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건의 날 주제를 ‘나의 건강, 나의 권리’로 정한 바 있다. 모든 사람은 경제적 환경과 상관없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인류가 어디서나 양질의 보건 서비스를 차별 없이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이나 취약 계층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공공 의료 시설이다. WHO의 ‘권리’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공공 의료 시설이 충분해야 한다. 공공의료시설의 부족은 사회적 불평등과 건강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즉 보건소, 공공의료원, 보훈병원, 경찰병원 등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경기신문은 ‘국립의대 없는 인천시… 공공의대 설립 서둘러야’(22일자 인천판 1면) 기사를 통해 공공의료 문제를 짚었다. 정부가 2025학년도..
최근 경기도 교육청이 과학고 설립 공모를 준비하며 '성남 수정구의 과학고 유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수정과학고유치위원회는 주민들의 열망을 이루기 위한 모임이다. 현재 수정구는 지역 내 다양한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입지적으로도 과학고 유치에 유리한 입지가 수정구라는 당위성으로 장영하 위원장은 "수정구는 다른 지자체와 비교할 때 과학고 유치에 필요한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먼저 과학고는 일반 고등학교와는 달리 교사 부지, 체육장, 부속 토지 등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 이미 수정구에는 산성역 인근에 있는 창성중학교부지가 있다. 창성중학교는 창곡 남중, 여중, 영성여중 3곳을 통폐합해 만든 학교로 2개의 학교가 있던 곳이라 부지 또한 기숙사 연구시설 등이 필요한 과학고등학교에 매우 적합하다..
기후 재난 중에 있으니 여름이 그냥 여름이 아니다. 다행히 처서가 지나 역대 최장 기록 34일의 열대야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느닷없이, 돌발 퀴즈 하나: 다음의 보기 중 건강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1.음식 2.운동 3.잠 4. 약. 당근 정답은 3번 “잠”이다. 이는 의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잠을 잘 때 우리의 몸이 reset 되면서 회복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습기가 많은 이 무더위가 우리의 잠을 방해할 뿐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에는 잠 못 들게 하는 이유가 더 있다. 그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그 임무를 져 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의 근원적 책임은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잘못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그분보다 더 clever(영악한) 한 부인의 행태 때문이기..
우리나라 저가 커피 브랜드 3위 업체인 컴포즈커피가 지난 달 2일 매각되었다. 필리핀 최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졸리비(Jollibee) 푸즈’가 컴포즈커피의 지분 70%를 2억3800만 달러(약 3300억원)에 인수했으며, 나머지는 졸리비 푸즈의 자회사 타이탄 다이닝이 5%, 사모펀드 운용사 엘리베이션 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가 25%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부산에서 시작된 컴포즈커피는 자체 로스팅 공장과 IT기술을 도입한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고품질 원두를 원활히 공급한다는 전략으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2년에 가맹점 2000호를 돌파하며, 2000억 원 수준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컴포즈커피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던 모회사 JM커피그룹 양재석 회장은 매각 주간사 케이알앤파트너스를 선정, 바로 매각작업을 진행했..
경기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색다른 형태의 청렴 촉진 행사를 개최해 ‘청렴 사회’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도청 다산홀에서 열린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청렴 약속, 경기 청렴이음 페스타(축제)’는 청렴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 김동연 도지사를 중심으로 추진해가는 ‘청렴’ 캠페인이 공직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청렴도를 높이고 윤리혁신을 선도하길 기대한다. 경기도의 ‘청렴’ 촉진 행사는 종전의 딱딱한 청렴 교육 틀에서 탈피해 소프트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문화콘텐츠를 접목해 진행했는데, 도청 공무원뿐 아니라 산하 공공기관,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위원 등 400여 명이 함께 하는 행사로 치러졌다. 직원들은 직접 제작한 갑질 관련 영상을 감상하고 대화를..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Alison Swift, 1989- )는 현재 미국을 움직이는 최고의 대중음악 기수이다. 세계 팝 음악계 차원에서도 그녀는 최고 최대의 인기를 몰아가는 세계적 가수이다. '타임'지 선정 2023년 올해의 인물,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 ‘올해의 앨범상’을 네 번 수상하고 빌보드 차트 1위부터 14위까지 앨범 수록곡으로 채운 최초의 뮤지션이다. 그녀의 대중적 인기는 대단하다.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진 팝스타로서 테일러 스위프트는 고(故) 마이클 잭슨의 인기 기록마저 넘어섰다. 스위프트의 모든 행보가 곧 팝 역사의 새로운 기록이다. 그녀의 음악과 언어, 그리고 그녀의 서사를 담은 책 <테일러 스위프트>는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그녀를 이렇게 길게 소개..
불안에 대해서 말을 꺼내려고 하니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가 떠오른다. 아들과 함께 재미있게 보았는데 많은 이들이 공감을 했던지 흥행에도 성공한 이야기의 중심에는 불안이 있다. 라일리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다. 아이스하키 캠프를 가는길에 그동안 단짝으로 지냈던 두 친구가 자신과 다른 고등학교를 진학하기로 했다는 고백을 듣는다. 라일리는 고등학교에 자신이 외톨이가 될까봐 두렵다. 원하는 하키팀에 합류하지 못할까도 걱정을 한다. 이 즈음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는 불안이 장악을 한다. 원래의 기쁨, 슬픔, 버럭, 소심, 까칠의 다섯감정에 더해서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의 감정이 새로 등장했는데 불안이 다른 감정들과 충돌하다가 기존의 감정들을 추방해버린 것이다. 불안에 압도된다. 코치에게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불안은 밤새 전략..
경기 북부 지역민들의 숙원인 ‘K-컬처밸리’ 사업이 8년간 불과 3% 공정률을 보인 끝에 경기도가 CJ측에 협약 해지를 통보한 이래 ‘갈팡질팡’하는 모양새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성명을 내고 협조를 구했지만 국민의힘은 반발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K-컬처밸리’ 사업은 정치권이 정쟁 칼도마 위에 올려놓고 무참히 난도질하기엔 너무나 절박한 지역 이슈다. 경기도와 여야는 일체의 갈등을 접고 합심하여 하루빨리 새로운 동력을 꾸려내야 한다. 경기도의회 민주당은 23일 성명을 통해 “해당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여·야가 합의해 ‘K-컬처밸리’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난관을 헤쳐가는 것은 단합과 협심이 함께하는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K-컬처밸리’..
이미지 트레이닝(image training)으로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이색적인 실험이 검증되어 세간의 이목을 끈다. 이미지 트레이닝이란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오감을 동원해 상상 속에 그려보고 성공을 위한 길을 모색하는 훈련법이다. 경기에서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어떤 동작의 공격을 가할 때 거기에 대응해서 어떻게 방어하고 공격을 펼치겠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그것을 기반으로 자신의 대응을 실제 동작으로 훈련하는 것이다. 초창기에는 주로 운동선수가 많이 이용했는데,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에 대해 잘 알려진 일화가 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출전을 목전에 둔 구소련의 선수들이 몬트리올시의 경기장 사진을 보면서, 거기서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날마다 상상했다고 한다. 선수들은..
걸었던 길을 다시 걷습니다. 걸었지만 길은 어제의 길이 아니고, 걷지만 우리는 어제의 우리가 아닙니다. 어제 걸었던 산책로를 오늘 다시 걷습니다. 길은 산과 도시의 경계를 가르며 구부정하게 누웠습니다. 누운 길의 꼬리를 밟으며 머리를 향해 나아갑니다. 아무리 걸어도 길은 쉬 머리를 내어주지 않습니다. 발은 길에 있지만 눈은 도시에 머뭅니다. 철야에 지친 간호사처럼 도시는 식곤증에 취했습니다. 그림자를 늘어뜨린 빌딩 숲이 어깨를 움츠립니다. 조각공원에 늘어선 조각상들이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는 것 같습니다. 걸었던 길을 다시 걷습니다. 걸었지만 길은 어제의 길이 아니고, 흐르지만 시간은 어제의 시간이 아닙니다. 어제 걸었던 골목길을 오늘 다시 걷습니다. 골목은 집과 집 사이를 서성거리는 길 잃은 아이 같습니다. 도시의 골목에는 한밤에도 열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