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회용 컵 대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컵인 텀블러를 사용하자는 운동이 일어났다. 정부에서도 일회용품을 규제키로 했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식품접객업 등에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하자 고시를 개정, 다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했다. 올해 6월 10일에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과태료 부과·일회용품 보증금제가 시행됐어야 하는데 현 정부는 시행을 유예, 실질적인 행정처분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 등 375개 단체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과태료 유예를 중단하고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일회용 컵 보..
아침 산길에서 닭 우는 소리를 듣는다. 오늘은 서울에서 우리 아이가 열심히 노력해 제 능력으로 K 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날이다. 그래서인지 산자락에서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를 듣자니 시골에서 자랄 때 우리 집 새벽을 깨우던 수탉의 목소리며 당당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휴대폰 알림 소리가 잠을 깨운다. 그러나 알림 소리보다 닭 울음소리가 창조주 음성처럼 먼저였다. 다음으로는 할아버지 기침 소리에 집안의 대문과 어머니의 부엌문이 열렸다. 할아버지의 기침이라는 무언의 언어가 회사 대표의 리더십 같은 역할을 했다. 어렸을 적 일이다. 날만 새면 친구들과 어울려 지금의 골프 같은 자치기나 구슬치기, 땅따먹기, 딱지치기 등에 해가는 줄 몰랐다. 이때 해질 무렵이면 어머니는 내 이름을 부르며 골목길로 나를 찾으러 다니셨다. 어머니의 목소..
호주의 스타 가수 올리비아 뉴턴 존이 지난 8월 8일 73세의 나이로 세상과 이별하고 우주의 별이 되었다. 1948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아버지 Brinley Newton-John과 독일 출신의 어머니 Irene Born 사이에서 태어났다. 올리비아는 1954년 아버지가 호주의 대학교수가 되어 부임하게 됨으로써 가족들이 모두 멜버른으로 이민해 호주 국적을 갖게 되었다. 올리비아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가족관계가 있다. 그녀의 외할아버지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막스 보른(Max Born)이라는 사실이다. 보른은 ‘불확정성 원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하이젠베르크에게 행렬역학의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역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슈뢰딩거의 방정식에서 파동함수 프사이(ψ)가 슈뢰딩거의 해석과 달리 확률의 파를 의미한다고 함으로써 양자역학의 안착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보른은 1954년에 ‘양자역학의 기초연구, 특히 파동함수의 통계적 해석에 관한 연구’로 뒤늦게 노벨상을 받았다. 보른은 1933년 1월 독일에서 나치당이 집권함으로써 유대인에 대한 탄압을 피해 영국의 케임브리지 세인트 존스 칼리지에 자리를 잡아 정착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딸인 Irene가 Brinley를 만나 결혼해 낳은 딸이 올리비아 뉴턴 존이다. 올리비아의 히트 곡 중에 1981년에 발표한 ‘피지컬(physical)’이 있다. 빌보드 핫 100 순위에서 10주 연속 1위를 달성한 노래다. 원래 다른 가수에게 주려던 곡이었으니 뉴턴이나 보른을 연상할 필요는 없다. 가사가 꽤 선정적이다. 진지한 대화를 좋아하는 상대에게 “나는 당신을 은밀한 레스토랑으로 데려갔고, 암시적인 영화를 보았다.”면서 바디 토크를 듣게 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서로 마음을 알게 되었으니 동물적 본능을 받아들이자고 한다. 피지컬은 ‘육체적’으로 해석되는데, 자연의 물리법칙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성 간에 사랑이 싹트면 몸이 반응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사랑이야말로 이 세계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 했고, “성의 등장은 이 세계에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협력과 공동의 노력, 그리고 자기희생을 탄생시켰다.” 라고 했다.(『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성의 분화와 이종교배를 통한 유전적 혼합은 생태계의 다양성을 창조했고, 인류의 문화가 화려하게 발전할 수 있게 해준 원천이다. 임신과 양육, 오랜 뒷바라지의 부담이 덜한 남성이 여성보다 구애에서 더 적극적이다.(Mat Ridley, 『붉은 여왕』) 그렇다고 해서 여성이 구애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성은 대신에 남성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상대를 선택한다. 올리비아의 피지컬은 자연의 법칙으로서 인간의 이러한 본능을 잘 표현하고 있다. 체력 단련을 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올리비아가 에어로빅 춤을 추면서 상대를 선택하는 내용의 뮤직 비디오도 가사의 내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취임 100일을 맞아 거의 모든 언론들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점수 매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것은 거의 “관습”이 됐는데, 이런 “관습”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도 취임 100일 동안의 평가를 받기 어려운데,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에 대해 100일간의 성적을 매긴다는 것은 의미도 없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현 정권에 대한 점수로 25점을 줬다는 보도가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25점을 준 이유는 현재 지지율이 25% 정도이기 때문이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따져보면, 지지율이 곧 점수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정책적 오류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의 원인은 대부분 1회성 사건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김건희 여사의 지인을 봉하마을 방문 때 동행시킨다든지, 대통령실 비서관의 부인을 나토정상회의에 동행케 했다는 것들은 1회성 “사건”이지, 구조에서 기인하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과 같은 인사 관련 문제 역시 역대 정권에서 모두 있었던 문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해프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취학연령 하향 조정과 같은 사안은 이제 “사라진” 사안이 됐기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결국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사안들은 대부분 단발성 사건들이라고 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건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게 되면 지지율 하락 요인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만일 문재인 정권 당시의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정책적 오류로 인해 지지율이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심각한데, 윤석열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정책과 관련한 심각한 오류는 없는 것 같다. 신(新)블록화 현상이 국제사회에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 노선의 방향은 비교적 잘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고, 경제정책도 과거 문재인 정권과 같은 “실험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 큰 문제를 야기할 것 같지는 않다. 단지 단발성 사건이 또 발생하는 것은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정치 메시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제2부속실을 만들어야 하고, 특별 감찰관을 다시 임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현 정권 인사의 특징은, 고위직 인선을 미룬다는 것인데, 현재 장관급 자리가 5곳 비어있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공석인 장관급 자리를 하루빨리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남은 4년 반의 시간이다. 남은 시간 속에서 본격화되기 시작할 정책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지지율 하락이 일어나지 않도록 윤석열 대통령은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맺은 지 오는 24일로 30년이 된다. 1992년 수교 이래 30년 동안 양국은 경제·통상을 중심으로 교류가 비약적으로 확대되며 전략적 협력 동반적 관계로 발전했고,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대(對)중국 교역량은 1992년 63억 달러에서 2021년 3015억 달러로 47배 증가했다. 그러나 동북공정으로 대표되는 역사왜곡 논란에다 최근에는 미-중 대립 구도의 여파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반도체·공급망 등 경제안보 갈등으로 이어지며 두 나라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수교 30년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양국 사이에 이렇다할 기념 행사가 없는 것이 한중관계의 현주소다. 특히 경제적으로 대중 무역수지 흑자가 2013년(628억달러)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243억달러)까지 계속 내리막길을 보이..
지난 달 21일 류인권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의회에 추경 심의를 요청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값 상승과 금융 불안이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되며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수출기업, 농어업인 등의 민생 안정을 위해 긴급 편성한 추경안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1호 결재’ 사안에 포함된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 사업’ 예산 234억 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그리고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 사업’ 예산 234억 원은 16일 열린 경기도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가 제362회 임시회 제3차 회의를 열고 ‘2022년도 제1회 경기도 추가경정 예산안’을 원안대로 의결한 것..
이재용 삼성부회장은 원죄를 안고 산다. 그는 단돈 16억을 증여세로 내고 삼성그룹 지배권을 손아귀에 넣었다. 이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의 보유지분은 단 한 주도 줄지 않았으며 이재용은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모든 것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경영권 무세승계 의지와 비서실의 무세승계 전략에 따라 계열사들이 헐값발행 등 배임행위를 마다지 않고 움직여준 덕분이었다. 무세 경영권 승계는 평생 안고가야 하는 이재용의 원죄다. 오래됐다. 이건희 회장은 1996년 말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의 지배지분을 이재용에게 헐값에 전환사채형식으로 신규발행해준 후 1999년에는 에버랜드에 삼성생명의 지배지분을 몰아준다. 이로써 이재용-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지배구조가 완성돼 이재용이 그룹경영권을 통째로 획득한다. 그 후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에,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으로 흡수 합병되는 약간의 변화가 뒤따랐지만 이는 이재용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수단일 뿐이었다. 원죄의 후과는 끈질기다. 달랑 증여세 16억을 내고 삼성그룹 경영권을 통째로 넘겨받은 결과는 누구의 눈에도 정의롭지 못하다. 오직 이재용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라 기회균등이 있을 수 없다. 경영권 무세승계라는 불법목적을 위해 법적절차를 모두 오염시켰기 때문에 공정절차라는 게 불가능했다. 당연하게도 지난 25년 동안 숱한 비난과 지탄, 수사와 재판이 계속됐다. 민주화가 진행된 덕에 삼성총수의 원죄를 완전히 덮을 수는 없었다. 2000년6월 일군의 법학교수들이 정치한 논리와 법리를 동원해 검찰에 공식 고발장을 냈고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 진보언론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상식과 원칙이 승리할 때가 없지 않았으나 삼성의 금력과 성공신화 앞에서 빛을 잃은 때가 훨씬 많았다. 심지어는 삼성의 경영권 무세승계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잡아떼며 1심 형량을 대폭 낮춰준 2심 재판부도 있었다. 1997년 원죄가 드러난 이후 정권이 여섯 번이나 바뀌었지만 청와대의 주인들은 예외 없이 묵언수행으로 일관했다. 국회도 편법상속 조사청문회 한번 열지 않았으며 사법부도 경영권 무세세습 맥락엔 눈을 질끈 감고 최대한 봐주기 판결을 내렸다. 그 덕에 삼성부회장 이재용은 원하는 건 뭐든지 이뤄지는 세상을 살고 있다. 더 정확하게는, 원하는 게 무엇이든 한국의 정치와 언론, 사법이 합심해서 어떻게든 이뤄주는 환상적인 세상을 살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이재용이 원하므로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연금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게 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불공정합병과 분식회계 건에 대해 불기소와 수사중단을 권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가석방규정을 고쳐서 최대한 빨리 가석방을 해줬다. 나아가서 무보수/비상근/미등기 임원은 취업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행정해석으로 이재용의 부회장=총수 활동을 눈감아줬다. 지난 8월12일, 윤석열 정권은 드디어 이재용을 특별사면해서 복권시켰다. 박영수 특검의 지휘를 받아 윤석열-한동훈 수사팀이 잡아넣었던 국정농단 뇌물사범 이재용을 서둘러 복권시킨 것이다. 이재용은 현재 제일모직-삼성물산 불공정합병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는 중이고 그 일환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과 증거인멸 혐의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 특별사면 해준 이재용을 불공정합병 재판의 결과로 1,2년 안에 다시 교도소로 보내게 된다면 이번 특별사면의 의미가 살아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묻는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은 검사시절 자신들이 수사해서 기소한 이재용이 불공정합병 건과 분식회계 건으로 처벌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무죄라고 생각하는가? 윤석열 정권은 도대체 이재용의 원죄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여전히 작은 재벌들은 이재용을 벤치마킹하며 기를 쓰고 무세 경영권세습을 도모한다.
1. 말복이 지났다. 폭우와 염천(炎天)이 교대로 세상을 때리고 있다. 이 와중에 김건희 씨 논문 표절 문제가 사람들의 분노지수를 치솟게 만들고 있다. 지난 8월 1일 국민대가 발표를 했다. 그녀의 2007년 학위 논문을 포함한 모두 4편의 논문에 대하여 표절이 아니거나 검증불가라고. 수여된 박사학위에도 문제가 없다는 판정이다. 과연 그런가? 2018년 7월 17일 대한민국 교육부는 훈령을 공표했다.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이란 제목이다. 이 훈령의 제 3장 제 12조는 표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린다. “일반적 지식이 아닌 타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또는 창작물을 적절한 출처표시 없이 활용함으로써, 제3자에게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행위”. 국민대는 박사학위 논문심사 청구 자격으로, 전문학술지 및 학술대회 발표 논문 3편의 사전 게재를 요구한다. 김건희 씨가 이 같은 요건 구비를 위해 발표한 3편의 논문 모두가 심각한 표절의혹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한글 '유지'를 엉터리 영어인 'Yuji'라고 번역해서 제목으로 올린 논문을 보자. 본문의 5단락, 각주 3개가 특정 신문 기사와 토씨까지 동일하다. 그런데도 일체의 인용 및 출처표기가 없다. 이 논문을 대상으로 표절 검사 프로그램을 돌려보니 표절률이 무려 43퍼센트로 나왔다. 2.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박사 학위 논문도 이에 모자라지 않다. 언론 기사를 거의 그대로 베껴 적거나, 다른 사람 블로그에 있는 문장을 인용표기 없이 옮겨 적은 것이 한두 건이 아니다. 해당 학위논문의 직접적 표절 피해자인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는 방송에 나와서 이렇게 지적했다. 문제의 박사학위 논문의 2장 1절을 보면 3~4쪽 정도가 100% 똑같다는 것이다.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베껴 썼고, 심지어 구 교수 논문에서는 본문에 기술한 문장을 각주로 가져가서 자기가 쓴 것처럼 위장했다. 이처럼 논문 작성에 있어 출처를 숨기면 정신적 도둑질이라는 것이다. 이 어이없는 사태를 묵과할 수 없어 13개 교수연구자 단체가 뜻을 모았다. 8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성명을 통해 논문표절을 통렬히 규탄한 것이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교련),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 한국사립대학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 2.0), 전국교수노동조합,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등이다. 이들 단체의 회원 범위에는 대한민국 거의 모든 교수연구자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상 유례없는 이러한 성명 참여 규모는 그만큼 교수연구자들의 모욕감이 깊다는 증거다. 3. 13개 교수연구자 단체가 발표한 공동성명 제목은 “대학의 불이 꺼지면 나라의 불이 꺼진다”이다. 대학이야말로 공동체의 상식과 윤리 타락을 막아내는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다. 학문공동체 존립의 기초가 되는 학위 수여에 있어 정당성이 부정된다면 대학은 더 이상 대학일 수가 없는 것이다. 현재 공동성명에 참여했던 단체를 중심으로 전공과 계열을 뛰어넘은 <범 학계 국민검증단>이 구성,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대한 신속한 조사를 마친 후 <표절 논문 및 은폐 실상에 대한 대국민 보고회> 개최를 예고했다. 우리가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논문 표절의 팩트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표절 내용이 만천하에 공개되었음에도, 해당 문제가 어두운 구덩이에 파묻히는 현실에 대한 조명이다. 국민대와 숙명여대는 백일하에 드러난 논문 표절에 대하여 심각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 특히 국민대는 세상을 뒤흔든 이 같은 발표를 감행하고도 표절 관련 재조사위원회 구성과 논의 과정, 회의 자료, 최종 보고서 등의 공개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만약에 존재한다면) 외부 압력을 포함한 진상 묵살 정황에 대한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필요가 있다. 그러한 총체적 시스템에 대한 규명 없이 이번 사태는 결코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다. 4. 다시 구연상 교수 이야기로 돌아가자.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토로한다. “나는 2022년 8월 1일 전까지 한국 학계의 논문 검증 시스템을 믿었고, 명백한 표절 논문이 ‘표절 아님’으로 판정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국민대의 ‘틀린 결론’ 앞에서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9월 1일부터 마주하게 될 나의 수강생들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김건희 씨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그녀 스스로가 (국민대에) 학위취소 요청을 하라고 촉구한다. 누가 이를 과하다고 비난하겠는가.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만으로도, 그녀에게 수여된 숙명여대와 국민대 학위 논문은 취소되어야 함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교수연구자들의 분노가 땅을 울리고 있다. 이런 분노에 말굽쇠가 울리듯 공명하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다. 원칙과 지조가 증발한 공동체다. 이것이 김건희 씨 논문 표절 논란을 지켜보는 교수연구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서울대학교 총장을 마친 직후인 2007년 ‘가슴으로 생각하라’라는 책을 출간했어요. 이 책에서 정 전 총장은 “상대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큰 가슴을 열어 보일 때 진실한 대화가 가능하고, 상대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넉넉한 가슴으로 상대를 대할 때 비로소 상대방을 내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어요. “어려운 때일수록 가슴으로 생각하고, 힘든 일일수록 가슴으로 승부해야 한다”고도 말하지요. 단순한 상식의 잣대로 보면 “가슴으로 생각하라”는 말은 형편없는 궤변이에요. ‘생각’은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한다는 것은 최소한의 과학이거든요. 그런데 “가슴을 움직여야 성공한다”는 말은 지혜로운 조언인 게 맞아요. 연애든 사업이든 상대방의 가슴, 그러니까 마음을 움직여야 성공하는 법이거든요. 그러고..
폭우 속에 ‘퇴근한’ 대통령이 집에서 전화로 지시했다. 총리는 ‘자택은 지하벙커 수준’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계신 곳이 상황실’이라며 시민들 마음을 춥게 했다. 한심(寒心)하다. 일반명사 정위치는 군대 경찰 등 어떤 분야에서는 전문용어이기도 할 것이다. 언론엔 현장이 정위치다. 70년대 얘기, 국회에서 사람이 떨어졌다. 목격한 정치부기자는 “빨리 사회부기자 보내라.” 전화했다. ‘얼빠진 기자’의 표본으로 언론계에 회자된다. 기자는 정위치인 현장을 향해 제 정신, 얼을 한 순간도 닫으면 안 된다. 허허, ‘따붙이기’나 전화질이 요즘 취재라고? 거의 전 분야에서 현장은 ‘철학’이고 때로 전쟁터다. 얼빠진 인간은 일 망치지 말고 손 놓으면 된다. 정위치, ‘바른(正) 위치’이자, ‘정해진(定) 위치’다. 재앙 때 ‘지도자가 어디에 있는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