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록적인 대형산불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의 산림이 시뻘건 화마에 타는 것을 우리는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산림당국이 산불진화헬기를 비롯해 많은 장비·인력을 투입했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마치 과거 수개월 간 불타던 호주 산불이나 미국 서부 산불을 보는 것 같았다. 수많은 나무와 동물이 이번 산불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주민의 소중한 집과 재산은 검게 타버린 재만 남겨진 채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집주인은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원자력 발전소와 LNG 생산공장 가까이 산불이 접근하며 온 국민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야말로 위기일발이었다. 오랜만에 내린 비가 아니었다면 산불은 아직도 타고 있을지 모르겠다. 급격한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닥치면서 최근 산불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은 전 세계적으로 가뭄과 홍수를 큰 폭으로 증가시켰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도 50년 만의 가뭄이었다. 경기도만 해도 군부대에서 발생한 산불을 제외하고도 최근 5년 평균 138건의 산불이 발생하였고 올해는 3월 현재까지 59건이나 발생했다. 문제는 이러한 일들이 가끔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중소벤처기업부는 혁신을 기반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소셜벤처를 육성시키고자 ‘18년 5월 ’소셜벤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였으며 ’19년 1월 소셜벤처 판별기준과 평가모형을 개발하여 소셜벤처가 명확한 정책대상으로서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후 소셜벤처가 사회적경제의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기 위한 근거법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21년 4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을 통해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22년에는 ‘사회적가치 측정 플랫폼’을 구축하고 사회적가치 측정 대상 기업에 대한 임팩트 투자 등 지원 프로그램을 오픈할 예정이다. ’21년 8월 현재, 소셜벤처로 판별된 기업은 2,031개사로 실태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한 ’19년의 998개 대비 2배 넘게 증가하였고 ‘21년에 소셜벤처로 판별된 기업은 967개로 양적으로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소셜벤처를 포함한 모든 기업은 사람들의 일상과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며 인간과 지구환경에 영향력이 매우 큰 사회적 존재로 함께 살아가는 사람과 사회에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 되새겨봐야 한다. 기업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사회적 담론과 합의가 필요한…
인간은 생각한다. 생각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그 생각은 합리적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어떤 목적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의 영혼에 대해, 신에 대해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라. 그저 닥치는 대로 잡다한 생각을 하지만, 자신의 영혼과 신에 대한 생각만은 하려들지 않는다. 그들은 춤에 대해, 음악에 대해, 노래에 대해 생각하고, 건축에 대해, 부에 대해, 권력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면서 부자와 권력자들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대체 인간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파스칼) 인간의 중요한 의무 중의 하나는, 우리가 원래 하늘로부터 받은 이성의 빛을 최대한 빛나게 하는 데에 있다. (중국의 지혜) 진정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부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은 세상에서 말하는 가치에 이끌리지 말고,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을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율적인 정신적 탐구욕보다 존엄하고 생산적인 것은 없다. 무엇보다 먼저, 인생의 모든 일
다언삭궁(多言數窮)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어요. 노자(老子)의 도덕경 제5장에 나오는 ‘말이 많을수록 자주 궁색해지니 속을 지키는 것만 못하다(多言數窮 不如守中)’는 구절이 그 유래랍니다. 일상생활에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곤경에 처하게 되는 경우를 보는 일이란 그리 귀하지 않지요.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까지는 아니더라도, 과연 속에 든 것도 없이 말만 많은 사람이 인정을 받거나 실속을 차리기는 힘든 건 사실이잖아요? 20대 대통령선거가 1% 차이도 아닌 고작 0.73% 차이로 당락이 갈리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군요. 어느 쪽도 흔쾌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여야 정치권 표정들이 야릇하네요. 길게는 선거 기간 1년 내내 쏟아낸 말 중에 몹쓸 말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헤아려보면 기가 막히지요. 상대방을 향해 날린 용감무쌍한 악담들의 잔해 또한 참담할 지경이네요. 선거판은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는, 그야말로 말의 성찬(盛饌)이에요. 특히나 까다로운 유권자들을 온갖 꾐수를 동원하여 더 홀리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 돼버렸으니 오죽할까요. 이미 오래전부터 선도(先導) 기능을 상실한 한국 정치판에서 선거는 때마다 막말 혈투로 흘러가곤 해왔지요. 이번 선
사려니숲길은 천천히 걸어야 한다. 제주의 자연을 오롯이 느끼기 위해서다. 유네스코 지정 제주 생물권 보전지역이자 제주시 숨은 비경 31 중 하나인 사려니숲길에는 졸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산딸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과 제주족제비, 팔색조, 쇠살모사 등 갖가지 동물이 서식한다. 수많은 종이 모여 사는 숲인데, 같은 종이라도 형태가 모두 다르다. 제 몸의 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구멍을 품고도 싹을 틔우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니은(ㄴ)자 모양으로 가지를 뻗은 기괴한 형상의 나무도 있다. 어떤 나무들은 적절히 떨어져 위를 향해 쭉 뻗었지만 어떤 나무들은 밀착되다 못해 서로를 휘감으며 자라나고, 또 다른 나무는 홀로 제 몸을 배배 꼰다. ‘자연스럽다’는 말은 ‘힘들이거나 애쓰지 않고 저절로 된 듯하다’는 의미를 내포하지만 사실 자연 속에서 생물들은 치열하게 살아간다. 몸을 기이하게 구부린 나무는 외부의 침입에 대응한 모습이면 곧은 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선 청량한 숲은 키를 키우지 않으면 햇볕을 쬐지 못한 나무들의 경쟁터다. 결국, 격한 생존의 형태다. 종도 형태도 다른 존재들이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 할 때, 숲에는 생기가 넘친다. 각자가 어떤 방식
제1야당 후보의 0.73% 신승으로 끝난 20대 대통령선거 이후 정권인수를 서두르고 있는 윤석열 당선자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의 중심에 등장했다. 변혁기를 예보하는 굵직한 소식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온갖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제왕적 권력행태의 상징인 청와대를 혁파하겠다는 윤 당선자의 의지가 진심이라면, 이참에 여야 정치권이 대국적 ‘인식 혁명’으로 ‘승자독식(勝者獨食)’의 고질적인 권력 독점구조를 깨트리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다. 여소야대로 갈 수밖에 없는 정치지도가 오히려 민주주의의 진화, 그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 치열한 선거전 끝에 닥쳐온 정권 이양기에 제일 먼저 등장하는 단어는 ‘국민통합’이다. 퇴임을 저만큼 앞둔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이후 나흘만인 지난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선거가 끝난 이후의 대한민국은 다시 하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통합의 시간”이라며 “선거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고, 치유하고, 통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주문했다. 새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낙점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인수위원회 운영원칙으로 ‘겸손’·‘소통’·
여야가 대선 이후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인수위 인선 등 차기 정부 수행을 위한 수순을 가속화하고 있다. 선거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도 새로운 활로 모색을 위한 변신에 골몰하고 있다. 20대 대선은 역대 최고의 비호감이 모든 프레임을 집어삼킨 끝에 최소 표 차이로 막을 내렸다. 단순 표로는 승·패가 나뉘지만 내용으로 봐서는 어느 쪽도 승리하거나 패배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었다. 이같은 결과로 향후 여야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무엇보다 집권한 국민의힘 쪽의 비상한 자세가 요구된다. 윤 당선인이 대선 승리 후 내세운 핵심 화두는 ‘국민 통합’과 ‘협치’다. 당연하고 올바른 방향이다. 하지만 통합과 협치는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의석 분포는 더불어민주당(172석)이 국민의힘(110석)을 압도하고 있다. 실력과 겸손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것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첫 번째 단추는 인선이다. 국민 모두가 또 야당이 인정할 수 있는 수준에 접근하는 인선이 인수위를 시작으로 청와대, 정부 조각에서 드러나야 한다. 그런데 이를위해 더 선행해야 할 대전제가 윤 당선인을 도와 창
1. 경기신문에 문재인이라는 이름 석 자를 명기한 칼럼을 처음으로 쓴 것이 2021년 3월 12일이었다. 꼭 1년 사흘 전이다. 이후 다섯 번의 칼럼을 통해 직접 대통령을 거명했다. 부동산과 인사문제를 필두로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위기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본원적 문제 해결을 위해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을 강력히 행사해줄 것을 곡진하게 요청했다. 대통령은 단순히 초월적이고 중립적인 관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적 핵심 사안에 단호히 개입하여 권력을 행사할 의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라고 국민이 대통령을 뽑은 것이다. 칼럼을 통한 나의 요청이 일개 필부의 사견을 넘어, 시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대신 전하는 것이라고 감히 믿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에 상응하는 해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대통령 선거의 핵심 분수령 중 하나가 (정부 지시에 적극 협조하다가 심대한 피해를 떠안은) 자영업자 및 중소상공인에 대한 즉각적, 대대적인 손실보상 및 재정 지원이었다. 추경예산의 획기적 증대를 비롯한 이에 대한 절절한 요청 또한 무시당했다. 개혁지향 시민들의 거듭된 분노와 절규에도 불구하고 문 대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자신의 목숨을 소중히 하여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들을 죽이거나 괴롭혀서 죽음에 이르게 하지 말라. 살아 있는 모든 것 속에 너 자신이 깃들어 살고 있음을 알라. (부처) 자연은 우리를 같은 재료로 같은 목적을 위해 이 세상에 내보냄으로써, 우리를 형제로 만들었다. 자연은 우리 속에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불어넣고, 우리를 친구로 만들었다. 또한 자연은 우리에게 정의를 실천하도록 만들었다. 자연은 남을 돕기 위해 우리의 손은 내밀도록 만들어져 있다. 우리의 하나됨은 수많은 돌로 지은 돔과 같은 것이다. 만약 돌들이 서로에게 기대지 않는다면 돔은 이내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세네카) 나는 인간과의 일체감을 똑똑히 의식하고 느낀다. 또 그러한 일체감은 비록 미약하기는 하지만 동물에게서도 느낀다. 곤충이나 식물의 경우 그 일체감은 미약해지고, 미시적인 존재와 인간의 감각을 넘어선 초대형 존재에 이르러서는 그 일체감은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나에게 그 일체감을 느끼는 감각기관이 없다고 해서, 이들의 일체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과의 유대감을 갖는데 방해가 되는 모든 것을 너 자신으로부터 제거
노래하는 것들에게는 이름이 없다. 강을 노래하는 물결이 그렇고, 숲을 노래하는 그늘이 그렇고, 봄을 노래하는 햇살이 그렇다. 사람에게는 있는 저마다의 이름이 강과 숲과 봄을 노래하는 것들에게는 없다. 밀고 밀리는 물결들마다, 덮고 덮이는 그늘들마다, 비추고 부서지는 햇살들마다, 붙여져야 마땅할 저마다의 이름이 없다. 사람 사는 세상도 그와 같아서, 노래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름이 없다.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무엇이든, 틈을 열고 틈 너머를 노래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름이 없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무명(無名)이라 부른다. 문학이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연극이든 상관없다. 사람을 노래하든 세상을 노래하든 달라지지 않는다. 노래하는 것이 전부인 사람들에게는 이름이 없다. 호봉도 직급도 계급도 없다. 월급도 휴가도 보험도 정년도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일까. ‘싱어게인, 무명가수전’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의 눈길이 쏠렸다. 오디션에 참가한 무명가수들은 이름표 대신 번호표를 달고 심사위원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부르는 노래의 깊이와 색깔과 맛깔스러움에 따라 심사위원들의 선택이 갈렸다. 갈리는 승패에 따라 시청자들의 탄식과 환호 또한 서로 갈렸다. 탈락한 무명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