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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넘보는 인뱅 실적…건전성 여전히 '빨간불'

인뱅 3사, 상반기 순익 3412억 원…역대 최대
이자도 못 받는 '깡통 대출' 1년 새 30% 증가
금융당국 가계대출 억제에 건전성 회복 요원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들이 눈부신 실적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방은행을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대환대출 시장을 장악하고, 플랫폼을 바탕으로 비이자수익을 끌어올린 덕이다. 

 

하지만 대출 성장과 더불어 빚을 갚지 못하는 차주도 늘어나고 있어 건전성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등 안전한 대출 성장이 요원해진 탓에 이들의 어려움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총 3412억 원으로 1년 전(1704억 원)보다 100.3% 증가했다. 3사 모두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들은 급격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방은행을 위협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구 대구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2101억 원)보다 많은 2314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부산은행(2514억 원)을 제외한 모든 지방은행을 실적 면에서 앞질렀다.

 

케이뱅크 또한 같은 기간 실적이 241%나 급증한 854억 원을 기록하며 전북은행(1127억 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호실적을 기반으로 연내 IPO(기업공개)를 노리고 있다. 토스뱅크도 245억 원의 순익을 거두며 지난해 상반기(-384억 원)보다 눈에 띄게 실적이 나아졌다. 

 

인터넷은행들이 올해 초 대환대출 시장 에서 보여준 영향력이 상반기 견조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가 1분기 신규 취급한 주담대 2조 6000억 원 중 62%가 대환 목적이었으며, 케이뱅크의 상반기 아파트담보대출 잔액 증가분(1조 7500억 원) 중 74%가 대환대출 고객이었다.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는 1조 5000억 원의 전월세대출 성장을 기반으로 실적을 올렸다.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고객 확보와 비이자수익 증가도 실적에 기여했다.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은 전년 대비 19% 늘었다. 케이뱅크 또한 투자 서비스를 강화하며 327억 원의 비이자수익을 기록했다. 토스뱅크도 외환서비스 흥행 등에 힘입어 같은 기간 540억 원의 비이자수익을 거뒀다. 두 은행 모두 상반기 1000만 고객을 달성했으며, 비이자수익은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3사 모두 금융당국이 정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30%)을 지키며 포용금융 면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34.9%였으며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33.3%, 32.4%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각각 3.4%포인트(p), 4.2%p, 2.1%p 올랐다.

 

다만 대출 공급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들의 2분기 기준 무수익 여신은 53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채권재조정, 법정관리 등으로 이자 수입이 없는, 사실상 '깡통 대출'을 말한다. 이들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은 0.88%로 시중은행(0.28%)보다 3배가량 높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에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면서 여신 건전성을 회복하기가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주담대 등 자산을 담보로 하는 비교적 안전한 대출을 늘려야 건전성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지만 당국의 압박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노려볼 수 있으나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경우 연체율 관리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갈수록 강해지면서 주담대로 건전성을 관리하는 건 아예 논외가 됐다"며 "CSS(신용평가모델) 고도화 등으로 지금 초점을 맞춘 개인사업자 대출에서의 부실을 최대한 낮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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