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향한 경기도의 전방위적 움직임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경기북부특별자치도설치특별위원회’가 본격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경기도는 오는 12월까지 주민 밀착형 홍보와 공감대 형성을 위해 ‘찾아가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명회’를 추진키로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당위성을 설명하고 주민투표실시를 건의했다. 여야 정치권은 숙원인 경기도 분도(分道) 문제에 대한 매듭을 풀어 해법을 함께 찾아내야 할 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7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제5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당위성을 설명하고 그 근거가 될 수 있는 주민투표실시를 건의했다. 김 지사는 내년 2월 초까지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21..
‘스몸비’는 2015년 독일에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를 합친 말인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흡사 좀비처럼 보인다 해서 만들어졌다. 실제로 스마트폰은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줄 뿐 만 아니라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도 스마트폰만 한 제품이 없다. 스마트폰은 식당에서 가족들이 편안한 식사를 즐기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식사를 하고 있는 어른들 곁에는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가 있고 그 덕에 어른들은 마음 놓고 식사를 한다. 이러한 모습은 인종과 국경을 초월해서 똑같다. 예전에 외국의 한 휴양지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주문을 한 후 기다리고 있었는데 모든 좌석의 손님들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그들은 가족, 부부, 또는 연인임에 틀림없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고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걷거나 의자에 앉아 있을 때만 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개인적으로 억울한 경우가 있었는데, 운전 중 신호대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주의해서 살펴보면, 짧은 신호대기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운전자를 보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다. 실제로 내 앞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던 자동차의 운전자가 제때 출발을 하지 못해 그 앞차와의 간격이 벌어졌고, 나는 바로 앞에 있는 차를 따라 사거리에 들어서는 순간 빨간불로 바뀌면서 신호위반 딱지를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일이 있었다. 신호대기 줄이 긴 경우에도 중간에 한 대만 늦게 출발하면 여러 대의 자동차가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 하는 교통체증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경적을 울리기에도 조심스럽다. 자동차의 경적소리에 기분 나빠 하는 사람들도 있고 행여나 경적 소리로 인해 다툼이라도 생길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몸비 운전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한쪽 눈은 스마트폰을 보고 다른 한쪽 눈은 신호등을 주시할 수 있는 ‘광어눈 스킬’을 연마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능력을 시전하기 어렵다면 신호등에만 집중하여 다른 운전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스마트폰을 조작하지 않더라도, 아침 라디오 방송은 교통상황은 물론 상쾌한 마음을 만들어 주는 음악까지 선사한다. 출근길에 신호위반 딱지를 예약하게 되는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언짢다.
시월의 의미 이맘때 쯤이면 라디오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다. ‘잊혀진 계절’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이다. 유행처럼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것이 대중가요인데 10월이면 어김없이 나타난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이렇게 ‘잊혀진 계절’은 시작한다. 헤어진 연인의 애절한 노래이다. 10월은 수확과 추수의 계절이고, 나뭇잎도 붉게 물드는 자연의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넉넉해지기도 하고 감상에 젖고 애잔해 지기도 하는 계절이다. 이 푸르른 가을 아침에 올해 아니 지난 몇 달 사이에 벌어진 일들도 잊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우리는 공동체에 살고 있다 삶은 공동체적 생활이다. 이곳에는 사람이 있고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며 살아가는 공간이다. 타인의 삶이 곧 나의 삶이다. 타인의 불행과 사고가 곧 나의 불행과 사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인생의 경험칙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애처롭게 여기는 마음인 측은지심(惻隱之心)과 서로의 처지와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는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들의 정서적 공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이 역사학자와 정치학자로서의 통찰을 통해 제안한 개념이다. 그는 민족은 민족주의 지식인들이 만들어낸 ‘상상의 공동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이 출간된 이후 지난 40년간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활성화시키고, 민족주의 연구에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현대적 고전이라고 할 만하다. 상상이라면 가상적이거나 실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실질적인 공동체에서 살아가야 한다. 미디어 학자인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이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이후 세계는 하나의 공동체적 사회로 변하고 있다. 개방이후 우리나라도 세계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글로벌(global), ‘글로벌 시민’이 일상어가 되고 있다. 그런데 세계는 전쟁 중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교전 중이고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서로 총구를 겨누고 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작년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수해복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해병대원, 사도(師道)의 길에 나섰다가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선생님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목숨을 잃고 던진 이들이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또 그 유가족들의 아픔도 함께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출퇴근길 전철역에서 칼에 찔리는 테러적 사건이 일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끔찍한 전쟁의 상황에서 공포에 떨고 있을 이들에 대한 인류애적 관심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공동체적 삶을 안전하게 오랫동안 영위하기 위해서 그 원인과 대책들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으고, 이 어젠다들을 유지(agenda keeping)하고 관심을 지속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나뭇잎이 아름답게 붉게 물드는 거리에서 평화롭게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인천종합어시장은 ‘고래고기만 빼고 모든 수산물을 취급한다’는 말처럼 400여종에 달하는 수산물을 판매한다. 싱싱한 활어와 직접 말린 건어물, 젓갈, 패류, 냉동수산물 등 품질 좋은 수산물이 그득한데다 가격도 시중가보다 싸다. 그래서 주말이면 수도권 시민 2만~3만명이 찾아와 수산물을 사가거나 현장에서 맛을 즐긴다. 인천종합어시장의 역사는 1902년 신포동 신포국제시장에서 시작됐다. 채소시장과 어시장이 있었는데 어시장은 월미도 북성동으로 이전했다가 1975년 연안부두에 자리 잡았다. 1만1500㎡의 부지에 500개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어시장 중 하나이자 인천의 명소라고 할 만 하다. 그러나 이전 개장한지 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건물과 시설이 노후화됐다. 경기신문(26일자 인천판 1면)은 ‘오래된 만큼 염분으로..
한 강의에서 강사가 물었다. “수용한다는 것과 포기한다는 것이 마음의 상태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어느 수강생이 답한다. “수용은 끌어안고 품는 것이고 포기는 밀쳐내는 느낌이에요.” “그렇죠. 수용은 상황이 어떠하든지 간에 나는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의 상태예요. 포기는, 아 모르겠다. 신경 안 쓸란다. 그런 느낌이고요. 수용과 포기는 의식의 상태가 매우 달라요. 수용은 수행을 통해서 의식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상태예요.” 머릿속으로는 익숙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 수용이라는 개념. 실제로는, 수용했다고 용서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포기했던 건 아닐까. 강사가 말을 잇는다. “저희 클리닉을 방문하는 여성의 70%가 크고 작은 성폭력을 경험했어요. 오랫동안 아버지나 친척 등에게 어렸을 때부터 당했던 내담자들도 있고요. 그들에게 수용하라고 하..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에 상륙한지 10년도 안돼 게임체인저가 되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OTT는 이미 지상파를 비롯한 전통적 방송의 대체재로 자리매김 했다. 더글로리나 오징어게임을 보며 우리는 K콘텐츠에 환호하고 자부심을 느낀다. 190개국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K콘텐츠는 대한민국과 우리 기업의 신인도를 상승시켰다. CNN에 따르면 한국의 여권(패스포트)파워는 전세계2위라 한다. 넷플릭스 드라마를 산업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막대해지는 영향력에 이젠 무서움마저 생긴다. 넷플릭스로 말미암아 한국 드라마는 정형화된 패턴을 깼다.광고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지상파의 드라마 작법에서 벗어나 드라마가 자유로와졌다. 정해진 시간에 최대 노출을 꾀하는 지상파와는 달리 넷플릭스는 화제성 높은 드라마로 신규가입자를 확보해야한다..
지난해 10월 29일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닫혀진 공간으로부터 해방감을 맛보기 위해 할로윈 축제에 참가했던 사람들 중 159명이 목숨을 잃어 사랑했던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영원한 이별을 해야 했다. 이 참사로 인한 고통은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가족들에게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사고의 원인규명과 피해자 보상 등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 이상민장관은 25일 '10·29 참사 1주기에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재난·안전 담당 장관으로서 국민의 고귀한 생명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한 마음이며,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정부는 고인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며 부당한 2차 가해가 없도록 하여 고인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입장문 만으로는 매우 부족하다. 유가족..
지역마다 가을 행사 한마당이다. 경기도에서도 수원, 포천, 연천, 파주, 남양주, 용인, 안산 가릴 것 없이 문화축제가 소복하게 열렸다. 해 저문 때, 레이저 불빛과 불꽃놀이를 보다보면 가을 밤하늘은 멋스럽다. 여름 내내 지쳐있던 감성이 살포시 살아난다. 음악, 미술, 공연, 특산물 축제는 이념 논쟁으로 불편했던 심기에 활력제로 작용했다. 불경기라고 난리지만, 문화축제기간 만큼은 행복하다. 시민들에겐 무형의 보물과 같은 존재다. 더욱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빛나는 수원의 ‘2023 힐링폴링 수원화성’ ‘수원화성미디어아트’ ‘수원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4개 행사는 경기도민의 힐링에 압권이다. 우리 조상의 지적(知的) 활동에 따른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성문과 성곽의 조형물에 레이저로 구현하는 미디어 쇼는 시민에게 파토스를 제공했다. 아쉬..
우리는 흔히 전동킥보드로 불리는 PM(Personal Mobility, 개인형이동장치)을 타고 이동하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단거리 이동에 특화된 교통수단으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인데, PM을 바라보는 교통경찰들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일부 PM이용자들이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난폭하게 운행하거나, 사용 후 보행로에 방치하듯 주차하는 등 무질서한 행위 때문이다. 또한 PM은 안전기능이 거의 없고, 특히 등화장치가 부족해 야간운행 시 위험하며 이용자의 전신이 노출되는 특징이 있어, 사소한 사고에도 높은 사상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를 보면 2017년 PM이 국내 도입된 이후로 매년 약 2배가량 운영대수가 증가하고 있고, 2022년에는 PM 운영대수가 10만대가 넘었으며, 사고발생 건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
10년 전인 지난 2013년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감싸고 있는 마을 행궁동에서 매우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생태교통 수원 2013’이 시작된 9월1일 아침 행궁동 지역에 있던 자동차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기적적인 일이었다. 생태교통 수원 2013은 석유가 고갈된 미래 상황을 가정, 주민들이 자동차 없이 무동력 교통수단만을 이용해 한 달 동안 생활해보는 프로젝트였다. 마을의 모습도 바뀌었다. 간판정비사업 등 경관조성 사업이 실시됐다. 중심 도로엔 소나무를 심었고 화서문로, 신풍로 특화거리와 옛길에 대한 정비가 실시됐다. 차량이 아닌 사람을 위해 옛길이 아름답게 정비됐다. 전신주가 철거되고 흉물스럽게 늘어져 있던 전선은 땅 속으로 묻혔다. 자동차가 사라진 대신 어두웠던 마을이 밝아지고 활기가 돌았다. 이 기간 동안 행궁동에서는 각종 축제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