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아기가 백일이 되면 그 기간을 무탈하게 보낸 것을 대견하게 여겼다.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출발점에선 아기를 잔치로 축하해주었다. 이것이 우리의 백일 풍습이다. 11월 16일은 11대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위원이 된지 100일이다. 금년 7월 1일 임기를 시작한지는 139일이 지났지만, 전반기 원 구성이 더불어민주당과 견해차이로 40일이 지나서야 의장단과 상임위원회가 꾸려졌기 때문이다. 의정활동의 하나의 축인 2022년 상임위 행정사무감사가 11월 4일 일산테크노밸리 사업현장 현지 확인으로 시작해 11월 16일 수자원본부를 끝으로 마무리했다.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지방공기업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일해야 하는 부분, 경기국제공항의 건설교통국 사무이관, 경기주택도시공사 고양사업단과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현지 확인 등 도민이 원하는 바가 반영되어 있는지, 자칫 책상에서 의사가 결정되어 집행되었는지를 꼼꼼히 들여 다 보았다.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면서 도시환경분야 업무전반에 대하여 잘못된 점은 개선방향으로 지적하고, 잘된 점은 사기앙양으로 감사를 표하며 질 높은 행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나름 최선을 다했다. 그렇지만 도시환경 소관 업무를 세
사회참사로 인한 희생자 이름 공개로 사회가 시끄럽다. 일부 언론매체가 희생자 이름을 공개했고, 정의구현사제단은 공식집회에서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한분 한분 불러 애도의 뜻을 기렸다. 예로부터 일반 사건사고나 참사와 달리 사회참사에 있어서는 유족의 특별 요청이 있지 않는 한 공개된 합동추모장에서 애도된다. 건강한 사회에서는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국민들도 자원봉사 형태로 참사를 겪은 유족들 아픔에 동참한다. 이는 참사의 슬픔을 공유하는 유족들이 함께 고통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치유의 과정을 갖게 하고, 충격 속에 함께 슬픔을 공유하며 마음에 상처 입었던 사회구성원들에게도 치유 경험을 준다.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인 경우, 필수적 원인 규명과 함께 참사와의 관련 여부를 떠나 행정상의 총괄책임자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 역시 사회적 치유 과정의 하나다. 이처럼 사회참사는 개인을 넘어 사회적이다. 유족이 겪은 일과 고통은 유족만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의 것이다. 사회 참사를 통해 상처 입은 사회구성원들 역시 유족과 다를 바 없이 집단 치유가 필요하며, 이는 무고한 희생자에 대한 각자의 슬픔과 분노를 구체적으로 충분히 표현하고 나눌 수 있을 때
여성 노동자 4명 중 1명이 근무 중 성추행을 당하고, 3명 중 1명은 성희롱을 겪는 등 직장에서의 성평등 의식이 여전히 미달 수준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여성 노동자 13%, 비정규직 여성 16%가 직장에서 스토킹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일부에서 젠더폭력을 개인의 일탈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오류임이 명확하다. 아직도 미개한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서 ‘성폭력’ 근절 노력에 좀 더 고삐를 죄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최근 (사단법인)직장갑질119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성차별과 비뚤어진 젠더의식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우선, 여성 노동자 25.8%가 직장에서 성추행·성폭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로 대상을 좁히면 29.5%에 달한다. 가해자는 주로 상급자(45.9%)와 임원(22.5%)이었다. 성추행·성폭행에 대한 대응으로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63.1%)’고 했고,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응답도 37.8%나 됐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중복응답)에 대해서는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52.4%)’라는 응답이 절반을…
언론에 난 최근 글 ‘이재명 긴급 기자회견 자처’의 뜻을 톺아보고자 한다. 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의 기사를 비롯한 몇 개 언론의 보도다. 하나를 인용한다. 《최측근 영장 청구에 이재명 긴급 기자회견 자처 / 이재명 "특검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 망라해야" / "거부할 경우 민주당이 가진 힘 통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 민주당, '특검 카드'로 당대표 '사법리스크' 국면 전환 시도》 ‘자처’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으면 아기집 자궁(子宮)을 한방(韓方)에서 이르는 의료용어인 자처(子處)와 함께, 자처(自處)라는 말이 나온다. 한자가 다른, 아기집 子處 얘기는 아닐 터이니 自處가 (흔히) 쓰는 말이겠다. 풀이가 세 가지다. 1. 자기를 어떤 사람으로 여겨 그렇게 처신(處身)함, 2. 자기의 일을 스스로 처리함, 3. 의분(義憤)을 참지 못하거나 지조(志操)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음 등이다. 언론은 이 중 어떤 뜻으로 자처라는 단어를 썼을까. 국립국어원 국어사전의 이 풀이를 저 기사와 함께 살피니 꽤 고민스럽다. 저 글은 《이재명=긴급 기자회견》이라는 ‘수학적 논리로 세상을 묘사한’ 등식(等式)일까? 이재명이 기자회견을 스스로 처리했다고? 또는, 설마…
북쪽은 2012년 11월 16일을 어머니날로 제정했다. 어버이날은 없고 어머니날을 제정한 이유가 무엇일까. ‘사회주의 대 가정’이라는 사회에서 기초 단위인 가정에 여성역할이 중요했고, 사회갈등 해결에 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961년 11월 16일 제1차 전국 어머니 대회가 있었다. 대회에서 여성을 가정과 사회를 돌보는 일군으로 호명했다. 만일 여성이 없었다면 전쟁의 폐허에서 오랫동안 머물었을 것이다. 부족한 노동력을 채웠고, 그러면서 아이를 키우고 공부시키고 직장생활을 했다. 인구가 많아지자 산아제한을 하면서 두 명 이상 아이를 키우지 말라고 했다. 인구가 적어지니 이번에는 아이를 낳으라고, 많이 낳고 잘 키운 여자는 ‘모성영웅’ 칭호를 주었다. 사회와 가정일을 하면서 살아온 여성은 강하다.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더욱 강해졌다. 한 달 꼬박 일해서 하루도 먹고살기 힘든 월급과 배급을 기다리지 않고 장마당을 개척했다. 도시 주변에 있던 농촌시장을 시내 중심으로 이동하고 확장시킨것도 여성이다. 여성, 어머니들이 거미같이 커다란 배낭을 지고 전국으로 다니지 않은 곳이 없다. 어머니날은 여성이기에, 엄마이기에 희생했던 모든 것이 포함된다. 여성과 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이 벌어졌다. 모든 국민이 가슴 아파하는 이태원 참사다. 하루속히 이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면서도 정보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필자는 평소 정보는 수집이나 분석보다 ‘예측’ 또는 ‘예측과 판단, 그리고 실행’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현대 사회는 한마디로 VUCA사회다. Volatility(변동성), Uncertainity (예측성), Complexity(복잡성), Ambiguity(모호성)의 약자로 혼돈과 복잡성, 그리고 모호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사회다. 그러기에 정보와 판단의 중요성은 더해간다. 정보는 노이즈(noise)가 섞이기 마련이고, 그 가치의 판단과정에 인간의 편견과 인지적 나태함(집단사고, 희망적 사고 등)이 끼어들어 실패와 실책으로 이어진다. 이 중 필자는 특히 정보의 예측적 역할을 중요시한다. 비스마르크가 “정치인 등 지도자들은 역사 속에서 순간적으로 지나치는 신의 옷자락을 잡아채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듯이, 불확실성이 넘치는 이 시대에는 ‘순식간에 지나치는 정보’를 잡아채고 실행하는 능력이 더없이 절실하다. 이태원 참사의 저변에는 지난 문재인 정부의 국가정보기관들의 ‘정보관련 부서’
경기도의 ‘초등학교 돌봄교실’이 수요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초등 돌봄교실은 학교 내에 마련된 별도 교실에서 각 시도교육청 또는 학교에서 채용한 돌봄전담사가 방과 후부터 아이들을 돌봐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는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을 위한 복지제도인 동시에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으로도 평가되고 있어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다. 교육부의 돌봄교실 수용 인원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의 2020년 지역 내 돌봄교실 신청자는 6만7482명이었으나 이 중 5975명(약 8.9%)이 이용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6만9759명이 신청했지만 7264명(약 10.4%)이 이용 혜택을 보지 못했고, 올해도 신청 학생 6만9560명 중 3784명(약 5.4%)이 돌봄교실 배정에서 탈락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초교 1, 2학년 대상의 돌봄교실은 2980곳으로 집계되고 있다. 돌봄교실 배정에서 탈락한 대개의 맞벌이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맡아줄 학원을 알아보거나 휴직을 고민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형편이다. 부모가…
1. 그날 밤은 일찍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뉴스를 듣자마자 나를 덮친 것은 공포였다. 2가지가 뒤섞인 두려움이었다. 첫 번째는 만에 하나 서울 있는 아이의 안전에 대한 그것. 핏줄을 향한 본능적인 감정이었다. 두 번째는 예전에 분명히 느낀 적이 있는, 국가 시스템에 대한 선명한 공포감이었다. 세월호 참극이 데자뷰처럼 떠오른 것이다. 어떤 거대하고 더러운 힘이 종이장처럼 세상을 구겨 부수는 것을 목격하는 심정. 아들아이에게 전화를 했다. 안 받는다. 초조한 심정으로 다시 재발신 버튼을 눌렀다. 이번에는 전화를 받는다. 아비의 초조함과 달리 아이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이른 시각에 왜 전화를 했는지 아는 눈치다. 이태원에는 안 갔다고 집에 있었다고, 먼저 나를 안심시키고 위로한다. 무능과 기복적 망상에 전적으로 의지한 박근혜 정권에 이어 윤석열 정권에서 다시 참극이 일어났다. 우연이 아니다. 타인의 생명과 안전에 대하여 권력 핵심과 하부 실행체계 전체가 (역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둔감하고 얼이 빠졌기 때문이다. 2. 막을 수 있는 참극을 못 막은 것이 문제다. 하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사후 대처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건 발생 즉시 5일 간의 국가애도 기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