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또 다른 아침이다. 산으로 가던 발길을 강으로 돌렸다. 기찻길 건너 테니스장을 지나니 00중학교다. 손녀딸이 다니는 학교다. 이 학교는 오래전부터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를 하면 꿈을 이룬다.’는 글귀를 교문 위에 걸어 놓고 있다. 중학생이 된 손녀는 속이 야무지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겠다고 작정한 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어젯밤에는 그 녀석 생일이라고 가족과 함께 식사했다. 나는 작은 용돈과 함께 정성 들여 황금빛 색지에 축하의 덕담을 적어 봉투에 넣어 주었다. 손녀딸은 집에 가서 보겠다며 엄마의 가방에 넣어두라고 한다. ‘녀석은 용돈 액수가 궁금할 뿐 내가 쓴 문장과 그 의미는 뒷전일 것이다. 하지만 ‘책 읽고 글 쓰시던 할아버지로 기억할 수도 있겠지-’ 싶기도 했다. 학교를 지나 어느 교회를 뒤로하고 높직..
1. 영화 ‘왓 위민 원트’는 할리우드가 허용할 수 있는 페미니즘의 최대치가 아닐까. 주인공인 멜 깁슨은 여자를 아주 우습게 아는 남성우월주의자인데, 새로 온 여성 상사에게 밀려난다. 어쩌다 초능력이 생겨서 여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이 초능력으로 승승장구하는데, 자기에게 늘 쌀쌀맞게 굴던 식당 종업원을 홀려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다. 꿈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 뒤로 연락도 않던 퇴근길, 그에게 바람맞았다고 생각한 마리사 토메이가 길을 막아서고 묻는다. 너 게이지? 게이가 아니라면 그렇게 멋진 밤을 보내고 어떻게 이렇게 연락 두절하고 잠수 탈 수 있어? 게이 맞지? 그녀의 마음을 더 다치게 하고 싶지 않은 멜 깁슨은 그렇다, 나는 게이라고 말한다. 여자 마음을 읽게 된 뒤로 그가 변했다는 유쾌한 증거로 웃어넘기면 그만이다만, 사실 양성평등은..
화성시가 연달아 발표하고 있는 교통정책들이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청소년 무상교통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대상은 만 7세~18세 이하(약 14만명)로써 청소년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7월부터는 만 65세 이상(약 25만명), 10월에는 만 23세 이하까지 확대된다. 화성시는 2022년 이후에는 전 시민을 대상으로 무상교통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화성시는 무상교통 시행으로 인해 의·식·주와 함께 시민 기본권 중의 하나가 된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실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통해 교통 혼잡 비용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와 대기오염 문제 해소 등 환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로 한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 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어린 소나무 159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동일한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사회·경제적 편익 증대 효과도 크다고 한다. 기존의 교통 인프라를 최대한으로 활용함으로써 도로 건설 및 유지보수비, 주차장 확충 및 운영 비용, 교통 혼잡비 등 각종 사회적 비용 감소 등 연간 최소 1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까지도 누릴 수 있다는 게 화성시의 분석이다. 서철모 시장은 환경보호, 이동권 보장 및 생활권 확대를 위한 무상교통은 화성형 그린뉴딜의 핵심정책이라고 밝힌다. 대중교통 이용이 늘면 도로 유지보수비와 주차장 건설비, 교통혼잡비용, 환경오염 등 직·간접의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어 그린뉴딜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화성시의 위상과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 무상교통 사업은 지난해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화성시는 전국 최초로 관용차 대신 친환경 전기차 쉐어링 제도를 도입키로 하고 지난 12일 관내 자동차 기업 기아와 ‘친환경 미래차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시간만 쓰고 주말엔 세워두던 관용차를 출퇴근 및 주말 여가차량으로 시민과 함께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관내 초등학교 32곳에 통학버스 41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도보 통학 거리가 1㎞를 넘거나 대중교통이 부족한 곳, 통학로 주변에 공사 현장이 많거나 대형 차량이 통행해 안전이 우려되는 곳 등 특수학교(1곳), 농어촌지역 초교(21곳), 도심 초교(10곳) 등이다. 이로 인해 초등학생 2200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의 등하굣길 안전과 학습·이동권을 보장하는 복지 사업이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버스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수도권 최초로 시행되고 있는 버스공영제는 화성시가 산하 공기업을 통해 버스를 직접 운행하고 노선도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손님이 적다는 이유로 운행 횟수가 적거나 운행을 포기한 노선도 증차가 가능해진 것이다. 시는 기존 여객·운송업체가 반납한 23개 노선과 신설 노선 5개, 총 28개 노선을 운영하기로 했다. 서철모 시장이 갖고 있는 ‘버스는 공공재’라는 인식에 동의한다. 아쉬운 것은 화성시의 교통복지가 인접한 수원시와 오산시, 안산시 등과 단절돼 있다는 것이다. 교통복지를 향한 화성시의 실험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기대 된다.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철따라 고운 옷 갈아 입는 산/이름도 아름다워 금강이라네 금강이라네’,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배운 노래, 20여년전 처음 금강산을 방문했을 때 노래가사의 의미가 그렇게 적확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던 기억, 철따라 금강, 봉래, 풍악, 개골산이라 불리어지는 의미를 만끽했던 그 추억들을 그리며 이제 내 가족 친구들과 함께 소풍가길 소망하며 그 가능한 방안을 생각해 본다. 단순하게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한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텐데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UN 안보리와 미국의 제재가 지속되어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탓이라는 생각은 너무 유치한 생각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의 근본 국익을 평가하고 우리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을 생각한다면 북한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재..
‘비판언론’이라는 신화가 있다. 정치권력 비판이라는 언론의 본분에 충실할 뿐이라는 주장이다. 주로 조선일보가 이런 주장을 해왔는데, 요즘에는 진보언론의 젊은 기자들까지 물이 들은 것 같다. 언론학자들도 언론의 자유를 절대적 권리로 신봉하는 편협함으로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비판언론이라는 신화는 허구다. 저널리즘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최근까지 저널리즘은 신문이 주도해왔다. 포털과 종편에서 그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민국 주류신문의 정체성은 비판언론이 아니라 정파신문이다. 지독한 정파성을 은폐하기 위해 비판언론이라는 신화를 앞세워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의 본분은 맹목적인 비판이 아니라 시시비비의 정신으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다. 서양에서 근대의 언론은 봉건체제의 말기에 상업적 목적으로 대두되었다. 토지가 재산..
수상한 이메일이 날아왔다. 수신인은 ‘소혹성 B612에 사는 어린왕자’였고, 발신인은 ‘지구별을 여행하는 늙은 왕’이었다. 어떻게 이 수상한 메일이 ‘소혹성 B612에 사는 어린왕자’에게 가지 않고, 내 메일함으로 날아들었는지 알 길이 없다. 스팸메일로 신고를 하였지만, 어느 곳에서도 사건접수를 해주지 않아 신문을 통해 수상한 이메일의 원문을 공개한다. - 지구별 여행 108일째.(흐림, 미세먼지 때문이라는데 그게 뭔지 모름) 어린왕자야.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려줬다는 인간(비행기 조종사)은 오늘도 찾지 못했다. 네가 그려준 얼굴 그림이 있지만, 마스크란 것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살아서 인간의 얼굴은 구별하기가 힘들구나. 도움이 될까 싶어 텔레비전이라는 것을 보다가 지구별에 사는 무서운 동물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름을 대자면, 호랑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상은 격변하여 인류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미지의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모든 국제관계와 국제질서는 ‘국가’를 전제로 하여 상호 대결적인 배타적 개념의 틀 안에서 전개되어 왔다. ‘국가안보’는 물리적 국방력을 가장 중시하는 ‘군사안보’ 위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인류가 공멸하게 될 수도 있을 유례없는 상황에 직면하여 안보 문제는 국가주의적 개념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류의 존립과 평화를 위한 개념으로 새롭게 정의 정립되어야 할 시대가 되었다. ‘국가안보’라는 개념이 자국의 이익 보호 및 확대만을 위한 이기적 테두리를 벗어나 인류 안보, 지구촌 안보라는 ‘신흥안보’로 대안적인 개념으로 전환돼야 할 때가 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창발로 인해서 변환을 겪고 있는 세상의 복합적인..
도를 넘는 학교폭력 사건이 언론에 언급될 때마다 소년범에 대한 처벌 강화 및 소년법 개정에 대한 여론이 쏟아지곤 한다. 최근 유명 운동선수의 과거 학교폭력 사건을 시작으로 유명인에서 일반인까지 ‘학교폭력 미투’ 의 대상자가 점차 확대되는 실정이다. 기존의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형사 절차 이외에 학교폭력위원회 절차를 통한 학급교체, 강제 전학, 퇴학 등 응보적인 조치를 해왔으나, 이는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일시적 조치에 불과할 뿐이다. 가해 학생을 학교폭력에 대한 조치로 다른 반, 다른 학교로 옮겨 가더라도 자신의 행위를 반성할 기회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피해 학생은 학교폭력에 대한 상처를 평생 안고 가는 등 다양한 부작용으로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이렇게 또 다른 위기에 처할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사회는 이러한 응보..
수원 군 공항 이전을 두고 최후에 미소를 지을 자는 누구인가. 올해 들어 수원 군비행장의 화옹지구 이전 문제가 님비전의 확산 양상에 지역 간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군공항 이전은 지난 2013년 도심 속에 위치한 군공항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국회에서 마련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수원시가 2014년 3월 국방부에 군공항 이전 건의서를 제출했고, 2017년 2월 국방부가 화성 화옹지구를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선정했다. 10여 년 가까이 추진되고 있으나 이전 사업을 건의한 수원시와 후보지로 선정된 화성시 간 대립과 갈등의 반복 외에 뚜렷한 사업진척 상황은 없다. 여기에 앞으로도 갈등이 확대되며 이전투구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혼란과 대립이 계속되는 군공항 이전을 두고 원점에서 재검토, 공론화 과정을 거친 주민투표실시 등 여러 대안들 역시 제시되고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최근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임시총회에서 이전사업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과 군공항 이전이 필요하다면 원하는 지역으로 이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원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라는 상수와 당사자들의 대책과 갈등 없이 이전이 가능한 지역 등의 변수를 놓고 앞으로 예상 가능한 결론은 무엇일까. 사업 주체인 국방부는 올해 초 국책사업임을 확인했다. 국방부는 이전특별법에 대해 이전 대상지역 단체장이 반대하면 사업추진이 불가능한 것으로 적용했지만, 이로 인해 비행장 이전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한 국방위 소속 김진표 의원(수원무)은 개정안을 마련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7월 주민참여형 공론조사 최종결과 이전후보지 선정을 찬성하는 의견이 과반수인 경우, 주민투표 요구를 받은 이전후보지 지방자치단체장은 주민투표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주민투표를 발의해 이전부지 선정에 대한 주민의 의사가 주민투표 실시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같은 당 소속 송옥주 의원(화성시 갑)과 전남 무안군 국회의원들이 독소적인 법률 개정안이라며 철회를 요구했고, 10월에는 송 의원 등이 군공항 이전을 국방부가 주도하도록 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해 놓은 상태다. 이와 함께 화성시는 군비행장 이전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습지보전 대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람사르 협약 습지 등재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해 12월 닉 데이비슨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기술위원장(전 람사르 협약 사무국 부총장)이 참석한 화성습지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해 화성습지 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등재 가능성을 높였다. 이미 지난 2018년 11월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에 화성습지를 등재한 바 있다. 람사르 협약은 습지를 보호하기로 약속한 국가들 사이의 협약으로, 1971년 이란의 람사르에서 채택 후 1975년부터 발효됐으며 협약에 가입되면 사실상 군 공항 이전은 어렵게 된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놓고 보면 국방부가 국책사업으로 수원군비행장이전 추진에 나서고, 김진표의원의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서철모 화성시장과 주민 반대는 힘을 잃고 주민투표 결과로 비행장 이전 여부가 확정된다. 반면 화성시의 계획과 적극적인 대책 추진으로 람사르 협약 습지 등록이 올해 안에 완료된다면 군 공항 이전이 국책 사업이라도 실제 추진이 어렵게 되거나, 추진되더라도 협약을 앞세우는 화성시와 주민 반발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어야 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자칫 군 공항 이전이 이전 예정지를 찾지 못하고 무산돼 현재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수원시는 염태영 시장이 지난 1월 신년 브리핑을 통해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진행되는 군공항 이전사업에 약 20조 원의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군공항 이전이 필요하다면 원하는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하고 20조원의 이익이 생겨서 군공항 유치 지역에 5조원, 10조원이든 지역투자가 가능해지고 이후의 개발사업에 따른 지방세 수익의 일정 부분을 매년 이전 지역에 분담한다는 조건까지 덧붙인다면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역 갈등으로 안보와 직결된 군 공항 이전이 표류해서는 안된다. 또 일부에서 경기남부국제공항과 연계하는 방안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화성시에 들어선다면 지역개발과 발전에 견인차가 될 수도 있다. 국방부 화성시 수원시 등 직접 당사자들과 실제 피해를 감내하거나 감내해야 할 지역 주민들 앞에 공정한 정보와 타당성 조사 및 결과 공개 등 공정한 여론의 장에서 대화와 소통을 통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경기신문 = 최순철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쓰나미가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 3백명 전원에 대한 땅 투기 전수 조사를 주장하고 나섰고 정의당은 한발 더 나아가 모든 선출직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여당의 ‘물타기’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LH직원 땅 투기 의혹으로 여권은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부동산 문제는 오래된 적폐일 수도 있지만 5년차 정부·여당으로서는 외통수에 걸린 셈이다. 당장 4월 서울·부산 시장 선거는 물론 내년 3월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 투기 의혹의 물결은 국토부 등 공직사회를 넘어 국회로 넘실거리고 있다. 여당 의원들과 관련된 의혹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시민단체 기자회견에 이후 1주일여만에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등 골든타임도 놓쳤다. 차명 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