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내 각종 위원회의 상당수가 ‘있으나마나’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호동 경기도의원(국민의힘, 수원시 제8선거구)이 도와 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밝혀진 것이다.(경기신문 19일자 1면, ‘재정 깎아먹는 비효율적 위원회 한가득’) 이의원은 지난해 도 소속 위원회 249개 중 41개(16.47%)에서 회의 개최에 따른 회의수당 및 심사수당이 집행되지 않았으며, 도교육청 소속 위원회(지난해 기준) 136개 중 35개(25.74%)에서도 회의·심사수당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와 도교육청 위원회를 합하면 약 20%가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도교육청의 경우 유명무실한 위원회가 더욱 많았다. 이들 위원회는 법령과 조례에 따라 설치됐지만 이름만 있을 뿐 활동을 하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지난..
가을은 시골 선비와 같이 왔다 사랑방 손님처럼 떠난다. 숯불고기 집의 불판같이 뜨거웠던 여름이었다. A4용지 1매 공간에서 헐떡이는 닭이나 땀구멍이 없는 돼지는 흙탕물에 몸을 굴리면서 더위를 식혀가며 견뎌낸다. 그런데 흙도 물도 없는 콘크리트 벽 안에서 열 받으며 목숨 걸고 살아냈던 이 땅의 여름이었다. 그래서인지 ‘반도 강산’이요. ‘한반도’라고 부르는 조국의 땅에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인내 할 줄 아는 의지와 고운 마음결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반도 강산!’하면 도산 안창호 선생이 생각난다. 대한민국을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의 호를 ‘반도강산(半島江山)에서 도자와 산자를 빌려 도산(島山)이라고 하였겠는가. 반도 강산은 삼면이 바다로써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장점이 더 많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반도 강산에는 사계절이 분명해 얼..
지젤 펠리코는 50년을 함께한 남편과 살던 평온한 삶이 2020년 말 산산조각 나는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 도미니크는 몰래 여성들을 촬영하다 경찰에 체포되었고, 그의 컴퓨터와 휴대폰을 조사하던 경찰은 수천 개의 범죄 영상을 발견했다. 지젤이 의식을 잃은 사이, 도미니크는 인터넷으로 남성들을 불러 아내를 성폭행하도록 했고, 그 장면을 수십 번 촬영한 것이다. 도미니크는 아내에게 신경안정제를 투여한 후, 72명의 남성과 함께 92차례에 걸쳐 범죄를 저질렀다. 소방관, 교도관, 언론인 등 다양한 직업의 남성들이 가담했다. 남편이 촬영한 범행 영상은 무려 2만 개에 달하며, 딸과 며느리를 몰래 촬영한 영상도 있었다. 지젤은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당일을 언급하며 “내 세계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함께 세 아이를 낳고 키우고 손주 일곱을 보며 남편과 함께 이룩한 모든 게 산산조각이 났다” 고 말했다.남편이 아내를 성폭행할 남성들을 모집하는 채팅방에 들어왔다가 성범죄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의 지침을 거부한 사람은 단 2명에 불과했다. 다만 이들도 경찰에 남편의 범죄 행각을 알리지 않았다. 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배우게 되면서 최근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비롯한 해외 SNS에서 논란이 된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숲속에 곰과 갇히는 게 낫냐, 낯선 남자와 갇히는 게 낫냐?” 놀랍지 않게도 대부분의 여성들이 “곰”이라고 답했으며, 흥미로운 점은 남성들 또한 자신의 딸을 가정했을 때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남자들에겐 이 단순한 질문이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답변은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이 경험하는 깊은 불안을 여실히 드러낸다. 여성들이 "곰"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극단적인 농담 이상의 깊은 사회적, 심리적 의미를 담고 있다. 곰이라는 위험 요소는 육체적 위협을 상징하지만, 그 위협의 성격은 직관적이고 본능적으로 명확하다. 곰은 공격할 수도 있지만, 그 의도는 예상 가능하며 특정한 행동 패턴을 따른다. 이에 비해 낯선 남성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다가온다. 사회적으로 여성들이 낯선 남성에게서 느끼는 불안은 단순한 낯섦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연관된 여러 잠재적 위험과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다. 지젤 펠리코 사건과 같은 충격적인 사례만 봐도 곰이라는 대답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이 사랑하는 사람조차 이용해 충격적인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음을 보여주며, 신뢰의 기반을 뒤흔든다. 여성들이 곰을 선택하는 이 현실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단순히 성별 갈라치기나 일반화의 문제로 논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자리한 더 깊은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여성들이 끊임없이 불안과 경계를 느끼는 상황은 단순히 과장된 두려움이 아니라, 남성들의 행동과 그로 인한 사회적 패턴이 얼마나 깊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문제의 핵심은 남성들의 행동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데 있으며, 그 행동의 패턴이 바뀌지 않는 한 여성들의 불안은 결코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남성들이 그들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진정한 변화를 위해 서로를 꾸준히 견제하며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받은 국가직·지방직 공무원이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전국 광역지자체 중에서 경기도의 징계 공무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우선적으로 청산돼야 할 대표적인 구태·폐습이다. 민간을 포함한 국가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경기도의 공직 환경에 여전히 경고등이 켜져 있다는 얘기다. 하루빨리 낡은 풍토를 개선할 효과적인 혁신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징계받은 국가 공무원과 지방 공무원은 지난해 총 144명으로, 2022년(111명)보다 29.7%나 늘었다. 우월한 지위 등을 이용해 다른 공무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추석이다. 이번 추석이 짧지 않아서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겠다. 오랜만에 가족, 친척과의 만남은 즐거운 일이지만, 항상 경계할 일은 서로 간의 잔소리다. 명절 단골 잔소리는 결혼, 취업, 2세, 입시, 성적 등으로, 이러저러한 명절 잔소리가 듣기 싫어 고향 가기 싫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심심찮게 기사에 오르내린다. 실제로 에듀윌이 20~40대 성인남녀 6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추석 때‘가족이나 친척들의 참견이나 간섭'이 가장 큰 스트레스로 나타났다. 걱정하는 마음은 알지만, 가족의 잔소리가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잔소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도 만만치 않은 잔소리꾼이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잔소리하는 나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아졌다. 잔소리하지 않고 잘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SNS에서 한 교수의 글을 보았다. ‘이번 학기 목표는 학생들에게 잔소리하지 않기’ 공감도 되고, 위로도 받아서 박장대소했다. 잔소리의 사전적 정의는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또는 그런 말.’이라고 되어있다. 나는 같은 말을 반복하고, 말이 길어지는 잔소리꾼이라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 이 점을 반성하면서 잔소리를 조언으로 바꾸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메시지를 짧게 전달하자! 사족(蛇足)을 제외하고 핵심만을 짧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때 이런저런 군더더기가 붙기 때문에 상대방의 메시지 이해에 필요한 사례, 전문가의 의견, 통계 등의 근거를 제외하고 불필요한 말을 줄여 간결하게 메시지로 전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둘째, 들리게 말하자! 상대방이 집중할 수 있도록 중요메시지를 말하기 전에 휴지(pause)를 사용하면 좋다. 대화든 발표든 강의든 중요한 메시지를 말하기 전에는 잠시 쉼을 두자. 쉼으로 메시지가 잘 들리는 환경을 형성한 뒤 중요메시지를 강조하면서 말한다면 상대방에게 잘 전달된다. 셋째, 진심을 담자! 말하는 사람의 진심은 그대로 말에 묻어 전달된다. 상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말한다면 상대가 그 진정성을 고스란히 느낀다. 넷째, 평가하지 말자! 평가받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 되기도 한다.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공직자, 기업에서 연봉을 협상해야 하는 직장인 등의 경우와 다르게 개개인 간의 평가는 감정을 건드릴 수 있다. 감정을 건드리는 말은 아무리 진심과 따뜻함을 담은 조언이어도 듣기 싫다. 남과 비교하는 말, 거칠거나 부정적 감정이 섞인 듯한 말투, 책망하는 듯한 표정 등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다섯째, ‘샌드위치 화법’을 활용하자! 상대방이 개선해야 할 점을 조언할 때 긍정적인 말로 시작하여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얘기한 뒤 다시 긍정적인 말로 마무리하는 소통방법이다. 오랜만에 가족과 만나는 명절에는 서로에게 평안과 지지를 건네는 관계가 건강하다. 잔소리, 평가, 판단이 아닌 그리웠던 마음을 표현하고, 좋은 변화를 칭찬하고, 행복한 말을 나누는 것이 가족의 단단함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번 추석에는 그리웠던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얼굴과 한층 밝은 목소리로 두 팔 벌려 맞이하자! 잔소리하지 않을 결심을 하고서 말이다.
북한에서 날려 보내는 쓰레기 풍선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쓰레기가 됐다.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종이류, 비닐 그리고 플라스틱병 등 생활 쓰레기라고 한다. 이 뉴스를 접하며 나는 가평군 관광객들 중 일부가 몰래 버리고 간 쓰레기 비닐봉지가 생각났다. 그 안의 내용물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속한 사회적협동조합은 가평군의 가평천, 벽계천, 조종천의 계곡·하천 유지관리 사업을 하고 있다. 이전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불법시설을 철거하고 만든 친수시설을 관리하고, 그 시설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보안관’이라고 이름 붙인 주민들이 활동하는 것이다. 지난 7, 8월 피서기에 많은 관광객들이 왔다 갔다. 그 시기 나는 우리 안의 쓰레기 풍선을 봤다. 여행지에서 일탈의 쾌감 속에서 방종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으..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빈집은 13만 2052채(2022년 기준)나 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에 더해 앞으로 빈집은 계속 늘어나 2040년엔 전체 주택의 9.1%(239만 채)가 빈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저출생·도심집중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촌 지역의 경우 빈집은 전국적으로 6만6024채나 됐다. 이 중 60%는 금세 무너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처럼 방치된 빈집은 범죄나 쓰레기 무단 투기 장소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흉물로 마을 미관을 해치고 화재나 붕괴 위험도 크다. 따라서 빈집을 방치하면 집주인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농어촌정비법’ 개정안이 지난 해 국회를 통과했다. 법 개정에 따라 시장, 군수, 구청장은 빈집 철거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소유자에..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과 늘 함께 한다. 스마트폰 기상 알림으로 하루를 시작해 종일을 함께 한다.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필수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콘텐츠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제 스마트폰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한 개인의 거의 모든 정보가 스마트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 두뇌가 해야 할 일의 많은 부분을 스마트폰에 빚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챙기지 않았을 때나 분실했을 때의 불편함을 넘은 황망함과 불안함, 그리고 다시 손에 쥐었을 때의 안도를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이 때 우리는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는다. 몇 달 전 지인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을 하지 않았던 정보나 광고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이런 경험은 나에게도 있었다. 당시 착각일 수 있다는 생각에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러한 의구심이 현실이 되는 증거가 세상에 들러났다. 현지시각 지난 2일 영국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의해서다. 이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마케팅 파트너인 콕스미디어그룹의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유출됐다. 여기에는 액티브 리스닝(Active-Listening)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광고를 제작하는 방법이 담겨 있었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마이크를 통해 사용자의 대화, 즉 음성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자료에는 주요 고객으로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이 언급돼 있다. 빅테크는 사용자의 음성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해 광고에 이용해 왔다는 의혹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그 동안 이들 빅테크는 관련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동안 빅테크가 음성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 및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알려졌다. 이때마다 빅테크가 내세운 명분은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개선이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거나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보이면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급히 만들어 내세웠다. 이번 액티브 리스닝 소프트웨어에 사태가 발생하자 빅테크들은 콕스미디어그룹을 파트너에서 제외하거나 콕스미디어그룹이 약관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콕스미디어그룹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해진다. 대다수 빅테크는 인공지능 기업을 지향한다. 인공지능의 개발과 학습에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의 양과 질이 인공지능의 수준을 결정하는 요소다 보니 빅테크는 데이터 수집에 사활을 건다. 잘 알려진 대로 빅테크 역시 매출의 상당 부분을 광고가 차지한다. 효율적인 인공지능을 통해 광고주와 이용자를 연결시키는 메커니즘을 개발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빅테크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따라서 필수적인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게 위해 모든 기술적, 정책적 역량을 쏟아 붓는다.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강조돼야 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다. 기술의 발전으로 빅테크에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이용자 데이터 등 개인정보 수집이 어느 때보다 용이해졌다. 빅테크는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해 절차상 동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수집 이후 활용 과정에서 어떤 보호 장치가 작동되는지, 활용이 끝난 개인정보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을 명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관련 정책의 정비가 시급하다. 이제부터 인공지능 빅테크의 성패는 개인정보 보호의 깊이와 너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게스샤우(Tagesschau)는 독일의 공영방송 ARD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이다. 탸게스샤우는 올해부터 ‘더 쉬운 말로 하는 타게스샤우’(Tagesschau in Einfacher Sprache)라는 방송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타게스샤우의 웹사이트에 가면 ‘더 쉬운 말로 하는 타게스샤우’를 소개하는 글이 있다. 소개하는글도 하단에 더 쉬운 말로 다시 쓰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학습을 어려워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독일어를 많이 말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듣기를 잘 못합니다. 이 새로운 방송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더 쉬운 말로 하는 타게스샤우’는 1-2일 간격으로 1개 정도의 영상이 올라온다. 분량은 7분 정도 다. 뉴스 개수는 3~4꼭지 정도다. 제목은 짧다. “최저임금: 더 많은 돈에 대한 논의”, “아시아의 태풍”, “패럴림픽: 대단한 폐막식”. 내용도 짧다. 짧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주 기초적인 단어의 뜻까지 설명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보도는 ‘기후’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오랜 기간 동안 날씨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가리켜 사람들은 ‘기후’라고 합니다” 시청자의 어휘력과 청해력이 A2에서 B1 레벨 수준이라고, 기초적인 용어도 모를 수 있다고 가정한다. ‘기후’라는 단어의 뜻조차 모르는 사람을 위한 뉴스까지 있어야 하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타게스샤우의 믿음이다. 우리의 방송들도 비슷한 뉴스 포맷을 시도하면 좋겠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모두가 6-3-3-4의 교육 시스템을 거치지 않았다. 외국인, 외국국적동포, 귀화자, 난민의 숫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기후’라는 단어를 모르거나, 그 단어가 우리말로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많다. 그들도 대한민국이다. 온라인에서는 가끔 ‘상식 논쟁’이 벌어진다. ‘영국이 섬나라’라는 것은 상식인가? ‘울릉도의 위치’는 상식인가? 네티즌들이야 상식과 비상식을 구분하고, 비상식을 조롱하거나 훈계하고, 거기서 끝내도 괜찮다. 그러나 방송이라면, “더 쉬운 말로 하는 방송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울릉도는 동해에 있습니다.’ ‘영국은 유럽에 있는 섬나라입니다.’ 이런 것까지 알려 줄 수 있는 뉴스가 있어야 한다.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방송법 제6조 제5항). 방송은 사회교육기능을 신장하고, 유익한 생활정보를 확산·보급하여야 한다(방송법 제6조 제6항). 방송은 표준말의 보급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추석연휴가 사흘 남았다. 그러나 의정갈등은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의료현장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응급실을 찾지 못 해 환자가 사망했다는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어 국민 불안은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눈 앞에 훤히 보이는 의료대란에 대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여야가 의제 제한 없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합의함에 따라 국민들은 실낱같은 기대를 가지게 됐다. 협의체를 처음 제안한 국민의 힘 한동훈 대표는 “협의체 출범 전제 조건으로 ‘이건 안 된다’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2025년도 의대 증원 재검토라는 의료계 주장까지도 협의체를 통해 논의 할 수 있다고 의료계에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한 대표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제2차관 경질 요구에 대해서도 “모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