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주택을 해소하기 위해 신축금지, 정비사업 유도 등을 담은 ‘반지하 주택 해소 3법’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가 집중하고 있는 ‘반지하 주택 해소 3법’ 개정은 서민층의 열악한 주거환경의 획기적 개선은 물론, 주거 안정성을 높여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선결해야 할 소중한 정책들을 담고 있다. 국회는 ‘반지하 주택 해소 3법’ 개정에 우선순위를 두어 조속히 나서야 할 것이다. 경기도는 25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 공동 주최자 국회의원 9명, 민간전문가, 공무원, 언론 및 시민단체 등과 비정상 주거시설 ‘반지하 주택 해소’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행사에서 토론자들은 주거 용도로는 취약하기 짝이 없는 반지하 주택의 다양한 문제점에 공감하고 반지하 주택을 해소하기 위해..
“특수학교를 보내든지, 아니면 외국으로 가세요.” 특수학급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유명 웹툰 작가에게 비난 댓글이 달렸다. 제 자식만 챙기는 이기적인 부모라는 낙인이 따라왔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처럼 쉬운 표현 같겠지만 냉담하다 못해 돌팔매에 가깝다. 처음엔 작가인 부모가 표적이 됐지만, 다음에는 그의 아들로, 그 다음에는 장애아동과 부모에게 비난이 옮겨갔다. 작가가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했다고 하니 교권 침해라고 눈총을 샀다. 특수교사에게 자녀에 관한 당부를 상당하게 전달했고, 아동에게 녹음기를 들려 보내고, 적합한 성교육 강사를 추천하겠다고 했다. 극성 부모의 모습이었다. 부모 행위에 대한 비난으로 끝나지 않았다. 작가의 자녀가 비장애아동과 수업을 듣는 통합교실에서 어떤 계기로 특수학급으로 옮겨 수업을 받..
이제 얼마 있으면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이라 할 수 있는 추석이다. 명절이 되면 그 동안 떨어져 지내던 일가 친척들을 만난다는 기쁨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기쁨만큼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현대인에게 있어 스트레스는 일상적인 일이라고도 하지만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는 특히나 큰 것 같다. 흔히들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라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 안에 있는 균들도 변하게 될까?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 안의 유익균들도 그 스트레스를 같이 받고 변화가 일어날까? 스트레스는 진짜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까?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집중력 약화, 주의 산만, 기억력 감소, 공허감, 혼란, 불안, 우울 등과 같은 정신적 변화가 가장 대표적이고 난폭한 행동을 하거나 손톱 깨물기, 다리 떨기, 폭식 등 평소..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일가족 사망 사건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략 경제난이나 또 다른 이유로 난관에 봉착한 가장이 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혹한 범죄 형태다. 극단 선택이라는 어리석은 결심도 비난받아 마땅할 일인데, 어쩌자고 무고한 처자식까지 살해할 모진 마음을 먹는지 한탄스럽다. 전근대적인 가부장 인식이 아직도 온존한다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잔인한 ‘생명 경시’ 풍조는 강력히 차단돼야 한다. 최근 송파구·김포, 대전 유성구, 전남 영암군에서 잇따라 발생한 일가족 사망 사건들은 그 정황만으로도 충격이다. 주로 발생해오던 빈곤에다가 가장의 일탈 사유까지 겹치는 범행 동기의 복잡성까지 개재되고 있어서 착잡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 경기 김포의 한 호텔에서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질식사한 상태로 발견됐다. 사망한 아이..
눈 먼 자만이 될 수 있었다. 현악기를 들고 마을을 돌며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다. 서사시를 읊고 옛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대부분 문맹이었고 통신수단이 없었던 옛날, 사람들은 이들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전쟁이 났다더라. 왕이 바뀌었다더라. 역병이 돈다더라...... 집시들의 삶만큼 원시적이고 낯설고 매혹적인 사람들. 그들끼리만 비밀리에 주고받던 언어가 있어 신비를 더하는 존재들.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맹인 유랑 예술가로, ‘콥자’라 불렸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세월의 격변 속에서도 콥자를 예우하고 사랑했다. 글 배운 이들이 늘고 통신수단이 생기고 놀거리, 볼거리 넘치는 세상이 되어도 콥자를 기다렸다. ‘오직 사람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가 있기에. 그렇게 수 천 년 역사와 함께 해온 콥자들이 20세기를 만나면서 씨가 마르기..
색소폰 아티스트,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소울 아이즈(Soul EYES)’. 제이비엘 4344(JBL Model 4344) 스피커로 듣는 음악은 사물과 현상을 관조케 하는 마력이 있다. 평소엔 감정의 편이 되다가도 재즈를 들으면 이성(理性)의 편에 서게 된다. 영혼의 눈으로 사건과 사물을 보면 미래는 긍정적이다. 반전 있는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지난 21일, 민주당 국회의원 최소 30명이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에 찬성했다. 마치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300명 국회의원 중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던 장면과 겹쳐진다. 빌어먹을… 기성 프로페셔널 정치인, 직업 정치인들에게 국민이 농락당했다. 윤석열과 이준석에게 젊은 청년들이 이용당했듯, ‘개딸’들도 노회한 문파 정치인들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인천시민사회단체가 여·야에 인천대학교에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입법 활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기신문(21일자 15면)은 ‘의사 인력이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 의료과목에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전문의 양성에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되므로 지금이라도 당장 서둘러야 한다는 ‘공공의료 강화와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범시민협의회’의 주장을 보도했다. 공공의대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전문의 수급과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의 의료인력도 양성해야 한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협의회는 필수 의료 인력이 부족한 것은 특정 의료과목으로의 쏠림 현상 때문이라면서 소외된 의료과목에 인력을 보충하는 새로운 시스템인 ‘공공의대’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당위성도 설명했다. 인천엔 공항..
책 한 권을 만들려면, 5m 높이의 나무 한그루가 필요합니다. 그 나무가 온전히 자라는데 걸리는 시간은 30~60년입니다. 나무의 전 생애를 바쳐야 책 한 권이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노르웨이에서 가문비나무 묘목 천 그루를 심었습니다. 2014년에 심어진 이 나무들은 백 년 동안 베지 않습니다. 나무를 심은 사람들은 그때부터 작품을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마다 한 사람의 작가에게 한 편의 작품을 부탁했습니다. ‘마가렛 앳우드’, ‘데이빗 미첼’ 등이 요청에 응했습니다. 요청에 응한 작가 중에는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꺼이 내놓았지만 작품은 누구도 읽을 수 없습니다. 모아진 작품들은 단단히 봉인되어 오슬로 공공도서관 ‘침묵의 방’에 백 년 동안 보관됩니다. 봉인된 작품을 읽으려면 백 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봉인..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인사청문회가 끝났다. 청문회 시작 전부터 많은 의혹이 제기됐으나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후보자는 7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청문회가 시작도 되기전에 거액의 비상장주식이 누락된 것이 밝혀졌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재산신고 등과 관련해 미비한 점으로 드러난 부분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경위를 묻는 청문위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납득할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청문회 내내 추궁이 이어졌다. 이 후보자의 증여세 탈루의혹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후보자의 아내가 2018~2023년 미국 유학 중이던 장녀에게 매년 9000달러~1만달러씩 총 5만8000달러(6800만 원)를 송금하고도 증여세를..
1. 페이스북(facebook)은 마크 주커버그가 약관의 나이였던 2004년에 창업한 SNS 플랫폼이다. 이후 월간 활성 사용자(MAU), 즉 30일 동안 접속한 사용자 합계 기준으로 30억 명을 넘어서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로 성장했다. 이 온라인 공간에서 표현자유 탄압 논란이 불붙고 있다. 도화선이 된 것은 지난 9월 2일 이었다. ‘개밥풀’과 ‘물의 노래’등으로 널리 알려진 이동순 시인의 시작품 ‘홍범도 장군의 절규’를 혐오표현이란 낙인을 찍어 무단 삭제한 것이다.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개탄한 이 시의 삭제 이후, 현재까지 이동순 시인이 올리는 작품에 대한 집요한 삭제가 반복되고 있다. 그의 시를 옮겨 적은 일반 게시물에 대해서도 대대적 삭제 열풍이 불고 있다. 문학으로서 저항시에 담긴 비판과 풍자는 작품의 생명이요 존재 이유 자체다. 그러한 ‘인간 정신’에 대한 무도한 검열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작가와 문학작품에 대한 이 같은 직접적 탄압은 박정희의 유신시대에나 있던 정치적, 문화적 만행이다. 21세기의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세계적 선진국으로 자리잡은 민주주의 공화국 아닌가. 이런 공동체에서 일개 외산(外産) 상업적 온라인 기업이 방자하기 짝이 없는 침탈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2. 지금 페이스북의 행위는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까. 일찍이 장 폴 사르트르가 선언한 ‘문학을 통한 저항과 사회참여(앙가주망)’를 압살하는 공격이다. 사회적 의사소통의 가치중립적 틀을 제공해야 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 서비스의 본분을 망각한 작태인 것이다. 처음에는 작품에 등장한 ‘왜놈’이란 시어(詩語)에 대한 AI 알고리즘의 자동적용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특정 개인 혹은 핵심 정치사회적 이슈를 겨냥하여 (검열자로서) 인간이 개입한 의도적 표적 검열의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 그 증거로 이동순 시인의 기존 게시물들이 샅샅이 검색되어 삭제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인이 무려 4년 전에 올린 ‘독도 우표’라는 제목의 (‘독도의 푸른 밤’이란 제목의 시집으로 발간되기까지 한) 시 작품을 새삼스럽게 찾아내어, 역시 혐오표현이란 이유로 무단 삭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필자의 경험도 있다. 이동순 시인의 시작품 무단 삭제에 항의하여 올린 “내가 홍범도고 내가 이동순이다!”라는 게시물이 페이스북에서 1,100회 이상 공유되었고 여타 온라인 공간으 널리 확산되었다. 이 글 역시 무단삭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필자의 원본 글을 그대로 복사하여 옮겨 붙인 수많은 페이스북 게시물 대다수가 그대로 남아있음을 볼 때, 글 자체가 아니라 작성자 개인을 표적으로 삼은 혐의가 명백하다고 판단된다. 3. 페이스북코리아가 반강제적 사용자 정보 탈취 시도를 하다가 여론의 비판과 행정당국의 철퇴를 받아 해당 시도를 철회한 것이 불과 1년 여 전이다. 이번에는 표현자유 탄압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윤창출의 대부분을 사용자 대상 개인맞춤 광고(personalized advertising)에 의존하는 한낱 온라인 기업이 이렇게 거침없는 행태를 반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마디로 대한민국 시민사회의 상식에 대한 도전이다. 윤석열 정부 등장 이후, 유신과 군사독재 시대에나 보았던 유사 파시즘 행태가 꿈틀대고 있다. 그러한 파시즘의 본질은 거짓과 선동을 무기로 시민적 민주주의를 오염시키는 야만적 공격이다. 이런 시도에 맞서기 위해서는 생각을 나누고 연대를 다지는 소통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페이스북이 일정 부분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한 위락 도구 성격을 넘어, 레거시 미디어들이 지닌 정보 공유 및 여론 형성 기능에 대한 대안적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코리아의 검열시도에 단호히 저항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4. 1933년 5월 10일 이슬비가 내리는 저녁, 베를린의 훔볼트 대학 도서관 앞 베벨광장(Bebelplatz)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히틀러의 선전상 괴벨스가 주요 대학 도서관에서 약탈한 책들을 쌓아놓고 불태운 것이다. 정치, 경제, 문학, 역사, 철학, 교육, 종교, 심리학 등 학문 전 영역에 걸친 저술이었다. 마르크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하이네, 토마스 만, 레마르크, 브레히트 등 총 131명의 작가들의 ‘정신’을 불태운 것이다. 나치스는 그 같은 반문명적 작태의 근거로 “독일정신에 위배되는 책은 없애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그러나 역사는 그들의 행동을 파시스트들의 전형적 광기로 평가한다. 페이스북에서 유사한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meta)의 최고 경영자 마크 주커버그는 유태인이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그의 고조부가 19세기 말 신세계인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그러한 주커버그는 과연 2023년 9월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자신의 실존적 태생을 부정하는 이 기괴한 ‘분서갱유’를 알고 있는 걸까. 페이스북코리아의 검열과 표현자유 탄압은 폐기되어야 한다. 책임자 공식 사과와 함께 게시물 관리에 관한 전면적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까닭이다. 4.19와 6월 항쟁과 촛불혁명을 온몸으로 돌파한 한국인들의 수준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