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는 이 시대의 혁신가이다. 그는 천재성, 통찰력, 뛰어난 기업가 자질을 갖고 있다. 전기차 시대를 이끌고 있으며, 스페이스 X의 저궤도 위성사업인 스타링크를 개척하였으며, 이제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차인 로보택시 시대의 문을 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측면이 있다. 미국 생명공학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뇌를 연구해 왔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생명공학의 장래를 밝게 보고 있다. 머스크는 2016년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인 뉴럴링크(Neuralink)를 창업하였다. 이 회사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활용하여 신체가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들의 뇌에 컴퓨터 칩(임플란트 N1)을 심어서 장애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기업가치가 무려 12조원이다. BCI 기술은 시각장애인에 시력을 찾아주고, 전신마비 환자에 희망을 준다. 향후 미국에서 BCI 기술 시장은 약 540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다. 현재까지 뉴럴링크는 3차례 임상실험을 마쳤으며 올해 추가로 20∼30차례 실시할 예정이다. 뉴럴링크는 5년 내 BCI 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70년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6백만불의 사나이’라는 미국 드라마가 있었다. “사고로 팔, 다리, 눈을 잃은 미군 장교의 신체에 생체기계를 이식하여 초능력을 지닌 생체공학 인간(Bionic Human)으로 만들고 악당들을 물리친다”라는 이야기다. 당시로서는 충격 자체였다. 유명한 영화인 ‘아이언맨’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이 로봇과 결합하는 트랜스휴먼 시대가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의 팔과 다리를 뉴럴링크 사업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BCI 시장은 벌써 경쟁자들의 주도권 싸움으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BCI 시장에는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 패러드로믹스, 싱크론, 사이언스 코퍼레이션 등이 경쟁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2024년에 양자컴퓨터, 휴머노이드 로봇, BCI 기술 등을 10대 혁신제품으로 지정하였다. 최근 애플 CEO 팀 쿡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뇌파를 이용하여 머릿속의 생각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싱크론과 개발 중이다. 빌 게이츠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싱크론에 투자했다. 애플이 현재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향후 모든 소비자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만지지 않고도 생각만으로 조작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BCI 기술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팔과 다리를 인간의 몸에 이식하는 트랜스휴먼 산업이 활성화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미래에는 ‘아이언맨’과 ‘육백만불의 사나이’ 주인공이 진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BCI 기술은 미래 첨단산업을 주도해갈 핵심 기술임이 틀림없다. 해외에서는 뇌신경과학 스타트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중국 등은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도 BCI 산업 육성을 위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연구개발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새 교황이 탄생되었다. 그의 이름은 ‘레오 14세’, 이는 19세기 말 노동자 착취를 고발한 교회 교리의 아버지 레오 13세의 뒤를 이어받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상의 불평등에 좌절하고 있는 우리들은 벌써부터 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5월 18일, 그의 행보를 알 수 있는 첫 번째 신호탄이 터졌다. 그의 취임식과 그가 집전하는 첫 미사였다. 사도 베드로가 순교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에서 이루어진 이벤트였다. 이 성당은 베드로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가 담긴 상자가 발견된 곳이다. 베드로는 티베르 강 오른쪽 강변에 있는 네로의 서커스에서 십자가에 못 박혔다. 성 베드로 성당에는 또 다른 보석이 있다. 그것은 1498년 로마 주재 프랑스 대사가 의뢰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이다. 흰색 대리석으로 제작된 이 조각품은 구겨진 주름장식이 아주 인상적이다. 이곳 광장에서 레오 14세는 두 가지 상징적인 물건을 수여받았다. 하나는 예수님의 상처와 선한 목자의 상징인 양털 천으로 된 띠, 다른 하나는 성 베드로의 모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어부의 반지’로, 교황의 영적 권위를 상징하고 ‘사람을 낚는 어부’로서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물이었다. 그리고 의식의 세 번째 순서인 ‘순종의 의식’에서는 12명이 새 교황에게 순종을 맹세하였다. 이어 그는 동방 교회의 총대주교들과 함께 대성당 중앙 제단 아래 있는 성 베드로 무덤으로 내려가 경의를 표하였다. 정오가 되자 레오 14세는 첫 미사를 진행하였다. 이는 교황과 사도 베드로의 역사 속 인연을 상기시키는 매우 상징적인 의식으로 우크라이나와 미얀마 분쟁의 해결과 가자 지구 주민들을 위한 여러 가지 호소문이 포함되었다. 레오 14세는 “저에게 맡겨진 사명을 시작하면서 여러분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사드린다”라고 말문을 연 후, 최근 몇 주간 일어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죽음과 자신이 선출된 콘클라베를 돌아보며 본인은 “공로 없이 두려움과 떨림으로 선택되었다”라며 지극히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그는 자선과 선교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교회의 사명에 대해 설명하였다. 운집한 25만 명의 청중들은 이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교황은 또한 ‘지금은 사랑의 시간’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교회가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을 촉구하였다. 그는 가톨릭이 신자들만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모든 이를 포용하는 교회로 거듭날 것을 촉구하였다. 교황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롯한 수많은 외국 지도자들 앞에서 자연을 착취하고 가장 적은 자원을 가진 사람들을 외면하는 지금의 경제를 규탄하였다. “우리 시대는 지구의 자원을 착취하고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경제 패러다임으로 말미암아 증오, 폭력, 편견이 난무하고 상대방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불화와 상처가 여전히 너무 많습니다.” 페루의 빈곤 지역에서 20여 년 동안 사목 활동을 하며 손수 체험한 교황 자신의 절절한 절규였다. 그는 교회의 일치를 강조하고 지배, 종교적 선전, 권력 수단으로 다른 사람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자선을 베풀어야 한다고 호소하였다. 이 날 새 교황은 14억 가톨릭 신자의 영적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대변인임에 손색이 없었다.
21일 윤 전 대통령은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가 제작한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했다. 6·3 조기대선이 13일 남은 시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한복판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지난 달 4일 헌법재판관 만장일치로 탄핵된 후 첫 공개행보였고, 김문수 후보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국민의힘을 탈당한 지 불과 나흘 만이다.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내부는 물론 보수 정치권이 크게 술렁였다. 당은 ‘탄핵의 강’을 건너기 위해 비대위원장을 교체하면서까지 몸부림치고 있는 마당에 당사자인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만든 다큐멘터리를 관람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대선레이스 후반에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는 반응이 주류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은 탈당해서 우리 당과 관계가 없는 분"이라면서도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에 대해 반성과 자중할 때가 아닌가"라고 비판적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조경태 의원은 "누굴 위한 행보인가. 결국 이재명 민주당 제1호 선거운동원을 자청하는 것이냐"며 "본인 때문에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반성은커녕 저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한심하다. 자중하기를 바란다"고 했고,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제발 윤석열을 다시 구속해달라"며 "우리 당이 살고 보수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재구속만이 답"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도 "윤 전 대통령의 이 기행은 김문수 후보에게 완전히 찬물을 뒤집어엎어 버린 것"이라며 "음모론에 물들면 이렇게 계산이 안 되는 행동을 한다는 걸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조 대표는 "'부정선거 음모론자 윤석열'은 상당히 점잖은 이야기"라면서 "(제가) 농담삼아 하는 이야기가 윤석열의 반대말은 맨정신"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문제는 김문수 후보의 어정쩡한 태도다. 당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이런 기행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김 후보는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해서 적절한지, 부적절한지는 제가 드릴 말씀이 못될 것 같다"며 "이런 영화를 보면 우리 표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소리는 조금 적절치 않다"고 말하며 오히려 윤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등장과 김 후보의 모호한 태도 때문에 국민의힘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는 일말의 여지조차 사라진 형국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한 지 나흘만에 ‘부정선거 음모론’을 들고 다시 대선 한복판에 등장한 이유가 무엇일까. 국민의힘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탈당까지 한 마당에 김문수 후보를 곤혹스럽게 만들 것이 뻔한 이러한 정치행보를 일반적인 정치상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김건희 여사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도이치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김 여사와 관련된 사건들이 줄줄이 재수사에 들어가고 있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전 핵심 간부로부터 샤넬백을 받았다는 근거가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정치행보가 재개됐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다. 검찰의 거듭된 소환에도 김 여사는 응하지 않고 있다.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 수사 검사들은 체포영장을 검토했으나 검찰 지휘부의 부정적인 의견때문에 대선 이후에나 다시 소환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 소식통에 따른면 최근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친윤 검찰 고위인사들이 사의를 표명한 것도 김 여사 수사와 관련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있어도 하늘을 없앨 수는 없다. 뇌물, 주가조작 등 대부분 파렴치한 범죄 수준인 김 여사의 혐의는 어설픈 정치적 쟁점으로 묻혀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중하고, 김 여사는 검찰수사에 성실히 임하길 바란다. 당신들의 기행이 보수정치의 궤멸까지 이어져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현대 한국사회를 살아 가면서 절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을 속속 겪으면서 사는 시대이다. 한국영화가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을 휩쓰는 걸 보게 될 줄은 오랜 영화 경력을 가진 사람들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 내 평생 한국 작가가 노벨상을 타는 걸 보게 될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일본도 오에 겐자부로 이후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토록 수상을 노렸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미국의 폴 오스터도 그렇게 큰 인기에도 불구하고 상을 타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의 현대사에 있어 통틀어서 전혀 예상을 못했던 일로 쿠테타 만한 일은 없다. 그런 점에서, 곧 화제와 이슈 면에서, 윤석열은 감독 봉준호와 작가 한강을 뛰어 넘었다. 실로 위대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유명이 아니라 오명과 악명이지만. 한국 영화계가 비교적 전혀 예상을 못한 일 중의 하나는 젊은 층 관객을 프로야구에 뺏길 줄 몰랐다는 것이다. 요즘 프로야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젊은이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들 유니폼 하나쯤은 다 갖고 있을 정도이다. 프로야구 팬들 가운데는 2~30대 여성이 압도적이고 40대 이상의 ‘줌마’ 관람객들도 상당수이다. 여성들은 한국의 극장가를 좌지우지 했던 핵심 관객들이다. 그 관객들이 요즘 죄 야구장으로 가고 있다. 극장의 위기는 컨텐츠 퀄리티의 위기도 있지만 기존의 자신들을 지지했던 관객들, 청중들을 잃고 있다는 정치적 위기가 본질이다. KBO 관객은 지난 해 이미 천만을 넘어섰다. 2022년 600만, 2023년 800만에 이어 2024년에 1088만이 됐다. 대통령 후보든 국회의원 후보든 영화든 야구든, 중요한 것은 트렌드이다. 야구가 무서운 것은 관객수의 증가 속도에 불이 붙었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그 어떤 문화나 다른 스포츠 경기도 이기지 못한다. 영화가 야구를 당분간은 이기지 못하게 됐다. 심지어 일부 영화감독들도 영화보다는 야구를 보는 걸 선호하고 있을 정도다. 이렇게 된 데에는 대체 불가라는 개념이 개입되고 있다고 미디어산업 평론가 조영신 박사는 얘기한다. 극장은 OTT든 VOD든 대체 가능한 플랫폼이 즐비하게 생겨나고 있지만 야구란 컨텐츠를 담아 내는 ‘야구장’은 현재로서는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치어리더들의 쇼가 있고, 약간 흥분해도 될 만큼의 치맥이 제공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들을 연대시키는 동질의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걸 대체할 공간은 지금으로서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야구장은 야구장이로되 극장은 더 이상 극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야구가 영화를 이기든, 영화가 야구를 이기든 크게 보면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중이 즐기는 문화나 스포츠는 같은 목적을 지니는 것이다. '대중은 과연 그것으로 행복한가'에 달려 있다. 요즘의 영화가 대중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가. 그 질문에 영화는 진지하게 답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많은 영화들이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예술도 안되고 돈도 못버는, 두 마리 토끼는 고사하고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범작들이 양산되고 있다. 야구에서 배워야 한다. 사람들을 흥분시켜야 한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소리치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영화가 흥분을 잊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들으면 우린 자연스레 코끼리를 떠올리게 된다. 왜냐하면 사람의 뇌는 부정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뇌가 부정을 ‘전혀’ 이해 못 한다는 건 과장이지만 무언가를 ‘하지 말라’는 말보다 무엇을 ‘하라’는 말에 더 잘 반응한다는 심리학적 원리를 강조한 것이다. 이를 이용하면 아이들이나 초기 학습자에게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지시를 통해 효과적인 교육을 할 수 있다. 그뿐이겠는가? 우리들의 일상 속에서 장애물을 만날 때 그 장애물만 생각하면 우리 머릿속에선 장애물만 떠오른다. 오히려 그 장애물 사이의 길에 집중하면 우리의 인식은 그 틈을 향하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이다. 이 간단하지만 큰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는 2021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의 동영상 강의에 등장했고 짧은 클립으로 편집되어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통찰을 준다. 그리고 우리 선조들은 이 강의를 접하기 한참 전에 비슷한 원리를 알고 있었는 듯하다. ‘말이 씨가 된다’라는 격언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 ‘말이 씨가 된다’라는 말은 단순히 깨우침을 주는 속담이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긍정적인 말을 많이 사용할수록 전두엽을 활성화시켜 이성적인 사고, 판단력 등을 향상시키고 유동 지능을 높여 성취력을 향상시킨다. 반대로 부정적인 말을 하면 편도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불안 증세, 우울감을 느끼게 만든다. 결국 긍정적인, 부정적인 말이 내 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어 내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건 단지 ‘긍정적으로 살자’는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교훈적인 이야기만은 아니다.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언어를 자주 사용하면, 사고가 확장되고 정보 처리 능력이 활발해진다. 반대로 “안 돼”, “모르겠어”, “나는 원래 그래” 등의 부정적인 말들을 반복하면 뇌는 반복적인 실패와 회피 패턴을 학습하게 된다. 결국 내가 어떤 말을 하기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나의 인지 구조, 문제 해결 방식, 더 나아가 삶의 태도까지 달라진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머리로는 알겠는데 설명을 못하겠어요”라는 말을 정말 자주 듣는다. 집요하게 대답을 요구하면 “모르겠어요”라는 결론으로 끝이 나거나 문장을 끝내지 않고 말끝을 흐린다. 이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줄 뿐만 아니라 지식의 습득을 멈추게 만든다. 아무리 서툰 생각 혹은 틀린 답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로 표현해보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사고를 확장시켜 지식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을 바꾸면 사고가 달라진다. 사고가 달라지면 우리가 문제를 대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같은 장애물을 만나도 어떤 사람은 “이건 못 해”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이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말한다. 결국 사소해 보이는 언어 습관의 차이가 삶의 방향을 크게 갈라놓는다.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말의 사용은 결국 우리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다. 평소에 어떻게 말할 것인가는 곧 어떻게 살 것인가와 같다. 어린 날 마주했던 표어처럼 오늘 하루만큼은 ‘바르고 고운 말’을 쓰고 더 나아가 긍정적인 말로 가득한 일기를 써보는 건 어떨까.
따뜻한 봄이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오고 있는 계절, 코로나19가 안정화 되어가면서 피서철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MZ세대인 젊은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즐길수 있는 놀이방, 아동용 풀장이 있는 키즈 풀빌라를 많이 찾는다. 그중 풀빌라 사고 예방에 대해서 언급하려 한다. 2023년 1월 전남 담양 A풀빌라에서 물놀이 하던 5살 아이가 숨지는 사고, 2023년 7월 경기도 가평 B풀빌라 아동용 풀장에서 20개월된 남아가 숨지는 사고, 2023년 11월 경기도 가평C풀빌라에서 20개월된 여아가 물에 빠져 중태에 빠진 사고 등이 발생하면서 큰 충격을 주었다. 앞선 풀빌라 물놀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유아용 물놀이장도 방심은 금물! 물놀이는 안전사고가 흔히 발생한다. 작은 규모의 물놀이장이나 수영장도 미끄러짐,익사 등 사고위험이 있어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보호자가 함께 물에 들어가 돌봐주어야 한다.혼자 물에 들어가 놀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면 보호자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아이에게 주의시켜야 하며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사고가 날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물놀이하는 아이를 항상 지켜봐야 한다. 둘째, 구명조끼는 반드시 착용! 가평B풀빌라에서 발생한 20개월된 아이가 숨진 사고에 상황을 보면 아동용 풀장 수심이 80cm로 아이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물놀이를 하다 발생한 사고이다. 20개월된 아기들의 평균 신장은 80cm-85cm로 수심이 80cm인 풀장은 20개월된 아기가 두발로 서있기도 힘든 깊이이며 발을 헛디뎌 넘어진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구명조끼는 아이들에게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더불어 신발은 잘 벗겨지는 슬리퍼보다 고정이 되는 샌들을 신기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물속에 날카로운 돌이나 유리조각 등에 의해 상처를 입을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응급처치 시설과 비상용품을 갖춘 풀빌라 투숙! 우리들은 여행가고자 하는 여행지나 투숙하게되는 숙소가 있다면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기위해 사전에 면밀히 알아보고 예약하기 마련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블로그, SNS 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알수 있고 방문자들의 후기와 별점으로 해당 장소를 선택하기도 한다. 저자가 근무하고 있는 관내인 경기도 가평은 펜션과 풀빌라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그중 새로 지어져 신축인 풀빌라의 시설이 안전하고 예방을 위한 응급처치 시설과 비상용품이 구비되어 있어 갖추어진 장소를 선별해 안전사고 없는 여행이 되어야 한다. 또한 풀빌라의 위치는 깊은 산속이나 계곡이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 교통통행이 혼잡하거나 굽은 도로가 많아 응급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을 놓칠수 있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투숙하는 곳 인근에 의료기관,119소방서 등이 있는 풀빌라를 투숙하는 것을 권장한다. 풀빌라 물놀이 사고는 '내 아이에게 혹은 이웃인 옆집 아이에게'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물놀이 사고는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아이의 부모인 어른들은 경각심을 가지고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에 힘써야 한다. 32개월된 아이를 육아하는 엄마로서 풀빌라에서 가슴에 사무치는 일이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노동자들의 피가 묻은 빵을 계속 먹어야 하나?” “빵보다 목숨 값이 싸다” 거대 식품기업인 SPC에서 또 다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회사를 비난하는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19일 새벽 시흥시에 있는 SPC 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작업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다. 빵을 운반하는 컨베이어 벨트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 중 몸이 빨려 들어가 변을 당한 것이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경찰은 평소 컨베이어 벨트가 삐걱거리면 작업자가 몸을 깊숙이 기계 안으로 넣고 윤활유를 뿌리곤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관련기사: 경기신문 20일자 7면 ‘SPC 공장서 또 사망 사고…바뀐 건 아무것도 없었다’) 사고가 나자 공장 작업자들 사이에서는 “SPC는 안전을 챙기는 척만 한다” “사측이 보여 주기식 대책만 반복하면서, 정작 현장은 변한 게 없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SPC 공장에서 발생한 인명사고가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에도 평택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작업자가 야간근무 중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끼어 숨졌다. 이후 회사의 비인간적인 대응도 지탄을 받았다. 회사는 끔찍한 사고를 현장에서 목격한 작업자들의 트라우마는 아랑곳없이 사고 직후에도 사고 발생 기계와 동일한 기계를 제외하고 공장을 정상 가동했다. 고용노동부가 사고 발생 기계와 동일한 기계에만 작업중지 명령을 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노동부는 추가 작업중지를 권고했고, 회사는 해당 층의 작업을 중지했다. 이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SPC 계열사인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샤니, 삼립식품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사지말자는 운동이 확산되기도 했다. 당시 기계에는 자동 방호장치가 없었고, 2인 1조 작업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후 SPC는 노후 기계 교체, 안전 장비 설치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그럼에도 1년 후인 2023년 10월에 이번에 사망사고가 난 시흥시 SPC 삼립 시화공장에서 빵 포장기계에 50대 작업자가 손을 다쳤다. 이어 11월엔 컨베이어가 내려앉아 작업자가 중상을 입었다. SPC 계열사 성남 샤니 공장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10월엔 작업자의 손가락이 절단됐고, 2023년 8월에는 50대 작업자가 장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SPC는 매년 수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표적인 식품 대기업이다. 그럼에도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그 이유를 ‘일시적인 사고 수습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달라진 게 없다는 게 현장 반응이다. 노동계도 분노하고 있다. SPC에 대한 강도 높은 특별근로감독과 공장 전체에 대한 구조적 점검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근본적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현장 감독자 등을 불러 안전 수칙 미준수 여부를 수사하고 있으며 공장 내 CCTV 영상 분석에 들어갔다. 고용노동부도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수사에 돌입했다. SPC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잇따른 노동자 사망·부상 사고로 물의를 빚은바 있어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계열사에서 안전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분명 회사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열악한 노동환경을 만든 사람들, 즉 정작 책임져야 될 사람들은 빠지고 말단 현장 관리자들만 처벌하니까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노동계의 목소리에 정부와 경찰, 회사 모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민주노총 경기본부가 성명에서 주장한 것처럼 3년 전인 2022년 평택 SPC 계열 SPL 제빵공장사고 때 제대로 처벌했다면 이번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다뤄야 할 이유다.
이주 배경 학생 수가 2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교육부의 2024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주 배경 학생 수는 19만 3,814명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학생의 3.8%에 해당한다. 다문화 학생 수를 처음 집계했던 2006년만 해도 9천여 명 수준이었던 규모가 20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학령기 전체 학생의 지속적인 감소세와 미취학 다문화가정 아동의 증가세까지 고려하면 이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006년 이래 정부는 매년 다문화가정 자녀 대상 교육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다문화교육 선진화 방안’이 발표된 2012년에는 공교육 내에 최초로 한국어(KSL; Korean as a Second Language) 교육과정이 도입되었고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표준 한국어 교재가 개발되었다. 2017년에는 ‘개정 한국어 교육과정’이 고시되었으며 이에 따라 학교급, 학년군별로 세분화된 교재가 새롭게 개발 보급되었다. 2023년 9월에는 기존의 다문화교육 지원 정책 외에도 중장기 계획으로 ‘이주배경학생 인재양성 지원방안(2023-2027)’이 발표되었다. ‘다문화학생 교육기회 보장 및 교육격차 해소,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성숙한 교육환경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 세부 추진 과제들을 마련한 것이다. 관련 정책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고민해야 할 점들이 있다. 먼저, 교육 대상의 범주와 용어의 문제다. 최근까지만 해도 ‘다문화 학생, 다문화가정 자녀, 다문화 배경 학생’ 등으로 사용되던 용어를, ‘다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려하여 ‘이주 배경 학생’이라는 용어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 널리 사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다문화사회 언어교육 문제에 대한 논의가 우리보다 먼저 시작된 미국 사례를 보면, 1968년 이중언어교육법 제정 이후 통상적으로 사용되어 오던 LEP(Limited English Proficiency), NNES(Non-Native English Speakers) 등의 용어가 결핍을 강조하고 부정적 인식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ELL(English Language Learner), CLD(Culturally Linguistically Diverse) 등 언어적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한 중립적 용어로 교체된 바 있다. 현재 이주 배경 학생은 크게 국제결혼가정, 외국인 가정으로 나뉘고, 이중 국제결혼가정은 국내출생자녀, 중도입국자녀로 나뉘어 있다. 처음 한국어 교육과정이 도입되던 당시만 해도 탈북학생, 장기 해외 체류 귀국학생 등의 범주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후 발표된 다문화교육 지원계획에는 난민학생이 새롭게 추가되기도 했다. 정부정책 기조에 따라 특수 학습자군이 포함되기도 배제되기도 한다. 소외되는 사각지대가 없도록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다문화교육이 이주배경 학생의 부족한 한국어 능력과 학업 성취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으로 한정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다문화교육은 이주배경 학생뿐 아니라 전체 학생과 교사, 학교 구성원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출신 국가나 민족, 인종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개개인이 모두 나고 자란 환경이 다르고 개별적, 집단적 정체성을 지닌 고유의 존재라는 점에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존과 화합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밖에도 교사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소규모 교사 연수 모임의 활성화 방안, 학교장 및 기관장 등 리더의 다문화교육에 대한 신념과 가치, 인적 물적 자원을 포함한 학교 환경 전반의 다문화적 역량 강화 문제, 학부모 교육과 지역사회 네트워크와의 연계 문제, 지역적 다양성에 기반한 특화된 정책 도입, 접근성이 약한 소외된 지역에 대한 정책 추진 방안, 한국어 교육과정 및 교수법의 다양한 모형 개발, KSL 교원 자격제도 및 교원 처우 개선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학계와 교육 현장에서는 이미 다문화교육 및 한국어교육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와 연구 성과들이 다양하게 축적되어 있다. 이것이 울타리 밖으로 흘러나가 다양한 경로로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 정책 입안자와 행정 담당자, 학부모 및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 서로가 서로의 역량과 자질을 강화시키는 자원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경계를 허무는 활발한 의사소통, 이에 기반한 다양한 정보와 자료, 가치와 인식이 공유되어야 한다.
‘자원봉사’금전 등의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행위이다. 자원봉사를 사전적 의미로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파주 도시관광공사 직원과 현역 군인이 이런 자원봉사의 숭고한 의미를 퇴색시키다 들통이 나면서 망신살이 뻗쳤다. DMZ 안보관광지인 제3땅굴에 근무하고 있는 공사 직원이 업무 지원을 위해 파견 나온 현역군인의 봉사시간을 허위로 작성해준 것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개월여 동안이다. 군인의 직급이 부사관 최상위 단계인 원사임에도 퇴직을 얼마 남지 않은 군인에게 허위라도 봉사시간이 필요했는지 의문이다. 더욱이 공사 직원은 봉사시간이 허위인 것을 알면서도 봉사시간 입력 전산시스템에 입력했다는 것에 또 의문이 생긴다. 두 사람의 실수(?)로 공사는 자원봉사센터에서 인증된 활동처 기관에서 해지되는 수모를 당했다. 파주에 등록된 434개의 활동처에서 징벌적 해지는 공사가 최초라고 하니 공사의 직원들이 뿌듯해(?) 할지 모르겠다. 파주 도시관광공사는 파주시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행정기관이다. 비록 공사이긴 하나 엄연한 행정기관이기에 청렴과 투명 그리고 행정기관의 구성원으로 갖춰야 할 정직은 말해 뭐할까? 그런 공사의 직원이 봉사시간을 허위로 작성해 올렸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욱 황당한 것은 허위작성 사실로 취소처리 된 사실을 윗선에 보고했다는데 보고를 받아야 하는 그 윗선은 보고를 받은 바 없다는 것이다. 그럼 그 담당자는 누구에게 보고를 한 것인가? 이어진 취재과정에서 확인된 것인데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거짓말을 한 셈이다. 채근담에는 ‘관복을 입은 도둑이 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공사의 직원과 군인 모두 관복을 입은 사람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기에 누구보다도 정직해야 하고 청렴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이이 돼야 한다. 두사람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봉사시간을 도둑질 한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사는 철저한 내부감사를 통해 경위를 파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을 해야한다. 또 직원들의 교양교육을 통해 정직과 신뢰, 청렴을 바탕으로 하는 공기업으로서의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할 것이다. 현역 군인이 속한 소속부대에서도 반드시 경위를 파악해 관련규정에 따라 징계절차가 이뤄져야한다. 군은 국민을 지키는 기관이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관을 기만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음지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봉사자들의 땀방울이 파주 도시관광공사와 군인의 그릇된 잘못을 덮고 있다. [ 경기신문 = 김은섭 기자 ]
경기 시흥에 위치한 편의점과 체육공원 등에서 2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흉기로 상해를 입힌 이른바 ‘시흥 흉기 사건’은 강력사건 예방에 취약한 치안시스템의 허점을 다시 한번 노정했다. 시흥시에서는 지난 2월에도 한 남성이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복형제인 친형과 편의점 알바 여성을 잇달아 살해하는 강력사건이 있었다. 사건 발생 이후 범인을 신속히 검거한 일을 시비할 이유는 없으나 허술한 우범자 예찰 시스템 등 강력사건 대비책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방’이 ‘검거’보다는 백배 천배 낫다. 19일 오전 9시 34분쯤 중국 국적 50대 남성이 시흥시 정왕동 소재 편의점에서 점주인 6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21분 최초 범행이 있던 편의점에서 1.3㎞가량 떨어진 한 체육공원 주차장에서는 70대가 복부를 흉기로 찔려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범인을 체육공원 피해자 주택의 세입자인 중국동포 차철남으로 특정해 수배 전단을 배포하고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은 편의점 CCTV 영상을 확인했으나, 영상이 흐릿해 용의자가 흰색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것 외에는 신체적 특성이나 옷차림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범행 현장 인근의 CCTV를 확인하던 중 사건 당시 편의점 앞을 지나던 승용차를 용의차량으로 판단, 차적 조회를 통해 차주의 신원이 중국동포 50대 차철남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차 씨의 주소로 찾아간 경찰은 집 안에서 2구의 시신을 차례로 발견했다. 시신들은 사망한 지 며칠이 지난 것으로 추정됐으며, 타살 혐의점이 확인됐다. 차철남의 집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두 사람은 서로 형제 사이인 중국동포로 추정되고 있다. 차철남은 범행 직후 자전거를 유기한 장소로부터 약 300m 떨어진 시화호수 1로 노상에서 사건 신고 약 10시간 만인 이날 오후 7시 24분께 검거됐다. 시흥경찰서로 압송된 차 씨는 살인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에게 “저한테 돈을 꿨는데 그걸 12년씩 갚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흥에서는 지난 2월에도 살인사건이 발생했었다. 경기도 시흥시 거모동에서는 한 남성이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복형제인 친형을 살해하고 인근 편의점에서 20대 알바 여성을 잇달아 살해하는 강력사건이 일어났다. 동기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주민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생활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 등 흉악한 강력사건은 일순간에 공동체 구성원 삶의 질을 형편없이 떨어뜨리는 변고다.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는 온통 범인 검거에만 몰두하면서 예방과 재발 방지책에 관해서는 관심을 별로 기울이지 않는다. 강력사건에 대해서 대다수는 ‘강력한 처벌’을 가장 유용한 범죄 예방책으로 거론한다. 그러나 ‘강력한 처벌은 교묘한 범죄 수법만 낳을 뿐 범죄 예방 효과는 현실적으로 거의 검증되지 못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CCTV 설치가 기하급수로 늘어나면서 사건 후 범인을 검거하는 데는 획기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범법 가능성이 높은 우범 인물에 대한 예찰에는 거의 활용이 되지 않고 있다. 인권침해 논란과 예산 타령을 넘어 냉정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상생활 환경 속에서 범행이 우려되는, 이상행동을 하는 우범자에 대한 적극적인 신고와 추적관리와 분석 같은 예방 시스템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비극을 막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다소 과하더라도 무고한 시민이 졸지에 죽고 다치는 일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게 훨씬 더 가치 있는 일 아닌가. 살인사건 범인을 빨리 잡아내는 경찰의 노고는 얼마든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사건 발생 예방 활동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일하다가, 길을 가다가 느닷없이 희생되는 이웃을 ‘개인적 불운’으로만 치부하고 살아가는 사회의 ‘야만성’을 이제는 충분히 부끄러워해야 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