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수용동 문을 열 때면 숨이 턱 막힙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부터 들어요.” 경기 남부권을 담당하는 수원구치소에서 근무 중인 A 교도관의 말이다. 그가 마주한 현실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최근 수원구치소의 수용률은 150%를 넘어섰다. 수용인원은 2500여명에 달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직원은 470여명에 불과하다. ‘150%’라는 수치 뒤에는, 한정된 공간에 빽빽이 들어찬 수용자와 이를 감당해야 하는 교도관들의 고된 일상이 겹겹이 쌓여 있다. 11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의 과밀상태는 약 130% 수준이다. 이중 서울구치소 146%를 기록하고 수원구치소의 경우 150%대를 기록해 과밀율이 2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밀수용이 일상화되면서 수용동 내부의 긴장도는 극도로 높아졌다. 좁은 공간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수용자들 사이에 사소한 말다툼이 폭행으로 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교도관이 물리적 충돌에 노출되는 일도 반복된다. B 교도관은 “수용자가 흥분 상태에 들어가면 예측이 어렵다”며 “한순간 방심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계호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밀수용은 곧 업무 강도의 급상승으로 직결된다. 교도관 1인이 담당해야 할 수용자 수가 늘어나면서, 감시·상담·행정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현장 교도관들 사이에서는 “하루 근무를 마치면 전쟁터에서 돌아온 느낌”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문제는 단순한 ‘양적 과밀’에 그치지 않는다. 수용자의 ‘질적 변화’ 역시 현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수원구치소 내부에 따르면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는 수용자는 전체의 13%를 넘어섰다. 65세 이상 고령 수용자도 8% 이상을 차지한다. 정신질환 수용자는 돌발행동 가능성이 높고, 지속적인 관찰과 상담이 요구된다. 고령 수용자는 만성질환 관리와 이동 보조 등 추가적 돌봄이 필요하다. 교도관들은 “보안과 교화가 본래 임무인데, 이제는 간병과 보호 역할까지 떠안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행정력은 분산되고, 교정의 본질적 기능은 왜곡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교도관들의 정신적 소진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일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을 호소하고, 만성적인 불면과 불안, 번아웃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교정 현장은 높은 담장 안에 가려져 있다. 경찰이나 소방과 달리 교도관의 업무는 외부에 공개될 기회가 적다. 이들이 겪는 위험과 트라우마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조차 쉽지 않다. 한 교도관은 “정당한 공권력 행사조차 수용자의 인권 문제로 번질까 위축될 때가 있다”며 “안전 확보와 인권 보호 사이에서 늘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교정 행정은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기능을 넘어, 재범 방지와 사회 복귀를 돕는 마지막 관문으로 평가된다. C 교도관은 “우리가 무너지면 사회의 안전망도 함께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버틴다”며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책임감이 매일 아침 다시 수용동으로 향하게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밀수용 해소와 계호 인력 확충, 정신질환 수용자에 대한 전문 치료체계 강화, 고령 수용자 전담 관리 시스템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높은 담장만으로는 교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교정·교화를 통한 성공적 사회 복귀를 원한다면, 그 담장을 지키는 사람들의 안전과 회복 역시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담장 안에서 이어지는 교도관들의 사투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입상을 기대했던 한국 쇼트트랙 혼성계주 대표팀이 충돌 불운으로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한국 대표팀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혼성 계주 2000m 준결승에서 3위에 그쳐 파이널 B로 밀린 뒤 최종 6위로 마쳤다. 이로써 한국은 이 종목이 도입된 2022년 배이징 대회 때 준준결승에서 탈락한 데 이어 이번에도 입상에 실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같은 조 미국 선수에게 걸려 넘어지는 악재를 맞았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황대헌(강원도청), 임종언(고양시청)으로 팀을 결성한 한국은 2조에서 캐나다, 벨기에, 미국과 결승 티켓을 놓고 경쟁했다. 한국은 레이스 중반 1위로 달리던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가 미끄러지면서 넘어져 추격하던 김길리가 충돌했다. 한국은 2분46초554의 기록으로 캐나다, 벨기에게 뒤져 3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후 대표팀은 미국의 페널티에 따른 어드밴스 획득을 주장하며 소청 절차를 밟았으나 심판은 김길리가 충돌 당시 1·2위가 아닌 3위였기 때문에 어드밴스를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파이널B 순위 결정전에서 한국은 네덜란드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앞서 열린 여자 500m 예선에서는 최민정과 김길리, 이소연(스포츠토토)이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임종언과 황대헌, 신동민(고려대)도 남자 1000m 준준결승에 합류했다. '한국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서울시청)은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0.08점, 예술점수(PCS) 42.64점을 받아 총점 92.72점을 획득, 6위로 24명이 겨루는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했다. 차준환은 '레인 인 유어 블랙 아이즈'(Rain in your black eyes)에 맞춰서 펼친 쇼트 프로그램에서 고난도 쿼드러플 살코 점프를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클린 연기'를 선보여 단체전 팀 이벤트 때의 실수를 털어냈다. 김현겸(고려대)은 TES 37.92점, PCS 32.39점, 감점 1점, 합계 69.30점을 받아 전체 29명 중 26위에 그쳐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하지 못하고 첫 올림픽을 마쳤다. 한편, 이날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한국(은 1·동 1)은 중국, 뉴질랜드와 함께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거울에 비유하자면 같은 사물이라도 먼지가 묻으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전시 역시 작품이 아닌, 마음의 거울에 달려 있습니다. 그림 밖의 그림을 보십시오.” 경기도박물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 ‘성파선예 性坡禪藝: 성파스님 예술세계’를 통해 세상과 소통을 나선 성파 스님은 이 같은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이번 전시는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오랜 수행(修行)과 예술 세계를 조명하며, 2025년 옻칠회화를 중심으로 옻칠염색·도자불상·도자대장경판 등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최근 새 단장을 마친 ‘전시마루’에 들어서면 아득하고 먼 ‘영겁(永劫)’의 시간이 흐른다. 이곳에서는 성파 스님이 직접 제작한 삼천불전 도자불상 35점과 옻칠 그림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붓으로 선명하게 그은 선이 아닌 물처럼 흐르고 바람에 날리듯 겹겹이 쌓인 옻칠은 어두운 배경 위에서 태양처럼 밝게 빛난다. 온화한 미소로 평온함을 전하는 도자불상은 같은 자세 속에서도 단 하나 다른 자세를 지닌 불상을 찾아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에 대해 성파 스님은 “도자는 흙으로 만들어지고 불에 구워지며 자연스럽게 변화를 맞는다”며 “의도적으로 다르게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물아불이(物我不二)’의 공간에는 상대성과 평등의 의미를 담은 삼천불전 도자불상들이 자리한다. 과거·현재·미래를 상징하는 세 개의 불상은 어두운 전시장을 배경으로 밝게 빛나며 진짜와 가짜,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문다. 옆 공간에서는 길이 6m에 달하는 수중 설치 옻칠회화가 펼쳐지며 신비롭고 장엄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바람과 물의 흐름에 맡겨 흔들리는 작품은 관람객에게 ‘나 자신’을 돌아보는 사유의 시간을 건넨다. 성파 스님은 과거에도 물에 띄운 작품이나 드론을 활용하는 등 실험적인 전시를 시도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보다 한층 완성도를 높여 작품의 서사를 극대화한 연출로 돌아왔다. 김영학 학예사는 “수중 전시의 정적인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 펌프와 조명 연출에 공을 들였다”며 “냇가에서 흐르는 물이 돌에 비치는 느낌을 공간에 옮기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본수 관장 역시 “이번 전시의 핵심은 ‘마음의 무게’”라며 “과거 400평 규모의 전시와 비교하면 공간적 확장은 쉽지 않았지만 대신 성파 스님의 수행자로서의 시선과 담담한 말 속에 담긴 진리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진심을 따라 걷다 보면 글자 너머의 ‘문자반야’가 펼쳐진다. 불교 경전의 핵심인 반야심경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흙으로 빚어 탑이 되거나 옻칠을 통해 글씨로 구현된다. 글자를 읽기보다 마음으로 느끼는 데 초점을 맞춘 작업은 붉은 색감 속 평상심을 드러낸다. 성파 스님은 “청·황·적·백·흑은 색의 기본이고, 맛은 오미, 방향은 동서남북과 중앙”이라며 “붉은색은 양기를 뜻하고 태양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따라 걷다 보면 전시의 정체성이기도 한 ‘일체유심조–마음대로’ 공간이 등장한다. 성파 스님이 가장 자유롭고 즐겁게 작업한 원색적이고 기하학적인 옻칠 그림을 배경으로, 옻으로 염색된 형형색색의 천이 설치돼 제목 그대로 ‘마음대로’ 유희한다. 앞쪽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역동적인 영상이 함께 흐르며 공간의 신비로움과 깨달음, 평온함 등 다양한 감정을 환기한다. 관람객에게는 잠시 멈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제안된다. 성파 스님은 “이번 전시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닌, 그저 도를 닦는 사람이 그린 작품”이라며 “어떤 의미나 의도를 두지 않고 그린 만큼, 감상 후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쁜 일상 속 사유의 시간을 보내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5월 31일까지 경기도박물관 전시마루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남양주도시공사(이하 공사)는 2026년 설 명절을 맞아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총 5일간 관내 공영주차장 및 부설주차장 63개소를 무료로 개방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개방되는 주차 면수는 총 6,838면이며,무료 개방 대상은 평소 일요일에도 유료로 운영되던 ▲다산 제3공영 ▲다산 생태공원 ▲정약용생가 다목적 광장 ▲오남호수공원 ▲와부 제5공영 주차장을 포함한 공영주차장 43개소이다. 또한, ▲한강시민공원(도농·수석·삼패) 부설주차장 3개소 ▲다산동 지역 공공 공원 부설주차장 8개소 ▲남양주시 1·2청사 부설주차장 2개소도 연휴 기간 내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남양주, 호평, 오남, 화도, 진접 등 관내 체육문화센터 7개소의 부설주차장 역시 주말을 포함한 5일간의 연휴 기간 동안 전면 무료 개방된다. 다만, 청소년수련관은 16일부터 18일까지, 어린이비전센터는 16일부터 17일까지 휴관일에만 부설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한다. 한편, 설 연휴 무료 개방 주차장의 정확한 위치와 상세 운영 정보는 남양주시 주차 통합 플랫폼인 ‘원패스파킹’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 경기신문 = 이화우 기자 ]
안성시는 설 명절을 앞두고 지난 9일부터 오는 13일까지 5일간 수산물을 중심으로 한 원산지 표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명절 제수용과 선물용 식품의 소비가 급증하는 시기를 맞아 원산지 표시 위반을 사전에 차단하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유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점검 대상은 제수용 명태와 견과류, 떡류를 비롯해 선물용 과일세트·축산물세트·건강식품 등이다. 점검에는 명예원산지감시원과 관련 공무원이 합동으로 참여하며, 관내 음식점과 전통시장, 즉석조리식품 판매업소 등 소비자 이용 빈도가 높은 업소를 중심으로 현장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안성시는 현재 6명의 원산지 감시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15개 읍·면·동 전역을 대상으로 점검과 계도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주요 점검 내용은 ▲원산지 표시 이행 여부 ▲미표시 또는 거짓표시 여부 등으로, 경미한 위반 사항은 현장에서 즉시 시정 조치하고, 중대한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행정처분이나 고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원산지 미표시의 경우 5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표시방법 위반 시에는 미표시 과태료의 절반 수준이 부과된다. 거짓표시가 적발될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 업소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심상철 안성시 농축산유통과장은 “음식점과 판매업소의 자발적인 참여와 명예감시원들의 활동을 통해 사전 위반을 예방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시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수산물이 유통될 수 있도록 원산지 표시 제도에 대한 지도와 점검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정성우 기자 ]
화성시 관내 한 종교시설이 운영해 온 수목장이 각종 인·허가 절차를 위반한 채 불법적으로 운영돼 온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경기신문 2025년 12월 31일자 9면, 2026년 1월 2일자 12면, 5일자 9면 보도) 10일 시에 따르면 시는 감사 결과를 통해 해당 종교시설 수목장이 ▲자연장지 조성허가 부적정 ▲이행강제금 장기 미부과 ▲산지일시사용 신고 사후관리 소홀 등 다수의 행정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 감사 결과, 해당 종교시설은 자연장지 조성을 위해 개발행위 허가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관련 부서 협의 없이 자연장지 조성허가증을 교부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당시에는 개발행위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됐으나, 조성 이후 절성토와 옹벽 설치 등 명백한 개발행위가 이뤄진 사실이 확인됐다. 또 종교단체가 조성한 사설 수목장림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설치 기준에 따라 갖춰야 할 관리사무실과 유족 편의시설, 공동분향단, 주차장 등 필수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종교시설 수목장 관련 시설물(표지) 설치 기준 위반과 관련해서는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화성시가 3년간 이를 부과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시는 2022년 6월 24일 개수명령 처분을 내렸으나, 이행강제금은 2025년 6월 11일에야 부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수목장이 위치한 산지에 대한 일시사용 신고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연장 신고 없이 영업이 지속된 사실도 감사에서 적발됐다. 해당 시설은 2022년 11월 22일 산지일시사용 변경 신고가 수리돼 2024년 3월 29일까지 사용이 가능했으나, 이후 연장 신고 없이 수목장을 운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 부서 및 관계자에 대해 문책 조치를 하는 한편, 자연장지 조성허가 부적정 및 이행강제금 미부과 사안에 대해서는 행정상 고발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산지일시사용 변경(연장) 신고 누락과 관련해서도 관련 법령에 따라 고발 등 행정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종교시설을 포함한 자연장지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절차와 내부 검토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최순철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과 관련해 “6·3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저녁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22일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의 통합을 제안했다.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면서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며 “지방선거 후 통합추진준비위를 중심으로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러 자리를 만들어 국회의원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의 여론조사도 꼼꼼히 살펴봤다”며 “이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하지 못한 아쉬움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통합이 승리와 성공을 뒷받침할 것이란 믿음만은 변함이 없다”면서 “당 주인이신 당원들 뜻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통합 논란보다 화합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그리고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여야는 10일 국회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자본시장 개혁과 국가 부채, 한미 관세 협상, 부동산 문제 등을 제기하며 공방을 벌였다. 이날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는 경기 의원 중 김태년(성남수정)·박상혁(김포을)·김영환(고양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격했다. 김태년 의원은 “코스피 5000시대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은 여전히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채 정체돼 있다”며,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고 독립적 운영체계 구축을 통한 자본시장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혁신기업이 성장하면 떠날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를 방치한 채 자본시장 활성화는 달성하기 어렵지 않느냐”며 “코스닥은 더 이상 코스피의 하위 시장이나 ‘임시 정거장’이어서는 안된다.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서는 구조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민석 국무총리는 “코스피는 정책·심리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호전되고 있지만,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잠자고 있는 시장”이라며 “김 의원이 제기한 문제의식을 정부 차원에서도 중하게 보고 국회 논의 과정에 적극 임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은 ‘코스피 5000’을 거론하며 “그 효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냐”고 물었다. 김 총리는 “우리 사회에서 자금의 흐름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나타난 것”이라며 “역으로 부동산에 대해서도 안정화될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생겼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2030년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총리는 “국가 부채에 대한 걱정에 공감한다”면서도 “부채뿐만 아니라 성장률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현시점에서 국가 채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같은 당 윤영석 의원은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3월에 통과되면 관세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근거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에서 입법이 되면 좋겠다고 했고, ‘입법이 되면 관세가 정상화 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이인선 의원은 “환율 폭등, 물가 폭등, 집값 폭등의 3폭(暴) 정부”라고 맹공을 가했다. 이 의원은 이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서울 부동산 폭등에 대한 대책을 물었고, 구 부총리는 “집값 안정이 최고의 정책 목표”라며 “특히 실거주 목적의 집 공급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경기도가 ‘세외수입’ 고의 체납 사례를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가칭)최은순 방지법’을 추진한다. 도는 세외수입 고의 체납자에 대해 출국금지, 가산금 부과, 금융정보조회가 가능한 ▲지방행정제재부과금법 ▲금융실명법 등의 법률 개정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세외수입은 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개발부담금 등 조세 외 공공 목적을 위해 부과되는 수입을 말한다. 하지만 일부 체납자들이 재산을 숨기거나, 해외로 도피하는 등 현행 제도상 제재 수단이 충분치 않아 문제가 많았다. 대표적인 예로 김건희 씨 모친 최은순 씨가 2013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명의신탁 계약을 통해 차명으로 이를 매입해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했지만 최후 납부 시한인 지난해 12월 15일까지 25억 원을 납부하지 않은 사례를 들 수 있다. 개정안의 골자는 먼저 고액 체납자에 대한 출국금지와 가산금 규정의 신설이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 체납자는 일정 금액 이상 체납 시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 하지만 세외수입의 경우 이를 제약할 어떤 규정도 없다. 도는 세외수입 체납액이 3000만 원 이상인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와 함께 세외수입 가산금 체계에 대해서도 차등 적용을 제안했다. 먼저 부동산실명법·건축법 위반처럼 제재 성격이 강한 과징금과 이행강제금에는 보다 높은 가산금을 적용하고, 개발부담금, 광역교통시설부담금처럼 납부 지연 성격의 부담금은 지방세 수준의 가산금 적용을 제안했다. 이어 세외수입 체납자에 대한 금융정보 조회가 확대된다. 현재 국세나 지방세 체납자는 예금이나 외화송금 내역 같은 금융정보 조회가 가능하지만 세외수입 체납자는 금융자산을 추적할 법적 근거가 없다. 도는 금융실명법을 개정해 세외수입 체납자도 금융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최은순 방지법은 거액의 세외수입을 체납하고도 태연하게 살아가는 제2, 제3의 최은순을 이 땅에서 근절하기 위한 경기도의강력한 의지”라며 “법과 제도를 정비해 이를 근본적으로 근절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
최근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에서 추진되는 행정통합이 지역에 재정 인센티브와 법적 특례로 인해 비통합 지역은 교육재정 면에서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10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여러 지역에서 논의 중인 행정통합이 실현될 경우, 경기도의 교육재정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 방식에 대한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의 출발점은 정부가 추진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으로 특별법이 시행되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현행 75대25 구조에서 국세 비중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자치단체 재정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지만, 교육재정에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이날 “국세 비중이 줄어드는 방식으로 세수 구조가 바뀔 경우, 경기 교육재정은 연간 약 2조 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행정통합 대상 지역은 재정 보전이나 인센티브가 논의되는 반면, 경기도처럼 통합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은 보완 장치 없이 재정만 줄어드는 ‘역차별’ 상황이 문제로 꼽았다. 경기도교육청이 제기하는 또 다른 핵심 문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 기준이다. 현재 교부금은 내국세 연동 방식과 함께 학교 수, 교원 수, 학급 수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배분된다. 하지만 학생 수 증가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판단이다. 도교육청 분석에 따르면 경기도의 학생 수 비중은 전국의 29.3%에 달한다. 그러나 학교 수 비중은 22.5%, 학급 수와 교원 수 비중은 각각 26%에 그친다. 교육재정 비중 역시 24% 수준으로, 학생 수 비중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학생 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임 교육감은 “학생 수에 비해 교원, 학교, 재정이 모두 부족한 구조”라며 “교부금 배분 기준을 최소한 학생 수 비중 수준인 약 29%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이 문제를 단순한 예산 다툼이 아니라 ‘교육 기본권’의 문제로 보고 있다. 학생 수가 많은 지역에서 재정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학급 과밀, 교원 업무 과중, 교육 격차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임 교육감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학생 수를 중심으로 한 재정 배분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의 근본적 개편 필요성을 공식화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러한 입장을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앞으로 행정통합 특별법과 관련한 국회 심사 과정에서 경기도의 교육 여건과 형평성 문제가 얼마나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국세·지방세 비율 조정이라는 국가적 제도 변화가 특정 지역의 교육 여건 악화로 이어질 경우, 그 부담은 결국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행정 효율성과 재정 분권 논의 속에서 교육재정의 특수성을 어떻게 결론날지 국회의 선택이 주목된다. [ 경기신문 = 김태호 남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