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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가슴따뜻 러브스토리

‘사랑’이란 그 상대를 위해 얼마나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가로 알 수 있다.

그래서 ‘사랑’은 ‘사랑’이 아닌 ‘희생’일 지도 모른다.

구랍 28일 오후 4시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 무대에 올려진 국악 뮤지컬 ‘내 생애 가장 소중한 선물’은 ‘사랑’이라는 주제로 제작됐다.

엉뚱 상상 만년 감성 소녀 유선화(박애리)가 운영하는 작은 포장마차를 중심으로 특별하지 않지만 너무도 특별한 단골손님들이 한 자리씩 자리 잡고 들어 그들의 사랑과 인생사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20대부터 80대까지 세 쌍의 커플들의 각각의 가진 색깔을 표현하는 공연으로 감동적인 스토리를 통해 관객의 마음속에 사랑에 대한 따스함을 전해줬다.

여러 색깔의 사랑이야기를 옴니버스작품으로 구성해 펼쳐내며, 그 속에 화음의 개념을 도입해 각 사랑의 파트가 공간과 시간 속에서 조화로운 하모니를 이루면서 또한 각각의 독특한 색깔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전개됐다.

세 쌍이 전하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선물로 각기 다른 크리스마스를 맞게 되는 한 겨울 따뜻한 감동스토리에 가슴을 울리는 국악이 어우러진 2011년을 마감하는 최고의 공연을 선보였다.

그럼 각기 다른 세대들의 ‘사랑’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흔희 말하는 ‘사랑’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공연에서 한 시도 눈을 땔 수 없었다.

극의 구성은 20대 커플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전개됐다.

중학교 때 과외 선생님인 대학생 오빠를 12년 동안 짝사랑해온 남공주(하지아).

그런 공주의 사랑을 공기 마시듯 당연시 여기고, 펀드 매니저 나미진(함영선)에게 관심을 갖는 뻔뻔한 남자 고시생 한경태(남상일).

그 앞에 남공주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검사가 나타나 12년 동안 너무도 익숙해왔던 사랑을 위협한다는 내용의 20∼30대 사랑을 그렸지만 실제는 요즘 젊은 층들의 ‘쉬운 사랑’을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에서는 20∼30대 쉬운 사랑이 아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침착하게 사랑을 하라는 교훈을 주고 있었다.

또 배우 조용진과 송옥숙이 표현한 40~50대의 사랑은 서서히 스며들어가는 듯한 ‘사랑’을 표현했다.

마음을 쉽게 드러낼 수도 쉽게 받아들일 수도 없는 50세 미망인 미옥(송옥숙)과 47세 노총각 영만(조용진)의 우정과 같은 사랑이야기로 공연장을 찾은 중년층들이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남편의 죽음과 딸의 수술비를 위해 유일한 생활 터전이었던 의상실을 정리한 후 6개월 전부터 선화의 포장마차에서 일을 도우고 있는 미옥 앞에 친 동생인양 친구인양 다가서는 순수남 영만.

딸 연희(오나라)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영만은 모녀에게 점점 다가서면서 중년의 사랑이 시작된다.

공연장에 있는 중년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하고 무대에 시선이 고정됐다.

연기 인생 55년 만에 국악과 처음 함께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국민배우 이순재와 10대 소녀의 감성을 간직한 대한민국 원로 배우 이주실이 보여 준 70~80대의 사랑은 ‘사랑의 끝’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처음 만난 사랑인양 빠르고 경쾌하게 전개되는 극은 황혼녘,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노부부의 깜짝 파티같은 사랑이야기로 30리 고개 길 넘어 얼굴 한번 안본 만수(이순재)와 선보고 고작 세 번의 데이트 끝에 결혼해서 55년을 넘게 함께 살아온 심성 고운 할머니 길자(이주실).

자식들 가르치라 자신들은 돌보지 않고 살아온 그들 앞에 남편 강만수의 췌장암 말기 판정은 청천벽력 같은 일을 겪으며 죽음의 빛깔로 찾아오는 허망과 절망 앞에서 만수는 평생을 옆에서 함께 해준 길자에게 깜짝 파티와 같은 사랑을 고백한다.

극은 40~50대의 사랑의 표현했던 평소 알고지내던 미옥의 딸 연희에게 각막이식을 해 주며 배우 박애리의 나레이션으로 막을 내린다.

화려한 캐스팅과 더불어 대형 LED에서 나오는 무대를 압도하는 스크린 영상과 세대별 사랑의 다양한 느낌을 색깔로 마술처럼 펼쳐지는 사랑스런 빛깔의 무대, 그리고 작품성 있는 국악관현악곡을 중심으로 함께 엮어지는 드라마, 노래, 무용, 퍼포먼스가 하나 된 공연으로 관객에게 행복과 기쁨, 즐거움을 선사해 줬다.

특히 김재영 국악단 예술단장의 지휘아래 국악 대중화의 선두자 ‘국악보따리’의 연출 이재성, 창작오페라 ‘아랑’의 작곡가 ‘황호준’, 감성 발랄 에피소드 드라마의 대가 작가‘홍석환’등 국악계 유망한 스태프들이 작품에 참여해 극의 흐름에 절묘하게 맞는 연출과 창작 국악관현악곡, 그리고 드라마 연속선에 놓인 성악곡을 선보이며 보다 짜임새 있고 탄탄한 작품으로 공연의 완성도를 더해 국악의 한계를 넘어 대중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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