라가 멍들고 당도 멍들고 있다”며 “오호통재(嗚呼痛哉)라 라는 말은 이때 하는 말”이라고 탄식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
재건축·재개발 수주 시장에 ‘컨소시엄’ 바람이 불고 있다. 중견은 물론 대형 건설사들까지 공동 수주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탁사들도 이 흐름에 가세하고 있다. 고금리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공사비 리스크가 커지자 이를 분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은 서울 성북구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을 공동 수주했다. 총 공사비는 약 8700억 원 규모로, 양 사는 6대 4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밖에 부산 괴정5구역, 서울 상계5구역, 수원 구운1구역 등에서도 대형 건설사 간 컨소시엄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에 나서는 이유는 명확하다. 금리와 자재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단독 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현실화되었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엔 브랜드 파워로 단독 수주에 나섰지만, 지금은 자금 조달과 책임 시공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컨소시엄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신탁사들도 같은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지난달 한국토지신탁과 대한토지신탁이 구성한 컨소시엄은 서울 노원구 중계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공동 예비신탁사로 선정됐다. 해당 단지는 지하철 7호선 중계역 인근에 위치해 입지 가치가 높다. 이들 신탁사는 정비구역 지정과 ‘신속통합기획’ 추진을 목표로 향후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컨소시엄 방식은 건설사들 입장에선 여러모로 유리하다. 자금과 인력 부담을 나눌 수 있을 뿐 아니라, 각 사의 기술력과 브랜드를 결합해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 브랜드는 홍보 비용 절감과 함께 수분양자 신뢰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하지만 조합 측의 시선은 다소 부정적이다. 입찰 경쟁이 줄어들며 조건이 후퇴하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강남권 고급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컨소시엄 불가”를 명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선정 공고문에 ‘컨소시엄 금지’를 명시했고, 서초구 ‘신반포4차’, 송파구 ‘개포주공6·7단지’ 등도 유사한 조건을 내걸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선 단일 브랜드 아파트가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갖는다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며 “복수 브랜드가 결합된 단지는 프리미엄 면에서 불리하다는 인식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컨소시엄 방식이 앞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단독 수주는 부담이 크고, 실제로 많은 건설사들이 안정적 수주와 품질 확보를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합과의 신뢰 회복 없이는 장기적인 안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랜드 관리, 투명한 협업 구조, 책임 시공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단순히 수주를 많이 따내는 시대가 아니라, 책임 시공과 수익성 확보가 더 중요하다”며 “컨소시엄의 장점을 살리되 조합의 우려를 덜 수 있는 전략과 제도적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관련된 사건을 담당했던던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들이 이후 승진에서 배제되거나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 개입과 정치적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인사와 수사 결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청 사이버수사과는 2022년 10월 이 후보의 장남 이동호 씨의 성매매 의혹 사건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수원지검은 2023년 1월 재수사를 지시했지만, 같은 해 2월 경찰은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없다”며 기존 결정을 유지했다. 이 외에도 경기남부청은 이 후보 경기도지사 시절 부인인 김혜경 씨가 연루된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 국민적 이목이 집중된 이 후보와 관련된 사건을 다수 맡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기남부청이 정치적 눈총을 받는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와 관련된 수사를 맡은 수사부서 관계자들이 사실상 좌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2년 말 총경 승진 심사에서 수사부 소속 후보자 5명이 모두 탈락했으며, 당시 수사부장을 맡았던 한 경무관은 불과 6개월 만에 경북경찰청으로 전보됐다. 간부급 인사는 1년 주기로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전보라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검찰은 결과를 자신들 의도에 맞추길 요구했고, 경찰의 수사를 ‘형편없다’고 폄하했다”며 “정권 차원의 외압이 경찰 조직 내 혼란을 초래했고 수사 실무자들이 불이익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경찰 관계자는 “지방청 계장이었던 인물이 경찰서 과장으로 전보된 것은 일반적 인사 이동으로 보기 어렵다”며 “상급 기관이나 외부 압력에 의해 좌천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는 “검찰이 직접 경찰 인사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경찰국이 인사권을 가진 상황에서 윗선의 의중이 반영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경기남부청장이었던 우종수 전 국가수사본부장은 “오래된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남부청은 “해당 인사 조치는 수사 결과와 무관하며, 불이익이라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한편 이동호 씨는 성매매 의혹 외에도 해외 서버 기반 카드 게임 사이트에서 수차례 불법 도박을 한 혐의, 온라인상 여성 혐오성 발언 등으로도 입건됐으며, 경찰은 상습도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박희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첫 단계인 소송서류 송달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 후보가 선고 결과에 따라 재상고할 가능성이 있어 최종적인 판결은 대선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이 후보와 변호인들에게 소송기록 접수통지서와 오는 15일로 잡힌 공판기일 통지서 등을 발송했다. 우편 뿐만 아니라 사무실인 국회 의원회관 관할인 서울남부지법, 이 후보 자택 관할인 인천지법 집행관에게 소송서류 송달을 촉탁하면서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는 앞선 이 후보 재판에서 소송서류 송달이 지연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직선거법 사건 2심에서도 재판부가 지난해 12월 9일 및 11일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우편으로 보냈으나, 이사 불명 및 폐문 부재로 전달되지 않자 인편으로 같은 달 18일 이 후보의 국회 사무실에 서류를 송달했다.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통지서가 10일 만에 전달됐던 바 있다. 이 후보 측이 선거일정을 이유로 서류를 받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보좌진 등이 서류를 받지 않는다면 송달한 장소에 서류를 놓아 두는 '유치송달' 등의 방식도 고려될 수 있으나 아직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소환장 등을 받더라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재판부가 첫 공판으로 지정한 오는 15일은 후보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 후보가 첫 공판에 나오지 않으면, 재판부는 첫 기일을 진행하지 못하고 다음 공판을 잡아야 한다. 다만 이 후보가 재판부의 양해를 구하지 않으면 그 이상 본인의 의사만으로 재판 절차를 미루는 데 한계가 있다. 공직선거법 제270조의2 등에 따라 두 번째 기일에도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부는 피고인 출석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선고 역시 이론상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피선거권 박탈형'을 받을 경우 재상고할 가능성이 높아 대법원 확정판결은 대선 전 나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파기환송심 판결로부터 다시 7일 이내에 상고할 수 있고, 소송기록접수 통지를 받은 지 다시 20일 이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이 후보가 당선되면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의 해석 논란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일 대법원은 이 후보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관한 발언 중 '골프 발언'과 '국토부 협박' 등 백현동 사업 발언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이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한국 사회에서 재건축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닙니다. “30년이면 철거”라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재건축은 주거환경 개선을 넘어 도시 구조와 부동산 시장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왜 재건축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경기신문은 기획 시리즈 ‘재건축, 이대로 괜찮은가’를 통해 노후 아파트 재건축의 기준과 현실을 짚고, 그 이면에 놓인 사회적 갈등과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무분별한 철거와 신축이 반복되는 도시 재편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설계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上) "30년이면 철거?"…진정한 정비는 재건 아닌 '개선' (中) 환경 파괴 진통…‘장수명’ 주택 구조 전환 절실 (下) 도시 지속가능성 ‘위협’하는 한국형 도시정비 “아파트는 30년이 지나면 철거해야 한다.” 이제는 한국 사회에서 낯설지 않은 통념이다. 재건축은 더 이상 노후 주거지를 개선하는 기술적 정비 사업이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판도를 가르는 변수로 부상했다. 서울 강남을 시작으로 수도권 전역에 확산된 재건축 바람은 단순한 주거환경 개선의 선을 넘고 있다. 그 바람은 이제 1기 신도시까지 타고 번지고 있다. ◇ 구조보다 환경… ‘완화된 문턱’이 촉발한 기대감 국토교통부가 오는 6월부터 시행하는 ‘재건축진단 기준’ 개정안은 재건축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 분기점이다. 주거환경 항목의 평가 비중이 기존 30%에서 40%로 상향되면서, 구조적 안전성보다 생활 편의성이 진단 통과의 열쇠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 기준은 기존 구조안전성(30%), 주거환경(30%), 설비노후도(30%), 비용분석(10%)의 비중에서 ‘비용분석’을 제외하고 주거환경 항목을 40%로 조정했다. 주민 요청 시에는 기존 가중치를 적용할 수도 있다. 주거환경 평가 항목에는 기존 항목 외에도 ▲주민공동시설 ▲지하주차장 유무 ▲단지 내 녹지공간 ▲엘리베이터 ▲환기 설비 ▲단지 내 대피공간 등 생활 편의 요소들이 새롭게 포함됐다. 국토부는 “주차난, 층간소음 등에 시달리는 노후 아파트 단지의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부동산 업계는 “결국 재건축 추진 문턱을 낮춘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 6월부터는 ‘재건축진단’을 통과하지 않아도 추진위원회와 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재건축 추진의 첫 관문이 사라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준 완화가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를 부추겨 집값 불안을 재점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1기 신도시, ‘특별법’에 올라탄 기대…“지금 아니면 늦는다” 국토부는 윤석열 정부 임기 내 첫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첫 착공을 목표로 했다. 이후 1기 신도시별로 선도지구를 지정했다. ▲분당 1만 948가구 ▲일산 8912가구 ▲평촌 5460가구 ▲중동5957가구 ▲산본 4620가구로 총 3만 5897가구 등 애초 예고된 공급 물량보다 약 1만 호를 늘려 3만 5897가구를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각 지역 주민들은 조합 결성에 속도를 내며 “법 시행 전에 선점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1기 신도시 선도지구인 분당 샛별마을, 일산 백송마을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값도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재건축 열풍이 “오히려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도시공학과 교수는 “도시의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철거와 신축의 반복이 도시의 생애주기를 단축시키고 있다”며 “진정한 정비는 ‘개선’이지 ‘재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재의 재건축 기준은 주거환경 개선보다 자산 가치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중장기적 도시 계획 안에서 재건축의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재건축, 도시의 ‘미래 설계도’를 다시 그릴 때 재건축은 더 이상 단지 노후 아파트의 물리적 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사회가 재건축을 추진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더 나은 삶인가, 더 높은 자산인가. 구조적 안정성은 뒷전이 되고, 투자 수단으로서의 재건축이 만연한 현실에서 우리는 지금 ‘재건축,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던져야 한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26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사업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프랑스전력공사(EDF)의 법적 제동에 발목을 잡혔다. 계약식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체코 행정법원이 EDF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최종 계약은 일단 연기됐다. 한수원은 7일 입장문을 내고 “체코의 법적 절차를 존중하며 관련 법규를 충실히 따르겠다”면서도 “체코 경쟁당국의 최종 기각 결정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계약을 훼손하려는 경쟁사의 시도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난해 7월 체코 정부의 두코바니(Dukovany)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EDF와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제치고 사실상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EDF는 체코 경쟁보호청(ÚOHS)에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체코 당국은 1심에 이어 지난달 EDF의 항소도 최종 기각하며 한수원의 우위를 확정했다. 하지만 EDF는 이에 불복하고 다시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계약 체결을 일시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리면서 최종 체결은 무산됐다. 정부 고위급 대표단이 계약식을 위해 체코로 출국한 직후 벌어진 일이다. 특사로 파견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박상우 국토부 장관,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 등은 체코행 비행기 안에서 해당 소식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계약 체결 지연은 유감이지만, 체코 측과 협력해 정당한 수주권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업 지연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EDF의 계속된 제동에 대해 “유럽 원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정치·산업적 이해관계가 얽힌 결과”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특히 프랑스 정부가 EDF의 대주주라는 점에서 전략적 견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이번 체코 원전 사업은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원전 수출의 대표 성과 사례로,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등 차세대 원전 수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인천시가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에 도전장을 내민다. 싱가포르 초대 총리의 이름을 딴 이 상은 ‘도시행정의 노벨상’이라 불린다. 살기 좋고 활기차며 지속가능한 도시 공동체 조성에 기여한 도시에 2년마다 수여된다. 6일 시에 따르면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과 살기좋은도시만들기센터가 공동 주관하는 ‘2026년 리콴유 세계도시상’ 후보 모집이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시는 글로벌 시티로 나아가는 데 모범이 될 수 있는 정책과 사례들을 중심으로 응모 준비에 나섰다. 현재 인천연구원이 보고서에 포함될 내용을 연구 중이며, 이를 토대로 응모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당초 응모 서류는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이달 말까지로 일정이 변경됐다. 서류 제출은 1차 추천서와 2차 서면 보고서로 구성된다. 서면 보고..
‘구 이재명 대항마’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쟁주자인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 단일화 움직임을 보이며 이 후보에 더 각을 세우고 있다. 반면 ‘현 이재명 대항마’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같은 이 고문의 움직임을 비판하며 반명(반이재명)에서 한발 멀어졌다는 평이 나온다. 실제 김 지사 경선 캠프와 민선8기 경기도 인물들도 이 후보 측을 지원하고 나선 가운데 구-현 이재명 대항마들의 지원을 받는 각 후보의 당선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이 고문은 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한 후보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고문은 “한 후보 출마선언문을 봤는데 개헌, 통상, 통합 세 가지 키워드가 저와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 일치된 인식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추진방향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은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체제를 볼모로 잡는 도박을 하지 말라. 저에게 얼마나 힘이 남아있건 대한민국이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을 다 바치겠다”고 밝혔다. 현 이재명 대항마로 불리는 김 지사는 이런 이 고문의 행보를 비판하며 반명에서 한발 멀어지는 모양새다. 김 지사는 민주당 경선에서 2위로 낙선한 뒤 경기도정에 복귀한 지난달 29일 “나는 원칙 있는 패배다. 정해진 경선룰 속에서 잘 승부했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세력과 대척되는 빅텐트 등 정치공학은 저한테는 맞지도 않을뿐더러 아주 비판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 고문의 반명 빅텐트론을 비판한 메시지로 읽힌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김 지사 측이 ‘기울어지다 못해 뒤집어진 운동장, 민주 없는 민주당 경선’이라고 규정했던 ‘이재명 추대식’이 끝나자마자 이 고문에 견제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김 지사는 이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파기환송 판결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대법원마저 정치에 나선 것인가. 결국은 주권자인 국민이 결정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한목소리를 냈다. 이밖에도 김 지사 경선 캠프에서 총괄 서포터즈로 활동한 고영인 전 의원이 이 후보의 선대위에 합류했고 경기도 고위직 인사들이 이 후보 지원을 위해 명예퇴직할 것으로도 전해졌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제3정당을 창당해서 출마했었고, 최근까지도 이 후보와 각을 세우는 발언이 잦았던 만큼 이 고문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출마에서는 끝까지 민주당 소속으로 경선을 치르고, 경선 후 발언들과 측근들의 이 후보 선대위 합류로 민주당 소속감을 키우게 됐다는 평이 나온다. 김 지사 역시 민주당의 혁신을 외쳐왔지만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탈당했던 이 고문을 통해 제3지대의 한계를 느끼고 당내 존재감을 키워 변화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보인다. 김 지사가 지속 주장해온 개헌 문제에 있어 이 후보보다 한 후보가 더 적극적임에도 반명 빅텐트 출마를 만류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한 후보 중심의 빅텐트는) 정권 연장을 위한 어중이떠중이 빅텐트”라며 “공직의 마지막을 추하게 마무리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를 놓고 엇박자를 보이며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김 후보는 “당의 조치들이 단일화 걸림돌”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고, 당 지도부는 전 당원 대상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당에서 단일화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사실, 의구심을 짙게 하는 당의 조치들 때문에 단일화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 후보는 “당은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은 단일화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필수적인 선거대책본부 구성과 당직자 임명에도 아직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후보가 주도해야 할 단일화 추진 기구도 일방적으로 구성하고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는 8~9일 전국위원회, 10~11일 전당대회를 개최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양수 사무총장이 “한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전당대회가 필요하고 5일 전에 소집해야 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포항·경주 일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이 대선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기습적으로 전국위와 전당대회도 소집했는데 이것은 당 지도부가 저를 대선 후보에서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럴 거면 경선을 왜 세 차례 했냐”고 반문한 뒤 “대선 후보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고 서울로 올라가 남은 여러 가지 현안 문제에 대해 깊이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일정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내일(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두 가지 원칙은 분명하다. 한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것, 단일화가 어떻게든 11일까지는 완료돼야 된다는 것”이라며 “목표한 시한 내에 대통령 후보의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을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 후보를 향해 “단일화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믿고 당원들과 국민들은 김 후보를 선택했다”며 “이제 와서 그런 신의를 무너뜨린다면 당원과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SK텔레콤이 과거 위약금 약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관법 위반’이라는 판단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최민희(민주·남양주갑)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고객 귀책 여부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위약금을 부과하는 약관을 운영하다 약관법 위반 지적을 받고 자진 시정한 바 있다. 당시 참여연대가 SK텔레콤 약관에 고객이 약정기간 중 계약해지 할 경우 귀책 여부와 무관하게 위약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을 밝히며 그의 불공정성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심지어 서비스 변경이나 계약 위반이 SK텔레콤의 귀책이라 해도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부담하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공정위는 이 약관에 대해 “사업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위약금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며 “상당한 이유 없이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조항으로 약관법 제9조 제4호에 해당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당시 SK텔레콤은 해당 약관을 자진 수정하면서 공정위는 별도의 시정명령 없이 심의 절차를 종료했다. 이에 법적 제재는 피했지만 ‘불공정 약관’이라는 판단은 명확히 받은 셈이라는 게 최 위원장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이후 약관을 수정해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해지하는 경우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새롭게 삽입했지만 위약금 논란은 최근 유심 해킹 사태를 계기로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SK텔레콤 유영상 대표는 이번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이 SK텔레콤에 있음을 전적으로 인정했다. 그럼에도 위약금 면제 여부에 대해 “내부의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는 등의 이유로 책임을 회피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10년 전 SK텔레콤의 약관에 대해 공정위가 불공정 지적을 한 것은 이번처럼 회사의 책임이 명백할 때 회사가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한 취지”라며 “공정위 지적으로 약관을 수정했던 SK텔레콤은 약관에 따라 위약금을 면제하는 것이 국민 상식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또 “SK텔레콤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이미 바닥으로 추락했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SK텔레콤의 뼈를 깎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방위는 오는 8일 SK 최태원 회장, SK텔레콤 유영상 대표 등을 증인으로 불러 SK텔레콤 해킹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한주희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