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9일 중국이 지난 6년간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한 생물무기로 제3차 세계대전을 준비해 왔다는 내용의 뉴스가 미국무부 공개문건에 의거해 보도되었다. 예전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했던 자료로 보인다. 또한 지난 4일 제니퍼 월시 미국 국방부 차관보 대행은 북한의 핵과 더불어 생물무기 위협을 언급했고, 관련 물자가 중국을 통해 유입된다는 보도도 있었다. 한편, 지난 19일 이를 전면 부정한 중국은 미군의 한국 내 생물무기 실험실 운영에 대한 우려를 공식 표명하고 해명을 요구했다. 요즘 국제질서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중국을 부정하는 이는 없다. 이를 견제하기 위한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강력 제재와 함께 국제 반도체 부족 상황은 세계 첨단 반도체의 80% 이상을 공급하는 대만을 둔 양국의 갈등으로 작동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긴장 분야 중의 하나가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생물무기 개발이다. 생물무기는 잔혹함과 치명성 때문에 유엔 국제협약에 의해 엄격히 통제되고 있으나, 저렴한 비용으로 상대방을 신속히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20여개국이 생물무기 생산에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후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 결과는 그대로 미국에 넘겨졌고, 5년 후 발생한 한국전쟁에서 그대로 활용되었다. 이는 지난 중동 걸프전 후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생물무기 시설로부터 획득한 탄저 유사체 (Bacillus thuringiensis Al Hakam)를 10여년 동안 분석하고 개선한 후, 미 국방부 사용 목적으로 야외실험 하는 현실과 닮아있다.북한도 탄저를 포함한 13 종의 생물무기 개발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어느 나라나 비공개다 보니 그 전모는 알 수는 없다. 다만 지난 2018년 동유럽 조지아 공화국에 있는 미군의 비밀연구소에서 73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밝혀진 바와 같이 미국은 전 세계 25개국에서 생물무기 연구소를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다. 생물무기의 독성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30년 전 탄저균 50kg의 살상 효과는 10년 전 20kg, 최근에는 3.5kg 정도로 급격히 독성이 강화되고 있다. 제3차 세계대전에서는 생물무기가 핵심이 딜 것이며, 지난 유엔 총회에서 미군의 비밀생물무기연구소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카자키스탄의 대통령이 안보리 산하에 생물무기 관련 다자기구 설치를 요구한 배경이기도 하다. 불행히도 이런 국제적 생물무기 상황에서 한국은 가장 중심에 있다. 지난 2013년부터 5년에 걸쳐 주피터(JUPITR)이라는 첨단 생물무기 관련 체재가 주한미군에 의해 성공적으로 설치되었고, 이어 2019-20에 센토(CENTAUR)라는 말단 현장 생물무기 관리 체재의 기본형이 국내에서 완성되었지만 향후 5년간 더 실험을 한다. 개발부터 완성까지 전부 국내 남한에서 실험이 진행되었기에 한반도가 미국의 생물무기 실험장이 된 셈이다. 결국 이것이 미중 갈등 속에 최근 중국이 공식적으로 남한에 해명을 요구한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018년 ‘남북 판문점 선언’과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에 기초해 대화·외교를 통한 대북 접근에 합의했다. 또 대북특별대표로 성 김 동아태차관보 대행을 임명했다.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최종 목표이고, 북의 약속이 전제되지 않으면 트럼프 정부와 같은 정상회담은 없을 것임도 분명히 했다. 이같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한반도전문가들은 대북 외교에 대한 미국의 강한 의지를 확인한 것에 우선 주목하고 있다. 미·중 갈등속에서도 북핵 문제가 미국의 중요 과제임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둘째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도 언급했지만 북핵 해결에 대한 환상은 안된다. 정상회담의 공동성명·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협상으로 유인할만한 이렇다할 내용은 드러나지 않..
“검찰의 수사 과정은 블랙박스와 같다. 특히 구속 수사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검찰의 의도대로 유죄나 무죄의 분위기가 형성된다. 물론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틀렸다는 게 드러날 때도 종종 있지만 이미 여론재판은 끝난 뒤다.” 뉴스 타파의 심인보, 김경래 기자가 쓴 《죄수와 검사》의 서문에 나오는 글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기가 질린다. 없던 죄가 생기고 있던 죄가 덮어지는 과정은 지옥이다. 이런 일들이 자세하게 알려진 건 어느 죄수의 일기장이 조금씩 뜯어져 외부로 넘겨 보관된 결과다. - 죄수와 검사 2009년 4월 30일 전임 대통령 노무현은 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게 된다. 5월 14일 권양숙 여사가 1억원짜리 시계 두 개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뉴스가 이어지고 23일 부엉이바위 아래로 몸을 던진 노무현 대통령의 시신이 발견된다. 이명박 정권의 검찰이 그의 목을 쥐고 있었고, 그런 이명박을 훗날 “쿨”했다고 칭찬한 자가 검찰총장이 되었다가 이제는 대권주자로 등판 준비를 하고 있다. 무슨 세상을 만들어보겠다고 하는 걸까? 총리를 지냈던 한명숙은 공동장의위원장을 맡아 “님을 지키지 못해 통탄스럽다. 저 세상에서는 대통령 하지 마시라”는 조사를 한다. 모두에게 통한의 눈물이 쏟아졌다. 다음 해 예고된 서울시장선거에 나가기로 결심한 한명숙은 2009년이 채 지나가기 전 12월에 난데없이 수만불 수뢰혐의의 늪에 끌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돈을 주었다는 사업가 한만호가 자신의 증언을 뒤집는다. 부도로 고소당해 재소자가 된 그는 죄수의 처지에서 검찰의 압박을 받았으나 결국 양심선언을 했던 셈이다. 그는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바로 잡는다”라고 증언한다. 그도 이제 고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가 남긴 비망록은 여전히 살아 있는 목소리로 이 모든 과정을 말하고 있다. “이 건은 전체를 직접 계획하고 주도하는 아주 윗선에서 만들어진 거다. 협조 안 하면 무척 힘들어질 거다.” 검찰의 말을 옮긴 내용이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노무현-한명숙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진압하려 했던 이명박 정권 시기의 정치공작 냄새가 풍긴다. 한만호는 한명숙에게 두고두고 사죄한다. 그러나 검찰이 흘리고 언론이 받아적어 여론재판으로 이끄는 검언유착은 당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지금껏 이 사건의 진실은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검언유착은 보다 정교해졌다. 이제는 매일 일어나는 일상이다. 언론은 공개 처형장이 되었고 일단 겨냥하면 죽을 때까지 죽이고 죽은 뒤에도 죽인다. 조국 전 법무장관을 수도 없이 불러들여 희대의 죄인처럼 만든다. 부관참시가 따로 없다. 검언유착의 핵심은 “잔혹”이다. 1498년, 갑자로 치면 무오(戊午)년이었다. 피바람이 분다. 김종직의 “조의제문(弔儀帝文)”이 세조의 권력찬탈을 빗댔다는 이유를 들어 벌어진 사화(士禍)로 그의 제자이자 이 내용을 사초(史草)에 담은 김일손과 김종직의 제자들을 모조리 죽이고 몰아낸다. 포악해지고 있던 연산 때였다. - 무오사화와 부관참시 병조판사를 지냈던 남이 장군이 쓴 시 가운데 “사나이 스무 살에 나라를 평정 못하면 훗날 그 누가 대장부라 하리오”라는 구절을 들어 그를 역모로 모함해 죽이는데 공을 세운 유자광, 그리고 김일손이 쓴 사초에 자신의 비리가 적힌 것에 경악한 이극돈이 손을 잡고 일을 벌인 결과다. 그런데 조선은 성종 때 편찬이 완료된 《경국대전(經國大典)》에 따라 관리를 감찰하는 사헌부, 왕에게 진언하는 사간원, 그리고 군주의 정책에 간하는 홍문관이라는 삼사(三司)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왕조체제에서 언로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었고, 왕은 이들의 간언과 비리 관료의 탄핵을 존중해야만 했다. 연산은 성종의 손자였으나 자기의 언행에 간섭해 들어오는 이들 삼사의 말을 반길 까닭이 없다. 그런데 왕권을 통제하면서 여론을 만드는 언로(言路)의 핵심인 삼사의 역할은 언제나 긍정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왕을 둘러싸고 세력다툼이 그치지 않은 현실에서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삼사는 어쩌면 당대 정치의 최전선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근거도 없이 누군가를 비방하면서 탄핵하여 관직에서 내어쫓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이른바 풍문으로 상대를 제거하는 “풍문탄핵”이 바로 그것이었다. 연산의 포악질과 무오에서 갑자로 이어지는 사화는 삼사가 만들어놓은 풍문탄핵의 기세가 도리어 부메랑처럼 돌아온 요인도 엄연히 존재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모함과 음해는 쉽지 않게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언로를 책임진 자들이 이런 따위의 정치공작에 몰두해버리면 나라는 결단나게 되어 있다. 지금도 이 나라 언론에는 이렇게 비틀고 저리 비튼 ‘조의제문’이 돌아다니고 이극돈과 유자광의 작난(作亂)질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도무지 관심이 없는 자들이 사초를 적고 있다. 그러나 그러다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 풍문탄핵의 기운이 어떤 참사를 만드는지 안다면 당장에 그칠 일이다. 무오사화는 김종직을 부관참시했다. 이게 어찌 보이는가?
수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수원맘 모여라’의 회원수는 30만이 넘는다. 얼마 전 이곳에 한 망포동 주민의 글이 올라왔다. “망포동에 이사 오고 정말 악취 때문에 창문을 열 수가 없네요. 하수구냄새, 비린내, 화학약품 냄새...아이들도 많은 동네에 이 악취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 두렵네요” 이 글에 많은 댓글들이 달렸다. “정말 오늘은 더 심한 것 같네요. 요즘 깊은 밤에 자주 악취가 나네요.” “제가 그쪽 집살까 고민했는데 아는 분이 조용히 챗을 주시더라구요. 악취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고 구역질한다고, 숨쉬기 힘들 정도라고 하셨는데...” 수년 전부터 수원시 망포동과 화성시 화산·진안동 일원에 원인모를 악취가 발생해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 망포 아이파크캐슬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인근에서 지난해부터 저녁부터 새벽..
2020년 가을에 박보검이 주연한 “청춘기록”이란 드라마가 방송되었다. 박보검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하는 장면이 나왔다. 남자가 예방 접종하는 이 장면은 엄청난 화제성을 불러일으켰고 SNS 를 통해 2-30%가 인지하게 되었다. 드라마 시청률이 8% 내외임을 고려하면 대단한 반향이다. 김수현 극본의 김래원,수애가 주연한 “천일의 약속”은 알츠하이머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같은 작가가 극본을 쓴 “사랑은 아름다워”는 게이에 대한 소재를 주말극에서 처음으로 다룸으로써 성소수자 문제를 공론장으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였다. 드라마(방송미디어)가 갖는 사회적 아젠다 세팅 기능이다. 지루한 담론으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큰 효과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무의미한 말초적 웃음보다 그 안에 사회적 의미를 담고 선..
적은 것에 길들면 길들수록 우리는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절제는 결코 ‘힘의 억제’를 뜻하는 것이 아니며, 또 선의 정지, 사랑과 신앙의 정지를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에게 자신이 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행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정신력의 발현이다. (존 러스킨) 연기가 벌을 벌집에서 쫓아내듯 식탐은 정신적인 신의 선물과 지성을 쫓아낸다. (성 바실리)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지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다. 그러나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 외에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것은 더 큰 행복이다. (메네뎀) 불나방은 제 몸이 타는 것도 모르고 불 속으로 날아든다. 또 물고기는 위험을 모르고 낚싯대 끝의 미끼를 문다. 그런데 우리 인간도 육체의 쾌락이 불행의 그물로 싸여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놓치려 하지 않는다. 바닥없는 무분별의 늪이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인도 속담) 우리의 욕망은 언제나 안절부절못하며 어머니에게 이것저것을 늘 조르면서 무엇을 얻어도 만족하지 않는 어린아이와 같다. 들어주면 들어줄수록 더욱 더 귀찮게 한다. (성현의 사상) 어떤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인가? 모든 사람한테서 무엇인가를 배우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강한 사람인가?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부유한 사람인가? 자신의 운명에 만족하는 사람이다. (탈무드) 인간이 거부한 것은 그에게 고통을 주지 못한다. ‘내가’ ‘나의’라고 하는, 마음속의 오만을 이긴 자는 이미 높은 세계에 가 있다. (인도 격언) 급할수록 돌아가라. 너무 적게 먹었다고 후회하는 사람은 없다. 자연은 조금밖에 요구하지 않지만, 인간은 많은 것을 요구한다. 좋아하는 것에서 근심이 생기고, 좋아하는 것에서 두려움이 생긴다. 좋아하는 데서 벗어난 이는 슬픔이 없는데, 어찌 두려움이 있으랴. (법구경) 욕망을 억제하면 할수록 인간 존엄성의 의식이 커져서 더 자유롭게 더 용감하게, 자기완성을 이룰 수 있으며 마침내는 신과 인류에 봉사하게 된다. 삶은 즐거운 것이며, 아름다운 것이지요. 하지만 즐거움이나 아름다움은 일이나 물건에 있지 않습니다. 정신에 있습니다. 정신이 빠지면 춤을 추어도 미친 짓이요. 장식을 해도 시체에 달린 부장품입니다. 옥 같은 손가락이라도 한번 내 몸에서 끊어지면 더러운 것이 되고, 꾀꼬리같은 노래라도 나를 잊게 하는 것이면 독한 주문입니다. 즐거움도 아름다움도 전체를 하나로 살리는 의미가 있어야만 합니다. (함석헌) /주요 출처 : 똘스또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세종시 이전 대상이 아닌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의 세종 청사 건립에다 직원 절반이상이 특별 공급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관세청 산하인 관평원은 2005년 일찌감치 세종시 이전에서 제외됐다. 그런데도 171억원이 투입돼 완공된 건물이 지금은 유령청사로 남아 있다. 이 과정에 예산을 내주는 기획재정부, 청사 이전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감사 청구를 받은 감사원, 그리고 법제처, 특공 대상을 지정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이 직간접으로 관여돼 있다. 개인 건물 하나 지으려해도 공기관의 온갖 잣대로 애를 먹어야 하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무엇보다 관평원 유령청사를 둘러싸고 노출된 정부 기관의 모습은 ‘이게 나라인가’ 싶을 정도다. 관련 기관들은 “우리는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지만 국민의 눈에는 공직자들이 밥그릇 챙기기에 눈이 멀어 ‘국가 시스템’의 틈새를 파고들었고, 타 기관들에 의해 어떤 제동 장치도 작동되지 않은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것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뛰어넘는 정부 존재 이유에 대한 근간을 흔들고 있다. 우리는 역대 정권의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공직 사회의 일탈이 얼마나 뿌리깊고 광범위한 것인지 지켜봤다. 최근 있었던 총리·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는 그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도자기 대량 반입, 외유성 가족 출장에다 관평원과 유사한 ‘세종관사 재테크’ 논란까지 불거졌다. 그래서 도자기 반입 과정에서 관리 감독을 해야 할 공기관이나 해당 공무원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관사테크는 이번 장관 후보자 한 사람만의 일탈인가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 바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공직을 포함해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도덕성 해이는 적폐 수준이다. 국민들은 부동산 양극화를 넘어 지도층의 편법·비위·특권 등 불공정에 좌절하고 있다. 남은 임기 1년의 문재인 정부지만 이제라도 사즉생의 자세로 나서야 한다. LH발 땅 투기 수사를 포함해 관평원 조사·수사와 상응하는 책임자 처벌, 이번 기회에 ‘특공’ 전면 조사·재검토 등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공직을 포함해 사회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편법·불법 소득을 종합적으로 차단·환수할 수 있는 법과 제도 마련에 나서주길 바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저술한 《진보의 미래》에서 "(자신이) 그냥 앉아서 관료에 포획되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청문회 논란과 관련해 공직 후보자들의 ‘능력’을 언급했다. 어느 국가나 관료집단을 둘러싸고 빛과 그림자가 교차한다. 그러나 그림자가 이렇게 커진다면 정권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될 수 있다. LH에 이은 이번 관평원 파문은 공기관에 대한 ‘정밀 건강검진’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이런 식이면 내년 차기 정부의 첫 조각은 온전할 것인가. 자정능력을 잃었다면 수사 등 외부로부터 칼을 들이대야 한다. 1993년 출범한 김영삼 정부는 ‘재산 공개·하나회 척결·금융실명제’를 취임 6개월만에 전시작전처럼 단행했다. 대선 주자들이 관료집단에 포획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단재 신채호는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아’는 단순히 ‘내것’ 또는 ‘내 나라’가 아니다. ‘비아’인 모든 거짓과 구별되는 옳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역사는 그 진실을 담은 기록이 된다. 인간이 추구하는 진실한 삶의 기록만이 참된 역사가 된다는 의미이다. 단재가 망명객의 신분으로 만주 곳곳에 산재해 있는 수만개에 이르는 고구려인들의 거대한 무덤을 찾아낸 까닭이다. 그는 이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많은 실증적 역사가가 되었다. 진정한 역사가가 올바른 사료를 근거로 진실한 사람들의 생생한 기록을 담아야 하는 이를 지칭하는 것처럼 언론인 역시 비록 작지만 당대의 살아있는 현장기록을 역사로 쓰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현장 기록 가운데 진실인 것만을 찾아내 이를 토대로 스토리를 구성해야 한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오늘도 단 한사람이라도 기쁘게 해줄 수 있기를 기원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니체) 선행은 우리의 의무이다. 이것을 자주 실천하면 결국 자신이 선을 베푼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다. ‘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말은 먼저 이웃을 사랑해야 하고 그런 뒤에 그 사랑의 결과로서 그에게 선을 베풀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는 이웃에게 선을 베풀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그 행위가 선을 지향하는 그 행위의 결과인 인류에 대한 사랑을 네 가슴속에 일깨워줄 것이다. (칸트) 어느 누구도 선을 행하지 않는 한, 선에 대한 이념을 가질 수 없다. 또 어느 누구도 희생적으로 몇 번이고 선을 행하기 전에는 진실로 선을 사랑할 수 없다. 어느 누구도 끊임없이 선을 행하지 않으면 그 속에서 안정을 찾아낼 수 없다. (마르티노) 비..
‘이비’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잊어버린 말이다. 우는 아이를 달랠 때, 어른들은 ‘이비 온다’라고 했었다. 어른들이 말하는 이비는 ‘귀(耳)와 코(鼻)를 자르는 짐승’을 뜻했다. 이 짐승들이 처음 세상에 나타난 것은 임진왜란 때였다. 토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바칠 전리품으로 왜군들은 조선 백성의 귀와 코를 잘랐다. 머리는 크고 무거워서 대신 자른 것이 귀와 코였다. 전리품으로 자른 귀와 코는 소금에 절여 일본으로 보냈다. 조선 백성들의 잘린 귀와 코를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교토에 묻었다. 땅을 파고 매장할 때,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그 위에 오륜석탑을 세웠다. 희생된 조선백성의 원혼을 석탑의 힘으로 찍어 누르기 위해서였다. 일본 교토시 히가시야마구에 가면 조선 백성의 귀와 코가 묻힌 무덤이 아직도 그대로 있다. 일본말로는 미미즈카(みみづか)라고 부..