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제3차 재난지원금과 백신구매예산을 위한 내년 예산안 증액에는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재원마련 방안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였다. 예정에 없던 3차 긴급재난지원금과 국민 4400만 명분의 코로나 백신 구입비를 내년 예산에 추가하기로 하면서, 이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지가 예산안 처리의 막판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3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물량 확대를 위해 555조8000억원에 달하는 내년도 슈퍼 예산안에서 최소 2조원 이상의 순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예년에 없던 예산안 신규 소요가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는 이유에서인데 순증액 규모 최소화를 위해 정부 예산은 대거 감액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5조원의 감액안을 제시한 가운데..
정부가 주 52시간제 계도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중소기업계가 아쉬움과 우려를 나타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30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주 52시간 계도기간 종료를 발표한 것은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경영난 극복 및 고용유지에 여념이 없는 중소기업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중소기업들은 유례없이 어려운 경영 상황에서 주 52시간제 도입에 집중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최근 중기중앙회의 실태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39%는 아직 주 52시간제 도입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업체 218곳 중에서는 83.9%가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중기중앙회는 그간 국회의 탄력근..
5·18 헬기 사격 목격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대통령 전두환(89) 씨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30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전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자명예훼손죄의 법정형 기준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앞서 검찰은 전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전 씨는 지난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기간 군이 헬기 사격한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장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자국민을 향한 군의 헬기 사격을 인정하고, 5·18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피고인이 고통받아온 많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길 바..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에서 팀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프로야구 막내구단 kt 위즈가 KBO 통산 6번째로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배출했다. kt는 30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SOL) KBO 시상식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와 소형준이 MVP와 신인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한 구단에서 같은 시즌에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배출한 것은 1985년 해태 타이거즈(MVP 김성한·신인상 이순철), 1993년 삼성 라이온즈(MVP 김성래·신인상 양준혁), 2006년 한화 이글스(MVP·신인상 류현진), 2007년 두산 베어스(MVP 다니엘 리오스·신인상 임태훈), 2012년 넥센 히어로즈(MVP 박병호·신인상 서건창)에 KBO 통산 6번째다. 로하스는 올 시즌 홈런상(47개)과 타점상(135타점), 득점상(116득점), 장타율상(0.680) 등 타자부문 8개 시상에서 4개 부문 수상을 차지하며 4관왕에 오른 데 이어 MVP까지 차지하며 올 시즌 최고의 타자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로하스는 최대 896점을 받을 수 있는 투표에서 653표를 받아 374표의 양의지(NC 다이노스), 319표를 얻은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MVP에 오르며 트로피와 상금 1,000만원을 수상했다. kt의 일정이 끝난 뒤 출국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로하스는 영상 인터뷰를 통해 “개인상을 의식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한 덕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태어난 아들을 오랫동안 보지 못해 일찍 출국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로하스의 이번 수상으로 지난 2015년 KBO리그 1군 무대에 뛰어든 kt는 6시즌 만에 첫 MVP를 배출했다. 또 KBO리그에서 타격 4관왕이 탄생한 건,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이후 5년 만이다. 프로야구 생애 단 한 번만 수상할 수 있는 최우수 신인선수상은 프로 첫 해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13승(6패)을 챙긴 소형준이 차지했다. 소형준은 최대 560점을 얻을 수 있는 투표에서 511점을 얻어 185점을 얻은 홍창기(LG 트윈스)와 76점을 받은 송명기(NC 다이노스)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소형준은 “프로에서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라며 “선발투수 기회를 주신 이강철 감독님과 코치진, 트레이너, 전력분석팀, 선배들과 가족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비시즌 동안 기본에 충실하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풀타임을 버틸만한 체력과 제구 등을 더 신경 써 효과적인 투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내년 시즌에도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이 가을 야구에 진출해 더 높은 곳으로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원 유신고 시절 청소년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한 소형준은 프로야구 첫해인 2020년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을 올렸다. kt에서 신인왕을 배출한 것은 2018년 강백호에 이어 두 번째다. kt는 로하스의 MVP와 타격 4관왕, 소형준의 신인왕 수상 외에도 주권이 31홀드로 홀드상을 수상했고 심우준은 35도루를 기록해 도루왕에 등극하는 등 총 6개 무문에서 수상자를 배출했다. kt 토종 선수가 1군 개인상을 받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한편 KBO 사무국은 정규리그 종료 다음 날인 11월 1일 하루 동안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 언론사 취재기자 112명을 대상으로 MVP와 신인상 투표를 진행했다. MVP는 1위부터 5위(1위 8점·2위 4점·3위 3점·4위 2점·5위 1점)까지, 신인상은 1위부터 3위(1위 5점·2위 3점·3위 1점)까지 차등 배점하고 이를 합산해 최고 점수를 획득한 선수가 MVP와 신인상 수상자로 뽑혔다. [ 경기신문 = 정민수 기자 ]
연천에 위치한 폐벽돌공장(신중앙요업)에서 지뢰 피해자들의 사진과 영상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12월 1일부터 5일까지 닷새 간의 일정으로 선보이는 '인생나무, 인생사진' 展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는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강헌)의 경기북부 DMZ 에코뮤지엄 조성사업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사)평화나눔회가 주관한다. 전시에선 김문정 경성대 사진학과 교수가 촬영한 지뢰 피해자 9명의 사진과 영상 작품 100여 점이 소개된다. 김문정 교수는 "지뢰 피해자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날 숙명처럼 조우하게 된 지뢰 폭발로 인해 겪었던 너무나 큰 소음과 강한 충격으로 가지를 잃어버린 나무가 돼 좌절했다"며 "하지만 깊은 아픔과 슬픔 속에서도 나무가 새로운 가지를 치듯, 힘찬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지뢰 피해자의 강렬함과 따뜻함을 담아낸 포트레이트와 피해자들이 직접 연출해 자신의 모습을 담은 '셀프 포트레이트' 콘셉트와 나무와 자연 등의 풍경을 담은 사진 두 가지로 큐레이션됐다. 작업은 피해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행됐으며,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상처들을 스스로 꺼내보여줄 수 있게까지 만들었다. 직접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 말이다. 두 손이 없는데도 셔터를 누르고, 긴 바지로 숨겼던 잃어버린 다리의 흔적을 스스로 촬영하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도전적인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평화나눔회 조재국 상임이사는 "'지뢰'로 입은 상처를 정면에서 포토그래퍼의 앵글로 응시해 문제의 본질을 그대로 노출하고, 세상의 그늘에서 숨어 지내던 지뢰 피해자 당사자들이 '인생 사진'을 통해 직접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냈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면서 "지뢰 등 전쟁 유물 제거와 피해자에 대한 보상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픈 행사는 5일 오후 2시에 개최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한편 연천 폐벽돌공장(가칭 : 피스브릭 하우스)은 경기문화재단에서 ‘DMZ 문화예술 삼매경’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을 추진 중인 복합문화공간으로, 향후 평화·생태·창조·사회이슈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인천시는 공항철도~서울9호선 직결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돼야 하며, 이를 위해 적극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30일 ‘공항철도-서울9호선 직결사업 조속 완료’와 관련된 온라인 시민청원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답변을 내놨다. 최장혁 행정부시장은 영상 답변에서 “시는 공항철도와 서울9호선 간 직결사업이 지연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사업은 공항철도와 서울9호선 구간을 직접 연결해 운행하는 사업으로, 1999년 3월 국토교통부의 ‘서울9호선과 공항철도 연계방안’ 수립에 따라 시작됐고 2000년 9월 서울시가 기획하고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서울9호선 기본계획’에도 반영됐다. 이어 2015년 6월 국토교통부의 ‘공항철도와 서울9호선 간 직결운행을 위한 이행계획 마련 연구용역’을 통해 경제적 타당성이 확인됨에 따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2019년 말 인천시민 일부도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인천시에 사업비 일부 분담(40억~120억 원)을 요구했다. 이어 지난 10월 서울시가 이 사업을 위한 차량구입비 중 국비 222억 원을 불용처리하면서, 인천시와의 사업비 분담갈등 때문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시민들은 ‘공항철도-서울9호선 직결’을 요구하는 온라인 시민청원을 제기했고, 30일 간 3181명이 공감했다. 최 부시장은 “분담을 요구한 서울9호선 구간 시설비는 법률에서 국토교통부 40%, 서울시 60% 분담 비율을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 노선의 연결선도 이미 설치된 상태로 사실상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인천시의 사업비 분담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며 “법적근거 없는 사업비 분담요구는 법과 원칙을 우선해야 할 행정의 기본을 벗어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가 이 때문에 사업을 차일피일 미룬다면 이는 2500만 수도권 전체 주민들의 불편을 외면한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도시철도 건설 및 운영자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라”고 촉구한 뒤 “사업지연으로 시민불편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관계기관들과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웅기 기자 ]
‘친환경 자원순환 선도도시’를 향한 인천시의 발걸음이 꼬이고 있다. 시의 자체매립지 ‘에코랜드’ 입지후보지 영흥도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이어 연수구와 남동구, 미추홀구가 자원순환센터(소각장) 건립 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다. 특히 이들 세 지자체는 소각장 증설 없이 현재의 시설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시와 전혀 다른 판단을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지난 26일 “시의 자원순환정책 전환의 필요성과 당위성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충분한 공론화 과정과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중구·남동구에 예정된 소각장 건립 계획의 철회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2050년 탄소제로화에 부합하는 획기적인 정책을 통해 재활용률을 95%까지 올리고 쓰레기를 최대한 감량한다면 현재의 자원순환시설로도 처리..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처리 등으로 여야가 갈등을 빚으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처리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3차 재난지원금 재원 마련 방식 등을 두고 의견 대립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3차 재난지원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선 국채 발행을 통한 내년도 예산안 순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채 발행에 부정적이며 대신 한국형 뉴딜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해 순증 없이 3조6000억원 재원을 마련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부의 역점 추진 사업인 한국판 뉴딜 예산 삭감을 통한 재원 마련 방안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여야의 의견이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국회법에 정해진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길 가능성이 켜지고 있다. 게다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며 정국이 냉각된 점도 예산안 처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초선 의원들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까지 벌이며 윤 총장 직무배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견 표명과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법을 바꿔서라도 연내 공수처를 출범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전이 골자인 국정원법 개정안도 또 다른 뇌관이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자는 것인데, 공수처 출범과 함께 경찰 권력을 비대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30일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사위 전체회의, 내달 2일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결과가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결과에 따라 정국은 급속도로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예산안 처리가 법정시한(12월 2일)을 넘길 가능성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정 시한 내 예산안 통과라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여야가 현안에 얽혀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산안을 볼모로 잡는 형국이 반복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영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경기 불황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불어난 빚더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금은 연체율 등 대출 건전성 지표가 나쁘지 않지만,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정부가 대출 만기 연장 등 각종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책을 거둬들이면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이들이 늘면서 금융 부실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향후 코로나19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일시에 중단하지 않고 최대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등 연착륙을 위한 출구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29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이 많이 나간 것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텐데, 만기가 연장된 대출은 원금을 상황에 따라 조금씩 나눠서 갚을 수 있게 해주는 등 서서히 정상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 터널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출구전략도 검토는 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유예 기간을 얼마나 부여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시점에 한정해서 보면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 건전성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은행 대출 연체율은 2007년 이후 최저, 은행 부실채권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기업과 소상공인 등이 크게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정부와 금융권이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신규 자금을 융통해주고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등 지원책을 내놓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이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지원한 신규 대출 및 대출 만기 연장은 198조3천억원 규모, 보증 지원은 52조7천억원에 달한다. 은행권은 지금 상황이 폭풍전야일 수 있다고 본다.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잠재돼 있다는 시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 연체율이 낮은 것은 정책 효과에 따른 착시 영향이 크다고 본다"며 "내년에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한계 차주가 늘어날 수 있으므로 충격에 대비해 충당금을 많이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빌려준 돈을 떼일 가능성에 대비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지난 9월 말 기준 130.6%로 1년 전보다 20.8%포인트나 높아진 것은 이러한 상황 인식을 반영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향후 경기가 좋아진 다음 돈을 갚을 수 있다면 대출을 계속 공급해주는 게 맞지만, 일부에서는 회복 가능성이 작은데 돈을 빌려서 사업을 유지하느라 부실 규모를 키우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잠재적인 위험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원리금 상환을 일단 연장해주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원리금 상환을 영원히 유예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2년8개월 만에 가금농장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도 안성시 안성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포획 시료에서 AI 항원이 검출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안성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포획 시료 중간검사 결과 H5형 AI 항원이 검출됐다. 농식품부는 야생조류 AI 항원 검출 시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강화된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본부 초동대응팀을 투입해 해당 야생조류 시료 채취지점 출입을 통제하고, 반경 10㎞ 지역을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설정하고 해당지역 내 가금농장에 대한 이동제한 및 예찰, 검사를 강화했다. 철새도래지와 인근 가금농장에 대한 소독 등 차단방역도 진행하고 있다. 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29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되고 야생조류에서도 고병원성 AI 항원이 계속 검출되고 있다”면서 “전국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28일 전라북도 정읍의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것은 2018년 3월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폐사율이 높고 전파력이 강한 고병원성으로 확인됨에 따라, 방역당국은 AI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높였다. 현재 방역당국은 고병원성 AI 발생 농장이 속한 지역의 철새도래지와 가금농장 인근 작은 하천과 저수지, 농장 주변과 진입로 소독을 진행 중이다. 농장주와 종사자에게는 오염원 유입 방지를 위한 농장 4단계 소독 ▲농장 진입로·주변 생석회벨트 구축 ▲농장 마당 매일 청소·소독 ▲축사 출입 시 장화 갈아신기·손 소독 준수 ▲축사 내부 매일 소독 등을 지시하고, 축산 관계자도 방역조치를 철저히 이행할 것을 당부했다. 중수본은 행정명령을 발령해 축산차량의 철새도래지 통제구간 진입과 축산관련 종사자의 철새도래지 출입을 금지하고, 축산차량이 농장·축산시설 방문 전 반드시 인근 거점 소독시설에서 차량·운전자 소독을 하도록 시행하고 있다. 또 전국 가금농장의 가금 방사 사육 금지, 전국 전통시장에서 살아있는 70일령 미만의 병아리와 오리 유통도 금지됐다. 김현수 장관은 “가금농장 관계자는 바이러스 접촉 가능성이 있는 철새도래지·저수지·농경지 출입을 삼가고 차단방역을 실천해달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