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드 코로나’가 다시 강화된 방역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미국 제약사 화이자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지역에 따라 앞으로 1∼2년간 팬데믹(대유행) 수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오미크론이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다”며 힘든 겨울을 예고했다. 아직 한 자릿수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는 국가가 있고, 또 새로운 변이들이 추가로 출현해 어떤 상황을 맞을지 알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2차 접종률이 80%를 넘었지만 위드코로나와 돌파감염, 새로운 변이 등으로 신규와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불안감과 그동안의 고통분담에서 오는 허탈감을 떨칠 수 없게 됐다. 식당 등 영세 소상공인들의 시름은 점점 깊어가고 있다. 기업, 일자리, 교육 모든 부문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IT..
매클루언(M. McLuhuan)은 논쟁적인 개념을 다수 제기했다. 미디어가 메시지(Medium is Message)란 통찰도 그중 하나다. 미디어 효과 이론에서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메시지라는 게 정설이다. 메시지가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그런데 미디어가 메시지라니 무슨 의미일까? 미디어 학자들은 미디어가 메시지의 내용을 규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같은 사안이라도 미디어에 따라 메시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건 매클루언이 말하고자 한 바는 아니다.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역사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체는 메시지가 아니라 미디어라는 인식이다. 이는 미디어의 역사가 증명해주는 진실이다. 현생 인류를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게 해 준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언어의 사용이다. 세..
주연 기주봉에게 연출자는 “이놈아, 욕하고 물 찌끄라니까(퍼부는다는 뜻) 그게 뭐냐. 웃음 터지면 코미디지 모독이냐?” 차마 입에 못 담을 욕설 더해 조진다. 여배우 조주미에게는 “연극 좋아하네. 꺼져!”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제목이 좀 있어 보였나, 신촌 76소극장 첫 공연에 표가 좀 팔렸다. 송승환 등과 소극장운동을 하던 연출가 기국서의 ‘관객모독’은 그의 의외의 똘기 폭발까지 더해 화제가 됐다. 그래도 돈벌이는 안됐다. 1978년 11월의 일. 관객이 느그들 구경하는 거 아니여, 배우가 저 사람들 바라보고 욕설 퍼부어 무참하게 하는 거야. 모르겠어? 저 사람들이 세상 뒤집어 보도록 판단의 새 계기와 경험을 주는 게 이 연극이여. 모독당하겠다고 돈 낸 놈이 웃으면 니는 사기여, 저런 도둑놈... 또래여서 가끔 들렀다. 몇몇은 통행금지 사이렌 불면 부근 내..
최근 정부와 한적이 발표한 이산가족 실태조사 결과와 관련해서 이산가족 1세대분들이 고령화되어 물리적으로 상봉이 가능한 시기도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 감안시 수년에 불과할 것이라는 안타까운 보도가 있었다. 이산가족 문제는 역대정부 최우선 해결과제였지만 그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는 북한이 이산가족 문제를 인도적 차원이 아니라 정치 이념적 차원에서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산가족을 북한 정권이 싫어서 떠난 사람 즉, 정치적 반대자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 우리처럼 최우선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는 북한의 부정적 태도만을 탓한 체 고령의 이산가족분들이 이산의 아픔을 안고 세상을 떠나시는 상황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정부는 그 해법을 서독정부가 활용했던 ‘프라이카우프(돈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허위 수상 경력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윤 후보는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아내와 관련한 논란으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과거 저의 일관된 원칙과 잣대, 저와 제 가족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법과 원칙에 대해 누구도 예외가 없다”고 말했다. 정말로 ‘법과 원칙’에 의해서 의혹이 모두 밝혀지길 바란다. 김건희 씨에게로 향한 허위 경력·허위 수상 경력 논란 외에도 사생활이 세간에 회자되고 있지만 이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즉 사생활이므로 간섭받지 않을 권리가 당사자에겐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관여할 바는 아니다. 사실 따지고 들자면 사생활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렇지만 허위 경력·허위 수상 경력 문제는 다르다. 김씨는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 및 수상 실적을 기재했다는 의혹이 있다. 2001년 한림성심대학교 강사 임용을 위해 제출한 이력서에 미술 공모전 수상 이력을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995년 5월 '미술세계대상전 입상'(우수상)이라고 했지만 당시 당선자 명단을 보면 김씨의 현재 이름과 개명 전 이름(김명신)은 발견돼지 않았다고 한다. 안양대에 낸 이력서에도 수상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학력을 부풀려 썼다는 보도도 나왔다.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고 기재돼 있지만 대상 수상자는 다른 사람이었다. 거짓 전시 경력을 자신의 전시회 도록에 올렸다는 의혹도 있다. 수상 및 전시 경력에 ‘2003년 Portrate전 삼성미술관 기획’이라고 명기했지만 이런 전시회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김씨가 수원여대에 낸 게임산업협회 재직 증명서도 문제가 됐다. 재직증명서는 개임산업협회 문서 양식과 다른 일련번호를 사용했다. 여기에 대한 명백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국민의 힘 김재원 최고위원의 말이다. 그는 17일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에서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논란과 관련, “제목을 조금 근사하게 쓴 것”“범죄를 구성하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말해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김씨의 허위 경력 기재가 부주의 차원은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김씨 본인 표현대로 좀 돋보이게 하려고 했다, 조금 과장했다 그 말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김씨가 의식하고 한 행위면 범죄가 아니냐”고 진행자가 묻자 “이런 사안은 범죄를 구성하는 행위가 아니다”고 답했다. 이에 누리꾼들의 항의가 거세다. “서울대 놀러갔다 온 걸 ‘서울대 졸업’ 그렇게 써도 된다는 건가?” “국힘당은 청년들에게 허위학력기재를 허용하는 공약을 내걸어라” “범죄행위가 아니면 권장행위냐? 향후 모든 국민들은 학경력 이력서 작성시 과장되고 부풀려서 돋보이게 작성해도 된다 이거지?” “대통령의 배우자는 완전히 법적 지위를 가지고 예산의 뒷받침을 받기 때문에 대통령 부인이나 배우자 될 사람의 검증은 대통령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말을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마치 꽃들이 동 트는 새벽의 입맞춤에 피어나듯! 하지만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이여, 더 잘 내 눈물을 말리기 위해, 그대 음성을 더 들려주세요! 영원히 데릴라의 곁으로 돌아온다고 말해 주세요! 너무도 애절한 아리아다. 용맹한 이스라엘 장군 삼손. 그를 유혹하는 매혹적인 필리시테인 여인 델릴라. 백성을 배반하고 한 여인을 택하는 나약한 남자의 비극.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Saëns)는 이 이야기를 '삼손과 델릴라(Samson et Dalila)'에 담았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이 오페라곡은 탄생 당시 공연 금지명령을 받았다. 성경과 달리 묘사된 삼손이 프랑스 교회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결국 국경을 건너 독일로 갔다. 리스트는 생상스를 도와 바이마르 대공 오페라하우스에서 삼손과 델릴라를 연주하게 해 줬다. 고진..
가난을 거울처럼 보여주는 죽 이야기, 부족함이 없을 때 먹으면 건강식이지만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는다면 슬픈 이야기가 된다. 뜨거우면 불어서 먹고 식으면 그냥 음료 마시듯 ‘쉬운 죽 먹기’다. 남쪽에서 죽은 아주 고급지게 만든다. 배부른 곳에 와서 다시는 죽을 먹지 않으리라 했으나 별식으로 자꾸 권하기에 먹는데 그때마다 죽의 맛에 감탄한다. 죽에 대한 몇 가지가 기억을 떠올려 보면 가난한 때에 싫도록 먹었던 것이 먼저 떠오른다. 그 시기 먹었던 죽은 식욕에 대한 원초적 해결을 위한 것이기에 처절하다. 아주 작은 양으로도 살릴 수 있었는데, 영양실조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어미의 곡성, 떠도는 아이와 노인들, 죽느냐, 사느냐가 생사를 가르니 부족한 식욕이 식탐을 만들어 먹고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죽 한 그릇이 소원일 때가 있었다. 곡기 없는..
1. 축구는 전쟁이다 한의사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위험한 운동은 축구다. 운동 중에 발목을 삐거나, 무릎을 다치거나, 허벅지 근육이 찢어지는 환자 대부분이 축구광이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충분한 치료나 재활 없이 축구하다 다시 다쳐서, 아주 운동을 접는 경우도 여럿 보았다. 이건 내 개인적인 경험담일 뿐만 아니라 통계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인데, 학원 스포츠가 활성화된 영국에서 40대 이후 부상자가 가장 많은 운동은 축구 클럽 출신이 압도적 1등이었다. 축구하다 전쟁을 하기도 한다. 1969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는 월드컵 예선전을 하다 전쟁을 일으켰다. 대략 5000명가량이 죽었다고 하는데, 물론 그 이전에 영토 문제와 이민자 문제 등으로 사이가 매우 나쁘긴 했다. 그래도 그렇지, 축구하다 졌다고 엘살바도르 여고생이 권총 자살을 하고, 대통령과 축구선..
성남시에서 하나밖에 없는 야탑동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1년간 휴업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동안 오죽 힘들었으면 휴업 결정을 했을까. 본보(15일자 8면)는 운영업체 관계자의 말을 전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이전보다 모든 노선이 50% 이상 줄어든 상태이고 이곳 상권도 망가진 지 오래되는 등 고충 사항을 성남시에 여러 경로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대답은 싸늘”했단다. 그는 직원 수를 줄이고 운영의 허리띠도 졸라매 왔지만 연간 6억 이상 적자의 연속이라 궁여지책으로 휴업을 결정하게 돼 터미널 이용 시민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아무튼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휴업을 하게 되면 여러 문제가 생긴다. 당장 호남·영남·충청·강원권 등 전국으로 향하기 위해 시외버스와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은 성남시..
최근 내가 접한 통계 중 가장 무서운 통계는 2021년 의대 신입생 2977명 가운데 무려 80.6%가 월 가구소득 920만 원이 넘는 부유층출신이라는 것이었다. 나머지 19.4%도 빈곤한 가정출신은 아닐 테니 세계적으로 유례없을 지독한 부잣집편중이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에서 ‘없는집’ 자식들이 의사되기는 틀렸다. 이미 의사는 부모찬스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특권직업이다. 의대생만이 아니다. 로스쿨학생은 물론 SKY 등 명문대 학생과 예술계 학생도 부유층과 전문직 가정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드물게 발표되는 관련통계들은 우리사회에서 교육이 계층이동수단에서 신분대물림수단으로 타락했다는 사실을 더할 나위 없이 명징하게 보여준다. 만약 매년 명문대별, 인기단과대별로 신입생 학부모집단의 10 분위 소득분포가 지난 10년 동안 집계, 공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