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새벽까지 시장에서 음식 장사를 하는 엄마를 도왔다. 장사를 돕고 정리를 하고 나면 새벽 4시가 넘어 잠든다. 오후 1, 2시에 일어난다. 이런 패턴의 생활이 5년 넘게 지속되는 동안 그의 몸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체중이 20킬로 넘게 증가했다. 고혈압에 통풍도 진단받았다. 최근에는 심장부근의 통증이 느껴진다. 혈압을 체크해보니 155/100이다. 심장통은 협심증의 의심된다. 손님들이 휘몰아치는 피크타임이 지나고 나면 출출하니 새벽녘에 늦은, 아니 이른 식사를 했다. 자고 일어나면 나른하고 귀찮아 점점더 라면을 끓여먹거나 배달음식도 많이 시켜먹었다고 했다. 점점 무거워지는 몸과 함께 우울은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또 다른 그는 작가다. 새벽 세시경 잠들어 오전 9시쯤 일어나는 생활이 10년이 넘었다. 일어나서 하루에 세끼를 먹는데 간단한 아침과 주로 사먹는 점심과 저녁이다. 그는 당뇨병으로 혈당강하제를 복용중이다. 당뇨합병증의 무서움을 알기에 음식에 신경을 쓰려고 노력한다. 과일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킨다고 들어 안먹는다. 하지만 식사를 하면서 같이 반주를 한두잔 곁들인다. 오래된 습관이다. 일상에서 음식을 잘 챙기려고 하지만 가끔 맛있는 음식이 있을때는 많이 먹는다. 그럴때는 여지없이 혈당이 200을 넘어간다. 그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고혈압, 통풍, 심장질환, 당뇨병 등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치료에는 모든 방면이 고려되어야 한다. 생활 자체가 책임으로 과부하가 걸려있거나 스트레스가 많다면 조금씩 변화가 필요다. 생계를 위해 하고 있는 일이 생명을 갉아먹는다면 그만두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변화가 어렵다.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으로 건강 식사를 말한다. 언제, 무엇을 먹느냐 둘다 똑같이 중요하다. 먼저 ‘언제’에 대해 요약해본다. 언제 먹는 것이가장 건강에 좋은가에 대한 대답은 햇빛과 관련된 일주기리듬속에 있다. 인간의 몸은 예전 먼 조상들의 활동패턴이었던 해가 뜨면 활동하고 해가 지면 쉬고 잠자는 리듬에 맞춰져 있다. 암, 알츠하이머병, 제2형 당뇨병, 관상 동맥 질환, 조현병, 비만 등 지금까지 조사된 모든 주요 질병의 관련 유전자들이 이 리듬에 영향을 받는다. 해가 뜨는 아침 일찍이 대사가 가장 활발하고 저녁으로 갈수록 적어진다. 그렇기에 해가 뜨면 먹고 해가 진 다음에는 먹지 않는게 좋다. 간헐적 단식은 오래된 지혜의 현대적 표현이다. 그중 낮의 12시간에 세끼를 먹고 나머지 12시간을 공복으로 두는 12:12형은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리듬이다. 공복 16시간이 지나면 몸속에 자가포식, 몸에서 오래되고 파괴된 세포속 단백질이 분해되는 청소작용이 시작되기에 16시간이상의 공복의 방법도 간헐적으로 시행하면 좋다. 또 다른 오래된 지혜인 소식이 더해지는 것은 꼭 필요하다. 많은 현대인들이 칼로리는 넘치고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하기에 어떤 음식을 먹느냐는 여전히 중요하다.
며칠 후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설과 추석 연휴는 우리나라 정치권이 가장 신경 쓰는 시기인데, 그 중 하나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설과 추석 민심의 향방은, 향후 정국 주도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설이나 추석 연휴에 자신들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가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이번 추석 연휴 밥상에서 여야에 대한 긍정적인 말들이 오가기는 힘들 것 같다. 이번 추석 밥상에 오를 이슈들을 예상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관한 이슈,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관련된 이슈, 그리고 김건희 여사 관련한 문제 등이기 때문이다. 현재 양당은 상대편 관련 이슈를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을 들고나오고 있고,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관련 공격을 철벽 수비..
여야 정치권이 정권 핵심 권력의 비위행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의 임명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임명 절차를 뒷받침할 후보자 추천 절차에 소걸음 행보를 보여 그 배경이 수상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을 약속한 데 이어 대통령실도 최근 “국회에서 결정하면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상태다. 더 이상 미룰 명분도 실리도 없다. 여야는 하루속히 특별감찰관 임명을 바라는 민심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해질 이유가 왜 있는지 석연히 짐작되는 바는 없다. 임명 절차를 밟겠다는 대통령실이 겉 다르고 속 다른 형편이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국민의힘이 왜 이상한 조건을 붙여 논의를 어렵게 하는지부터 납득하기가 어렵다. 담백하게 가야 할 이 문제를 두고 ‘북한인권재단 이..
“차를 지하주차장에 넣어야 하나? 지상에 세워둬야 할까?” 다가오는 태풍 힌남노를 앞두고 직장 동료들끼리 나누는 대화의 화두였다. 올해 강남지역 홍수 때 지하주차장에 수장된 수많은 승용차들을 보았으니 걱정이 당연하다. 그렇다고 지상인들 안전할까? 최대풍속이 매미를 능가하는 역대급으로 50m/s를 넘길 것이라 하니 어디서 나무가 쓰러져 내 차를 덮칠지 알 수 없다. 남쪽 지방은 태풍이 몰고 온 구름보다 더 빨리 공포가 뒤덮었다. 해마다 태풍은 온다. 이름만 들어도 끔찍한 매미, 루사, 베티, 셀마.. 그때마다 태풍이 할퀴고 간 삶의 터전은 여지없이 파괴되었다. 태풍만 덮쳤다하면 수십~수백명씩 사망실종이 발생할 때 바로 옆의 일본은 사망자가 불과 몇 명에 그치는 것을 보고 부러워했던 적이 있었다. 재난방재시스템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그 부러움은 대한민국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불과 몇 년 전 세월호를 겪었던 나라가 시스템을 정비하고 시설물도 보강하면서 재난시 인명손실이나 피해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태풍뿐만 아니라 코로나사태를 보더라도 국내외적으로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일본보다 더 빨리 대처하고 국민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기도 했다. 우리도 이렇게 개발도상국의 터널을 빠져나와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는구나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시스템도 결국 사람이 움직인다. 매뉴얼이 문제가 아니다. 그것을 운용하는 마음가짐이 바뀌면 시스템은 돌아가지 않는다. 대통령은 아파트가 잠기는걸 보면서도 칼퇴를 하고 대통령실의 수석비서관은 “비가 온다고 퇴근을 안합니까? 저녁 약속도 있는데”라고 역정을 냈다. 그런 마음이면 대통령을 가장 공고히 지지했던 강남조차 물에 잠기지 않을 도리가 없다. 세월호 이후 애써 구축했던 재난방재시스템도 그렇게 물에 가라앉았다. 재난 콘트롤타워로서 완벽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던 청와대를 부득불 버리고 용산으로 탈출한 순간부터 재난은 예고되어 있었다. 국민이 죽어간 반지하를 내려다보며 대통령이 남의 이야기하듯이 “이제 문제야”라고 이야기할 때, 대한민국은 박근혜 전대통령이 “아이들을 구출하는게 그렇게 어렵습니까?”를 되뇌일 때로 돌아가 버렸다. 선진국은 우리들의 집단착각이었다. 힌남노가 온다. 설상가상이라고 안그래도 힘겨운 국민들에게 또 어떤 시련을 안길지 무섭기까지 하다. 정작 두려운 것은 힌남노의 풍속이 몇m/s일지 강수량이 몇mm일지가 아니다. 강남홍수에서 경험했듯이 재난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무능이다. 시장이 바뀌니 서울이 잠기고 대통령이 바뀌니 나라가 거덜이 나는 꼴이다. 사람들은 태풍 앞에 각자도생해야 하는 작금의 무정부상태가 더 두렵다. 엎드려 호소라도 하고싶은 심정이다. 윤석열정부여. 제발 맨날 술만 퍼먹지 말고, 일을 하는 척만 하지말고 제대로 해다오. 오죽했으면 영국의 유명언론 이코노미스트에서 ‘한국의 대통령은 기본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하기에 이르렀겠는가? “사람 잡는 일만 하던 검사가 대통령이 되니 사람 살리는 일을 못한다”는 세간의 평가를 듣고는 있는가? 정적인 이재명 잡는데만 공권력을 올인하고 있으니 무슨 시스템이 있은들 백약이 무효가 아닌가? 마지막 부탁이다. 차라리 일 안하고 퇴근해도 좋은데, 재난상황에 정작 수습해야할 공무원 출근시간부터 늦추는 얼빠진 뻘짓은 제발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여야 정치권이 ‘사법 리스크’ 급류 속으로 깊숙이 휩쓸려 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의 이른바 ‘가처분 전쟁’에 휘말려 흔들리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선거법 위반 수사 검찰 출석 요구로 격앙된 상태다. 정치권은 그야말로 태풍의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정황상 아무리 정쟁을 피할 수 없다 하더라도 국회는 ‘민생정치’의 본분을 놓아서는 안 된다. 생존 위기 앞에 떨고 있는 국민의 처지를 한시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지난 1일 정기국회가 개회됐지만, 여야는 눈앞에 닥친 ‘발등의 불’을 끄는데 정신이 빠진 모습이다. 국회가 각종 민생법안 처리와 국정감사, 예산안 심사 등 정기국회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해결해야 할 사법 위기 대응에 골몰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여야 가릴 것 없이..
고봉 기대승(奇大升)과 퇴계 이황(李滉)은 13년 동안 학문과 처세에 관한 편지를 주고받았다. 특히 8년 동안은 사칠 논변(四七論辨)을 통해 조선 성리학에 깊은 영향을 끼친 논쟁을 펼쳤다. 전라도 광주의 기대승은 경상도 이황 선생과 13년 동안 인편으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26살 아래의 자기를 깍듯이 대해 주신 대유학자로서의 이황 선생의 훌륭한 모습을 존경하였다. 퇴계 이황 선생이 돌아가신 뒤 기대승은 퇴계에 대한 존경심을 비문에 모두 담아내지 못하여 별도의 돌에 남몰래 추모의 글을 아래와 같이 새겨 묻었다. ‘세월이 흐르면 언젠가 산도 허물어져 낮아지고 / 돌도 삭아 부스러지겠지만 / 선생의 명성은 하늘과 땅과 더불어 영원하리라.’ 지금이야 우체국에 가서 4-500 원 주고 편지를 보내면 2-3일 내에 수취인의 손에 들어간다. 그러나 지금부터 500 년..
세계은행 산하 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의 중재판정부는 우리 정부에게 론스타에 손해배상금으로 2억1,650만 달러(약 2,901억 원)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정부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은 한 푼도 내줄 수 없다고 호언하고 있지만 죽은 아이 불알 만지는 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확정된 판결을 뒤집을 수 없다면 왜 이런 사태를 초래했는지 그 과정에 잘잘못은 무엇이었는지를 밝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 정부의 역할이다. 시간이 많이 지났고 사안도 복잡하지만, 론스타 건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IMF 외환위기 당시 한국에 진출해서 극동건설을 매수, 매각해서 7천 1백억 원의 이익을 냈고, 뒤이어 외환은행을 매각함으로써 5조 1천억 원을 얻어 한국을 떠났다. 당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은 금융기관을 인수하지 못하게 되었음에도 산업자본인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더욱이 국가 소유였던 외환은행은 숫자 조작 등을 통해서 부실 금융기관이 되고 외국계 투기자본에 넘겨졌다. 여기에 관련한 행위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고 이 문제는 영화 “블랙머니”로 만들어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6조 원대의 엄청난 순이익을 챙기고 떠났던 론스타가 또다시 외환은행 매각시 정부의 방해로 손해를 봤다며 투자자-국가간 국제투자분쟁소송(ISD)을 통해 6조 원의 배상금을 요구한 것이 2012년이었다. 애당초 6조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금액은 자신들이 낼 세금까지를 알뜰하게 포함했기 때문이고 실제는 6-7천억 원대의 소송이었다. 한국을 국제 호구로 보고 하는 행동이었다. 중재재판은 10년 만에 종결되어 세금 등의 소송은 각하하고 한국 정부의 매수방해행위를 인정하는 한편 론스타도 매각 당시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는 식으로 양측 모두의 50%씩의 책임을 수용하라며 손해배상금을 확정한 것이다. 정말 피 같은 국민 세금으로 이자에 변호사비 포함 약 4000억 원 가까운 금액을 내게 된 국민은 눈뜨고 코 베게 되었다. 법무부는 취소소송을 하겠다면서도 재수사는 시효 만료로 어렵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산업자본 론스타를 숫자 조작까지 하면서 외환은행을 부실기관으로 만들었던 자는 누구인가. 론스타에 투자해 이익을 챙긴 검은 머리 외국인은 누구고, 2006년 대대적인 수사에도 모두에게 면죄부를 준 자들은, 어처구니없는 제도를 추인한 당시 국회의 주역들은, 론스타의 소송대리인으로 나서 국익에 막대한 해를 끼친 법률인은 또 누구인가가 밝혀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반면교사로라도 남을 것 아닌가. 이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 혈세를 걱정한다면 철저하게 수사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책임자에게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 변상, 구상권 청구를 하면 된다. 그러나 어쩌랴. 관련자들이 대통령부터 국무총리, 부총리, 법무장관, 금융위원장 등 한국사회의 지배자들이 되었으니. 아니 20년 전의 권력이 아직도 권력인 것이 우리의 비극인가. 오해받지 않게 제대로 수사해 달라.
남미 우루과이의 전직(2010~2014) 대통령이다. 1935년 몬테비데오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를 일곱살때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가축을 키우고, 꽃을 팔아 먹고 살았다. 고교 졸업장도 없다. 하지만 그 어린 나이에 쌀을 벌면서 식물학, 원예, 문학, 역사책을 두루 탐독하였다. 훗날 이 분야의 전문가들도 놀라는 큰 지성을 독학으로 이루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호세 무히카-조용한 혁명가'. 이 책들은 보통 사람들이 믿기 어려울만큼 검소하게 사는 한 대통령에 관한 감동의 기록이다. 현실정치의 바이블이다. 세상의 모든 정치인들이 필독해야 한다. 실은 이로써 정치학 교과서는 폐기하고 다시 쓰여져야 마땅하다. 정치학자들과 정치인들은 그의 제자가 되어 '구세(救世)로서 정치(政治)'를 역설해야 한다. 무히카는 20대 때 군사독재와 싸우는 도시 게릴라의 리더였다. 장장 14년을 옥살이 했다. 그와 동지들이 겪은 수감생활은 세상에서 가장 잔혹하고 야만적이었다. 박정희 전두환 시절 이 땅에서 이뤄졌던 수많은 '지옥'의 사례들을 떠올리며 두 시간 내내 몰입하게 되는 탁월한 정치영화 '12년의 밤'이 바로 이 특별한 사상가 정치인을 다룬 걸작이다. 넷플릭스에 있다. 무히카는 지옥의 폭력과 고문에다 망상장애까지 심해져서 자포자기로 가고 있었다. 그 때 면회온 어머니가 아들을 죽비로 내리쳤다. "저항하라. 저항해야만 저놈들이 너를 죽이지 못한다." 그날 바로 저항했고 대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 세상의 잘난 아들들은 이 대목에서 등급이 정해진다. "감옥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곳이 아니라, 의외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장소다." 무학의 게릴라 전사가 그 지옥에서 훗날 세상을 놀라게 한 최선의 품격을 이뤘다. 그가 펼친 정치는 당연히 구미 선진국들의 오만한 리더들을 겸손한 학생이 되게 했다. 무히카, 체 게바라, 프란시스코 교황은 삼총사로 사상적 동지다. 객관적 평가다. 그는 대통령 취임식, 유엔연설 때도 노-타이였다. 대통령 월급의 90%를 극빈층 주거열악자들의 집짓기 운동조합에 기부하고 함께 지었다. 옷과 양말은 꿰매어 입는다. 누구를 만나도, 어디를 가도 눈썹 진한 소탈한 농부의 모습이다. 대통령궁은 노숙자들에게 제공하고 부인과 살던 허름한 농가주택에서 30년 된 자동차로 출퇴근했다. 영국 '가디언'의 기자는 대통령이 얼룩진 운동복에 구멍난 운동화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한 모습을 특별하게 기사화했다. 그런 그가 마리화나 생산 유통을 합법화하여 미국 등 세계가 벤치마킹 중이다. 카톨릭 국가에서는 불가능한 동성혼과 여성 혼자서 낙태를 결정할 수 있도록 입법했다. 혁명이다. 호세 무히카 왈, "욕망을 물리칠 줄 아는 것, 싸고 흔한 식자재로 맛난 음식을 만드는 것, 마케팅 사회의 유혹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교양이다."
지난 8·19 북한 김여정은 윤석열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대해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고 반응하였다. 김여정은 ‘담대한 구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거부한 10년전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용어 선택에서부터 입장 표명 주체,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 번영에 대한 고민 등에 있어 여러모로 아쉬운 북한의 반응이다. 담대한 구상은 남북이 상호 협력하면서 함께 번영 발전해 나가자는 구상이다. 다만 구상 실현을 위해서는 북한이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핵무기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하겠다는 의지 즉,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핵무기가 선제적으로 해결되어야 협력하겠다는 ‘리비아’식 해법과는 달리 비핵화 의지만 확실하다면 우리 및 국..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가 지역화폐 보조금 지원 전면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이제 지역 상권과 소비가 살아나는 상황에서 저소득층·취약계층 직접 지원에 쓰는 게 우선순위로 보여 보조금을 예산안에 담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0년 보조금을 8% 지원한 뒤 2021년 6%, 올해 4%(6053억원)로 계속 축소해왔는데 이마저도 아예 없애버렸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강력한 방역체제에서 영업을 제한 받다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생활형 자영업자들이 조금 숨을 쉴 수 있나 싶었다. 그런데 살아날 만 하니까 이번에는 지역화폐 보조금 지원을 아예 끊어버린 것이다. 지역 화폐는 ‘10%’라는 높은 캐시백 혜택을 앞세워 지역 내 소형 점포 이용을 유도해왔다. 이를테면 1만원을 내면 1만1천원을 카드형 지역화폐에 충전시켜 주는 방식 등이다. 혹독한 가뭄속의 보리고개를 넘던 자영업자들에겐 감로수와도 같았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2020년 10~11월에 실시한 ‘지역사랑상품권 유통실태 조사’를 보자. 국내 소상공인 가맹점(매장)의 경우 매출증가율은 3.4%였다. 매출증가액은 87만5000원으로 전체사업체 평균대비 32만6000원 높았다. 소비자들의 지역 내 소비 비율은 40%에서 50%로 높아져 지역순환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특히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역 내 음식점이나 동네 가게, 식료품점, 미용실 등 생활형 자영업자들이 혜택을 많이 봤다. 상황이 이러니 소상공인들이 지역화폐 예산 전액삭감 소식에 낙담하는 것이 당연하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도 않은 상황인데 캐시백 혜택을 없애면 결국 매출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각 지방정부들도 난감해 하면서 간신히 숨통을 열기 시작한 지역 경제가 다시 침체의 깊은 나락으로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크게 반발했다. 지난달 31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주재한 도정 확대간부회의에서 지역화폐가 소상공인 매출 증진에 기여해왔다면서 “상인들을 만날 때마다 긍정적 반응과 확대 건의를 들었는데, 국비를 전액 삭감했다는 건 경제와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상공인의 매출 하락과 민생 어려움이 가중시킬 게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인 이유나 목적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시선도 거두지 않았다. 일각에선 유통 대기업·카드사를 위한 것이란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경기도는 지역화폐를 가장 많이 발행하고 있는 지역이라서 국비 전액 삭감 소식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도의 지역화폐 총 발행 규모는 해마다 증가, 올해 4조9992억 원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28.5%나 된다. 지역화폐 지원예산은 지난해 1조522억 원이었는데 올해 6050억원으로 감액시켰고 그마나 내년 예산엔 단 1원도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니 김지사나 소상공인들이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다. 본보(2일자 6면)는 지역화폐의 국비지원 전액 삭감 소식을 들은 수원 시장 상인들은 당혹감을 전했다. 지역화폐인 ‘수원페이’의 경우 매출의 40%정도를 차지한다는 화서시장 상인은 상인들과 소비자들이 타격이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정부와 국회는 지역화폐 활성화가 지역경제와 물가안정을 돕는 길이란 상인들의 말을 귀담아 듣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