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담수호인 포양호 수위가 역대급 가뭄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바닥이 드러난 양쯔강에서는 6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반면에 파키스탄은 6월부터 시작된 초장기 홍수에다 고산의 빙하가 녹아 내리며 국토 3분의 1 이상이 물에 잠겼다. 이로인해 1000명 이상이 숨지고,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다고 한다. 숱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점점 기후재난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국도 올해 수도권 물난리와 북상하면서 강도가 더 세진 ‘괴물’ 태풍 힌남노로 포항 등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지구 반대편이나 바다건너 남의 일처럼 여겨졌던 지구온난화의 재앙이 우리나라와 국민 개개인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에 따르면 한국 해역은 산업사회로 속도를 내던 1968년..
전쟁의 모든 참화에 대해서는 잠시 접어두고, 그것의 가장 큰 악의 하나는 인간의 마음을 비뚤어지게 하는 것이다. 군대가 존재하고 군사비가 지출되는 것을 어떻게든 설명해야 하는데,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이성이 비뚤어지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강 건너편에 살고 있고, 그의 황제가 내 황제와 싸우고 있다는 이유로 그와 나 사이에 무슨 나쁜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에게 나를 죽일 권리가 있다고 하는 것보다 더 불합리한 얘기가 또 있을까? (파스칼) 사람들이 전쟁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되는 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4세기 전에 피사와 루카의 주민들은 서로 맹렬하게 미워했는데, 마치 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피사의 짐꾼까지도 신분이 높은 루카 시민에게 뭔가 신세를 지는 것을 피사에 대한 수치스러운 배신이라고 여겼다. 지금 그 적개심의 흔적이 어디엔가 남아 있을까? 마찬가지로 현재의 프러시아인의 프랑스에 대한 적개심에는 장차 무엇이 남을까? 그러한 감정이 장차 우리의 자손에게, 마치 아테네인의 스파르타인에 대한 증오심이나 피사의 주민의 루카 주민에 대한 증오심과 마찬가지로 보일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명백하다. 사람들은 이윽고 자신들에게는 서로를 공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 자신들의 공통의 적은 빈곤과 무지와 질병이고, 그러한 무서운 불행과 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자신들의 불행한 인류 형제와 결코 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샤를 리세) 유럽 여러 나라의 정부는 천삼백 억의 빚을 안고 있으며, 그 가운데 약 천백억은 지난 1세기 동안 진 것이다. 이 막대한 빚은 모두 오로지 군비 조달을 위한 것이었다. 유럽의 여러 나라 정부는 평시에도 400만 명 이상의 군대를 거느리고 있고, 전시가 되면 1900만 명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 그 정부 예산의 3분지 2는 빚의 이자와 육해군의 유지에 충당되고 있다. (몰리나르) 만약 어떤 여행자가 어떤 외딴 섬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집을 탄환이 장전된 대포로 지키고, 주위를 밤낮없이 파수꾼들이 오가면서 경비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그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도둑일거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럽 여러 나라도 그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종교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도 미미하다니! 또한 우리가 종교에서 이토록 멀어져 있다니! (리히텐베르크) 전쟁 또는 군인계급이라는 존재를 시인하지도 부인하지도 말라. 명백한 나쁜 일에 대해서 이러니저러니 논하는 것은 우리의 지성과 감정을 왜곡시킨다./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철도기관사 직종은 매년 건강검진에 더해 청력 특수검진을 받아야 한다. 20년 이상 근무한 고참 기관사 중에는 유독 난청이 많다. 시끄러운 디젤기관차의 소음공해 때문이다. 그런 동료들에게 물어봤다. “이 새끼들이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이 말이 어떻게 들리냐고? 난청인 고참기관사나 이제 막 들어온 신입 부기관사나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듣는 사람은 없었다. 누군가 그랬다. 청력검사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금처럼 ‘삐’소리가 나면 버튼을 누르는게 아니라 ‘바이든’과 ‘날리면’ 소리를 틀어주고 구별하게 해야 한다나? 청력검사를 그렇게 바꾸면 아마 20% 정도는 “날리면 난청”으로 나올지도.. 사람들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국민들은 더 이상 대통령의 언행에서..
누군가 “최고로 가치 있는 자유는?”이라고 물으면, ‘언론 자유’라고 할 테다. “언론 자유는 모든 자유를 자유롭게 하는 자유”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는 사회를 정의롭게 한다. 세상을 진보케 한다. 언론이 난세를 성토할 때면, 옳지 않은 것이 바른 곳으로 간다. ‘가짜뉴스’만 아니라면, 언론의 자유는 언제나, 어디서나, 보장돼야 할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요소다. 언론 자유, 언론 보도, 언론 책임… 지난 20일, 유엔서 열린 바이든의 기금모금 행사에서 사단이 났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 윤 대통령의 ‘막말’이 있었다. 살다보면, 욕 할 수도 있다. 인간의 모습 중 하나다. 하지만 국제외교무대였다. 대통령의 언어로는 부적절했다. 사과하면 끝날 일일 수도 있다. 문제는 ‘진실’ 왜곡.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란다. 나아가 ‘언론 탓’이란다. 보도로 인해 국익이 훼손됐단다. 본질은 대통령의 태도다. 국익은 국가의 이익일까. 혹은, 국민의 이익일까. 노암 촘스키(Noam Chomsky)는 “국익은 권력자들의 특수한 이익”이라고 했다. 살피건대, 국익은 ‘자유’의 상위 개념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진실 보도에 국익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그것은 다름 아닌 ‘검열’이다. 외국과의 관계에서 국익엔, 동맹엔, 품격이 전제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알게 모르게 ‘자유’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윤 대통령은 자유를 입에 달고 산다. 대통령이 되기 전엔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개인에게 왜 필요한지에 대한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 한다”고 했다. 광복절 연설에선 자유를 33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선 21번 언급했다. 그때의 자유는 무엇이고, ‘막말’ 사단이 난 이후의 자유는 무엇인가. 국민은 생각한다. 그저 자유란 “직장의 틀에서, 생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 작은 소망이자, 평생의 고민이다. 범부들은 직장을, 직업을 관두려 하다가도, 막상 직장에서 ‘짤린다’고 하면 자유의 꿈을 접는다. 사업을 접으려다가 다시 이어간다. 눈앞에서 자유가 현실이 되면, 자유를 회피한다. 일반인이 갖는 ‘자유의 개념’이다.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는 이를 ‘욕망에 의한 자유’라고 했다. 한편, 공인의 자유는 다르다. 노암 촘스키(Noam Chomsky)는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면 자유는 환상이자 웃음거리”라고 했다. 자유무역주의 주창자인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자유란 상대적 평등의 조건 아래서만 기능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철학 교수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자유란 공적 삶과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이렇듯 공인인 대통령의 발언은 공적 영역에 존재하는 자유에 속한다. 자유의 개념은 고대 로마시대에서 시작돼 자유방임주의, 독점자본주의, 수정자본주의, 신자유주의로 진화했다. 이젠 해묵은 트렌드다. 기후와 불평등이 최대 관심사인 글로벌 시대에 자유의 반복 언급은 고루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비속어까지. ‘문화’를 강조했으면 좋을 뻔 했다. 대한민국은 K-문화강국 아니던가. ‘거짓말’ 할 때 아니다. 정야정(政也正). 정치란 ‘바른 생각의 실현’이다. 진실 보도, 언론의 자유를 위협해선 안 된다.
마침내 축제의 계절이 왔다. 상황과 분위기를 보며 주춤거리던 지역들은 3년 만에 빗장을 풀고 다채로운 먹거리와 화려한 볼거리, 가을 색으로 물든 자연과 특별한 지역문화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일 장을 마련한다. 가을 축제는 다른 계절에 비해 상당히 다채롭다. 단풍 축제, 국화 축제, 억새 축제 등의 자연을 바탕으로 한 축제, 감 축제, 사과 축제, 마늘 축제, 인삼 축제, 대하·전어 축제, 한우 축제, 쌀 축제, 커피 축제, 술 축제, 와일드푸드 축제 등 먹거리를 주제로 한 축제, 도자기 축제, 한방 약초 축제 등의 특산물을 활용한 축제와 선비 문화 축제, 탈춤 축제, 유등 축제, 불꽃 축제, 음악 축제 등 역사, 전통, 문화, 예술을 전면에 내세운 축제 등 하루에도 몇 개씩 이루어지는 축제에 가을을 맞이한 한국은 들썩이며 참아왔던 흥을 뿜어낸다. 가을에 들어서며 서서히 완화되는 상황에 대학축제장과 콘서트장, 야시장에서 3년 동안 눌려왔던 욕구를 분출시킨 사람들은 실외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로 인해 본격적으로 떠날 채비를 마쳤다. 연일 이어지는 국내 여행 기획전과 할인 행사에 혹하거나 10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여행을 계획하며 지역 축제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아무리 화려하고 매력적인 축제라도 축제 기간이 짧고 거리가 멀다면 참여하기 어렵다. 아직은 코로나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시기이기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떠나고 싶고 즐기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나 선뜻 길을 나설 수 없는 이들에게도 일상으로부터 탈출해 가을을 즐기는 기회가 가까이 있다. 풍부한 자연, 역사, 문화 자원을 통해 펼쳐지는 각양각색의 경기도 축제다. 비단 소규모의 축제만은 아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월, ‘2022년 경기관광축제’에 선정돼 지원을 받은 20개의 축제 중 화성정조효문화제, 부천국제만화축제, 파주장단콩축제, 의정부블랙뮤직페스티벌, 오산독산성문화제, 양주회암사지왕실축제, 이천도자기축제, 이천쌀문화축제, 포천산정호수명성산억새꽃축제, 연천거리문화축제는 아직 진행 중이거나 곧 시작한다. 이름조차 생소하더라도 경기도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규모와 구성, 주제 등 모든 면에서 충실한 축제이기에 가까운 거리, 풍성한 축제의 장 속에서 의외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문화와 예술이 그동안 닫힌 마음을 풀어주고,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이 무미건조했던 삶에 생기를 부여하며, 자연은 늘 그렇듯 지친 사람들을 보듬어줄 것이다. 사람은 여행자가 될 때 열린 마음으로 자유를 누리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올가을 전국 곳곳 열리는 수많은 축제를 모두 찾아갈 수는 없더라도 가까운 경기도에서 3년간 고생했던 자신을 풀어주는 건 어떨까. 생은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이니까./ 자연형 여행작가
선감학원은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있었던 아동·청소년 집단수용 시설이다. 일제감점기인 1941년에 건립, 1942년부터 8~18세 아동과 청소년들이 강제 입교됐다. 밥도 제대로 주지 않았고 강제노동과 학대, 고문 등 폭력이 상시 행해졌다. 인권이란 말은 통하지 않는 곳이었다. 해방 이후 전두환 정권 때인 1982년까지 운영됐는데 원아대장에 따르면 인원이 4691명에 달했다. 과도한 노동과 폭력 등으로 많은 소년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배고픔과 인권유린을 견디지 못한 아이들이 헤엄쳐 탈출하다 물살에 쓸려 죽었다. 시신은 적합한 절차 없이 암매장 됐는데 선감학원 원생들이 싸늘하게 식은 친구를 땅을 파고 묻었다. 여기서 생명을 잃은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016년에는 나무뿌리와 엉킨 아동 유골과 어린아이 고무신 한 켤레가 발굴..
2022년 8월 18일부터 모든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되었다. 이에 따라 회사는 근로자가 휴게시간에 적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휴게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며,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거나 설치, 관리 기준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 1,500만 원 이하,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한 설치, 관리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됨에 유의해야 한다. 과태료 부과 대상 기업 규모는 ① 상시근로자 20명 이상 사업장(공사금액 20억 원 이상 공사현장)과 ② 돌봄 서비스 종사자, 청소원, 경비원 등 한국표준직업분류상 7개 직종 근로자를 2명 이상 고용한 10인 이상 사업장이다. 여기서 한국표준직업분류상 7개 직종 근로자란 ▲전화상담원, ▲돌봄 서비스 종사원, ▲텔레마케터, ▲배달원,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아파트 경비원, ▲건물 경비원을 말한다. 만일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15명이라고 하더라도 7개 직종 근로자를 2명 이상 고용하고 있을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다만 사업주가 휴게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준비 기간을 고려하여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시행되는데,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건설업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경우 과태료 부과를 2023년 8월 18.일까지 1년간 유예한다. 모든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로 규정된 이상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한 설치, 관리 기준에 맞춰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 휴게공간의 크기는 최소면적 6㎡, 바닥에서 천장까지 2.1m 이상이어야 하며 ▲ 위치는 이용이 편리하고 가까운 곳에 설치하되 화재‧폭발 위험, 분진, 소음 및 유해 물질 취급 장소에서 떨어져 있어야 한다. ▲ 온도는 냉난방을 구비하여 18~28℃ 수준을 유지해야 하며, ▲ 습도는 50~55%, ▲ 조명 100~200Lux를 유지하고 ▲ 환기가 가능해야 한다. ▲ 의자 등과 음용이 가능한 물이 제공되거나 해당 설비가 구비되어 있어야 하는 등 고용노동부령에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해당 휴게시설 설치 기준을 준수하면서 사업장은 각 기업 내부 근무형태나 근로자수 등을 고려하여 노사협의회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등 노사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인 설치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개정 전에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상 휴게시설 미설치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었으나, 이번에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의 시행으로 과태료 등이 부과되며 사업주에 대하여 강제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시근로자 수 50인 이상의 기업의 경우 이미 휴게시설을 준비하였을 것이나, 영세사업장의 경우 아직 휴게시설을 사업장 내에 설치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1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사안인 만큼 사업장 내에 휴게시설을 마련하여 근로자의 휴게권을 적절히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는 경영여건이 열악한 50인 미만(20인 미만 포함)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 및 비품 구비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므로 해당 지원을 받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기원 전 2세기에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인 진(秦)의 시황제(始皇帝)는 나라가 세세손손 영속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진은 불과 15년 만에 멸망했다. 황제는 학문을 탄압하고 이에 저항하는 학자들을 불태워 죽이기까지 하는 분서갱유(焚書坑儒)의 만행을 저지른 탓이 크다. 폭압 통치는 진을 어느새 탐관오리로 가득 찬 부패왕조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충신들의 진언을 막은 철권정치의 한계를 보여준 셈인데, 나라를 망친 자는 다름 아닌 환관 한 사람이었다. 순행 중 급사한 시황제의 죽음에 따른 왕위승계 과정에 주도권을 장악한 환관 조고(趙高)는 권력 찬탈을 위해 유언서의 조작도 서슴없이 벌인다. 시황제는 ‘큰아들 부소에게 장례를 주관하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지만 조고는 황제가 믿고 맡긴 옥새를 틀어쥐고 승상 등과 짜고 태자를 바꿔치기한다. 시황제는 평소 모든 신하들이 자신 앞에서 복종하는 모습을 보고 조고도 끝까지 자신에게 충성할 것으로 굳게 믿었으나 배신을 당한 것이다. 시황제의 막내 아들 호해를 허수아비 황제로 내세운 조고는 급기야 반란의 음모를 꾸민다. 어느 날 호해에게 선물로 사슴을 바치면서 말이라고 말하고 신하들에게도 묻는다. 곧이곧대로 말이 아니라 사슴이라고 말한 신하들은 나중에 조고에게 모두 죽임을 당했다. 해외 순방 중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윤석열 대통령이 면담 장소를 떠나면서 미국의 의원들과 대통령을 향해 내뱉은 욕설들이 요즘 국내외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의 대표적 언론사인 CBS와 CNN방송, 가디언 등이 이 욕설들을 확인해 대서특필한 것이다. 당황한 대통령실은 애초 국내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그랬다가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뒤늦게 이를 부인하면서 욕설 가운데 ‘국회’는 우리 야당을, ‘바이든’은 ‘날리면’으로 각각 말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앞뒤가 안맞은 해명을 내놓았다.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고사가 2200년이 지난 지금 인구에 회자되는 괴이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집권 국민의힘 중진들마저 대통령실의 변명에 가까운 언설에 사과를 촉구하는 마당에, 일부에서는 이를 야당 탓으로 몰아가는 역공세를 취한다. 심지어 일부 측근들은 이를 특정 방송사의 조작 선동 탓으로 돌리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마저 보이고 있다.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부르는 격이다. 워터게이트 추문으로 대통령직에서 사임한 닉슨은 거짓말을 해서 물러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윤 대통령의 욕설과 사과 거부, 거짓 해명은 닉슨 사임 사태의 심각성 수준을 이미 크게 뛰어 넘는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임명에 앞서 자신이 했던 강도 높은 검찰개혁 약속을 팽개쳐버린 전력을 지닌 사람이다. 당선 후에는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된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서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사건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내부총질’ 문자 사건 등을 통해 국정과 당정에 걸쳐 숱한 난맥상을 드러냈다.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쏟아내는 계속된 거짓말과 책임전가의 나쁜 버릇은 참으로 걱정스럽다. 헌법과 민주적 가치들을 이토록 능멸해도 되는 것인가?
지난 8월 8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역대급’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하늘에 구멍이 났나 싶을 정도로 무섭게 내린 폭우였다. 하루 최대 강수량과 시간당 강수량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날이었다. 서울 동작구엔 시간당 강수량이 140밀리미터를 넘겼다. 1907년 기록을 시작한 이래 시간당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이 비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라는 주택에 거주하던 발달장애인 일가족 3명이 집 안에 고립돼 목숨을 잃었다. 동작구에서도 반지하방 거주민이 같은 사고로 숨졌다. 유례없는 폭우가 가장 먼저 할퀴고 지나간 곳이 반지하였다. 기후 재난은 모두에게 불행을 안기지만, 불평등한 사회구조에서 취약한 조건에 놓인 이들에겐 비극적 참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후 위기에 대해 언론은 어떤 보도를 주로 하고 있을까? 민주언론시민연합이 9월..
9월 14일 기아차 임단협이 결렬됐다. 차 구매 시 30% 할인되는 퇴직자 평생사원증 제도가 75세로 제한된다는 점에 선임 노조원의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기심은 참 끝없다. 16일에는 평균 연봉 1억 원의 금융노조가 파업했다. 임금인상과 주 4.5일 근무, 영업점 폐쇄 중단, 정년연장이 파업의 이유다. 파업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라디오 광고도 했다. 지점장의 연봉이 대략 1.5억을 상회한다. 대한민국 장관 연봉이 1.4억 선이다. 두 경우 다 국민의 보편적 정서와 사고로부터 유리되어 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노란봉투법을 9월 15일 발의했다. 이미 19,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이 다시 수정 발의됐다. 현행 노조법에는 합법적 쟁의행위로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사측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게 되어있다. 일명 노란봉투법의 주요 내용은 불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