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적으로 발표된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미국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통보 했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상회담 발표 이틀째인 9일 외교가의 정황을 종합해보면 남북정상회담이 언제, 어디서 개최된다는 사실은 발표 직전까지 정부내에서 극소수 핵심 당국자들만 알고 있었다. 특히 남북 관계 주무부서인 통일부는 물론 정상회담에 대해 주요국과 사전 협의를 해야할 외교통상부도 그야말로 몇몇 간부 외에는 정상회담과 관련된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미 한국 대사관의 고위층 인사들은 발표 직전까지도 정상회담에 대한 정보를 본부로부터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때문에 대사관 관계자들은 정상회담 개최사실을 발표 수 시간 전에 통보받고 자신들의 카운터파트에게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미국측에 ‘사전 통보’를 강조하는 핵심 당국자들의 발언 내용에도 곱씹어볼 대목이 적지 않다는게 외교가의 지적이다. 우선 송민순 외교부 장관이 지난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만난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에게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 일부 소식통들은 “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로 남북관계가 새 도약의 기회를 맞은 가운데 한반도 정세의 또 다른 축인 6자회담 트랙도 바빠지고 있다. 남북관계와 6자회담 트랙이 선순환 구조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참가국들은 실무그룹 회의 등으로 숨가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우선 참가국들은 7~8일 판문점에서 열린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를 시작으로 이달 안에 나머지 4개 실무그룹 회의를 연달아 개최한다. 참가국들은 우선 16일을 전후로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핵시설 불능화의 구체적인 개념을 만들고 핵프로그램신고 대상과 로드맵을 협의한다. 2002년 제2차 북핵위기의 도화선이 된 농축우라늄 프로그램 문제도 이 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이어 20일(월) 시작하는 주에는 모스크바에서 러시아가 의장국인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참가국들은 이 회의에서 9월께 열릴 6자 외교장관 회담에서 채택할 성명의 문안을 협의하게 된다.또 27일(월) 시작하는 이달 마지막 주에는 동남아의 제3국에서 북·미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가 개최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의에서는 불능화 단계 이행 조건으로 북한이 내세우는 정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함께 남북 간 군비통제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여 그 내용과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8일 오전 남북 정상회담 합의 사실을 발표하기 직전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간 평화문제, 군비통제, 경제협력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하라”며 개략적인 정상회담 의제를 제시했다. 남측은 단계적 신뢰구축을 통한 긴장완화를 염두에 둔 반면, 북측은 정치적 폭발성이 강한 문제의 우선 해결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이 군비통제 분야에서 획기적인 결과물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南, 남북 합의서 군사적 신뢰조치 성실이행 요구 北, 한미군사훈련 중단·국가보안법 폐지 등 제기 ◆北, NLL·한미군사훈련 등 선전화 우려 = 우선 북측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을지포커스(UFL)연습과 전시증원(RSOI) 연습 등 한미 공동군사훈련 중단, 재래식 전력 감축, 남측 민간단체에 의한 대북 심리전 중단,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청활은 세상과 하직할 때화 되었음을 느끼자 대중과 신도들을 버리고 때를 맞으러 길을 떠났다. 대부분 제자들과 최후 문답을 나누거나 임종 설법을 하는 게 선가의 가풍인데 청활은 달랐다. 오히려 대중과 신도들을 피해 절을 떠났다. 아마도 그가 집단 선 수행 대신에 깊은 산중에서 스승과 도반 셋이서 자연을 벗삼아 깨달음을 닦았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만큼 자연과 가까웠던 청활은 자신이 떠날 때에 맞춰 떠날 자리로 갔다. 저계의 돌다리를 지나면서 최후의 시, 임종게를 지었다. 사람들아, 길 가기 어렵다 말라 높은 산마루 깊은 골짜기도 지척이더라 저계의 개울물아, 잘 가거라 그대는 바다로, 나는 산으로 청활은 곧바로 귀계라는 곳으로 들어간 뒤 임종의 터를 잡았다. 그곳에서 세상을 떠나는 마음가짐을 다 정리하고 나서 시자에게 유언을 했다. “내가 죽거든 시체는 숲에다 갖다 버려라. 마지막으로 먹이를 찾아 헤매는 새나 짐승들에게 나를 먹이리라.” 청활은 곧바로 호두산으로 들어가 반석 위에 정좌하고 마지막 선정에 들었다. 시자는 스승의 참선이 끝나기를 기다렸으나 청활의 선정은 깨어날 줄 몰랐다. 깨지 않는 선정에 들었던 것이다. 시자는 청활의 유언
수원시의회(의장 홍기헌)는 지난 달 16일 제 248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수원시의회 수원비행장 이전추진 및 소음피해대책 특별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내년 1월 31일까지 6개월 연장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올 1월말부터 가동된 특위(위원장 이종필)가 꼬박 6개월간 물집이 트고 목이 쉴 정도로 이 사안에 매달렸지만 시한이 너무 짧고 촉박해서다. 추진 예산도 턱없이 부족해 심의를 거쳐 피해조사에 필요한 연구용역비 4억9천289만원을 추가 편성했다. 각분야별 근거마련을 위한 본격활동에 나선 것이다. 비행기 소음에 따른 학습권 피해조사 9천604만원, 재산권 피해조사 1억6천365만원, 건강권 피해조사 2억2천만원, 소음측정 장비 임차 구입비 1천320만원이다. 앞서 특위는 올 1월말 제245차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공군 10전투 비행장 관련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통과 시켰다. 차긍호(前위원장) 이종필(現위원장)의원이 공동 발의했고 강장봉 김영대 김종기 김진우 김호겸 김효수 문준일 문병근 민한기 박장원 염상훈 이재식의원등 모두 14명 의원이 ‘한 배’를 탔다. 수원비행장의 소음 피해는 서수원권 시민들의 가장 큰
청활은 도반인 충후(沖煦)와 함께 소계산으로 계여(契如)를 찾아갔다. 산길을 더듬어 중턱에 이르렀을 때 밤을 줍느라 분주하게 손을 놀리고 있는 한 노승을 만났다. 여기서부터 문답이 시작된다. 먼저 청활이 노승에게 물었다. “도자(道者)여! 혹시 계여 암주(契如庵主) 화상이 계시는 곳을 아시오?” 도자는 노승을 가리켜 부른 말이다. 도 닦는 사람 정도의 존칭어다. 그러자 노승은 밤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내려놓고 길손들을 돌아보았다. “어디서 오셨는가요?” 선사들은 대개 이 말 속에 화살을 숨긴다. “산 밑에서 왔습니다.”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올라오셨습니까?” “여기가 어딘데요?” 청활도 방패를 썼다. 노승은 허리를 굽혀 인사를 차렸다. “가서 차 한 잔 나눕시다.” 청활은 그제서야 그 노승이 계여라는 걸 알아차리고 암자까지 따라가 담론을 나누었다. 단풍이 짙게 물든 숲 속에 앉아 탐스러운 산과일을 들어가며 도화 법담(道話法談)을 나누는 세 스님은 날이 가는 줄 모르고 담론에 심취했다. 밤이 되면 이리나 호랑이같은 산짐승들이 찾아와
“실제 현실에서 할 수 없거나 힘든 일을 가상현실을 통해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 현실의 불가능을 가능으로 실현시켜주는만큼 이 분야의 앞날은 무궁무진하죠”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위치한 (주)한국미디어테크의 길용철(50) 대표는 최첨단 영상 시뮬레이터와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시스템 분야의 앞날을 이렇게 전망했다. 가상현실 통해 불가능 ‘제로화’ 현실에서는 볼 수 없거나 체험할 수 없는 것을 가상의 프로그램을 사용해 가상으로 체험하게 해 주는 영상 시뮬레이터와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주)한국미디어테크의 사업영역이다. 길 대표는 “예를 들어 비행기 조종사가 훈련을 위해 처음부터 비행기를 몰고 나간다면 그에따른 위험부담과 비용부담은 엄청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제 비행상황과 똑같은 가상의 현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 대표는 이어 “공간적 물리적 제약에 의해 현실세계에서는 직접 경험하지 못하거나 직접 경험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 위험이 발생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컴퓨터를 이용해 구축한 가상의 공간 속에서 실제 상황에 가깝
901년, 당나라 천복 원년 12월 28일에 대중을 모아놓고 마지막 방편으로 세상을 벗어나는 일의 시작과 마지막을 자세히 말하였다. 이때의 설법 내용은 기록이 없으나 대체로 다음의 설법과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옮겨 적는다. 이것은 평소에 도응이 말하는 일반적인 논리의 특징을 갖춘 그의 설법 기록이다. “여러분이 말을 하거나 무슨 일을 하는 데에는 반드시 까닭이 있어야 합니다. 질문을 할 때엔 그 질문이 올바르게 정리된 질문인가 또는 좋은 질문인가 나쁜 질문인가를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벼슬의 높고 낮음, 신분의 귀천을 멋대로 따져서는 안됩니다. 결코 남과 비슷하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아야 합니다. 남을 닮음은 여러분이 서로 비슷비슷해짐이니 행여나 비슷하게 배운 것이 너무 많을까 우려해서입니다. 팔순 노인이 과거를 보러 가는 것은 결코 장난이 아닙니다. 한 마디가 틀리면 천리 만리가 어긋나서 다시 거두어들이기 어려우니 모름지기 뼈를 부숴 골수를 끄집어내야 비로소 실마리가 풀리고 그래야 비로소 물건마다 새롭고 일마다 갖추어지니 이 어찌 묘함을 얻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있음을 아는 사람은 끝내 차례를 따르지 않으니 열 번을 말하려다 아홉 번을
도교육청(교육감 김진춘)은 지난달 31일 고교 평준화 지역 5개 학군의 2008학년도 학생 배정 방안으로 5개 학군 113개의 일반계고등학교에 선지원 후추첨제 방식을 100% 적용키로 했다. 학생 배정 방안의 가장 큰 특징은 4개 학군(시의 면적이 가장 작은 부천학군은 1단계 배정)에서 2단계에 걸쳐 수요자들에게 학교 선택권을 두 번 부여한다. 학생들의 통학거리를 고려해 광역화된 학군을 2∼4개 구역으로 구분했으나, 1단계 학군내 배정에서는 해당 학군 전체 학교 중 5개교를 구역에 상관없이 선택하게 한 뒤, 지망별 경쟁에 의해 40%∼50%를 배정함으로써 1차적으로 학교선택의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학군내 배정에서 학교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다른 구역의 학교를 포함 지원하게 한 결과, 실제로 3∼5%의 학생들이 자기 구역이 아닌 타구역을 선택,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2단계 구역내 배정으로 2차 학교 선택권 및 통학권 부여 학군내 배정에서 배정 받지 못한 학생들은 구역내 학교 전체를 대상(학군내 지망시 선택했던 학교 포함)으로 지원하게 함으로써 2차적으로 학교선택권을 주어진다. 구역별 학급당 학생수를 조정해 해당 구역에 전원 배정함
언젠가 동산이 도응에게 물었다. “사대(四大) 화상이 왜국에 태어나서 왕이 되었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지 알고 싶구나.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도응이 대답했다. “사대 화상이라면 부처로도 태어나지 않으실 분인데 하물며 왜왕이겠습니까?” 동산이 그 말을 듣고 도응을 칭찬했다. 어느 날, 운수 떠났던 도응이 돌아오자 스승 동산이 또 물었다. “어디 갔다 왔어?” “산을 돌고 옵니다.” 유명한 선승들이 호를 지을 때에 머물고 있는 산 이름을 그대로 쓴다는 사실에 유의하기 바란다. 운수를 다녔다면 산도 돌았지만 그 산에 있는 큰 스님들을 두루 친견하고 돌아왔다는 뜻이다. “어느 산이 살 만하든가?” “살 만하지 않은 산도 있습니까?” “그렇다면 온 나라 안이 온통 네 녀석에게 점령당했겠구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들어갈 길을 얻었구나?” “길이 없던데요.” “길이 없으면 어떻게 나를 보러 왔어?” “길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