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다. 지난 8월 8일 서울지역에 내린 큰비는 4일간 언론의 머리기사를 차지했다. 채 한 달도 안돼 9월 6일 태풍 힌남노가 제주와 영남지방에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시간이 지나면 두 재난은 ‘반지하 일가족 3명 사망’과 ‘지하주차장 침수로 차 빼러 간 아파트 주민 7명 사망’ 사건 정도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기억을 조금만 확장해도 모두가 위험사회의 한복판에 있음을 실감한다. 2010년 9월 21일 시간당 100mm에 가까운 폭우가 서울에 쏟아졌다. 광화문이 폭우로 잠기고 양천구 신월동이 큰 피해를 입었다. 동아일보는 물에 잠긴 광화문광장 사진 설명을 ‘파도치는 광화문’으로 달았다. 2011년 7월 26일-27일 기록적인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 참사가 있었다.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언론보도는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폭우 참사가 나면 언론은 마치 올림픽 기록경기를 연상케 하는 보도를 쏟아낸다. ‘동작구 신대방동 1시간에 136.5mm, 시간당 강수량 최고치 경신’, ‘2일 연속 강우량 기준으로 종전 최고치인 390.6mm 기록을 훌쩍 뛰어 넘었다’ 같은 유형의 보도다. 대부분 언론이 이 같은 보도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기록에 대한 집착은 신문 1면 제목까지 논리적 모순을 낳는다. 조선일보는 2011년 7월 서울 홍수를 보도하면서 우면산 산사태 사진과 함께, 1907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04년만의 최대 물난리’라고 했다. 지난 2022년 8월 서울 폭우를 ‘100년만의 물폭탄···서울이 잠겼다’고 보도 했다. 100년만에 잠긴게 아니라 11년만에 다시 잠긴 것이다. 기록에 주안점을 뒀다면 ‘115년만의 물폭탄’으로 보도하는 게 맞다. 자극적인 단어 남발도 문제다. 경향신문이 우면산 산사태를 보도하면서 ‘500mm 테러’라는 제목을 달았다. ‘물폭탄’처럼 전쟁이 연상시키는 단어가 언론이 즐겨 쓰는 상용어가 됐다. ‘폭우’ ‘홍수’ ‘큰비’는 보조어로도 끼지 못할 정도다.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포괄적 비판 기사도 문제다. 한국일보가 2010년 9월 24일 강서구 침수사태를 다루면서 ‘매년 물난리 나도 그때 뿐’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 사례가 없으면 기사의 힘이 떨어진다. ‘곳에 따라 때때로 비’라는 보도처럼 무성의해 보일 수도 있다. 지역차별성 재난보도도 경계해야 한다. 이봉수 MBC저널리즘스쿨 교수의 지적처럼 ‘태풍이 다행히 울릉도 근해로 빠져 나갔겠습니다’ 식의 보도는 각별히 유의해야한다. 대책보도가 턱없이 부족하다. 문화일보 2010 9월 24일자에 보도한 ‘난개발의 역습’ 같은 심층기획 기사가 더 늘어나야 한다. 클릭수만 생각하면 공염불 같은 소리다. 건축물이 대도시 산의 8부 능선까지, 바다나 계곡에는 물가 바싹 옆에 들어서고 있다. 규제를 없애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자연재해를 통해 다시 본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단기간의 치료뿐 아니라 지속적인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으며, 헬스케어 산업의 급격한 디지털화로 의료서비스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의료서비스 대상이 고령층으로 급변하고, 치료와 관리가 모두 필요한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체중관리, 정신건강 등) 환자가 크게 늘면서 첨단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시장에 출시되며 적극적인 질병 예방·관리가 가능한 환경이 구축되고 있으며,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사전 진단·관리와 발병에 따른 진단·치료·사후관리 등 의료서비스 전반에 걸쳐 건강관리를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있다. 비대면으로 감기약을 처방받아 인근 병원으로부터..
여야 정치권을 향한 추석 민심은 사납기 그지없었다. 국민은 내부갈등으로 날마다 험한 꼴을 보이는 여당 국민의힘이나, 민생정치에 다 써도 모자랄 다수 야당의 힘을 대여투쟁에만 악착같이 쏟아붓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함께 날카로웠다. 연휴가 끝나면서 여야 정치권이 밝힌 민심 해석은 역시나 아전인수(我田引水)의 늪에 머물러 있다. 저급한 권력투쟁일랑 멈추고, 진정한 민생정치를 펼치라는 게 진짜 민심의 요체다. 여야는 민성(民聲)을 정직하게 받들어 날로 험악해지는 정치혐오 폭풍을 멈춰 세워야 할 것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께서 원하시는 정치의 핵심은 정쟁이 아니라 민생”이라면서 “약자와 미래를 위하는 법안과 예산을 충실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어떤 불..
만약 삶이 행복이라면 삶의 필연적 조건인 죽음도 역시 행복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죽음은 자아로서의 자신으로부터 해방되는 일이다. 대부분 죽어가는 사람의 얼굴에 나타나는 평화와 안도의 표정은 아마 거기서 유래하는 것이리라. 선한 사람의 죽음은 대개 조용하고 평온하다. 그러나 각오를 하고 죽는 것, 스스로 나아가 기꺼이 죽는 것은 자기를 버린 자, 살려는 의지를 거부하며 그것을 포기한 자의 특권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람만이 겉으로만이 아니라 진실로 죽기를 원하는 자이며, 따라서 자아의 존속을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고 또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 만약 죽음이 두렵다면 그 원인은 죽음 속이 아니라 우리의 내부에 있다. 선량한 사람일수록 죽음을 두려워하는 일이 적다. 성자에게는 이미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육체의 죽음은 육체를 결합시키고 있는 것을 멸망시킨다. 즉 순간적인 생명의 의식을 멸망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매일 잠들 때 늘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문제는 과연 육체의 죽음은, 나의 모든 의식의 흐름을 통일하고 있는 것, 다시 말해 세계에 대한 나의 특별한 관계를 무너뜨리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인정하려면 그 전에 나의 모든 의식을 통일하고 있는 것, 나의 세계에 대한 특별한 관계가 내 육체적 생존과 함께 태어나고, 따라서 그것과 함께 죽는 것임을 먼저 증명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절대로 없다. 늙기 전에는 나는 선하게 살려고 노력했다. 늙은 뒤부터 나는 선하게 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하게 죽는다는 것은 곧 기쁜 마음으로 죽는 것이다. (세네카)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 너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만일 네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자신의 자아 속에 갇혀 있는 운명이라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라. 만물은 다 그 속에 생명의 숨을 품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주의 근본이요, 인생 역사의 근본입니다. 우리 속에는 다 그 생명의 숨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것을 방해하지 말고 기르란 말입니다. 도끼로 나무통을 찍어 넘긴 것도 용서할 수 있습니다. 나무꾼이 낫으로 벤 것도 참을 수 있습니다. 말과 소가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뜯고 뜯으면 아무리 하늘이 준 자연의 힘이기로서니 어찌 견디겠느냐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처럼 한없이 약한 듯하면서도 한없이 강하고 질긴 생명의 소생하는 작용은 언제 되느냐 하면 밤 동안에 됩니다. 낮은 일이 주장하는 때입니다. 그러므로 생명이 소모되기만 합니다. 사람들이 낮이 좋은 줄만 알고 밤이 어떻게 필요한 것은 모르는 일이 많지만 사실 이 천지에 낮만 있고 밤이 없었다면 생명은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 씨ᄋᆞᆯ이 아구를 트는 것은 밤입니다. 상처가 아무는 것도 밤입니다. 밤은 쉬는 때입니다. 쉬는 때가 사는 때입니다. 숨을 쉰다. 숨 태운다는 말이 이것을 증거합니다. 이것이 아마, 안식(安息) 사상의 근본일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안식일에 생명을 살리겠느냐 죽이겠느냐 하고 반문을 하셨습니다. (*안식일은 본래 달/밤이 기준이다. 옮긴이 주) 생물적 생명에서도 그렇지만 도덕적ㆍ정신적 생명에서는 더합니다. 밤은 고요하고 쉬는 시간입니다. 이 고요하고 쉬는 동안에 상했던 생명력이 도로 살아납니다. 그래서 맹자는 이 밤숨마저 끊어지면 짐승이 되어버린다 한 것입니다. (함석헌)/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노을이 채색된 들판에 성당의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감자를 캐던 젊은 농부는 모자를 벗어든 채 묵상을 하고, 두건을 쓴 그의 아내는 두 손을 모아 간절히 기도한다. 한 때 전 세계를 휩쓸었던 그 유명한 그림 ‘밀레의 만종’이다. 이 그림은 농촌의 목가적 풍경을 그린 밀레의 걸작으로 원제는 랑젤뤼스(L'Angélus), 즉 ‘삼종기도’다.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 그는 농촌의 전원풍경을 그린 화가이기에 앞서 인간공학의 수호성인이었다. ‘건초 묶는 사람들’, ‘양털 깎기’, ‘양치는 소녀’를 그려 국제적 아이콘이 됐다. 그로 인해 농촌화가의 대명사가 됐지만 그의 진가는 이보다 더 거창하다. 1847년 프랑스는 불황이 덮쳐 집 없는 농부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 모습을 밀레는 ‘폭풍우의 피난처’에 담아냈다. 그 후 1년 뒤 파리 살롱전에 ‘키질하는 농부’를 출품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일하는 농부를 그림에 등장시킨 건 밀레가 처음이었다. 비평가들은 밀레의 정치적 관점과 농부들을 향한 연민을 감지했다. 밀레는 농민에 대한 그림을 더욱 발전시켰고 자신의 고향을 닮은 바르비종(Barbizon)에서 ‘파종’, ‘만종’, ‘이삭 줍는 사람들’ 등 대작을 계속해서 그렸다. 그는 농부들을 미학적으로 예찬한 최초의 화가였다. 사실 밀레 자신도 농부였다.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망슈 주 그레빌 아그에서 태어난 그. 형제 많은 집안의 장남이었다. 양을 치고 쟁기로 밭을 갈면서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냈다. 그러나 사제인 삼촌의 영향을 받아 성경과 몽테뉴, 라 퐁텐, 호메로스, 셰익스피어, 밀턴, 샤토브리앙, 빅토르 위고를 읽으며 지적으로 성장했다. 스무 살이 되면서 데생에 큰 재능을 보이자 밀레의 아버지는 아들을 쉘부르(Cherbourg)로 보내 유명한 초상화가 폴 뒤무셀(Paul Dumouchel)의 지도를 받게 했다. 스물세 살 때 미술전에서 입상함으로써 쉘부르 시의 장학금을 받고 파리 미술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밀레는 학교 대신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작품들을 복사해 혼자 공부하는 것을 즐겼다. 그 후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다시 파리로 돌아와 바르비종에 정착했다. 밀레가 말년을 살다간 바르비종. 이곳은 퐁텐블뢰숲 자락의 보금자리다. 경치가 아름다워 밀레, 테오도르 루소, 장바티스트 코로, 샤를르 프랑수아 도비니 등 많은 화가들이 드나들었다. 특히 밀레는 이곳에 인상파화가의 선구자가 된 바르비종 학파를 열었다. 이 마을의 평화롭고 고요한 숲과 평원, 그리고 자연에 반한 밀레. 이곳의 상징적인 경관은 화가들이 쉬어간 간(Ganne) 여관이었다. 지금은 19세기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을 엿볼 수 있는 박물관이 됐다. 또한 밀레의 추억들이 살아 숨 쉬는 밀레박물관도 빼어나다. 바르비종은 ‘초록의 수도’로 원시적 매력을 여전히 내뿜는다.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돌집들과 장미로 뒤덮인 정원들, 긴 산책로에는 아름다운 고택과 상점, 갤러리들이 즐비하다. 만종을 울려 퍼지게 했던 생폴드 샤리앙비에르 성당도 고색창연하다. 옛것이 그리운 시절, 바르비종으로 떠나보자.
산재관련 상담을 하다보면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산재 신청 시 사업주에게는 어떤 불이익이 있는가이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산재 신청 시 사업주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첫째, 산재로 인해 산재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 산재보험료는 기본적으로 사업의 종류(업종)에 따라 산재보험료율이 정해지지만 ‘개별실적요율’ 제도라는 것이 있어 사업의 종류가 같다고 하더라도 개별 사업장(회사)마다 보험료율이 달라질 수 있다. 쉽게 말해, 산재가 많이 발생한 사업장은 보험료를 더 올리고, 산재가 많이 발생하지 않는 사업장은 오히려 보험료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업종에 따라 기본적으로 같은 보험료율이 적용되지만 산재발생 건수에 따라 보험료 차등을 두어 산재를 예방하고, 근로복지공단이 지출한 보험급여 대해 상대적 형평성을..
한국의 거대 여야 정당이 서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웃고 있는 것 같다. 두 주체의 이득이 맞물려 쇼하고 있다는 것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다. 적대적 공존. 이 낡은 이율배반이 한국 사회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치행위에 있어 한국 국민들이 그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역동적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통보를 기점으로 여야의 비난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이 대표의 "전쟁", 정청래 최고위원의 "민주개혁 진영에 대한 도발", 김태년 의원의 "졸렬한 무신정권의 미친 행위", 박성준 대변인의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정치 보복", 조정식 사무총장의 "DJ 현해탄 납치 사건 연상" 등 민주당은 연일 주워 담을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당도 때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 같은 반응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검찰소환 비난은 치외법권적 발상“, 김기현 의원의 "전과 4범의 이력을 가진 이 대표가 검사에게 협박하고 훈계하는 모습은 막장 영화 ‘아수라’에서 보았던 장면”, 박수영 의원의 "야당 탄압 프레임 짜려고 당 대표 된 것" 등 국민의힘당의 거친 말도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사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은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조 사무총장은 야당 대표의 검찰 소환은 드문 일이라고 못 박았지만 법 앞의 평등에 위배되는 초 특권적 발상인데다 정치인들이 걸핏하면 면피용으로 쓰는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다. 서민들은 편의점에서 빵 하나 훔쳐도 구속되는데 국회의원이나 당대표를 소환조차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 안에서도 오래 전부터 우려했던 사안이다. 수사 중인 건만 해도 변호사비 대납 의혹(수원지검), 대장동 특혜에 따른 배임 의혹(서울중앙지검), 성남FC 후원금 제3자 뇌물수수 의혹, 백현동 특혜 의혹(경기남부경찰청) 등 10건 가까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은 이 기회에 정치가 아닌 법리로 맞서서 정리해야 한다. 국민의힘당도 민주당을 자극할 것이 아니라 수권정당인 만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는 등 오해를 걷어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두 당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사실을 중요하게 여기는 국민들의 정서보다는 사실을 비틀어 프레임화하는 그릇된 정치문법으로만 치달으려고 한다. 지금 민주당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당 대표의 종합적 범죄 의혹으로 백척간두에 서있다. 국민의힘당도 내부 분열, 윤대통령의 무능, 대통령 부인의 각종 리스크 등으로 마찬가지 상황이다. 문제는 두 당이 '전쟁'을 통해 적대적 공존을 이어가려는 데 있다. 이들은 국민들이 두 정치세력을 동시에 지우려고 하는 무서운 존재라는 사실은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대선 결과와 윤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최근 여러 정치의식 여론조사결과 등을 종합해서 한마디로 표현하면 ‘국민들의 정치세력 토사구팽’ 아닐까? 적대적 공존을 하려다 통째로 정치적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부의 수많은 공직 중 현재 가장 중요시 되고 힘든 과업을 수행해야할 자리는 아마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하 ‘본부장’)이 아닐까 쉽다. 모든 공직은 다 나름의 중요성을 가지겠지만 북한핵문제 해결이 갖는 의미, 즉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의 진전이 가져올 후과(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 등 경제적 효과는 물론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세계평화에의 기여 등)를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2차 북핵위기 이후 6자회담이 활발히 개최되어 2005년 9.19공동성명이 발표되던 때를 되돌아보면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현재의 ‘본부장’)의 빛나는 활동이 기억된다. 그런데 이명박정부 이후 현재까지 ‘본부장’이 북한측 카운터 파트를 만나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없다. 미국측과 만났다는 기사(가끔은 중국측..
‘온겨레 참여 문화재 사랑’과 ‘여민동락’을 슬로건으로 하는 ‘2022 전국문화재 지킴이 대회’가 16일 수원 화성행궁 광장 등에서 열린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가 주최하고 (사)화성연구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문화재지킴이들의 가장 큰 잔치다. 문화재지킴이는 소중한 문화재를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가꾸고 지켜나감으로써, 문화재와 함께 ‘문화재를 가꾸는 문화’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취지에 동참한 사람들이다. 지킴이들은 인력·예산·조직에 한계가 있는 문화재 행정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동시에 문화재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잇는 건강한 공동체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킴이들은 특히 국가나 지방정부의 관리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소외된 문화재’를 찾아 가꾸고 있다. 이런 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문화재는 보다 친근한 존재가 된다. 문화재지킴이는 지난 2005년 시작된 운동인데 현재 전국에 7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위촉돼 문화재 주변 정화 활동, 문화재 감시 등 자발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개인지킴이, 2인 이상 가족이 활동하는 가족지킴이, 각급 학교, 기업, 법인체, 공공기관, 기타단체 등이 참여한 기업·단체 지킴이 등이 있다. 이들은 문화재주변 청소 등 정화활동, 문화재모니터링 활동, 문화재알림 등 홍보활동, 문화재 및 시설물의 경상관리활동 (도색, 거름주기, 잡초제거 등), 문화재 화재감시 및 순찰활동 뿐 아니라 문화재관련기관(관리기관, 박물관 등)업무보조 등 지원활동과 문화재보호를 위한 연구모임, 학술활동 등을 활발히 펼친다. 지킴이 단체 가운데 눈에 띄게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곳은 이번 ‘2022 전국문화재 지킴이 대회’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화성연구회(이사장 최호운)다. 이미 화성연구회는 지난 2009년에 수원에서 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화성연구회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소규모로 열렸던 행사를 대대적인 규모로 확대해 명실상부한 지킴이들의 축제로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원행사에는 전국의 문화재지킴이들과 문화재청, 지방정부 관계자 등 약 500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내용도 매우 다채롭다. ‘해외에 있는 한국 문화재 어떻게 보호해야 하나?’를 주제로 한 학술 세미나, 지킴이단체 홍보 전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답사, 성신사 향사(고유제 봉행), (사)화성연구회 모니터링 사진전, 수원화성 낙성연 재연 공연, 수원시립합창단 등의 공연과 여민각에서 개회 타종행사, 깃발 입장에 이어 온 겨레 문화재지킴이 활동 참여 선포식, 우수 지킴이 시상 등 행사가 진행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화성연구회 최호운 이사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제대로 된 행사를 치르기 위한 예산지원은 부족하지만 지역사회의 십시일반 후원이 행사에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전통시장22개 상인연합회(회장 최극렬)와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유성재 씨, 영우건축사 이영기 대표, 화성연구회 회원들은 등은 적지 않은 금액이 담긴 봉투를 시원스럽게 내놓았다. 이것이 시민의 힘이다. 수원시와 경기도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도와주면 좋겠다.
드라마 ‘판관 포청천(包淸天)’은 권력에 굴하지 않은 중국 북송의 명신 포증(包拯)의 생전 일화를 소재로 하는 사극이지요. 수십 년 전부터 우리 국민을 사로잡았던 드라마는 버전을 달리하면서 지금도 유선방송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어요. 법치(法治)의 기본인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이 너무나 안 지켜지고 있는 세상에서 포증의 속 시원한 “작두를 대령하라!”는 호령이 오래도록 시청자의 기억을 사로잡고 있는 것 같군요. 드라마 장면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소위 나라의 최상급 권력자인 황족(皇族)의 범죄까지도 가차 없이 법대로 처단하는 판관 포증의 서슬 퍼런 처결이에요. 황족에게는 용(龍)작두, 관리등급에는 호(虎)작두, 일반 백성에게는 개(犬)작두를 동원하는 즉결처분 형식의 작두형이 박진감을 더해주지요. 끔찍하지만, 판결과 동시에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