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통일부장관은 추석을 맞이하여 북한에 이산가족상봉을 제안하는 통지문을 발송하려고 했으나 북한이 수신을 거절하여 남북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통지문 내용은 시기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나,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상봉사업을 논의 하자는 좋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현 상황 속에서 북한이 긍정적 화답을 할 것이란 기대를 얼마라도 갖고 있었는지를 묻고 싶다. 표면적으로 보면 모든 남북간 정치적 현안을 떠나 우리 민족의 아픔과 슬픔인 흩어진 가족들을 만나게 하는, 그야말로 인도적 성격의 사업을 제안함은 당연하고 적절하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상대방과의 합의가 필요한 일을 추진함에는 상대방의 생각, 입장을 고려해야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북한은 약을 올린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로..
그릇된 신앙이 빚어내 폐해, 또한 현재 세상에 끼치고 있는 해독은 헤아릴 수 없이 크다. 신앙은 신과 우주에 대한 인간의 관계를 확립하고, 그 관계에서 생기는 자신의 사명과 행동을 결정한다. 따라서 그 관계와 거기서 나오는 사명의 결정이 잘못되어 있다면, 과연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라. 종교적 불신과 신성모독이 아무리 큰 악이라 해도 미신은 그보다 더 큰 악이다. (플루타르코스)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구원, 인간에게 자유를 주는 구원, 그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악으로부터의 구원이다. 우리에게는 외면적인 형벌보다 더 나쁜 것이 있다. 그것은 신을 배신하는 정신 상태, 신성이 주어져 있으면서도 동물적인 욕망의 지배에 자신을 맡기는 정신 상태, 신을 눈앞에 보면서도 인간의 위협과 분노를 두려워하고, 자신의 선을 의식하는 조용한 기쁨보다 세속적인 명예를 좋아하는 정신 상태이다. 인간에게 그 이상의 파멸은 없다. 이러한 정신 상태, 뉘우칠 줄 모르는 인간이 무덤까지 가져가려 하는 정신 상태야말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채닝) “영혼을 잃는다”는 것은 교회가 말하는 영원한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번뇌의 밀림 속에 잘못 들어가 길을 잃고, 숲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같은 장소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처럼, 좁은 야욕의 세계를 빙글빙글 도는 것이다. 고위 성직자 집단에 의한 교회 지배는 그것이 군주제이든 귀족제이든, 또는 민주제이든, 단순히 각 교파의 내부 질서에 지나지 않는다. 어떠한 형식의 것이든 교회 자체는 언제나 전제적이다. 신앙의 계율이 근본적인 법칙이 되어 있는 곳에서는 반드시, 자신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관장하는 하느님의 의지의 수호자이자 해설자로서의 권리가 주어진 유일한 존재이므로, 이성도 학문도 전혀 필요 없고 굳이 사람들을 설득할 것 없이 지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성직자 집단이 있게 마련이다. (칸트)/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무엇으로 불러드릴까요’ 이렇게 물어오면 아직 무엇이라 이름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름을 불러주어야 본질도 바뀔 수 있다 생각하는 성숙된 사람이 해야할 걱정을 떠맡아 이것, 저것 불러대는 나도 미숙한 사람에 불과하다. 질문에 대한 적절한 대답은 늘 고민거리다. 전쟁으로 고향을 떠나 남으로 내려온 사람에게 ‘실향민’이라 부르는 확실한 언어가 있으나,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기억은 모호하다. 1998년 고향을 떠났으니 잊을만도 하다. 사람들은 잊어야 살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는 더 이상 떠날 때 고향모습은 없다. 그럼에도 당시의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건 국가가 방치한 개인에게 남겨진 트라우마이기도 하지만, 사랑과 증오가 엇갈려 현재의 삶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잊지도 못하게 북한을 들여다보고 답..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은 누구나 손쉽게 배울 수 있는 간단한 지식이다. 대표적으로 심폐소생술이 있고, 많은 이들이 응급처치법 하나를 꼽으라면 심폐소생술을 꼽는다. 그런데 우리가 익혀두면 언젠가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아주 중요한 응급처치법에는 심폐소생술 말고도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하임리히법’이다. 이물질에 의하여 기도가 완전히 폐쇄되는 경우 3~4분 이내 의식을 잃게 되고 4~6분 후에는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기도 폐쇄는 초기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기도폐쇄 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하임리히법을 계속해서 실시해야 한다. 일례로 8월 23일 07시경 양주시 백석읍 소재에 한 요양원에서 50대 남자가 식사하던 중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쇄로 청색증이 와 119에 신고를 했다...
미국발 금융긴축이 다시 비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2일(한국시간) 3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2.50%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과 0.75%p의 차이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번 FOMC 위원들은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에서 미국 금리가 올해 말 4.4%, 내년 4.6%까지 오를 것으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를 모두 웃도는 것이다. 그러자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말까지 두 차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그동안 고수했던 ‘베이비스텝(0.25%p 금리인상)’ 기조를 빅스텝(0.50%p)으로 상향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연말까지 한·미간..
경기도의 인구는 1360만 명에 가깝다. 대한민국 전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광역지방정부다. 재정자립도는 61.6%로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많은 분야에서 으뜸임을 자랑한다. 그러나 꼴찌인 분야도 있다.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이다. 본보(21일자 1면, 3면)는 경기도의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 비중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최하위라고 보도했다. 경기도의회 황대호 의원(민주·수원3,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도 문화체육관광국의 예산은 5541억 원이었다. 이는 전체 예산(31조 4096억 원, 1회 추경 예산 포함) 대비 1.76% 밖에 되지 않는다. 16위는 서울시로써 1.99%다. 그러나 인구수 대비 1인당 문화체육관광 예산을 따지면 큰 차이가 난다. 경기도민 1인당 예산은 3만 9714원이지만 서울시민 1인당 예산은 6만 4032원이다. 내년에도 사정은 나아질 것 같지 않다. 내년도 도 예산 역시 팍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도 감액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꼴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문화예산 수준은 3%다.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들은 매년 본예산 심의 때마다 예산 3% 확보를 요구했으나 번번이 실현되지 않았다. 이 소식을 접한 도내 관련분야 종사자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국 최저 수준인 예산을 또 다시 축소시키면 문화예술은 고사한다며 삭감이 아닌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민예총 김성수 사무처장은 “예술 창작과 생산 행위는 물질적 가치보다 더 중요한 정신문화적 재부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는 이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예술인들도 어엿한 직업인이자 하나의 경제 주체로 참여하고 있으므로 소상공인 등 다양한 경제활동 주체들처럼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말에 동의 한다. 황대호 의원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래전부터 요구된 도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 3% 확보가 안 이루어지는 원인을 ‘필요에 의해 선택적으로 조정이 가능한 여가라고 보는 시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집행부가 바라보는 문화체육관광에 대한 인식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이후 문화·체육·관광에 대한 도민 욕구는 폭발적임에도 문화체육관광 예산이 수치화가 되지 않는다며 예산을 줄이는 도의 자세를 지적했다. “도민들에게 끼치는 영향 등을 환산하면 1.8% 대비 100배는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효과를 여러 마케팅 기법으로 환산할 수 있음에도 기피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관광·체육 분야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 분야의 종사자들은 풍전등화의 위기를 겪었다. 도가 이들 분야에 긴급 지원을 했지만 터무니없이 작은 액수여서 근본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 생태계 회복과 종사자들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 코로나19와 물가 상승 등으로 위축된 국민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분야가 활성화돼야 한다. 생활에 활기를 주고 삶의 의욕을 부활시킬 수 있는 처방 중 이 분야만한 것이 없다. 정부나 지방정부의 관련예산은 오히려 늘어나야 마땅하다. 만만한 게 문화·관광 예산이라는 생각부터 버리라.
넷플릭스 6부작 수리남은 근래 보기 드문 수작이다. 칼과 총으로 사람을 찌르고 쏘는 거대한 액션물이지만 구성이 치밀해 끝날 때까지 화면에서 눈을 떼기가 쉽지 않다. 스토리텔링의 교과서 격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메시지 중 으뜸인 '캐릭터보다 플롯'에 충실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빼어난 스토리텔링 극답게 인과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메시지가 드러난다. 극중 전요환(황정민)은 중남미 소국 수리남에서 교포 등을 대상으로 전도활동을 하는 목사인데 할렐루야, 순수한 마음, 형제님 등의 말을 일상적으로 구사한다. 하지만 목사라는 직업은 마약 밀매를 위한 위장술이다. 이 반전에 주목해야한다. 전요환은 그 많은 직업 중에서 하필이면 왜 목사를 택했을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이 수리남의 메시지일 것이다. 이런 메시지가 없다면 수리남은 한낱 폭력물로 끝났을지 모른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목사는 하나의 직업이지만 종교적·사회적 권위를 부여받는다는 점에서 특수하다. 목사가 부르짖는 말은 세속적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나 가닿고 싶은 순수하고 신성한 세계일 터이다. 이쯤이면 전요환이 왜 자신을 목사로 위장했는지 쉽게 이해된다. 마약 밀매라는 거대한 악의 세계를 숨기기에는 목사만한 직업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세상에 대한 대단한 희화화이자 풍자이기도 하다. 현실에서 선을 표상하는 것들에 대하여 자연스레 의심해야 한다는 권유로 작용한다. 세속적 사람들을 향해 하느님의 이름으로 꾸짖고 회개하라고 목소리 높이는 목사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세속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순수성을 부르짖는 사람들이 어쩌면 보통 사람들보다 악의 세계에 더 가까이 있지 않을까? 의심은 얼마든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의를 내세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불의할 수 있고, 공정을 내세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불공정할 수 있고,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비민주적일 수 있고... 굵직한 사례가 차고 넘친다. 공정 사회를 슬로건으로 내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당은 반공정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부터 인사, 대통령 부인에 대한 사법리스크 등 반공정이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이로써 이들이 내세운 공정은 그저 하나의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민주당도 최근 민생을 내세우고 있지만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자신들이 앞장서서 확인해 주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라는 사적인 일에 공당이 전력을 쏟는 것 자체가 반민생이기 때문이다. 고상하고 거룩한 가치가 썩고 음험한 치부를 감추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이런 현실을 수리남은 콕 집어서 이야기 속에 숨겨놓았다. 우리는 말을 거꾸로 이해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노자의 경구는 마치 지금의 세태를 위해 마련된 것이라는 착각마저 인다. '진리를 진리라고 하면 더 이상 진리가 아니다(道可道非常道)'.
1. 2009년 11월에 단행된 북한 화폐개혁은 처참한 실패로 끝난다. 경제 난국을 타결하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0년 한 해에 두 차례나 중국 방문에 나선다. 후진타오 주석에게 경제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그 자리에서 후진타오는 김정일에게 13억 인민도 먹여 살리는데, 고작 2천만을 굶기냐며 질타했다고 한다. 원조는커녕 욕만 푸짐하게 얻어먹고 돌아오는 김정일 가슴엔 원한이 사무쳤겠지만, 북한 인민을 고난의 행군으로 몰아넣은 것은 중국이 아니라 김일성과 김정일이었다. 같은 한민족이지만, 그런 모욕을 들어도 싸다고 생각한다. 2. 삼성이 세계 12위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산만 131조 원에 달한다니, 어지간한 국가 자산보다도 많지 않은가. 그런 삼성 총수는 지금 영국에 있는데, 결국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엔 초청받지 못한 모양이다. 삼성을 세운 이병철은 사카린 밀수사건, 반도체 신화를 쓴 이건희는 뇌물과 조세 포탈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영 일선에서 한동안 물러났다. 이재용은 그룹 승계 과정에서 뇌물과 횡령죄를 저질러 끝내 감옥에 갔다.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가에 무슨 범죄의 피라도 흐르는 것일까. 결국 가석방과 대통령 사면을 거쳐 복귀한 이재용이 마이너스의 손이란 별명과 달리 삼성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수 있을까? 장례식 입장권도 받지 못하는 실력으론 어렵지 않을까? 3. 수모를 당한 김정일과 북한 경제의 총체적 파탄, 총수의 구속 수감이란 결과를 받은 삼성엔 공통점이 있다. 그들에겐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전제가 있었다. 소위 백두혈통이라는 김일성 일가의 세습, 이병철 직계의 경영권 세습이 그것이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왕조 세습이 가당키나 하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재용을 그룹 총수 자리에 앉혀야겠다는 삼성의 집념 역시 북한의 고집과 놀랍게 닮았다. 그러나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고, 포기할 수 없는 전제는 현실을 왜곡하고 정의를 배신하고 만다. 4. 살면서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우리는 인간성을 포기하면 안 되고, 자유와 평등을 동시에 지켜야 하며, 국가 안보와 공동체의 번영을 포기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늘 의심해봐야 한다.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전제는 정말 옳은가. 설령 그 전제가 옳다손 치더라도, 그것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옳은가. 우리의 대리인들은 바르게 처신하고 있으며, 우리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고 있는가. 결국 자기가 옳은가를 의심하지 않는 모든 전제는 파국을 맞는다. 우리의 제1 전제는 언제나 내가 제대로 의심하고 있는가이어야 할 것이다. 5. 이쯤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전제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사명감은 갖추고 있는가. 일국의 지도자답게 자기 말에 책임을 지고 뚝심 있게 추진하고 있는가. 품격있고 유능하며 미래지향적인 정치를 펼치고 있는가. 영빈관 짓겠다고 900억이나 되는 청구서를 디밀었다가, 여론이 안 좋아지자 어마 뜨거라 하면서 하루 만에 철회하는 꼴을 보면서, 총리조차 영빈관 계획을 몰랐다는 답변을 들으면서 기가 막힌다. 혹시 그가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전제가 영부인은 아니겠지?
여성의 생애주기 중 갱년기에 대해서 정의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연령면에서 볼 때는 대개 45세에서 55세 무렵의 폐경을 전후한 시기를 말한다. 폐경이 가까워지고 나이가 들면서 난소의 기능이 저하되어 에스트로겐(Estrogen)이라는 호르몬의 감소되면 이로 인하여 정신적 육체적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심하게 나타나는 기간을 갱년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열이 오르고 땀이 많이 나는 증상과 함께 질 건조증과 위축이 동반되기도 한다. 부부관계 후 자궁출혈이 많아서 한동안 고생했고 이어지는 만성방광염으로 양약 치료받다가 호전이 없어 내원한 갱년기에 접어든 그녀는 말한다. “남편은 쉬고 와서 혈기가 넘쳐서 시작하는데 저는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안 하고 싶었어요.” “힘들다고 말을 꺼냈으면 어땠을까요? ” “그러게요, 그 말..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은 인정(人情)을 중시해온 우리의 전통적 법 감정을 대변하지요. 역사 속에서 우리의 법치는 기본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모두 인간적으로 인식하는 온정주의(溫情主義)에 뿌리를 두고 있어요. 아무리 큰 죄를 짓더라도 진정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면 쉽게 용서하는 게 우리의 양속(良俗)처럼 돼 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세상이 이만큼 평화로울 수 있었다고 해석하는 건 별문제예요. ‘주취감경(酒臭減輕)’이라는 게 있어요. 술에 취해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의 경우 죄인의 심신미약을 인정하여 벌을 가볍게 해주는 조치이지요. 범죄자의 사정까지 헤아리고 살필 정도로 온정주의가 법치의 한복판에서 위력을 발휘해온 것은 어쩌면 미덕일 거예요. 그러나 범죄가 날로 지능화하고 흉포화하는 오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