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을 놓고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논의해도 시원찮을 여야 정치권이 서로 상대 당에 책임을 돌리는 ‘네 탓’ 공방을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이 벌이는 안보 이슈의 ‘정쟁 도구화’는 국민에 대한 추악한 배신이다. ‘국가안보’, ‘국민 안전’마저도 정쟁의 먹잇감으로 삼는 이 천박한 정치풍토는 즉각 혁파돼야 한다.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600여㎞, 고도 60여㎞, 속도 약 마하5로 탐지됐다. 군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KN-23)에 무게를 두고 이 미사일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순항미사일 발사 후 한 달여 만이자 지난 8일 전술핵 선제사용을 공식화한 핵무력정책 법제화 발표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다. 미국 국무부는 입장을 묻는 한국 언론사의 질의에 “북한 주변 국가 및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면서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들어 높은 빈도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북한 미사일 발사로 가장 위험한 처지에 놓인 한국의 정치권 반응은 중구난방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거듭되는 북한 미사일 도발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 참사’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최근 공개된 김 위원장이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의 일부 내용을 언급하며 “‘외교 참사’를 넘는 ‘외교 농락’”이라고 맹비판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완벽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해 최선의 방책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하면서도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임 대변인은 “정부가 출범하고 벌써 다섯 번째 (북한의) 무력 시위”라며 “그러나 윤 정부의 대북정책은 구호만 난무, 조금의 진척도 없다”고 저격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17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도 벌써 5번째 도발이다. 지난 6월 5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한꺼번에 발사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13일째인 이날 다시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해석’이나 ‘분석’이 아니라 국민 안전을 담보할 확실한 ‘안보 대책’이다. 전 정부의 실책 때문에 북한이 도발을 거듭하고 있다거나, 구호만 앞세우는 현 정부의 잘못이라는 식의 ‘남 탓’ 공방은 어이없고 황당하다. 불이 타오르는 화재 현장에서 당장 소화기를 들고 나서기는커녕 화재 원인이나 따져 남의 허물이나 캐내자고 덤비는 꼴과 뭐가 다른가. 국민의힘은 엄연한 집권당이고, 민주당은 막강한 원내 1당이다. 의무는 나 몰라라, 책임은 남에게 떠넘기고, 공(功)만 가로채려는 후안무치한 위정자들이 득실거린 나라의 말로가 역사 속에서 어땠는지를 철저히 반추하기를 바란다. 지금은 마주 앉아 나라와 국민의 안녕을 위해 토론하고 결단할 때다.
영국·미국·캐나다 3국을 순방한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국민의 자긍심을 심기보다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18일부터 24일까지 순방일정엔 여왕 장례식 참석, 유엔총회 기조연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및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이 예정돼 있었다. 런던에선 장례식 전날 예정됐던 참배일정이 현지교통 사정으로 무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1분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게 치밀히 짜여지는 대통령의 외교행사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국민을 당혹게 했다. 뉴욕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동안 환담하고, 기시다 일본 총리와의 30분 간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대부분 언론이 저자세 외교라고 비판했다. 일본은 정상회담이 아닌 간담이라고 두 정상간 만남의 격을 낮췄다. 순방 성과를 국민 앞에 내놓기가 민망한 수준이다. 실제로 이번 순방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기억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21일 뉴욕에서 있었던 ‘글로벌 펀드’ 행사장을 나서며 한 대통령의 발언으로 극에 달했다. “국회 이 xx들 승인 안해주면···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 이 발언이 22일부터 국내 언론을 뜨겁게 달궜다. 프랑스의 AFP를 필두로 미국의 CNN, 영국의 가디언 등 세계 유력언론들까지 앞다퉈 보도했다. 심상치 않은 여론에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해명에 나섰다. 해당 발언이 나온지 15시간이 지나서였다. ‘이 xx들’은 한국 국회(야당)를 지칭한 것이며 ‘바이든’으로 들린 발음은 ‘날리면’이라고 주장했다. 해명은 또 다른 파문을 불렀다. 야당은 “막말 외교보다 나쁜 거짓말”이라고 반발했고, 여당은 “자해외교 말라”며 대통령실을 옹호했지만 옹색했다. 이 발언이 미국 의회를 지칭했건, 국내 야당을 겨냥했던 있어서는 안 될 발언이었다.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은 모든 게 뉴스다. 사적 발언으로 치부하는 건 변명이다. 일부 언론은 명백한 실수나 실언조차 기계적 균형보도에 집착했다. 조선일보가 ‘野 “막말로 외교참사” 대통령실 “美의회에 한 말 아니다”’로, 중앙일보는 ‘야당 “이 xx 발언 외교참사”, 대통령실 “야당 향해 말한 것”과 같은 보도다. 기계적 균형은 특정 집단의 비판을 피해가는 비겁한 보도 태도다. 또한 정치발전을 가로막는다. 반성보다는 정치권의 물타기식 발언을 조장한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반면 한국일보는 ‘비속어 섞인 실언·뒤죽박죽 일정···외교참사 논란에 기름 부어’라는 제목의 기사로 관점을 명확히 했다. 사설도 대통령의 무신경한 언사가 빈약한 외교성과 마저 가리게 했다고 꼬집었다. 돋보이는 보도였다. 언론의 관점 차이는 다양성 측면에서 권장할 일이다. 그러나 언론보도가 균형을 빙자해 잘못을 덮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번 순방중 대통령의 실언은 국내정치의 이해득실로 따질 사안이 아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설화를 보도하면서 윤 대통령을 정치 신인(a political rookie)이라고 표현했다. 루키라는 표현이 어쩐지 달갑지 않다.
창해일속(滄海一粟)이란 멋진 표현이 있다. 당·송(唐·宋) 600년 역사에서 최고의 시인 소동파의 절창 '적벽부'에 나온다. "우리 인생이 천지간 부질 없이 날아다니는 하루살이와 뭐가 다른가. 이 몸뚱아리는 저 넓고 넓은 바다에 던져진 좁쌀 하나와 또 뭐가 다른가." 영어로는 'a drop in the ocean'(대양에 떨어진 물 한 방울)이라고 한다. 이 근사한 시어(詩語)는 나에게 광대무변의 세계인 우주에 관한 호기심과 상상력,이해를 도와준다. 빅뱅으로 시작된 '우리 우주'의 나이는 138억년이다. 지구는 46억년. 아, 30여년 전 읽었던 마쓰이 다까후미 동경대 교수의 '지구, 46억년의 고독'이라는 시적인 제목의 책이 생각난다. 다시 보고 싶다. 생명은 38억년, 인간은 4만년, 인류문명은 4000년의 퇴적층이다. '우리 은하'의 크기는 대략 13만 광년(光年)으로 추정된다. 빛은 진공 속에서 1초에 30만km를 진행한다. 그렇게 1년 동안 달려간 거리가 1광년이다. 상상해보라. 그 속도로 13만년을 가야하는 길이와 두께를... 인류는 예수탄생 기준으로 겨우 2000년을 살아왔다. 우주학(cosmology)에서 쓰이는 숫자들은 너무나 커서 초현실적이다. 어떤 때는 무한(無限)이나 무극(無極)마저 특정지역 안에서 쓰는 유한하고 끝이 보이는 듯한, 일종의 방언처럼 느껴진다. 우리 은하의 변두리에 위치한 태양이 은하중심을 기준으로 한 바퀴 도는 데 2억5000만년이 걸린다. 그 시간이 태양의 한 살이다. 하나의 은하 안에는 태양과 같은 항성이 1000만 개에서 100조 개가 모여 있다. 우리 은하는 수천 개의 은하들이 모인 은하단의 일원이다. 그 은하단 100개 정도가 초은하단을 이룬다. 이는 지름이 1억 5000만 광년이며, 두께는 1000만 광년이다. 초은하단은 우리 우주에 1000만개 정도가 있다고 추정한다. 최근에는 '유일무이한 우리 우주'(universe) 대신 다중우주(multiverse)論들이 주목받고 있다. 우주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가운데 리사 랜들 박사(하버드대학 물리학과 종신교수)의 '브레인 우주론'은 무한대의 크기로 거대하게 넘실대는 초월적 세계를 상정한다. 이 무지막지한 5차원의 막(幕)이 브레인(Brane)이다. 빌 클린턴은 "20세기가 아인슈타인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당연히 리사 랜들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격찬했다. 그가 말했다. "3차원의 우리 우주의 모습은 5차원 우주의 샤워커튼에 매달린 물방울과 같다." 실은 이 왜소한 우리 우주, 은하계, 태양계, 그 세번째 행성인 지구, 한국은 우리들이 속해 있는 공동체다. 티끌이 무한대로 쪼개진 존재, 그가 바로 '나'다. 그 누구든, 이 세상 어느 구석에서 무슨 꿈을 가지고 살든, 어떤 일을 하든, 예외없이 겸손하고 겸손하고 또 겸손하게 살다 가야 하는 이유를 '창해일속의 우주론'에서 새삼 깨닫는다. 자신의 실체를 아는 자만이 생사(生死)가 다 의연한 법이다. 오랜 염원의 길을 홀로 조용히 걸어가다가 어느 날 낙엽처럼 지고 싶다. 추분(秋分) 날 아침 단상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에 이르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서 그리로 가는 사람이 많지만, 생명에 이르는 문은 좁고 또 그 길이 험해서 그리로 찾아드는 사람이 적다.” (예수) 여러 가지 나쁜 일, 즉 우리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여러 가지 나쁜 일을 하기는 매우 쉽다. 우리에게 선이자 행복인 일을 하려면 크게 수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다) 지혜에 이르는 길은 결코 백합꽃이 피어 있는 잔디밭을 지나가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항상 초목이 자라지 않는 낭떠러지를 기어 올라가야 한다. (존 러스킨) 진리의 탐구에는 항상 동요와 불안이 뒤따른다. 그렇더라도 진리는 탐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진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사랑하지 않으면 너는 멸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진리 쪽에서 먼저 나타나면 된다고 너는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진리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네가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을 뿐이다. 진리를 찾아라, 진리가 그것을 원하고 있다. (파스칼) 끊임없이 선량한 삶에 마음을 쏟는 사람만이 그것을 실현할 수 있다. 통증은 일을 할 때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비명이 나올 정도로 심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자신의 내면적 세계를 쌓는 정신적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의의는 도덕적 자기 완성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느끼지 않아도 되는 불행에도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법이다./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깊어져서 가을이다. 새벽 닭 울음조차 어스름 너머에서 깊다. 깊음도 흐를 수 있을까. 나는 창문을 열고 한동안 바라만 본다. 방 안에 고인 어둠이 창틀을 타고 넘어가 새벽 속으로 흩어진다. 새벽은 푸름 속에서 더디게 흐른다. 산과 들과 마을에서 흘러온 밤의 색깔들이 푸름 속으로 스며든다. 그런 까닭으로 푸른 것들은 깊다. 밤과 어둠을 삼킨 푸름은 깊다. 바다가 그렇고, 새벽이 그렇고, 피멍 든 가슴 또한 그러하다. 푸름의 깊이는 어떤 눈금으로도 가늠할 수 없다. 하물며 가을이 익어가는 새벽의 푸름 아니던가. 나는 실눈을 뜨고 어둠과 푸름의 경계에서 발돋움 하고 선 여인을 떠올린다. 움푹 파인 그녀의 볼우물에도 새벽은 고이고 있을까. 땅끝, 해남(海南)에서 만난 봄은 목이 말랐다. 갈증 난 논과 밭과 들이 마른하늘을 향해 손가락질을 퍼부었다. 원망 섞인 삿대질..
‘수원시자원회수시설’(영통소각장) 문제는 군비행장 이전 문제와 함께 수원시의 가장 큰 현안이다. 영통소각장은 지난 2000년 조성됐다. 환경부 내구연한지침인 15년이 지난 지 오래됐지만 현재도 매일 518t의 생활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이에 수원시는 대보수를 추진 중이다. 국비 366억원과 시비 1134억원을 투입해 낡은 소각시설을 현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설을 대보수하면 소각장 내구연한은 2038년까지 늘어난다. 수원시는 마땅한 이전 부지가 없어 고쳐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전을 추진하더라도 해당지역 주민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대보수를 실시해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을 위한 연간 40억원 가량의 지원사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근 영통 주민들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해 5월 소각장에서 검은 연기가..
2주 전 통일부장관은 추석을 맞이하여 북한에 이산가족상봉을 제안하는 통지문을 발송하려고 했으나 북한이 수신을 거절하여 남북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통지문 내용은 시기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나,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상봉사업을 논의 하자는 좋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현 상황 속에서 북한이 긍정적 화답을 할 것이란 기대를 얼마라도 갖고 있었는지를 묻고 싶다. 표면적으로 보면 모든 남북간 정치적 현안을 떠나 우리 민족의 아픔과 슬픔인 흩어진 가족들을 만나게 하는, 그야말로 인도적 성격의 사업을 제안함은 당연하고 적절하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상대방과의 합의가 필요한 일을 추진함에는 상대방의 생각, 입장을 고려해야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북한은 약을 올린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로..
그릇된 신앙이 빚어내 폐해, 또한 현재 세상에 끼치고 있는 해독은 헤아릴 수 없이 크다. 신앙은 신과 우주에 대한 인간의 관계를 확립하고, 그 관계에서 생기는 자신의 사명과 행동을 결정한다. 따라서 그 관계와 거기서 나오는 사명의 결정이 잘못되어 있다면, 과연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라. 종교적 불신과 신성모독이 아무리 큰 악이라 해도 미신은 그보다 더 큰 악이다. (플루타르코스)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구원, 인간에게 자유를 주는 구원, 그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악으로부터의 구원이다. 우리에게는 외면적인 형벌보다 더 나쁜 것이 있다. 그것은 신을 배신하는 정신 상태, 신성이 주어져 있으면서도 동물적인 욕망의 지배에 자신을 맡기는 정신 상태, 신을 눈앞에 보면서도 인간의 위협과 분노를 두려워하고, 자신의 선을 의식하는 조용한 기쁨보다 세속적인 명예를 좋아하는 정신 상태이다. 인간에게 그 이상의 파멸은 없다. 이러한 정신 상태, 뉘우칠 줄 모르는 인간이 무덤까지 가져가려 하는 정신 상태야말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채닝) “영혼을 잃는다”는 것은 교회가 말하는 영원한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번뇌의 밀림 속에 잘못 들어가 길을 잃고, 숲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같은 장소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처럼, 좁은 야욕의 세계를 빙글빙글 도는 것이다. 고위 성직자 집단에 의한 교회 지배는 그것이 군주제이든 귀족제이든, 또는 민주제이든, 단순히 각 교파의 내부 질서에 지나지 않는다. 어떠한 형식의 것이든 교회 자체는 언제나 전제적이다. 신앙의 계율이 근본적인 법칙이 되어 있는 곳에서는 반드시, 자신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관장하는 하느님의 의지의 수호자이자 해설자로서의 권리가 주어진 유일한 존재이므로, 이성도 학문도 전혀 필요 없고 굳이 사람들을 설득할 것 없이 지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성직자 집단이 있게 마련이다. (칸트)/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무엇으로 불러드릴까요’ 이렇게 물어오면 아직 무엇이라 이름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름을 불러주어야 본질도 바뀔 수 있다 생각하는 성숙된 사람이 해야할 걱정을 떠맡아 이것, 저것 불러대는 나도 미숙한 사람에 불과하다. 질문에 대한 적절한 대답은 늘 고민거리다. 전쟁으로 고향을 떠나 남으로 내려온 사람에게 ‘실향민’이라 부르는 확실한 언어가 있으나,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기억은 모호하다. 1998년 고향을 떠났으니 잊을만도 하다. 사람들은 잊어야 살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는 더 이상 떠날 때 고향모습은 없다. 그럼에도 당시의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건 국가가 방치한 개인에게 남겨진 트라우마이기도 하지만, 사랑과 증오가 엇갈려 현재의 삶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잊지도 못하게 북한을 들여다보고 답..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은 누구나 손쉽게 배울 수 있는 간단한 지식이다. 대표적으로 심폐소생술이 있고, 많은 이들이 응급처치법 하나를 꼽으라면 심폐소생술을 꼽는다. 그런데 우리가 익혀두면 언젠가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아주 중요한 응급처치법에는 심폐소생술 말고도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하임리히법’이다. 이물질에 의하여 기도가 완전히 폐쇄되는 경우 3~4분 이내 의식을 잃게 되고 4~6분 후에는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기도 폐쇄는 초기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기도폐쇄 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하임리히법을 계속해서 실시해야 한다. 일례로 8월 23일 07시경 양주시 백석읍 소재에 한 요양원에서 50대 남자가 식사하던 중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쇄로 청색증이 와 119에 신고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